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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29 10:26:13
Name gibbous
Subject [일반] 영어 발음에 대해 또 다른 생각입니다.
안녕하세요. 아래 영어에 관해서 반기문 선생님을 응용한 동영상부터 또 다른 이야기 까지 있어서, 제가 생각하는 발음과 억양에 대해서 한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전문가가 아닌지라 한계가 있지만, 제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써 보았습니다.

발음(pronunciation/enunciation)은 정말 중요합니다.
발음은 단어를 정확하게 말하는것을 이야기 합니다. 알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발음이 있고, 나쁜 발음이 있습니다. 좋은 발음이라는것은 말한 사람이 무슨 단어를 말하고 있는지 듣는사람이 알 수 있게 하는것입니다. pool과 pull을 다르게 말해줌으로써 내가 말하는게 pool/pull 이에요 라고 알 수 있게 말하는것을 뜻합니다.

억양(accent/intonation/tone/word stress)는 사람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모든 억양은 다 존중 되어야 하고 이것은 맞다, 틀리다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영국 accent, 동부 accent, 서부 accent, 남부 accent, 호주 accent, 맥시칸 accent, 인도 accent, 콩 accent, 나라별로. 지역별로 다 있습니다. water를 워터/워러/워러~얼/와터 라고 하는것들은 억양이 다른것입니다.

얼마전에 오바마가 외대 연설했죠. 멋진 연설을 했던데(백악관 홈피/유튜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바마의 발음은 정확하죠. 단어수준 높고, 문장 구성도 고급이고, 듣기 지루하지 않게 한국 인사말은 물론이고, 미투데이, 카카오톡 등의 SNS 농담까지 잘 섞어가면서 말이죠. "같이 갑시다"는 한미연합사령관이 항상 쓰던걸로 봐서 먼가 한미 동맹의 전략적인 말인것 같은데 이것까지 써 가면서 말이죠. 각설하고 이분은 흑인 accent가 아닌 동부 accent를 쓰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standard american accent가 이 동부 accent입니다.

반기문장관님의 예를 들었으니 반기문장관님의 연설은 발음 정확합니다. 문장 고급이고, 단어 수준 높죠(읽으셨다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당연히 한국 accent가 있으십니다. 한국 accent를 쓰면서 영어를 잘하는 분의 또 다른 예로, KBS world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김병주박사님의 예를 들죠. 전형적인 한국 accent입니다. 하지만, 발음 정확하고 문장 고급이고 단어 수준 높습니다.

이분들이 영어를 잘하시는가하면 당연히 "당연합니다"라고 말하겠죠. 단, "이분들의 accent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다른 질문으로 그렇다면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외래 accent를 알아듣는 대역이 약한)사람들이 못알아들을 가능성이 있는가? 하면 또한 "물론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흔히 영어를 잘 한다는 사람도 흑인 accent/영국 accent/호주 accent/남부 accent/아시아 accent/인도 accent 못알아 들을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에 있는 원어민 교사도 처음에 한국 accent를 잘 못알아 듣다가 익숙해지면 잘 알아듣게 되는것처럼요. 다르기 때문이죠. 토익에서도 이것의 평가를 위해 듣기 평가에서 다양한 accent로 시험을 본다고 들었습니다.

발음공부? 해야합니다. 열심히 해야합니다. 기본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게 중요합니다.말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인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무슨 말인지 듣는 사람이 모른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3살까지 자기가 발음할 수 있는 50%의 뇌 연결이 다 이루어 진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일정 시간 이후에는 자기가 듣는 그대로 발음을 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는것이고, 그것이 자기 모국어와 상황에 맞게 accent로 굳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 발음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pull과 pool을 한국어 "풀"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기에 차이를 느낄 정도로 만들어 주는 연습이 필요한 것 입니다.

영어는 global한 언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accent들을 모두 포괄합니다. 자기가 영어를 어떻게 써먹는가에 따라서 자기가 공부해야 하는 영역이 달라지겠지만, 자기가 할 말을 "대부분이 알아들을 수 있게"말하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해 보시고, 자기 발음수준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어가 모국어라면 일정 나이 이후에 한국인의 accent를 버릴수는 없습니다. LA에 아줌마들이 영어 잘하시죠. 한인타운에 있는 코타플이나 아씨마트같은데에서 영어하시는거 유심히 잘 들어 보면, 갓 넘어온 아줌마하고 오래 계신분들하고 다릅니다. 오랜 언어 경험을 통해 어떻게 발음할때 이 사람들이 쉽게 알아듣는지를 체득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끝에 ---L은 굴리지 않고 그냥 "---얼"로 해주면 한국 accent에 익숙한 원어민들은 아무 문제 없이 알아 듣습니다.

accent공부? 해야합니다. 열심히 해야합니다. 사실 너무 이것에 몰두 하다보니 사람들이 좀 너무 나가는 경향이 있기는 하던데, 이것도 다른것들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한국 accent가 너무 짙은 말을 하는것보다 동부 accent로 말하는것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알아 들을 수 있고, 또 이렇게 하는것이 언어의 목적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언제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 영어를 사용하는데 서로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이 또한 언어의 주 목적을 잘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어수준 1000에 동부 accent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단어수준 10000에 한국 accent가 심한 사람과 누가 "더" 영어를 잘한다고 굳이 비교하지 않겠습니다.(둘 다 정확한 단어 사용과 문장을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제가 비교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00단어로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의사전달이 가능하다면 그만이고, 더 많은 단어가 필요한곳에서 힘들어 하겠죠. 마찬가지로 한국 accent가 심한 사람은 그 한국 accent를 잘 못알아 듣는 유럽 사람하고 대화할때 힘들어 할 것입니다.

결론입니다.
일정 시간 이후에 배운 언어는 모국어 accent를 버릴 수 없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교정이 가능합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어휘력, 문장 구성력, 정확한 발음과 표준 accent는 모두 중요하니 기울어 지지 않도록 균형있게 공부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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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29 11:11
수정 아이콘
어디 accent 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 보단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것이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기미수
12/03/29 11:1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국사람이 쓰는 한국어조차도 머리 속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말하는 것과 단순히 쓰여진 글을 읽는 것의 차이가
있더군요. 내가 생각이 정리된 말을 할 때는 유창하고 전달이 잘 되지만, 단순히 읽을 때는 요점을 모르기 때문에 버벅이게 되죠.
영어나 다른 언어도 내 머리 속에서 정리가 잘 되어야 표현이 잘 되고 잘 이해시킬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글쓴 분의 말씀처럼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더불어 생각의 정리와 경험까지 더해진다면 좋겠네요.
김판타
12/03/29 11:2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말처럼 음절기준(syllable timed language)이 아니라는점이 발음에서의 큰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강세 중심 언어다보니(stress timed language) 우리나라처럼 자음과 모음이 항상 연결되는게 아니고 강세, 엑센트 부분을 중시하여 말하고 들으며 나머지는 대충 발음하다보니 듣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2/03/29 11:26
수정 아이콘
전적으로 동의하는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려면 해외(특히 미국)로 나가야한다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토플을 110점 이상받아도 유러피안의 발음과 중국인의 발음 흑인의 발음에 익숙치않아 영어사용에 곤란함을 느낀다면 토플의 고득점은 무가치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한국사람에게 있어 특히 한국말에는 없는 발음을 열심히 연습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영어를 제 2외국어로 학습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정확한 알파벳 발음과 문법에 맞는 문장과 정확한 단어를 구사하는것이라고 생각해요.
끝없는사랑
12/03/29 11:3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발음의 정확도는 나라마다 다 요구하는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럴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How do you do를 아주 아주 정확하게 발음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듣돈 녀석이 hey going mate 를 그냥 대충 꽈서
그 억양대로 말하니 아주 정확하게 알아듣더군요..
12/03/29 11:43
수정 아이콘
똑바른 발음은 중요한 언어의 구성요소임에 틀림없지요.

추천누르고 갑니다.
12/03/29 11:48
수정 아이콘
해외생활 6년차로 접어드는 사람으로, 마지막 문장에 동의합니다. 모두 중요하니 균형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거요.
어휘력, 문장구사력, 발음,액센트 모두 중요한데 어떤쪽에 더 시간 투자를 해야 할 지는 본인이 어디가 제일 약한지, 즉 bottleneck이 뭔지를 알고 그걸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해야 하겠죠.

불행하게도 저같은 경우는 만 5년이상을 해외서 보냈지만 아직 가장 약한 쪽이 문장구사력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걸 적시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직 어렵습니다. 하려는 말을 했는데 발음이나 액센트때문에 상대방이 못 알아들어서 곤란했던 경우보다는 이걸 어떻게 말하지 하면서 머리속에서 순간 버퍼링이 생기는 경우가 더 당혹스럽고 자주 발생합니다. 제 경우에 영어사용의 목적이 비즈니스이니 communication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겠지만요. 인도영어건 필리핀영어건 싱글리시건 알아듣기힘든 발음으로도 유창하게 말하는 친구들이 부럽습니다.
청바지
12/03/29 12:04
수정 아이콘
좋은글감사합니다. 근데 외국에 살아보기 전에는 어떠한 발음이 잘 통하는 발음인지 알기가 참 어려우니..
한국 영어 교육이 좀더 다양한 억양/발음을 다룬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12/03/29 12:59
수정 아이콘
저도 영어 처음 공부할 때 미국사람에게 맨하탄과 맥도날드라는 발음을 전달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발음과 억양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내 발음과 억양이 나쁘다고 부끄러워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업상 영국사람들과 자주 이야기하는데 영국북쪽 영어를 아주 못알아들어서 런던사람에게 통역을 부탁했더니 자기도 못알아듯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다름으로 인정하고 많이 이야기하다보면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결국은 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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