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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31 04:36
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드는 글이군뇨. 하앍하앍
본문 내용과 관련된 갑론을박은 그렇다 치더라도, 제발 엄한 방향으로 파이어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ㅠㅠ
11/10/31 04:52
그나저나 이 글에는 성경비평학 같은 거 배워 보신 신학생 회원분들이 등장해서 견해를 밝혀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쪼렙이라... 하앍하앍)
11/10/31 05:21
기독교에서 제일 중요한게 항목(?)이 믿음이죠.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있었고 여러가지 기적을 행하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을 믿지 않는 이상 기독교는 성립 자체가 안됩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천지창조, 홍수, 부활 다 말이 안되죠.
그리고 예수는 실존인물일 것입니다. 그 내부에는 과장도 있겠지만 이는 충분히 증명 가능할 겁니다.
11/10/31 05:25
절름발이이리 님// 가령 위에서 김똘똘이와 백설공주의 예를 드셨는데... 아주 다르죠.
김똘똘이는 기록돼 있으면 굳이 부정할 필요 없고, 이런 상황에서 김똘똘이가 없었다는 게 있는 것도 이상합니다. 예수와 비교하기에는 사료 자체가 없는 거죠. 백설공주 역시 그림 형제가 전설을 모은 것입니다만, 예수의 경우 그 시기가 비교적 명확합니다. 멀리 갈 것 없죠. 기원전과 기원후의 구분. 이렇게 때를 명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백설공주와 역시 급이 다릅니다. 지금 하고 있는 건 사료의 검증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지 그에 대해 있다 없다를 정설로 논할 수준은 못 됩니다. 각 복음서들의 사본이야 수백년 이후의 것이라지만 그 원본 자체는 수십년 후 정도로 추정되고, 어느 정도 가필되었느냐가 계속 논란 중에 있습니다. 이거 하나만 해도 한 세월이고 수많은 학설들이 나뒹구는 상황이죠. 한편 이 구전들이 어느 정도로 [실존하는 예수]를 다뤘느냐 역시 논란입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들어가면 끝이 없죠. 보통 역사학계에서는 이걸 가지고 어느 한 쪽이 정설이다 이러지는 않는 걸로 압니다. 종교계에서야 당연히 실존을 밀 수밖에 없고, 그 영향력 때문에 과학계 역시 실존을 중점에 두고 하고 있지만, 정확히는 둘 중 어느것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굳이 과장할 필요는 없죠.
11/10/31 05:25
절름발이이리 님//
실존을 부정한다는 것과 그것을 증명할 사료가 없다는 것은 동일한 의미가 아닙니다. 실존을 부정한다는 명제는 존재하지 않다라는 뜻이고, 증명할 사료가 없다는 말은 존재의 가부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고, 존재가 있었다는 것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죠. 존재의 유무와 그 근거의 유무가 어떻게 동일한 의미로 해석되는 이해가 안가는 군요. 신뢰할 만한 사료가 없다는 말과, 증명할 여지가 없다라는 말이 동의어라는 말은 어디서 통용되는 사실인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역사학이나 공학이 아니라도 이 세상에 모든 학문에서 저런 태도를 견지하는 학습자가 있나요?? 일단 제가 배우고 있는 해석학의 범주에서는 저런 태도는 없습니다. 다만 증명할만한 실익이 없다고 하고.. 넘어가는 ;; 크크크 그런 사례는 흔하긴 합니다만..
11/10/31 05:40
전체적으로 예수는 실존인물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가정하고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에 관한 음모론은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결과를 가정하고 끼워맞추는 거죠. 예를 들어 타키투스의 기록이 당시 그리스도인들의 기록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 그렇게 따지면 많은 역사 기록들은 다 무시되는 겁니다. 역사가 반드시 그 자리에서 직접 목격한 사람의 기록만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요세푸스의 기록이 조작되었다는 근거도 제시 안 하셨네요. 예수는 죽지 않았다, 마리아와 결혼했을 것이다 등등 많은 음모론이 있지만 근거 없는 건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고대의 인물들을 고고학적으로 완전히 증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쉬운 예로 소크라테스도 그의 제자 플라톤의 저작으로 그의 사상을 알 수 있지만 그게 그의 실존을 증명하지는 못하거든요. 위키를 보면 아리스토텔레스나 크세노폰의 저작에서 소크라테스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지만 본문의 논리로 따지자면 그들도 어차피 소크라테스를 따르던 아테네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기록은 본문의 논리에 따르면 증거가 될 수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신 분이랑 저의 결론은 같습니다. 예수를 역사적으로, 정확히 말해서 고고학적으로 증명할 만한 자료는 없습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성경 자체가 고고학적 증거가 부족합니다. 다윗과 솔로몬의 왕국, 모세의 출애굽 흔적,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등 성경의 많은 핵심 스토리들에 고고학적인 증거가 있는 건 아닙니다. 심지어는 솔로몬이나 다윗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돌조각 하나만 나와도 엄청나 이슈가 될텐데 그것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죠. 그러니까 결국 종교논쟁으로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성경의 기록을 사실로 믿느냐 안 믿느냐는 종교적 신념과 연관될 수 밖에 없거든요. 종교논쟁을 원하시는 건 아니시니까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만 예수가 있고 없고가 인물의 실존적 의미 이외에 그닥 중요한 것 같지는 않네요. 예수의 종교가 세계사에 끼친 영향력이란 제가 다 설명할 수 있는 분량의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11/10/31 05:43
눈시BBver.2 님//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셨어야죠. 예수라는 말을 하지만, 학문적으로 나눌 때 정의할 수 있는 게 한둘이 아니거든요. [역사로서의 예수] 여기에도 마찬가집니다. 어느 행적까지의 예수, 어느 부분까지의 예수, 수 없이 갈립니다.
그런데 님은 그에 대한 해명을 너무 늦게 하셨네요. 파이어에 관련 없이 학문적인 얘기를 할 때는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가지고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역사학 뿐만 아니라 다른 거 다 마찬가지 아닌가요? anonymous, the one 이렇게 표현하셨지만 이에 대한 것도 어느 부분까지냐에 대한 게 정말 많구요. 다른 신화와 역사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라면 모르겠지만, 예수는 일단 너무 세세하기에 그 분류 역시 세세하게 해야 되거든요. 그렇게 해도 힘든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쓸데 없는 말만 많아지죠. 어쨌든 그런 뜻으로 말씀하셨다면 동감하는 편입니다. 어느 수준이냐가 문제죠.,
11/10/31 05:55
흥미로우면서도 의외로 거친 파이어는 없는 거 같으니 댓글이 너무 길어지면 제가 바로 위에서 한 식으로 밑에서 다시 얘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_@) 재밌네요.
복음서의 사료 문제는 위에서 살짝 댓글 달아뒀으니 확인해 주시구요.
11/10/31 06:01
이 부분이 정말 흥미로운 건, 크리스트교가 어떻게 로마로, 세계로 뻗어나가게 됐느냐의 문제와 결부되기 때문이죠.
유대교와 크리스트교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믿기만 하면 된다"는, 선민의식을 버린 거거든요. (아 물론 선행 역시 기본 스킬이구요. 이것 역시 중요하네요) 물론 후에 성배니 어쩌니 하면서 가계를 연결시키려 하고 우리가 예수의 후손이다 이런 건 많았지만요. 이것이 나자렛 예수의 원형이 될 만한 인물에게 있었고, 그래서 이민족들도 믿게 되면서 퍼지게 된 건지. 이것을 퍼뜨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바울 등의 인물들이 이런 식으로 바꾸었던 건지. 이런 거죠. '-'
11/10/31 07:49
고대 지중해 근방의 유명한 철학자들도 사료가 부족합니다.
그들은 저서가 없고 제자나 후손들의 책에 대화체로 남겨져있거나 기록되어있죠. 대표적으로 탈레스나 소크라테스입니다. 소크라테스 존재여부를 먼저 따지는게 어떻게 보면 종교논쟁을 피할 수 있었을거같은데 아쉽네요 [m]
11/10/31 08:13
예수의 정체는 "The man from earth"라는 저예산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선사 시대부터 살아온 불노의 인간이며
부처의 제자였다는. 이 영화를 언급하는건- 현재 이 글이 달아오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교인 분들이 '실존 여부와 믿음은 별개이다.'라는 쿨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 입니다. 그런데 그게 결코 대세가 아니라는걸 굳이 지적하고 싶어졌습니다. 아마 전세계의 대다수가 아닐 겁니다. 개인적인 경험상으로도, 살다보니 몇몇 교회 및 그에 준하는 기관들에서 성경 교육을 조금씩 받았는데 (성경을 포함한) 사료를 근거로 '역사적 인물'로서의 예수를 입증하려들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11/10/31 09:45
기독교인이지만 성경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은 아닌지라 이것저것 세세하게 알지는 않는데,
절름발이이리님이 말씀하신 anonymous건 the one이건 상관없이, 존재만 하면 되죠. 어찌되었든 알려져있는 사역을 한 존재(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보니까 사람이라 적기는 그렇고)를 부정하지만 않는다면 기독교 문제와는 아무 문제가 없죠. 일단, 사역하신 분은 존재했을테니까요. 기록여부를 놓고보면, 예수님이 계시던 상황에서는 로마는 크리스트교를 철저히 배척하지 않았나요? 당연히 기록을 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유대인들 역시 예수님의 사상을 부정했었구요. 그가 그 시대에서는 단순히 서민들이 지지하는 존재이자 나라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존재였는데, 그를 따르던 사람들의 기록말고는 남지 않는게 어떻게보면 당연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기록을 역사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증명 할수는 없죠.
11/10/31 10:11
노자랑 어찌 보면 상당히 유사하네요.
1. 예수가 언급된 확실한 사료는 없다 - 노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3명 정도가 유력한데, 전부 근거가 빈약하다. 2. 동정녀에게서 낳았다 - 날 때부터 80세였다. 3. 죽은 지 사흘만에 부활하여 하늘로 승천했다 - 200세까지 산 후에 신선이 되었다. 4. 성경은 후세인 여러 사람이 기록한 탓에 모순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 도덕경의 상당부분이 후대에 손에 쓰여져서 도에 대한 개념조차 서로 혼동되고 있다. 5. 둘 다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소수 의견이 있다. 다만 그 성인이 실존인물인지 아닌지는 각자 판단에 맡겨야 할 듯 합니다. 실제로 후대 기록과 일치하는 성인이든, 가공의 인물이든, 실존인물이되 많은 부분이 부풀려졌건, 그 다음부터는 개인의 직관에 맡겨야할 것 같네요.
11/10/31 10:20
일단 신약성경의 대부분이 주후 60~100년 사이에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니 거의 동시대, 동세대에 기록되었다는 이야기죠... 물론 예수의 생전 당시에 기록된 문서들은 없지만... 그의 수제자인 베드로가 주후 62년에 베드로 전후서를 기록한 것을 생각해보면... 복음서의 내용이 거짓일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합니다... (제자들이 아직 살아있는 시기에 누군가 소설을 쓴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어긋난다고 보입니다만...) 없던 사실을 지어서 기록하기에는 신약의 27권과 외경등을 포함하면... 너무나 많은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을 증거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그 내용은 저자는 다를지언정 결국 하나의 내용으로 묶어져 있습니다... 예수는 평범한 평민의 신분이었고 그의 출생지 갈릴리는 가장 천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었기에... 그 누구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며 또한 예수의 공생애 기간이 3년 밖에 되지 않음을 생각해 보면... 무언가 공식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게 오히려 더 아이러니 해보입니다... 로마 제국에서 바라보았을 때 예수는 그저 한낱 폭동자에 불과했을 것이고... 이런 폭동자에게 많은 기록을 할애하는 기록관은 없을 것이고 아마 그것을 기록에 담는 것 조차도 꺼려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이후... 사도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되면서 주후 50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기독교는 퍼져나갔고... 결국에는 로마가 국교로 기독교를 수용하게 되죠... 꾸며낸 이야기가 단기간에 이런 파급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려면... 너무나도 많은 무리한 가정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보여지네요... 마지막으로 성경의 원본이 존재한다면... 그 성경 원본을 둘러싼 엄청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마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지구 평화를 위해서 유익한 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신약 성경의 수 많은 사본들이 있지만 서로의 내용이 다른 점은 한 페이지조차 안되며... 그 것 조차 신약의 큰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11/10/31 10:43
복음서에 대한 부분인데요.
개인적으로 복음서의 이름을 메튜, 누크, 존이라 하지 않으셨으면서 마가만 마르코라고 했는지 의아하네요. 우선 복음서가 예수가 생존해 있을 때 쓰여진 것이 아니다라는 부분은 분명한 팩트입니다. 3~50년 정도 후의 기록이죠. 근데 이렇게 표현해놓으니까 그런거지, 신약성서 전체가 생전에 쓰여진 것이 아닙니다. 전부 사후에 기록된 것이죠. 복음서가 왜 기록되었는가를 추정하면요. 그전까지의 기록은 아마도, 어딘가에 가서 설교를 하면 누가 그 설교를 기록한 기록들이 있었을 겁니다. 물론 수업중의 필기가 다 그렇듯이 말하는걸 그대로 받아적는게 아니죠.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보니, 받아적은 것도 조금씩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설교를 직접 들었던 사람은 상관이 없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여러사람이 적은 것의 차이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죠. 초기에는 직접들었던 사람들이 많았을테니 문제가 별로 없다가 점점 문제가 커졌을 겁니다. 특히, 사도들이라 불리는 제자들이 죽을때가 가까워 올 수록 그런 부담감은 커졌겠죠. 그래서 기존에 있던 기록들을 취합, 사도들이 직접 정리한 것이 복음서다... 라는게 일반적인 해석이죠. 기독교인들이 아닌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가장 먼저 쓰여진 마가복음의 저자 '마가'는 수제자라 불리는 베드로의 수제자로 추정하는 인물입니다. 예수를 직접 본 인물로도 추정하구요. '마태'는 제자들 중 한 명이고, '누가'는 목회자입니다. 마지막으로 '요한'은 워낙 요한이란 인물이 많아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예수의 가장 어린 제자였던 요한으로 추정합니다. 일반적으로 '공생애'라고 표현하는, 예수가 이스라엘을 돌아다닌 시기는 3년 반정도입니다. 실제로 주목을 끈 것은 더 짧았겠지요. 거의 주목을 끌자마자 사형당했을 겁니다. 이런 인물에 대해서 로마쪽의 직접적인 기록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있을 수도 있지만. 직접적인 기록이 없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상황은 아니란거죠. 사해문서들은 좀 더 오랜시간에 걸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적어도 1세기 이후는 아니죠. 예수탄생 1~2백년전부터, 몇백년간에 걸쳐서 기록된 겁니다. 그리고 이것을 기록한 사람들은 기독교인이 아니며, 더더욱 일반적인 유대인도 아닙니다. 종교적 박해를 피해 고립된 사람들이죠. 사해문서는 구약성서와 자기들의 성서해석, 그리고 기타 자기들의 행정적인 문서들입니다. 예수에 대한 기록이 있을수도 있지만, 없다고해도 특이한 상황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예수가 예수로서 있었던 시기는 3년 반입니다. 그리고 로마의 지배지역 중 하나인 이스라엘에서조차 받아드려지지 않았던 인물이구요. 대체로 예수를 따라다닌 문제는 '이스라엘의 왕'이란 칭호가 문제였던 건데, 로마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친 로마파로도 보일 인물이란거죠. 군사력도 갖추지 않았었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따라다닌거죠. 문서기록은 그 추종자들에게서만 발견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분명한 건 예수가 존재했는지를 증명할만한 문헌은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예수란 인물이 없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건 아닙니다.
11/10/31 10:52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것과 관계없이, 기독교라는 종교가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것도 '예수'라는 인물의 존재에 대한 증거 중 하나가 아닐런지요. 예수 역할을 했던 익명의 인물의 존재? 아니 그게 예수 아닌가요? 지금 예수가 실존 했냐는 질문의 의미가 성서그대로의 요셉과 마리아와 야훼의 아들인 예수가 존재했느냐는 질문은 아닐 거 아닙니까. 신약성경의 내용이 되는, 많은 부분이 상상으로 추가되었더라도 아무튼 그 원형과 근간이 되는 '인물'이 실존했느냐는 질문일테고 그 인물의 '이름'도 사실 별 중요한 내용이 아니겠죠. 그 시대에 그러한 혁신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이 있었느냐- 가 예수의 실존에 대한 질문일테고 그러한 사상이 널리 퍼졌다-는 것이 사실인 이상 별 의미있는 논쟁은 아닌 것 같습니다.
11/10/31 11:09
성경에 나오는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를 재판한 후에 그의 결백을 인정하고 말았지만, 유대인들의 압박에 못이겨 십자가에 못박았다는 부분도 과장일 가능성이 높다더군요. 당시에는 시위 및 폭동 주도자들과 각종 범죄자들을 하루에도 수 십명씩 처형했다고 합니다. 로마의 입장에서 예수는 그저 듣보잡이었을 거라는 거죠.
11/10/31 11:56
근데 바울이 생전의 예수를 만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사도직의 정통성이 공격 받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는 부분이나, 예수를 만나본 12사도들에 대해서 열폭하는 구절 같은 걸 보면, 도저히 예수가 가공의 인물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바울이 드러낸 예수와 관련된 심상적 태도들이 모조리 창작이라는 이야기인데, 이거야말로 음모론적이지요. <모든 의도를 지배하고 주도하는 미스터 X의 존재>를 상정해야 하니까요.
결국, 어떤 성서에 묘사되는 형태의 예수라는 인물은 없을지언정, 이런 <예수 전설>의 모체가 되고, 초기 기독교인들의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특정한 인물 A는 존재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걸 예수라고 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요. 가령 삼국지 연의에서 기술된 제갈량에 대한 기록이 과장/윤색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제갈량이란 인물이 없던 것은 아니듯 말이지요.(물론 이건 여타 사료에 의해 증명되는 바이니 그런 것이긴 하겠습니다만. 요지는 X라는 인물에 대해 과장과 윤색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X를 X가 아닌 다른 것으로 간주할 것은 없다는 겁니다.)
11/10/31 13:10
옛날에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전파가 존재한다던지 빛의 색깔이 여러개 있었다는지를 몰랐던 것처럼 역사학 혹은 고고학적인 발전이 아직 부족하기에 예수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1/10/31 13:25
신비주의적으로 보았을 때 실존했었다고 거의 확신합니다. 신약에서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 중 많은 부분이 전통이나 집단지성 등으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수준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마태복음 5장 3절 Blessed are the poor in spirit (심령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의 어떤 종교 지도자들도 영혼이 가난한 사람이 훌륭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완벽한 반 상식이죠. 또는 누가복음 9장 60절 Let the dead bury their own dead (죽은 자들로 자기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아버지 장례를 치르겠다는 제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전통사회에서 결코 나올 수 없는 말이죠. 예수님이라는 존재가 여기저기에서 끌어와서 만들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물론 그의 주변부 일화들 여럿은 다른 곳에서 끌어오기도 하였고 각색되고 덧칠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말이죠.
11/10/31 13:28
당대의 기록 방식이 어차피 현대처럼 "객관적 사실 + 증명" 의 형태로 쓰여지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현대의 고고학 및 역사학적 기준에서 그것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에러죠. 증명하려고 쓴 글이 아닌데, 증명이 없다고 거짓이라니;; 그렇게 따지면,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같은 경우도, 100% 소설이라고 해버릴수 있잖아요? 완전히 허황되고 모순된 내용들로 가득찬 글인데 말이죠... 그런 면에서, 새삼 사마천의 위대함이 느껴지네요... 그 시대에 그렇게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었을까 싶고...
11/10/31 14:47
댓글을 꼼꼼히는 아니도 적당히 발췌독을 해보았는데, 제 나름대로 정리하자면
1. 예수가 존재했음의 증명이 되는 사료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1-1. 가장 오래된 성경의 사본은 4세기 경의 물건. 1-2. 성경이 누가 언제 어디서 기록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은 사료로서 신빙성을 많이 떨어뜨린다. 2. 로마쪽에서 예수에 대한 기록이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2-1. 예수 생존 당시에 로마입장에서는 듣보잡 사건일 가능성이 높기때문. 2-2. 바울에 대한 기록은 비교적 정확한 반면 바울의 퍼뜨렸던 가르침의 원조에 대한 기록이 없는 부분은 탐탁치 않다. 3. 정황을 보건데 예수라는 인물의 존재, 가능성은 있지만 논란의 여지도 많다. 저는 굳이 따지자면 예수가 존재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수 당시엔 예수가 듣보잡사건의 듣보잡인물이었다 치더라도 그후 50년, 100년으로만 가도 그 영향력은 엄청났을텐데 왜 기록이 남지 않았을까. 그 점이 가장 납득이 안되네요.
11/10/31 15:13
종교적인 메시아 예수가 아니라
역사적 인물로의 예수라... 글과 댓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예수는 실존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11/10/31 16:34
1~2세기 로마 속주의 행정업무를 생각한다면 예수의 재판 사료 여부는 오히려 찾기 힘든게 정상이고, 찾는다면 정말 놀라운 대발견이 될겁니다. 로마제국이 기록을 중시했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로마의 중앙행정체계 하' 의 기록만이 남을 뿐이고, 그나마도 소실된 분량이 어마어마하거든요.(기록 소실이 안되었다면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의 23년 치세가 그렇게 기록부족이 될리가.(...)) 거기다, 3세기의 위기 이후 전체적인 속주 재개편이 이루어지기 전의 로마제국의 속주 치세는 거의 대부분의 영역이 지방자치에 가까웠고, 이 말은 '예수의 재판과 관련된 행정기록' 의 대부분도 로마제국의 공문서가 아니라 당시 유대인들의 자치조직 하에서 이루어졌을 거란건 상식적인 일이죠. 유대인들끼리 재판하고 사형같은 중형만 로마 행정관에게 넘긴 내용은 다른 지역의 로마제국 지방통치에서도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거기다 당시 유대인 지역은 마악 소요가 일어난 직후라서 더더욱 기록 소실의 가능성이 커요. 실제로 이건 폰티우스 필라투스(본디오 빌라도)의 말에서도 함축되어 있습니다. '너가 유대인의 왕이냐?' 하는거 말입니다. 이양반이 소요의 원인제공자이자 진압자였거든요. 소요 주동자를 안잡아가면 문책당할 판이니. 이게 소설이라면 최소한 이걸 쓴 사람은 이당시 유대 지역의 정황과 필라투스의 저때 처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걸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였을 겁니다. 재판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지방의 유력자 내지는 문학자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차라리 모델케이스가 있고 거기에 가필을 했다고 생각하는 게 더 타당해 보이지만, 역시 사료부족입니다. 여기서 사료부족이라 함은 사료 자체가 없다는 게 아니라는 건 다들 아시리라 봅니다. 아, 덤으로 유대지역 소요는 다른 기록으로도 확인되는 일입니다. 소요 자체는 '역사적 사실' 이지요.
11/10/31 18:34
예전에 pgr 질게에 했던 질문인데 참고가 될지 모르겠군요.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bug&page=1&sn1=&divpage=19&sn=off&ss=on&sc=on&keyword=%EC%8B%A4%EC%9E%AC&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02846 그런데 시대정신이라는 다큐에 나온 이집트 태양신 종교와 동일한 부분들이 너무도 많다는 점을 함께 본다면 예수가 역사적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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