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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14 20:54:49
Name 슬러거
Subject [일반] [해축] EPL400경기 출장을 자축한 스티븐 제라드
우리나라 시각으로 정확하게 몇시인지는 모르겠네요.
아마도 오늘 새벽이라고 보여집니다.

리버풀의 칼링컵 결승으로 인하여 연기되었던 머지사이드 더비인 리버풀vs에버튼 경기가 앤필드, 리버풀 홈구장에서 있었습니다.
리버풀은 리그 3연패를 하면서 팀 분위기가 급다운되어 있었고 에버튼은 강팀 토튼햄을 그것도 원정에서 잡아내면서 기세를 올리던 시점이였는데요.
만약에 리버풀이 이번에도 지면 10년만에 리그에서 4연패를 할 뻔 했으나 다행히도 간만에 선발 출장한 캡틴 제라드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3:0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사실 면면히 뜯어보면 에버튼의 명장인 모예스 감독은 그의 능력에 반하여 리버풀과의 더비 성적이 꽤나 좋지 않은편인데요(그냥 에버튼 팀 자체가 앤필드에서 이긴걸 거슬러올라가자면 한참 가야된다는..) 라인업까지 주말에 토튼햄전에서 뛰었던 옐라비치, 네빌, 오스만, 케이힐을 모두 주말 FA컵을 위해 제외한 탓도 없지 않아 있어보입니다. 현 에버튼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개인적으로 오스만-베인스 정도로 보고 있는데 특히 그 중에 가장 잘하는 오스만이 빠졌거든요.

리버풀은 선발 라인업에 제라드가 복귀하면서 아담이 빠지고 카윗 대신에 캐롤을 기용한 4-4-2를 들고나왔습니다. 선더랜드전과 수비진 라인업에서 비교하면 센터백이 코아테스에서 캐러거로 바뀐 점 정도가 있었네요.


#1. 제라드의 존재감

- 뭐 그냥 다 필요없고 제라드가 현재 리버풀에서 얼마나 필요하고 또한 어떤 존재감을 가지는지 여실히 보여준 게임이였습니다. 뭐 사실 해트트릭이라는 스탯은 수아레즈가 거의 다 만들어 준 것을 골네트에 넣기만 했다고 인터뷰한 것이 과언이 아니긴 하지만 결국 아담이 얼마나 제라드에 비교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보여지네요. 제라드가 중미에 박혀서 무게감 잡아주니 파트너인 스피어링도 역할 잘 잡고 미들에서 잘 쓸어줬고 더불어 켈리의 오버래핑까지 논스톱 연결이나 긴 패스로 공격을 잘 이끌어냈습니다. 뭐 일단 제라드라는 캐릭터가 미들이 필요하다는 탈압박+빌드업+전개+결정력이 모두 A이상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결국 공격적으로 많이 전진해서 골을 넣어주는 자리에 제라드가 있어야한다는 걸 잘 증명했습니다.

헨더슨은 그걸 신경써서인지 굳이 많이 치고 올라가기보다는 중원에서 자주 플레이했고(뭐 이건 원래 성향상 그렇기도 합니다만..) 제라드는 역습시 치고 들어가는 상황과 템포 죽었을 때 깊숙히 자리잡는 상황을 잘 이해하면서 게임을 원활히 풀어냈습니다.


#2. 참 대단하긴 대단한 수아레즈

- 뭐, 그냥 경기력에 관해서만 얘기 하겠습니다. 오늘 경기 같은 경우에는 2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첫골도 켈리가 차기 직전의 스루패스가 수아레즈 작품) 그냥 골 넣는거 빼고는 포워드가 할일을 다했습니다. 흔들고 연결 잘하고... 좋은 논스톱 슈팅 하나는 하워드의 선방에 걸렸구요. 참 보면 볼수록 예측하기 힘든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습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는 리버풀 시절의 토레스 만큼은 아니지만 참 침착한 편이구요.

뭐 여러가지 일도 있었고 PSG이적설도 있습니다만, 아마 이런 점 때문에 리버풀은 수아레즈를 계속 데리고 가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3. 에휴.. 다우닝

- 대체적으로 올시즌 이적 선수들은 돈 값을 정말 못하고 있습니다. 엔리케는 빼고 말이죠. 특히나 다우닝은 운도 지지리도 없긴 하지만 희안하게 게임이 안풀리고 있다고 하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그놈의 리그 0골 0어시, 즉 0의 행진을 좀 깨기만 하면 자신감이 더 붙을텐데 오늘도 유일한 어시시트 기회였던 크로스를 켈리가 발에 맞히지 못하면서 그냥 날아가 버리고 말았죠. 그거 말고는 대체로 조용했습니다. 이번 시즌 보여주는 플레이들처럼요. 정말이지 리버풀이 수년간 꾸준히 노릴 정도로 영연방 왼발잡이에 다이내믹한 클래식 윙어인데. 뭐가 문제인지를 잘 모르겠더군요.

헨더슨은 자신의 포지션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상황 판단이 자꾸 왔다갔다하는 면 때문에 그렇다고 보여지지만 다우닝은 고정된 포지션에 뭐 베일이나 나니처럼 중앙으로 굳이 들어오는 걸 선호하지도 않는 선수인지라 중미가 좀 답답해도 중타는 치는 선수였는데.. 시즌 내내 꾸준히 선발로 기용된 거 치고는 정말 처참한 모습이 아닌가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럴수록 막시의 상실감만 커져가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카윗이야 오른쪽이 주자리라고 치지만 나오면 그래도 골도 잘 넣고 플레이도 괜찮은 막시가 시즌 내내 부진한 다우닝에 비해서 너무도 출장 횟수가 부족해서말이죠. 막시 얼굴 본지가 언제야....


# 줄이며..

- 뭐 한게임 이겼다 뿐이지 지난 글의 얘기처럼 사실상 챔스는 물건너 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게임 전날에 아스날이 홈에서 뉴캐슬 상대로 역전승하기도 해서 승점차가 줄지 않았기 때문이죠.(페르시가 1골 넣었지만 간만에 3골 넣으면서 페르시와의 경쟁에서 골 차이 조금 벌리기는 했네요....) 그리고 오늘 게임에서 캐롤이 선발로 출장했는데 골 기회가 적기도 했지만 경기력은 뭐 무난했다고 보여집니다. 좀 자주 투입해도 좋을 듯 보이더군요.

그리고 제라드의 EPL400경기 출장을 축하해주고 싶더군요. 00-01시즌 리버풀 리뷰에서도 뛰고 있는 선수가 아직도 리버풀에서 핵심선수로 뛰고 있으니.. 아, 제발 제라드 은퇴전까지 EPL트로피 한번 꼭 좀 쥐어줬으면 좋겠네요. 유일하게 못가진 트로피가 아마 리그랑 월드컵일텐데.. 아 세계 클럽 선수권도 없나...


P,S : 아,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리버풀 선수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이안 러쉬 이후로 약 30년 만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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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4 21:21
수정 아이콘
머지사이드에서 헤트트릭이라니..대단하군요. 역시 더비는 로컬보이인가... [m]
12/03/14 21:38
수정 아이콘
막시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시즌 막판에 막시가 헤트트릭까지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니까요. 팬들도 킹케니의 다우닝 사랑에 답답해 죽겠는데 막시 본인은 오죽하겠습니까. 달글리쉬의 로컬 고집이 괜찮은 선수 하나 망친 거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소녀시대김태연
12/03/14 21:43
수정 아이콘
풀페르시와 골격차를 좁혔다는말이 왜이렇게 슬프죠..
강가딘
12/03/14 22:16
수정 아이콘
새벽5시에 했습니다. sbs espn에서 생중계 했구요.
후반전만 봤는데 최근 경기와 비교해서 확실히 제라드가 있을때와 없을때에 공격력 차이가 크더군요.
괜히 종신계약한게 아니라는... [m]
SigurRos
12/03/14 22:19
수정 아이콘
제라드도 이제 다 늙었는데.. 진짜 리버풀 희망이 안보입니다.

진짜 슬프다.. 한숨만 푸욱~~
새강이
12/03/14 22:28
수정 아이콘
리버풀의 제라드 의존도는..줄어들 기미가 안보이네요 ㅠㅠ
12/03/14 22:30
수정 아이콘
리버풀의 레전드 답네요;; 더비에서 헤트트릭이라니..
12/03/14 23:38
수정 아이콘
리버풀은 이겨야된다 싶은 상대들에게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팀들하고는..
아우구스투스
12/03/15 00:24
수정 아이콘
이안 러쉬 이후 정확히 30년만이라네요.

뭐 좌절에 빠졌던 리버풀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죠. 에버튼 상대로, 홈에서, 캡틴 제라드가 해트트릭을 기록해서 승리를 거둔다라... 정말 최고라고나 할까요?

보면서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다른 어떤 선수가 해트트릭을 해도 이만큼의 이야기는 나오지가 않을 겁니다. 바로 제라드니까 가능한 것이기도 하죠.

뭐... 이제 어제군요. 어제부로 몇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아담은 확실히 로테이션 멤버 급이다. 제라드-루카스가 메인이고 이 중 한명이 빠지면 그 자리는 스피어링이 낫다.
2.다우닝은 제발 앤필드 마크 좀 찍어주길 바란다. 다우닝의 이번시즌 찬스 메이킹 숫자는 무려 44회. 리버풀 팀내 1위지만 어시스트는 0이다.
3.캐롤을 지난 몇경기 선발에서 뺀건 확실히 패착이다. 다행히 폼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초반에는 무딘 모습이 나왔다. 맨유-아스날-선더랜드. 이 세 경기 모두 캐롤은 후보로 나왔고 모두 패했다. 그 사이에 캐롤은 FA컵과 칼링컵에 나와서 깨알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4.아무리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아직 코아테스보다는 캐러거다.
5.헨더슨은 오른쪽에서도 잘 뛸수 있다. 다만 조건은 중앙에 제라드가 있을 경우다. 혹은 컨디션 좋은 켈리와 호흡을 맞출때이다.
6.스피어링은 정말 투지가 넘친다. 하지만 반칙을 하려고해도 몸싸움이 밀려버리는 그 피지컬은 어쩔수가 없다. 기량, 선수의 그릇, 패스, 경험, 헤딩능력이 모두 루카스에게 떨어지지만 가장 큰 차이는 피지컬이다. 루카스는 179cm의 키에 나름 탄탄한 몸을 지녔다. 피지컬이 떨어지는 윙이 아닌 미드필더가 EPL에서 살아남는 법은 세밀함과 정교함, 볼 간수를 모두 가졌을때이다. 그 예는 모드리치와 실바. 그런데 스피어링은 그들보다 투지는 뛰어날지언정 다른것은 떨어지고 심지어 피지컬도 그들보다 훨씬 떨어진다.
7.수아레즈는 리버풀의 에이스다. 그리고 수아레즈는 드디어 다른 선수는 물론이고 캐롤을 이용하는 법을 깨우치고 있다.
8.스크르텔은 벽이다.
그리고...

9.제라드는 영웅이다. 더불어서 이제 중원에서 제라드와 함께 루카스의 공백은 정말 뼈아프다. 스피어링이 그렇게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루카스 공백이 느껴졌다.
Go_TheMarine
12/03/15 01:01
수정 아이콘
경기력 괜찮더군요.
사실 21번의 골대불운만 없었어도 4위권에는 있었을텐데....쩝...
뭐 아쉬운건 어찌할수 없는거고 10경기에서 7승2무 1패만 찍어줬으면 합니다.
루카스는 올시즌보다는 다음시즌에 100%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하네요.

그리고 리버풀이 수아레즈를 안고갈지...
psg 이적설 기사가 났는데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네요.
제라드-수아레즈가 리버풀 전력의 70%는 되보이는데...
12/03/15 09:55
수정 아이콘
더럽게 못해도 몸하나 튼튼해서 좋다던 루카스가 시즌아웃당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크크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7위안에서 시즌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그나마 선수수급이 조금 원활하지 않을까요. 막 8위 이래서 유로파도 못나가면 이건 뭐..

칼링컵 우승해서 유로파는 나갈수 있나요? 가물가물..
김치찌개
12/03/15 20:17
수정 아이콘
400경기라 대단하네요

역시 리버풀의 레전드 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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