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아내가 타박을 한 데는 원인이 있습니다.
현 시점의 대외활동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약사 야구대회 출전.
모 약사단체 예능 동영상 출연(;;)
모 제약회사의 이사진과 함께 설립하는 법인 창립멤버. 담당 업무는 비~밀;
그리고 고구마..
https://pgr21.net/pb/pb.php?id=freedom&no=67365
참조;;
거기에 최근엔 덤으로 pgr21이라는 노상분뇨사이트에서 봉사/기부 카테고리쪽 고문을 맡더니 이젠 아예 운영진이 되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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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각각 사정을 살펴보면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긴 있습니다.
야구.. 십자인대가 나갔기에 축구를 할 수 없는 나의 유일한 선택..
예능 동영상.. 어떤 형태로든 참여해야 하는 성격의 단체라 이렇게라도..
수상쩍은 법인.. 그거슨 일확천금의 꿈..
고구마.. 돈이 묶여있으니 가서 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합법적으로 서류는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리엔 있어야 할거 아니냐..
그런데 유일하게 pgr21(함께하는 한숲 후원)에는 현재진행형인 사정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벌린 은밀한 이유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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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숲에 후원을 시작하고 방문행사를 앞둔 재작년 추석 무렵,
이혼 후 의절하고 살았던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수, 누나에게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래도 니 아버진데 부양은 해야하지 않겠냐.." 라고요.
단칼에 거절을 하긴 했어요.
그런데, 여운이 남더군요.
그 굴레? 같은 것에서 다 벗어났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엮여있는거구나..
알콜중독자 아버지를 뒀던 무력한 학생때의 기억이 다시 슬금슬금 떠오르면서 약간의 멘붕도 오고 ㅡㅡ;;
그러던 차에 함께하는 한숲이라는 아동후원단체에 방문행사가 잡혔다는 공지를 보고,
그 단체에서 어떤 아동을 후원하는지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엔 제 트라우마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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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는 한숲 관련 공지나 후기에서 보셨다시피(혹은 확인하실 수 있다 시피)
한숲 관련 행사에는 꼬박꼬박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첫 방문때
https://pgr21.net/pb/pb.php?id=freedom&no=55588
작년 두번째 방문때
https://pgr21.net/pb/pb.php?id=freedom&no=60833
이런 일들이 있었죠.
특히 작년 방문때 봤던 우주최고명작 앤트맨이 준 가족사랑의 교훈은
개미가 다리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처럼 아직도 저를 허우적거리게 만듭니다.
눈을 감으면 토마스 기차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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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한숲에 방문하였습니다.
이젠 낯익은 얼굴들.
한숲아동들은 저를 작년에 왔던 각설이 취급을 했습니다.
올해는 영화 "밀정" 을 봤습니다.
여아들은 공유의 얼굴을 보고, 저는 한지민의 가슴팍만 쳐다봤지만
어쨌든 함께 앉아있다는게 중요한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쯤엔 또 같이 앉아있으면서 이렇게 같이 늙어가는구나.. 를 느끼면 되는거고..
별 일 없이 같이 늙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후원 아동들 중 유일한 남학생이자 큰오빠인 고3 A군이 신경도 쓰이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저는 그맘때엔 정말 술에 쩔어있었거든요.
다행히도 A군은 당시의 저보다는 훨씬 어른스러웠고, 자기 앞가림에 있어서도 상당히 구체적인 전망과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결국 제가 그냥 모지리였던거지, 다 저처럼 개판오분전으로 사는게 아니었어요.
다행입니다. 제가 모지리라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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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간에 불미스러운 가정사가 발생하여 거주지를 옮기게 된 학생도 있었고.. 해서
모든 아동들의 인생이 다행스럽게 진행되는건 아니긴 합니다만,
올멀티 저그에 계속 병력이 교환되는 앞마당 프로토스라도 아콘이 한기씩 살아남도록 해주는 실드배터리라도 되어주는게
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액을 지정 후원하지도 못하는 어른들의 작은 바람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런 관심들이 모이면 병력이 모여서 중앙으로 진출도 하고..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해서, 운영진을 맡게 되었습니다.
PGR21을 어떻게 운영하고, 게시글 관리를 어떻게 하고, 벌점을 누굴 주고.. 하는 문제는
아직(어쩌면 앞으로 영원히) 저에겐 넘나 과분한 짐인 듯 합니다.
다만, 한숲 후원 관련해서는 조금 더 책임을 나눠지고 행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스스로 바라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