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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1/11 10:08:37
Name 와이써시리어스
Subject [일반] 시간이 남은 김에 정리한 제 세계관(인지, 이성, 공동체)

인지, 이성, 공동체에 대한 고민 


물리적 실제와 인식 사이에 있는 것은 '본능적 믿음이다. 인식은 존재를 함축하고, 생물학적 존재는 본능을 전제한다.


인지는 무엇인가?


1.
"결국 인식에 대한 이해는 우리 몸이 어떻게 이러한 본능적 믿음을 통하여 현실의 공간과 구분되는 인식된 공간을 만들어내고 이를 우리 스스로가 믿도록 하는가에 대한 과학적 기제 분석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인식이 언어나 기호혹은 우리 스스로의 심상에 의하여 영향을 받고 결정된다고 생각하였으나, 그것은 우리의 뇌, 신체가 우리의 인지에 작용하는 지점들을 간과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지를 하는 주체가 물리적 신체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2.
본능은 선을 따른다. 하나의 종족에게 선은 적자생존에 맞춘 종족의 유지 및 발전을 목적한다. 즉 좋음이란 종족의 유지 발전의 본능이 종족 전체에서 제대로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근대 이후 이성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종족, 유지 발전의 본능은 이성에 잡아먹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인간의 유지, 발전에 긍정적인 요소가 필연적으로 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인지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인지는 인간 이성으로부터가 아니라 인간의 종족 소멸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종족 전체의 유지 발전의 의지가 개개의 인지자 내지는 종족 집단 전체의 지성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인지는 뇌만이 아니라 유기적 전체의 리듬으로 발현된다. 개개의 인지자의 인지는 신체 전체의 호르몬 작용, 신체 전체의 상태에 좌우된다. 동시에 이는 종 전체의 인지작용에 영향을 받는다. 이는 프랙탈 구조와 같은 형태를 따른다.

3..
의식이 실제로 돌아다니는 것은 현실의 세계이거니와, 그때그때마다 부딪치는 것이 현실의 사물, 사태, 사건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의식은 언뜻 보아 비현실적인 내면의 세계나 환상의 세계에 섞여 들어가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헤겔이 말하는 현실의 세계는 그러한 언뜻 보아 비현실적인 세계로 끌어안고서 성립하는 것이어서 내면의 세계나 환상의 세계로의 여행도 충분히 현실성을 갖춘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인지 자체가 어떤 진리의 도구가 아니며 육신에 갖힌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4.

인지가 빈곤해져서 삶의 불행이 해소되는 경우보다 풍부한 인지를 추구하고 이로 인하여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 이성이다. 인간은 인지의 폭을 넓히는 쪽으로 진화해왔다. 그것은 기계문명의 발달과 함께 획기적으로 확대되었다. 우리는 인지의 폭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는 기제들이 가득한 발전의 한 과정의 앞에 서 있다. 다만 우리가 인식해야 할 것은 그것은 인간 본능에 반하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종족 소멸의 두려움과 종족 유지 발전의 본능을 넘어 인간은 다른 형태의 무엇인가로, 본능이 아닌 알 수 없는 의지(이성)가 지배하는 무엇인가로 이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본능을 속이는 것이 이성이다. 지금까지 이성과 이성의 결과물인 기호, 언어는 인지와 동의어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성은 우리 육체의 본능적 발현인 인지를 왜곡하고, 속여서 인간을 전혀 다른 종족 형태로 나아가게 하는 무언가이다. 지금까지 인간 인지에 대한 연구는 인간 이성의 결과물인 언어, 기호로부터 출발했다. 당연히 이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이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인간 인지에 대한 연구는 육체에서 언어와 기호로 나아가 그 인과관계를 쫓는 반대 방향의 형태로 연구되어야 하고, 현대과학의 여러 성과들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성은 무엇인가?




"정신에 관한 연구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이 자신의 육체와 분리된 정신을 인식하려는 시도는 인간 지성이 종족 집단의 일부로 작동하는 한 실패한다. 정신으로서의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인간 존엄의 입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성은 자신의 직관과 사고를 토대로 감각 정보를 해석하여 자아와 정신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토대는 불안정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표피만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에게 인식되지 않는 흐릿한 표상들의 영역이 정신의 가장 거대한 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그것이 일정한 질서를 이루고 있으면서 멘틀의 일부처럼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간 영혼은 고유성을 가지고 집단의식에서 벗어나 세상에 대한 객관적인식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성은 인간을 집단지성, 종족의식의 지배를 받는 동물적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도구이다. 그러나 이성의 토대에 관하여는 오해되는 부분이 있다. 철학자들은 모든 것을 지우면서도 사유하는 나는 존재하는 것으로 남기고자 했다. 그러나 이조차도 무조건적으로 신뢰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나가 나를 인지하는 과정이 사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가 나를 인지하는 과정은 많은 부분 본능에 의하여 상상되는 것이다. 망원경이 하늘의 별은 관측할 수 있을지언정 망원경 자체를 관측할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 이성은 외부현상에 대해 객관적일 수 있으나 본능에 방해를 받는 한 내부의 나에 대하여는 오히려 객관적 인식을 가질 수 없다. 그러므로 사유하는 나의 절대성에 대한 본능의 상상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여기에 남길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혹은 신에대한 믿음 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하는 나로 인지되는 자아는 지극히 작은 부분일 뿐이다. 우리는 그 아래 거대한 무의식의 강이 흐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공유되면서 공유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동시에 인간 상호간에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종족 보존을 위한 집단지성의 영역이다. 우리는 인지가 나타내는 결과를 탐구해서는 안된다. 언어와 기호의 연구는 인간에 본질에 관한 연구로 이어져서는 안되고 이어질수도 없다.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보아야 한다. 인간의 사유가 향하여야 할 곳은 자아 아래에 흐르는 거대한 집단 무의식으로부터 인간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적으로 그러한 역할을 수행해 온 도구를 알고 있다. 그것이 이성이다.


바람직한 인간 공동체는 무엇인가?


인간 집단의 공공선(인간 이성에 대한 옳은 규율: 법의 이데아)



인간관

  인간은 동일하다. 인간 사이에 차이가 있으나, 그 차이는 동일한 규율을 정당화하지 못할 만큼 큰 것이 아니다. 이성은 모든 사람에게 있으며, 지식은 다르더라도 배우는 능력만큼은 동등하다. 혹자는 이에 동의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점에서는 동의할 것이다. 일반적인 인간은 사물을 동일하게 인지한다. 그들 개개인의 영혼에 인각되는 것은 오성이 초보적으로 작동하는 수준만 넘어서면 모두에게 동일하다.

  이제 인간 인지에 작용하는 이성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인간 이성은 자신을 자연에 투사함으로써 인간이 환경에 맞설 수 있는 힘을 주었고, 여기서 나아가 인간에게 스스로 집단을 규율할 수 있는 공통된 도덕관을 선사했다.

  그런데 이성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최초의 초보적 개념에서 사물들의 종류를 파악하고, 거기서 스스로의 이성을 강화하고 완성해나갈 힘을 부여한다. 헬렌 켈러는 그의 자서전에서 자신의 이성이 깨인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그것은 언어의 발견이었다. 그러나 정확한 인과는 알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물, 차가움과 손바닥에 적는 단어의 연관성)에 맞서서 헬렌 켈러의 육체는 자신의 이성과 언어를 깨웠다. 그리고 헬렌켈러는 그러한 초보적 개념으로부터 출발하여 사물을 붙잡고, 붙잡은 사물을 토대로 사고를 확장했다. 그것은 일반적인 인간 이성의 확장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도덕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공유된 도덕관념은 인간집단의 발전과 함께 심화되고 확장된다. 이것은 경험적으로 증명된 바이며 수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연역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도덕관

  신앙인은 위의 사실을 이와 같이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성이 자기가 어디서 유래해 왔는지를 기억하여 신을 찾는다.” 신앙인의 관점에서 신이 인간에게 주신 것은 이성뿐이다. 원숭이가 지금 형태의 인간 육체의 형태로 진화한 것은 창조론에 대한 반박이 될 수 없다. 종족 전체가 스스로 신에게 선택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진 이성을 가진 존재가 발견되었을 때 우리는 확실히 무신론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신에게는 바른 이성이 있고, 인간은 신이 주신 그러나 아직 미완성인 신과 닮고자 하는 이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간이 신과 동일한 이성을 공유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인간 집단이 신이 자신을 규율하는 것과 동일한 도덕의 규율을 받아야 함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비신앙인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인간은 복잡다단하며, 명민하고,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성이 있고, 분별력을 갖춘 존재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아주 뛰어난 사람과 아주 멍청한 사람은 그 이성의 능력의 유무와 무관하게 동일한 인지를 가지고 있다. 둘 모두가 공통된 도덕성을 가졌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둘 모두에게 집단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공통된 도덕을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은 있다. 그것은 공통된 인지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집단의 유지를 위하여 혹은 신에 가까워지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점들에 대하여 도덕적으로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1)[정직하고 평온한 삶, 검소한 의식주, 우정, 예술적 감각, 정치현실과의 거리유지] 와 같은 미덕에 대한 주장 , 수렴(이성이 추구하는 바의 예)

2)종족의 증식, 종족 전체의 지식의 확대, 종족내의 갈등해결의 장치(종족성이 추구하는 바)

 
올바른 규율

인간 집단의 올바른 규율의 방식은 가치의 문제이다. 신을 믿는자 또는 믿지 않는자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종족 전체의 가치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여! 헤일 수 없는 세기를 두고 창연하라!] 즉 인간 종족 전체의 유지와 번영이다. 이에 대하여 플라톤은 이데아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고, 키케로는 국가의 최선의 상태에 대하여 정리한 바 있다. 결국 이것은 인간 집단의 발전의 방향에 관한 문제이다.

다음과 같은 지점을 지적하고 싶다.



1)무지보다는 앎이 분쟁을 유발하며 앎과 무지가 만났을 때 더욱 그러하다.

2)인간을 규율하는 법률은 인간의 자연본성을 규율하는 이성의 총체여야 한다.

3)법률은 인간의 이성 안에서 가치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연역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인간 집단의 지성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그의 언어라면 인간 집단의 도덕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집단을 구성하는 '그'들이 공통적으로 구사하는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언어로 만들어진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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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1 10:59
수정 아이콘
닉값........이 아니라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20대때 이런 생각과 관련 글 수첩에 많이도 적었었는데.. 그 때 정립했던 세계관 도덕관은 온데간데없고 30대에 와서 싹 다 변했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보니 거의 모기나 파리 수준의 본능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네요.
최초의인간
18/01/11 11:08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생각 하셨네요 크크
저도 그때 써둔 글 없어진 건 참 아쉽더라고요. 군대 있을 때도 글 참 많이 썼는데.
물론 블로그랑 싸이월드 지운 건 참 잘한일..
나이스데이
18/01/11 11:47
수정 아이콘
우와 두 분 모두 신기하네요. 저도 지금 20대 후반이지만,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 글로 많이 쓰는 편이거든요... 더욱이나 제가 살아온 여정에 대한 감정이 잘 정리되지 않아 자서전을 많을 쓰려고 하고 있구요.. 그럼에도 30대로 넘어가면서 상당한 변화를 경험하시나봐요.
지금 제 가치관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사회가 날 침범하지 않게, 나란 사람이 온전하게'인데요, 이것마저도 변하게 될까요?? 선배님들의 이야기도 조금만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8/01/11 12:08
수정 아이콘
결국 생각을 추스릴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있느냐 없느냐 싸움입니다.
30대가 넘어가면 회사에서 일의 무게도 더 느껴지고, 게다가 집에서 육아에 치이다보면 어느 순간 정신줄 놓고 살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결혼을 만약 안했다면, 내가 정한 신념과 원칙에 기반한 삶을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지금은 그런거 없어요. 일하면서 피지알좀 하다가 퇴근하면 애와 씨름하고, 짜투리시간에 휴대폰으로 게임좀 하다가 잠들면 그게 삶입니다.
그 와중에 가끔 가치판단을 하는 상황이 올 때, 제 원칙의 부재를 느끼고 '아 나는 과거에 이렇게 즉흥적인 사람이 아니었는데.. 항상 내 가치판단의 잣대가 있었는데..'하면서 안타까워 할 때도 있어요. 근데 잠깐이고, 또 모기와 파리의 삶으로 어느새 돌아가 있습니다.
최초의인간
18/01/11 14:33
수정 아이콘
선배라는 칭호를 듣기는 곤란하지만.. 삶에서의 변화는 나이보다 삶의 무대가 바뀔때마다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자취나 첫 연애를 시작했을 때, 대학이랑 군대에 끌려갈때와 빠져나올때, 결혼 등등. 저도 나이스데이님이 말씀하신것 같은 신조를 가지고 살아보려 했는데, Wade님 말씀처럼 말도 안되는 강펀치가 날아오는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결혼과 육아라든가 혹은 결혼과 육아라든가 크크..
와이써시리어스
18/01/11 11:35
수정 아이콘
뭐 지인이 보면 저도 이불킥 하겠죠크크
다람쥐룰루
18/01/11 11:43
수정 아이콘
철학이라....
불교적인 관념들이 꽤나 보이는데요 현실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관조하는것도 이따금씩 하면 재밌죠
명랑소녀
18/01/11 12:06
수정 아이콘
집단 유지를 위한 종족의 증식을 도덕적으로 요구한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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