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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2/30 13:36:10
Name 모모스2013
Subject [일반] 고양이와 DNA감식
최소 1만 2000년 전 인간의 수렵채취시대 때부터 인간에게 길들여져 가축화 (?) 되었던 개와는 달리, 고양이와 인간과의 관계는 좀 미묘합니다. 인간이 농경정착생활을 시작하고 특히 도시를 형성한 이후 인간 밀집 구역에서 창궐하던 쥐들을 고양이가 잡아 먹기 시작하면서 인간들의 묵인아래 공생의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인간과 함께 살아오긴 했지만 인간의 의해 교배가 되기보단 고양이들끼리 자유롭게 교배한 결과 고양이는 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전적 다양성이 크고 환경 적응력 등이 뛰어납니다.


늑대 (고양이는 아프리카 들고양이) 에서 시작해서 엄청난 품종 개량으로 본연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여러 품종으로 구분되는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겉모습만으로 품종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몇가지 종은 근래에 근친교배로 Breeding되어 쉽게 구분되어지는 고양이 종도 있습니다.) 60 여종의 고양이 품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고양이는 인간에 의해 신중하게 Breeding 된 역사가 고작 100 여년에 불과해서 아직은 잡종이 강세입니다.

고양이는 인간에게 길들여진지 얼마 안되었고 심지어 길들여져 있다고 말하기 힘든 고양이들도 많죠? 개와 달리 고양이의 성격은 품종간의 차이보단 각 개체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일명 혈통에 따른 차이는 적은 편이죠. 즉 어느 종은 얌전하다거나 어느 종은 키우기 쉽다라기보단 어릴 때부터 키운다면 길고양이새끼랑 별 차이가 없는 정도로 길들이기의 난이도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또 정작 어떤 고양이가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해도 그 고양이의 새끼들은 또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외모도 다양하게 나오죠.) 즉 대부분의 고양이는 여전히 야생의 본능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잡종이 강세입니다. 현재도 고양이는 성격보다는 주로 외모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Breeding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짧은 기간 무리한 근친교배로 인해 인기 있는 품종의 순종 고양이는 유전병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스코티시폴드가 대표적입니다.


대체로 8개 지역에서 유래한 고양이들과 이들의 잡종들이 현재 고양이들의 주류입니다.


1. Western Europe: Abyssinian, American Shorthair, Bengal, British Shorthair, Chartreux, Cornish Rex, Egyptian Mau, Exotic Shorthair, Japanese Bobtail, Maine Coon, Manx, Norwegian Forest Cat, Persian, Ragdoll, Scottish Fold, Siberian, Sphynx.
2. South Asia: Ocicat, Birman, Burmese, Havana Brown, Korat, Russian Blue, Siamese, Singapura, and Australia Mist.
3. Eastern Mediterranean: Turkish Angora and Turkish Van.
4. Arabian Sea: Sokoke
5. Egypt
6. Iran/Iraq
7. India
8. East Asia


지난 번 "쓰레기 유전자 (Noncoding DNA) 와 유전자 감식 https://pgr21.net/?b=8&n=65679" 글에서 인간의 DNA 중 Noncoding DNA 부분 일부인 각 염색체별로 특징적으로 반복되는 특정 염기서열의 횟수를 개인별로 구분해서 유전자감식 (STR법, Short Tandem Repeat) 을 한다고 소개시켜드린 적 있죠? 지문처럼 각각의 개인별 DNA 프로파일을 간단한 숫자 나열로 구분하여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유전자 감식은 대량 재난사고나 자연재해 희생자의 신원확인, 전사자 유해 확인, 친자검사 및 이산가족의 확인, 실종자 및 미아 확인, 고고학적 연구, 밀수나 밀렵과 관련한 동물 종식별, 집단 유전학적 연구를 통한 인류의 기원에 관한 연구 등 매우 방대한 분야에서 이용된다고 소개시켜 드렸죠. 특히 범죄수사에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범죄수사에 인간의 DNA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DNA를 이용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2013년 영국 햄프셔 해안가에서 발견된 시체를 감싸고 있던 커튼에서 고양이 털 8가닥이 발견되었는데 결국 근처에 사는 "Tinkler" 라는 고양이의 주인인  David Hilder가  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인간과 달리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지 않아서 증거가 되는 고양이털에서 나온 DNA가 모든 고양이에서 나타나는 흔한 DNA패턴이 아닐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영국 전역에서 152 마리, 미국에서 493 마리 고양이의 DNA패턴과 "Tinkler" 의 DNA패턴을 비교 감식한 결과 어떠한 고양이도 "Tinkler"와 같은 패턴의 DNA 지문이 나오지 않았고 오직 "Tinkler"의 DNA 와 피해자의 시체와 함께 나온 고양이 털만 일치하였습니다.


탈모와 프로스카  https://pgr21.net/?b=8&n=69207
약물대사와 글루타치온-백옥주사   https://pgr21.net/?b=8&n=68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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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깽이
16/12/30 13:47
수정 아이콘
브리딩이라니 진짜 끔찍하네요....

나치가 순수한 아리아인만든다는것과 뭐가 다른지...

유전병이라니 진짜 너무 불쌍하네요ㅜㅜ

고양이는 집지키기나 양몰이 사냥에는 도움이 안되어서 개보다 애완의 역사가 짧은걸까요? 사냥에는 도움이 될거 같은데
절름발이이리
16/12/30 13:59
수정 아이콘
대상이 인간이냐 아니냐가 차이죠.
인간이 먹는 돼지 소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곡식은 모조리 그런 인위적인 품종개량을 겪은 것입니다. 원형의 옥수수나 쌀이나 보리는 지금 기준에서는 먹을게 못됨..
도깽이
16/12/30 14:01
수정 아이콘
대상이 인간만 아니라면 '죄'가 아닌걸까요?
절름발이이리
16/12/30 14:03
수정 아이콘
그건 죄에 대한 사람마다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요. 다만, 수천만 수억 마리의 동물들을 인위적으로 키우고 잡아먹고 있는데, 품종 개량 하는것만 특별히 죄라고 생각하는 건 좀 이상하죠.
서연아빠
16/12/30 14:07
수정 아이콘
우리가 먹는 소 돼지 닭 등등 수백 수천가지의 다른 동식물들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개량해서 먹고있는중입니다.

나치랑 비교할바는 아니죠
도깽이
16/12/30 14:10
수정 아이콘
나치보다 레베루가 높네요...
절름발이이리
16/12/30 14:00
수정 아이콘
그리고 개가 길들여진 게 사냥 뿐 아니라 다양한 용도인 건 맞는데, 사냥에만 한정해도 고양이는 인간이 사냥하는데에 별 도움 안됩니다. 일단 말을 잘 듣지도 않거니와, 개와 같은 충성심에 의거한 본능을 억누른 더 큰 사냥감 상대 같은 것도 어렵습니다. (사자 정도를 제외하면) 또 고양이는 단체 사냥에 익숙치 않습니다. 그 외에도 추적이란 측면에서 지구력이 딸리죠. 고양이식 사냥법은 몰래 숨어가서 덮치는거고, 개식 사냥법은 계속 추적하고 몰아가서 잡는건데, 인간에게 필요한 후자..
퍼니스타
16/12/30 14:11
수정 아이콘
고양이는 독립성이 매우 강한 동물이라
훈련시켜 도움을 받기위해 키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케르나르
16/12/30 14:32
수정 아이콘
육종? 의 역사는 꽤 오래됐죠. 다윈의 유명한 종의 기원 도 사실은 개의 브리딩으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개의 외모와 성격을 선택해서 품종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면 자연의 임의적인 선택이 지금의 생명을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추리로 시작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에게는 또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고 하고요.
신의와배신
16/12/30 16:43
수정 아이콘
제 기억이 맞다면 종의 기원은 비둘기 브리딩으로 시작할겁니다
아케르나르
16/12/30 17:17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제가 잘못 알고 있나보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티오 플라토
16/12/30 14:41
수정 아이콘
음... 동물 상대로의 브리딩을 죄라고 생각해야 한다면 현대 인류뿐만 아니라 문명기의 인류는 다 죄인이죠.
지금 가축이라고 부르는 모든 동물들은 수천년에 걸쳐 인위적으로 교배하여 진화시킨 종들이거든요..
음 이런 이야기가 어느정도 잘 적혀있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의 일독을 추천드려요.
이런 종류의 선악을 구분해서 법을 만든다고 한다면 정말 어려운 일일 것 같네요...
Mighty Friend
16/12/30 16:23
수정 아이콘
고양이 사전에 보면 말이 많은, 무릎 고양이 이런 항목이 있는데 제가 십여 년 키워본 고양이들은 거의 그 사전에 나온 항목에 맞았어요. 실제로 종별 성격 같은 게 아주 약간이나마 있긴 해요. 샴은 말이 엄청 많다던가 아비시니안은 활동적이라던가 이런 거요. 벵갈은 키워본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하는 말이 역시 야생동물의 피를 이어서 엄청 예민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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