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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6/08/14 20:17:30 |
Name |
면역결핍 |
File #1 |
20160813_091326.jpg (2.87 MB), Download : 64 |
Subject |
[일반] 내 차가 찌그러 졌다. |
아 오랜만에 만나는 부산친구들...
소위말하는 부x 이나 꼬x 친구들이 오랜만에 모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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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산에 33년을 살다가
부산이 내 세상의 전부인
경상도만 넘어가면 외국인 사람이
어떻게 운이 좋게
서울에 넘어왔다.
딱히 기업체든 관공서든 공채든 뭐든 특채든 넣지 않고
일의 강도가 크지만 사장이랍시고 부산에서 일하고 있었다.
어? 근데 운이 좋고 이해관계가 맞아서 건물주의 눈에 띄어
서울에 스카웃 되서 왔다.
2.
내 어릴 적 친구들은
그래도 공부를 좀 했나 보다.
서울살람이 세명이나
(그것도 6살때부터 보던 xx 친구가...)
내가 겪었던 이런 우연에 의한 상경이 아닌
자신의 온전한 능력으로 서울에 왔으리라...
3.
나도 겨우 몇달이지만 서울살람이 되었나보다.
이제 남들이 말하는 외제차 뽑아야지...
그래도 서울은 아니지만 부산에 좋지는 않아도 내 집은 마련했으니까...
견적 내고 영맨들 만나고
꿈에 부풀었던 하루하루...
계약을 했다...
웃긴다.차량가액이 감히 나의 연봉만한걸 계약 해보다니...
4.
갑자기 내차는 똥차다.
아반떼... 잔존가액이 지금 사는 차의 10분의 1도 채 안되는 차구나...
서울에 13평짜리 오피스텔이라도
나름 모아둔 자산도 제법 있고...
자신감에 넘쳐 친구를 모았다...
만나려고 집에서 나가다 보니 이건 똥차중의 똥차야...
5. 술을 먹는다.
사케에 맥주에 소주에 양주에
인생에 이정도 먹어본 경험은 정말 없으리라...
집으로 들어온다.
너무 좋다.
여기가 서면인것 같아...
6. 너무 이상하다.
일주일만 지나면 중고차 시장에 들어가는 그런 차다.
갑자기 더 똥차같다.
"이 똥차"
발로 그 똥차의 뒷바퀴를 찼다.
그래 내 20대 후반부터 나와 함께한 힘든 6년을 뻥 차버렸으리라.
7. 그때였다.
스트리트 파이트
마치 그 보너스 스테이지 처럼 나의차를 친구들이 발로 차기 시작했다.
내가 25년을 만난친구들이...
내가 비친 사소한 감정에
술이든 뭐든
너무 쉽게 감화되어 버렸으리라...
기분좋게 웃으며 집에 들어가
뭔 맛인지도 모르는
누님집에서 훔쳐 상경한 발렌타인을 꺼내먹으며 잤다.
8.
이놈들이 일어나자 마자 라면을 찾는다.
나는 생생우동 나는 비빔면 식당처럼 요구한다
몰라 신라면 통일 하며 내려왔다...
어?
내 차가 9군데가 찌그러져있다... 아주 많이...
9.
이상한 감정이 밀려온다. 잔존가치가 더 꺾이든 뭐든
내 인생이 짖밟힌것 같다.
나에게 똥차든 뭐든 아직은 나의 애마가
마음속으로 가지는 애착심이 없어 졌다는 그 감정이 아닌
진짜 찌그러져 볼폼 없는 똥차가 되어 버렸다.
ep.
친구들은 내려와서 깜짝 놀란다.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나도 안다. 술이 웬수다.
그럴수 있다.
웃고 넘겼다...
어차피 팔거니까
ed.
근데...
그건 해야겠다...
내 소중한 친구들아.
당신의 추억이 담긴 애증의 물건을 반드시 웃으며 밟아 버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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