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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09 10:48:14
Name 호풍자
Subject [일반] 헬조선은 하늘도 헬인가. -서울어프로치
유머 게시판에 있는 애틀란타 공항 동영상을 보고 영감이 돋아서 이글을 씁니다.

전 군에 있을 때 MCRC라는 곳에서 근무했어요. 실제 관제 실력은 별로 안 좋아서, 감시 및 인계 업무인
북부 TAD 20 (한국군 VFR군용기 감시업무)나 미군전담을 맡아서 봤습니다.
그 덕에 경기도 지역을 뚫어져라, 3년 넘게 보았습니다.

그때 경험을 비추어 보자면, 자유게시판의 동영상의 느낌은 <대단은 하지만 무서울정도로 대단하지는 않다. >였습니다.  
왜냐면, 그 동영상의 비행기는 족쇄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서울 어프로치는 족쇄가 많아도 정말 많습니다.
이걸 3년간 보면 이게 인간이 할수있는 영역인가. 하는 느낌 밖에 안들어요.
하나 씩 보도록 하지요.

1. 항공기의 인계

항공기는 이륙 전 TAXI 웨이에서 활주로로 인계가 됩니다. 그 후 활주로로 가면 관제탑.
이륙하면 접근관제소로 가요. VFR로 이동한다면 접근관제소대 접근관제소로, IFR로 간다면 ACC라는 우리나라
항로를 통괄하는 곳에 주파수를 접속합니다.

화살표로 보면
TAXI -> 관제탑-> 접근관제소 -> ACC  순 인거죠.

애틀란타 동영상은 주인공은 어디인가. 이분들이 접근관제소인 거죠.
근데 처음 언급했듯이. 이분은 주변에 제약이 없습니다.


2. 한국 서울의 특수함.

5공항, 2금지구역, 미군, 북한, 그리고 높으신 분
서울의 지옥스러움을 설명하자면 5개입니다.

1) 5개의 공항
5개의 공항이 서울 어프로치 안에 있습니다.
인천,김포 국제공항,  성남, 오산, 수원 공항.

인천이나 김포은 애틀란타 동영상의 것처럼 민항기가 대다수를 이룹니다.
애들은 느려요. 천천히 옵니다. 그리고 선회반경도 넓습니다.
미리 준비하여 대처해야 합니다

성남, 수원공항은 한국의 군공항입니다.
성남은 주로 수송기가 수원은 수도권 긴급출동을 책임지는 F-5가 있습니다.
근데 두 개의 특성이 달라요. 성남은 느리고, 수원은 빠르지요. 나눠서 봐야합니다.
(수원은 애매한건 서쪽으로 가는건 오산이 보고, 동쪽으로가는건 서울이 보는 구조랍니다.)
수원은 빨리대처해야해요. 빠르니 다른항공기랑 접근할수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국분들은 말을 잘 듣거든요.

바로 미군인 오산이 있지요. 미군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거기에 말을 잘 안 들어요.
미군 수송기(주로 일본에서 물자를 실어 옵니다.) , F-16, A-10, 거기에 VFR(미군이 운용하는 레저용 세스나)

거기에 오산은 서울어프로치와 협조체계를 가집니다.
그 말은 공동구역에서는 어느 쪽이 주도권을 가지지는 않는다. 이 말이지요.
그리고 널찍한 이분들은 이륙 후 오산에도 접촉안하다가, 중원이나 서울 지역으로 진입하기 직전에
바로 미군 통제주파수로 넘어옵니다.  (규정은 아니지만, 사고안나면 된다는 미군스러운 생각이지요)

서울 어프로치는 관제탑으로 넘어줘야하는 공항이 5개인겁니다.


2) 2개의 금지 공역

https://skyvector.com/?ll=37.556944444,126.7975&chart=301&zoom=3
일단 이 지도를 보시죠.
서울어프로치는 2개의 금지공역을 통제합니다.

P-73과 P-518인데요.
P-73은 서울 모 장소를 중심으로 하여, 반경 15마일을 통제하는 지역으로 사전에 승인을 받은 사람외에는 출입을 엄금합니다.
여기는 한국군도 들어가면 안되요. 들어가면 요격 대상입니다.

문제는 이게 서울에 있다 보니 김포 들어가는 분들은 힘들다는거죠.
바로 옆으로 붙어서 스치듯이 김포로 빨려 들어가야합니다.
조금만 잘못틀었다 그러면 경고 방송이 나옵니다.

또 성남공항도 마찬가지입니다. 착륙을 위해서 접근하는데 바람이 조금만 세면 바로 접근합니다.
그러면 회전을 해서 다시접근해야합니다.


P-518은 MDL기준으로 40~70NM기준으로 그려진 구역으로 한국 민항항공기의 출입을 금합니다.
이게 어렵다고 한건 김포 바로위 (파주 일산부근)까지 내려와있어요.
그래서 만일 활주로가 바뀌면  거의 접근햇다가 턴해서 김포로 내려와야합니다.
거기에 바람이 불면 이후...끔찍하지요.

이 2개의공역은 예술적인 선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활주로로 보내도 보낸게 아닌 그림이 만들어집니다.


3) 미군

여기에 미군이 붙습니다.
미군은 2가지를 이뤄요. 오산의 미 공군과 평택의 미 육군.

문제는 이분들 심리 상태에요. 서울 지역을 지날때 접촉하면 좋겠는데.
문제는 <사고만 안 나면 되고 사고나면 내가 책임진다> 는 마인드덕에 주파수가 어디있는지 해매입니다.
오산에 있나, 서울에있나, 중원에있나, 통제주파수에있나. 이걸로 실갱이가 붙어요.

이게 중요한 평안한 상태에서 주파수를 안가지고 있으면 별상관이없는데 급한 상황이면
실지시가 경고방송으로 할수밖에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이 경고방송은 한국 공통입니다.)

여기에 P-518 가는 업무 있다고하면 그건 더 난리 납니다.  
지도의 EGOBA, 혹은 ENKAS라는 지역으로 오산에서 떠서 직선으로 꽂습니다.
문제는 어느 접근관제소로 접속도 안하고요. 그러면 서울은 페닉 옵니다.

더군다나 이 주변은 공수특전단의 낙하지역도 많아요. 비행기에 부딪칠 수도 있단 말입니다.
340마일속도의 비행기가 온다는 건 800KM/H의 트레일러(대충 비행기 한대가 15톤 합니다) 가 인간을 받는다는거에요.

제기억이 맞는다면 2012년 가을쯤인데요. 해당지역에서 공수훈련을 하던 수송기 위로 지나가서 큰일 날뻔할 일이 있습니다.
다행히 서울이 접촉해서 직전에 분리해서 다행이었지만, 위와 같은 심리상태로 움직였으면 끔찍합니다.


4) 북한

여기에 북한도 끼어옵니다.

과거 두차례의 도발 후 얼마기간 동안, 한국은 기괴한 항로운행을 하였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인천공항을 서쪽으로 G597과 Y644가 있는걸 볼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북관계가 경색이 된다면 G597은 포기합니다. 왜냐면 북한 항공기나 지대공미사일이 와서
테러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하냐. 단순한 방법을 택합니다. Y644를 좁게 쓴다는 거지요.

민항기와 민항기 사이는 원래 약 20NM의 틈을 줍니다. 서로간의 충돌을 방지하기위해서지요.
이걸 10NM간격으로 주면서 분리해서 ACC로 보냅니다.

점점 점입가경이지요?


5) 높으신 분

마지막은 높으신분입니다.

그 분이 지방이나 해외로 나가시면 해당지역은 NOTAM 이라는 시간부 금지구역이 열립니다.
만일 공군 일번기에 탑승하시면 이동하면서 금지구역도 이동합니다.
반경 10NM은 완전금지, 40NM은 조건부 금지로 이동하면서 못지나가게 합니다.
(노탐으로 민항기는 이동 가능합니다.)

한국군이든 미군이든요. 만일 기름이 부족하면 다른 공항 내려서라도 들어가면 안됩니다.
(오산에 열리면 오산 서쪽에서 선회하다가, 지나가면 즉시 내려가서 착륙합니다.)
이걸 각 접근관제소가 이어받으면서 통제합니다.
물론 일괄통제는 MCRC가 하지만요.

사담으로 말하면 제가 군생활중 제일 많이한게 NOTAM 통제계획 짜는 거였답니다.
그리고 제가 근무한 시절은 전 대통령의 임기말이고요.(대단하신분이었지요. 일주일을 청와대에 안붙어 계시니요.)

아 생각나서 쓰는데요. 만일 서울에 G20 등 정상회의가 있다면 여기서도 열려요.
이번에 더더욱 강화해서 20NM/70NM 짜리로요.
미국 대통령이 오면 마찬가지고요. (오바마가 전방 시찰갈 때 제 근무조였거든요.)


6) 이 외에도 족쇄는 많습니다.

VFR하는 훈련비행기 , 육군의 비행기,헬기, 에어쇼, 축하비행 등등
서울과 MCRC는 하는게 너무 많지요.


3. 서울어프로치에 대한 찬사

이번 글의 맺으면서 말하자면,
빨리 뛰는것과 족쇄차고 빨리 뛰는것 사이에 어느게 대단하냐는 겁니다.

서울 김포와 인천모두 세계에서 손꼽을 만큼 교통량이 많습니다.
물론 단독으로는 다른공항이 많을겁니다.
나리타, 존에프케네디, 푸동, 아틀란타, 프랑크푸르트 등 많아요.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런 공항들은 족쇄가 없어요.
위의 그런 족쇄가요. 위 공항들 주변으로 군 공역이나 금지공역이 없고,
말안듣는 타 국가군도 없어요. 또 높은신분도 행차를 하실때 NOTAM을 잘 안 열어요.

이런데도 사고 잘 안납니다.
너무나도 일을 잘해요. 충돌이 일어날만 함에도 공중에서 충돌이 일어난경우는 적습니다.
오히려 착륙중에 사고가 일어나는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도 서울의 하늘은 그분들이 보고 계십니다. 이 지옥같은 하늘을 지켜보시고, 관제하시는 그분들이야말로 찬사를 받어 마땅합니다.
그분들에 대한 감사와 찬사로 이글을 마칩니다.


PS. 해외로 가시는 그분은 이렇게 복잡한 걸 알까요. 그분 한분이 청와대서 나오시면 밑의 분들의 등골이 서늘한 지옥이 연출된다는걸.
그걸 모른게 높으신분들의 소양일까요. 군생활내내 궁금하던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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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 브라이트
16/09/09 10:53
수정 아이콘
...뭔가 막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는데 어지간한 지옥도라는건 알 것 같네요.
하루일기
16/09/09 10:56
수정 아이콘
모르는게 소양이겠죠. 이런걸로 높으신분들이 제약받으면 그게 국익에 더 손해일거니깐... 근데 그렇게 아랫사람들 힘들게하면서 다니면 좀 잘좀해서 아랫사람들이 보람을 느끼게 해줘야지..
larrabee
16/09/09 11:03
수정 아이콘
공군출신으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관제쪽은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숨어있었네요 사고 없이 무사하게 운영시켜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16/09/09 11:05
수정 아이콘
지도를 봐도 2의 설명을 모르겠네요. 지도 어디에 P-73, P-518, MDL 등이 표현되어 있는건가요?
호풍자
16/09/09 11:08
수정 아이콘
서울 상공을 보면 노란색으로 표시된곳 있지요. 그 살짝 위쪽에 둥글게 2개의 원이 그려져있습니다.
그게 P-73입니다.
16/09/09 12:31
수정 아이콘
청와대 위치보고 짐작하긴 했는데, 저거 뿐만 아니고 나와있는 표현들이 전부 지도에선 찾을 수 없어서요.

이것저것 눌러보니 항로들은 확인가능하네요.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걔삽질
16/09/09 11:09
수정 아이콘
전 육군 관제탑에서 일했는데 육군 조종사들도 엄청 말 안들었어요. 콜해도 씹고 가고 노탐 알려주면 걍 뜨면 안되냐고 징징대고;;;
호풍자
16/09/09 12:48
수정 아이콘
육군분들이 사람미치게 하죠.. 준위분이랑 대위분들이라 저 같은 단기들 말은 안들어요.
Artificial
16/09/09 11:10
수정 아이콘
우와...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몰입감이
영원한초보
16/09/09 11:12
수정 아이콘
모르는 사실 잘 알고 갑니다.
세월호 사고때 관제센터의 무능함이 원망스러웠는데
그래도 하늘은 괜찮은 것 같네요.
mapthesoul
16/09/09 11:16
수정 아이콘
공군 관제병 출신입니다. 10여년전 군생활 당시만 해도 줄줄이 외우고 있었지만 전역 후 순식간에 잊고 살던 용어들을 다시 보니 반갑네요.
역시 저 중 최고의 지옥스러움은 VIP(코드 제로 였던가요) 그 분 이겠죠. 크크
상대적으로 작은 비행장에 하루 교통량도 얼마 안되는 곳이었음에도 VIP 떴을때 겪었던 난리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아프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6/09/09 12:28
수정 아이콘
A공역에서 AA' 공역으로 고속기 접근 중 격추사격!! 15년이 지났는데 기억 나네요 흐흐... 슈퍼 퓨마 뜨면 짜증이..
Korea_Republic
16/09/10 02:08
수정 아이콘
저도 공군출신이라 관심있게 봤네요 (특기는 항공탄약정비).

MCRC 정말 빡세다고 막연하게만 들어보긴 했는데 저 정도일줄은 몰랐네요;;

관제요원들의 노고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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