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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2/11 19:23:22
Name 김티모
Subject [일반] 기계식 키보드를 3번 구매한 이야기.
쭉 싸구려 멤브레인 키보드를 써오던 저의 키보드 인생에 기계식 키보드가 끼어든건 5년쯤 전이었습니다.

아이락스 KR-6251(체리 갈축, 현재 단종)
친구놈들이 하도 아유 아직도 멤브레인 쓰니 레오폴드짱 해피해킹짱 거리길래 사려고 보니... 레오폴드는 비싸고 해피해킹은 더 비싸더라고요. 사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만원짜리 쓰다가 십만원 넘는거에는 선뜻 손이 안 가더군요. 그러던 와중 아이락스에서 체리축 키보드를 매우 싼 값에 발매했다길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친구들의 의견(야 그냥 레오폴드 사라, 청축 없네? 난 안삼, 입문용으로야 괜찮지만 곧 더 비싼걸 찾게 될걸? 등등..)을 듣고 갈축으로 구매했습니다.

처음 도착해서 눌러보니 야... 싶더군요. 고등학교 시절에 친구집에서 눌러본 뉴텍 컴퓨터의 알프스 키보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뭐 딱 똑같지는 않지만 키감이 정말 좋더군요. 6만원대도 이런데 더 비싼것들은 얼마나 환상적일까 싶더라고요. 물론 싼 녀석이라 요즘은 싸구려에도 들어가는 키 리무버조차 없는 썰렁한 구성에, 무슨 이유인지 3개나 붙여둔 USB포트는 USB를 꽂으면 키보드가 먹통이 되는 불량이 있었지만 어짜피 안 쓸거라는 생각에 그냥 쓰기로 했고, 5년여를 저랑 같이 롤도 하고 히오스도 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 여름쯤에 슬슬 이녀석이 맛이 가더군요. 몇몇 키의 스위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보내줘야 할 때구나 싶어서 새 키보드를 구매하려고 보니... 그동안 기계식이 거의 대세가 되서 여러 회사에서 참 많이도 나오더군요. 카일 스위치니 오테뮤 스위치니 하는 녀석들도 나와서 한동안 골라댔습니다. 처음 산 녀석은 체리사의 G80-3800이었습니다. 체리 스위치인데 가격도 매우 착했고, 체리 본사 제품이니 아주 좋을거야...! 라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물건이 도착했는데...

체리 G80-3800(체리 적축)
사고 보니 이게 키캡이 납작한 형태여서 게임용으로는 완전 별로인 겁니다. 며칠 써봤지만 도저히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반품 하려니 상자고 뭐고 다 갖다버린 상황이고... 효도하는 셈 치고 어머니 컴에 설치했습니다. 어머니는 키가 부드럽다고 매우 좋아하시더군요. ㅠㅠ 그리고 다음 제품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ABKO K600(카일 청축)
앱코의 K600은 누가 트위터에 구매하고 타건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블링블링하는 LED가 이뻐서 순간의 호기심에 혹 해서 지른 물건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타건을 해보니 걱정과는 달리 제 기준으론 키감도 괜찮더군요. 물론 소음은 꽤 심했지만요. 소음 때문에 밤에 뭐 부수냐고 제 방에 오신 어머니가 불 꺼둔 방에 키를 누를때마다 방 전체가 블링블링 하는 걸 보고 배를 잡고 웃으시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새 키보드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부비(암컷, 6살, 성격 몹시 안좋음)
거실에서 커피를 타고 있는데 제방에서 고양이가 음식을 게워내는 울컥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아차 싶어서 방으로 달려갔지만 늦고 말았습니다. 키보드 위에 직격탄으로 토해놨더군요. ㅠㅠ 황급히 선을 뽑고 청소를 하고 바짝 말려 봤지만 몇몇 키에서 작동 불량이 나왔습니다. 침수 피해라 무상 AS는 물건너갔고 얌전히 유상 AS를 신청했습니다. AS를 보내고 나니 왜 또 컴 쓸 일은 많아지는지... 다행히 AS는 원칙적으로 유상이지만 무상으로 진행가능 하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당장 키보드가 필요한 상태가 되었고, 다른 키보드를 찾던 차에,


쿨러마스터 CM STORM ULTIMATE RED (체리 청축)
쿨러마스터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한정 할인판매 하더군요. 5만원대라 일단 잠깐 써보자는 생각으로 구매했습니다. 구매하면서 문득 본 '뽑기가 좀 있다' 는 상품평이 있었지만, 뭐 별일 있겠어 싶어서 구매했는데... 구매 후 타건하니 몇개 키가 누르니까 덜커덕 덜커덕 걸리더군요. 불량 당첨이었습니다. ㅠㅠ 역시나 상자는 빠른 갖다버림으로 인해 반품은 불가능해서 AS를 신청했죠. 잘 쓰지는 않는 키라 일단 AS 신청해놓고 급한 일처리들을 하고 있는데, 블랙프라이데이가 왔습니다.


커세어 벤젼스 K65(체리 적축, 현재 국내 단종)
아마존에서 커세어의 텐키리스 키보드인 K65 구형을 단돈 50달러에 세일한다는 핫딜이 모 커뮤니티의 게시판에 떳습니다. 이 구형은 국내에선 이미 단종됐고, 현재는 LED가 들어가고 팜레스트가 부착된 버전을 19만원에 팔고 있습니다. 팜레스트가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되서 살 생각은 없었는데, 누군가 리플로 "이거 팜레스트 커세어 국내 유통사에서 따로 팔아요."라고 적어놨더군요. 뭐 망설일게 있겠습니까? 즉시 지르고 팜레스트도 국내 유통사에서 따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택배사에서 물건을 인계받고 국내배송을 시작한다는 문자가 왔네요.

이상 대략 2달여동안 키보드를 3개 구매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그냥 비싼거 한개 사고 말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랬다간 고양이 구토 부분에서 더 큰 피해가 났을거라는 자기위안도 들고 뭐 그러고 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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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11 19:25
수정 아이콘
그래서 부비님 사진은 한 장이 다인가요? 흑
김티모
16/12/11 19:26
수정 아이콘
나중에 고양이님들 사진 쭉 모아서 글 한번 써볼 참입니다. 크크크.
초보저그
16/12/11 19:33
수정 아이콘
아이락스 갈축이라니 시작이 저랑 같으시네요. 결국은 리얼포스로 가시게 될 겁니다.
16/12/11 19:42
수정 아이콘
딱히... 기계식과 무접점은 어디까지나 취향차이라고 봅니다.
김티모
16/12/11 19:59
수정 아이콘
사실 친구집에서 친구가 엣헴 한번 타건해보거라 집에가면 막 지르고싶어질거야 하면서 몇년째 뽐뿌중입니다 크크크. 좋긴 좋더라고요.
초보저그
16/12/11 22:37
수정 아이콘
저도 매장에서 타건해보고 1년 정도 고민하다 질렀는데, 저보다 더 인내심이 있으시군요. 지르시면 편해집니다.
Mighty Friend
16/12/11 23:04
수정 아이콘
동거인이 줘서 리얼포스 쓰는데 이제 다른 키보드를 쓸 수가 없어요. 노트북에도 연결해서 들고 다닙니다.
초보저그
16/12/11 23:38
수정 아이콘
저도 노트북 키감이 불만인데, 최근 해피해킹 블루투스버젼이 나와서 노트북과 같이 들고 다니는 용도로 사고 싶더군요.
Nameless
16/12/11 19:39
수정 아이콘
저는 사무실용이라 레오폴드 풀 사이즈 흑축 쓰고 있습니다. 짤깍거리는 청축 같은거 써보고 싶지만 그랬다간......
16/12/11 19:41
수정 아이콘
흑축이 맘에드시면 청축은 그닥 생각 안나실거에요.
-안군-
16/12/11 19:43
수정 아이콘
거 키보드에 주인님이 좀 토할수도 있는거지, 집사가 잘못했네요!! 크크크....
저도 고양이 키우는 입장에서, 집에 있는 기계식 키보드는, 컴퓨터 안 쓸 때에는 반드시 커버를 덮어놓습니다.
토한 적은 없지만, 희안하게 그 또각또각 눌리는 느낌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키보드 꾹꾹이(?) 방지용으로...
홍승식
16/12/11 20:00
수정 아이콘
키스킨을 하면 되지 왜 착한 냥이님에게 뭐라고 그래요. 빼액~
김지연
16/12/11 20:01
수정 아이콘
커세어 k65 팜레스트 구입처좀 알수있을까요? 유통사 홈페이지에는 없더라구요.
김티모
16/12/11 20:07
수정 아이콘
http://www.corsair.co.kr/ 가셔서 서포트->FAQ게시판 들어가시면 맨 위 게시물입니다.
김티모
16/12/12 15:02
수정 아이콘
키보드 도착했는데, 당연하지만 팜레스트 고정홈이 없군요. 옆에서 미닫이문처럼 턱에 걸쳐 끼우면 쓸 수는 있는데, 궂이 살 필요없이 시판되는 팜레스트 적당한거 구매해도 될 것 같습니다.
16/12/11 20:02
수정 아이콘
사무용으로 덱헤슘 프로를 사용중인데 타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기계라 아주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직장에선 게임할 일이 없어서...
16/12/11 20:04
수정 아이콘
저도 지난번에 쿨마 체리 청축 레드로 구입했는데 별 탈 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매우 큰 소음이 단점인데 그럭저럭 적응이 되네요.
16/12/11 20:06
수정 아이콘
옆 셀의 직원분이 일할때 기계식키보드를 쓰는데
너무 소리가 커서 기계식 키보드 너무 싫어요 ... ㅠㅠ
김티모
16/12/11 20:0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도 집에서만 씁니다. 아무래도 혼자 일하는 사무실이 아니면 특히 청축은 좀 매너가 아니지요...
16/12/11 20:11
수정 아이콘
갈축이랑 적축이랑 차이점을 어떻게 느끼시나요? 문서작성이나 게임할 때는 둘 중에 어느게 나을까요? 저도 지금 저 적축(K65)을 살까말까 고민중이라..;; 현재는 갈축 사용중입니다.
-안군-
16/12/11 20:15
수정 아이콘
제가 집에서는 갈축, 회사에서는 적축을 씁니다 마침...;;

대략....
청축 타건음: 짤깍짤깍
갈축 타건음: 찌걱찌걱
적축 타건음: 서걱서걱
이 정도의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적축도 파워타건(...)하면 소리가 큽니다.
16/12/11 20:30
수정 아이콘
레오폴드 갈축을 처음 사서 집에서 써보니 좋아서 사무실에서도 쓰려고 그당시 저렴하게 나온 위의 아이락스 적축을 샀는데 쓰질 못하겠더군요. 키감 문제가 아니라 인증서 같은 각종 보안프로그램이랑 겹쳐서 쓸대 거의 제대로 동작을 안해서요. 아이락스 블루트스 키보드도 동글 펌웨어 검색도 안되고 해서 아이락스는 다시는 사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RookieKid
16/12/11 21:35
수정 아이콘
저는 pc방에서 써보고 좋아서 산 cm storm ultimate로 아주 만족하면서 쓰고있는데....
잘 뽑은건가....
김티모
16/12/11 21:48
수정 아이콘
버튼 두개가 딱 덜그럭거리지 다른 부분은 저도 만족하고있습니다. 뭐 갔다오면 좋아지겠지요...
전립선
16/12/11 21:36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바로 가서 커세어 k65 주문했습니다. 프로모션+직배 해서 58불! 평소 허세어라고 까대왔지만 텐키레스+체리적축+가깡이라니 갓세어 인정합니다.
수프리모
16/12/11 21:43
수정 아이콘
저도 아이락스 할인 때 사서 아직도 이용중입니다.
맛 갈 때까지 버티다 상위버전으로 갈아타려고요 크크
16/12/11 22:54
수정 아이콘
냥이 보고 추천을...
히토미꺼라
16/12/11 23:21
수정 아이콘
텐키리스 or 미니 키보드 + 갈축 조합중에 괜찮은게 어떤게 있을까요?
꽃보다할배
16/12/12 00:05
수정 아이콘
레오폴드 괜찮아요
-안군-
16/12/12 10:52
수정 아이콘
입문자에게는 일단 레오폴드 추천합니다.
16/12/11 23:43
수정 아이콘
마제청축 -> 리얼포스 -> 커세어 갈축 사용중인데
리얼포스는 일년반 넘게 썻지만 이게 왜 끝판왕인지 모르겠고
커세어 갈축이 제일 만족도가 좋네요
히토미꺼라
16/12/11 23:52
수정 아이콘
커세어 갈축은 어디서 구매해야 하나요?
16/12/11 23:55
수정 아이콘
전 아마존에서 구매했습니다.
Lainworks
16/12/11 23:45
수정 아이콘
상자를 버리지 않아야...
꽃보다할배
16/12/12 00:04
수정 아이콘
리얼포스 45g 균등 사고 싶네요
지금 덱 프랑슘 청축 쓰는데 넘 시끄러움
16/12/12 02:19
수정 아이콘
아마 현재도 위xx 에서 카일청축 사용한 엑토 꺼 기계식 키보드 29900원에 팔고 있을겁니다.
한번씩들 싼맛에 청축 경험해보시길 원하시면 고려들 해보세요 크크
물론 키보드 굉장히 촌스럽고 wasd 랑 방향키만 led 들어오는 이상한 컨셉의 키보드지만..
Maiev Shadowsong
16/12/12 11:13
수정 아이콘
덱헤슘 프로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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