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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30 17:36:52
Name Ironmask
Subject [일반] 리버풀과 잉글랜드 리그의 위기가 생각나네요...
※ 먼저 리버풀 구단과 팬들께 애도를 표합니다.
    리버풀 구단은 헤이젤 참사와 힐스보러 참사의 '피해자'입니다.
    80년대 당시 잉글랜드 축구의 모순이 한 축구팀에게 집중되어 터진 불운한 사건이었습니다.
    리버풀의 잘못이 아닌, 잉글랜드 축구 전체의 책임이었으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더 선'의 보도에도 책임이 있는데, 이는 당시 영국 미디어 구조의 모순 탓도 있습니다.
    리버풀은 결국 잉글랜드 축구의 모순에 대한 희생양으로 책임을 졌던 것입니다.
    다행히 이후 잉글랜드 축구는 프리미어 리그 창설 후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기 리그로 거듭났습니다.
    제 글이 리버풀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희망합니다.

    리버풀이 비록 그 당시 모든 책임을 지긴 했지만,
    리버풀이 그 때의 악몽과 불명예를 씻고 반드시 도약하리라 믿습니다.
    맨유가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세계적인 명문 구단으로 거듭났듯이, 리버풀도 불행을 딛고 일어설 것입니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타격을 입었던 맨유가
    인천공항을 통해 매년 한국을 찾게 됐으니 잉글랜드 축구와 한국은 묘한 인연이 있습니다.
    리버풀의 미래도 그러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리버풀은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나 피해자의 이미지가 아닌, 존경받는 구단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 비결은 스스로 지난 과거를 다시 돌이켜보고, 과거를 몸에 쓴 교훈으로 생각하며,
    축구팬들과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리버풀은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 이 도입부는 댓글 중, 리버풀Tigers님의 요청으로 올립니다.
    글 전체를 뜯어고치면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시작 부분에 첨가해 넣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두 참사가 리버풀의 잘못이라는 오해를 피하시기를 바랍니다.




본문 시작:
한참 밑에 '노르웨이 테러범이 즐긴 게임 국내서도 인기 많아 우려' 글에 올린 댓글을 여기 올려봅니다.
왠지 이 사건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아 올려봅니다.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freedom&page=6&sn1=&divpage=6&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0572


댓글 내용:
제 생각에는 결국 '책임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사도, 게이머들도, 정부도 모두요.

축구에서 리버풀의 헤이젤 참사가 생각나네요.
관중에서 난동을 부린 것이 구단의 책임일까요? 훌리건들의 책임일까요? 아니면 이를 방치해둔 잉글랜드 리그 사무국 책임일까요?
구단은 억울합니다. 잉글랜드 전체가 그러하고, 구단 혼자서 책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왜 우리만 이미지 나빠지냐고...
잉글랜드 리그도 억울합니다. 리버풀이 잘못했는데 왜 잉글랜드 리그가 다 피해를 입어야 하냐고...
훌리건 쫓아내려고 무리했다가, 팬들이 다 떨어져 나가면 어쩌냐고... 아니, 팬들의 항의를 어떻게 감당해 내냐고...
팬들의 억울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도 관중석에서 좀 거칠게 하긴하지만, 축구는 남자다운 터프한 스포츠이고(당시에)
객석에서 술도 마시고, 일어나서 함성도 지르며 스트레스도 풀고...
훌리건들은 좀 심하긴 하지만, 그건 우리 책임이 아니라 구단과 리그 사무국 책임이지... 훌리건 개인 성향탓도 있고...

결국 누가 책임을 지게 될까요? 잉글랜드 리그는 유럽 대항전 출전이 금지가 됐고, 당대 유럽 최강의 잉글랜드 리그가 완전히 몰락했고,
리그와 구단, 팬들이 모두 피해를 입었죠.
그래도 리버풀은 잉글랜드 최강이었지만, 참사가 한 번 더 터지면서 맨유에게 왕좌를 내주고 말았죠...
다행히 프리미어 리그 창설 및 맨유의 유럽챔피언 등극으로 지금의 위상이 되긴 했지만...

가끔은 위험신호로 받아들이고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저는 K리그의 승부조작 파문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궁금합니다.
이런 일이 나중에 한 번 더 생기면 K리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본문으로 돌아와서:
사건을 돌이켜보면, 퍼플레인님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은 퍼플레인님 본인 스스로도 인정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책임을 지고 계십니다. 제가 따로 말 안 해도 다른 분들이 직접 겪어봐서 잘 아십니다.

다만, 위에 올린 글에서 말한 훌리건과 비슷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합니다.
운영진이 다 책임져야 할까요?

만약 성격이 급하지만, 책임감이 너무 강한 사람이 운영진이 되었을 경우,
가끔은 그 훌리건들을 근절하기 위해 무리하다가 선을 넘고, 참다참다 못해 폭발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차라리 폭발하기 전에 운영진을 그만두면 되겠지만, 그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PGR은 운영진의 무한 희생을 요구하는 시스템으로 알고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무슨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최소한 운영진에 대한 존중과 신뢰만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포청천이 아무리 명판관이라도, 황제 폐하께서 비호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히딩크는 이용수 기술위원이 정몽준 협회장의 비호하에 모든 외압을 막아줬기에 월드컵 4강을 해냈습니다.
정몽준 협회장은 당시 한국 축구가 끝없이 몰락하고, 나카타로 대변되는 일본 축구가 탈아시아를 선언했기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PGR은 우리 모두가 주인입니다. PGR유저가 신뢰하지 않으면 누가 운영자가 돼도 똑같습니다.

그리고 그 훌리건들을 근절할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에 훌리건은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라도 화가나서 감정이 폭발해서 선을 넘을 경우 훌리건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모두의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PGR과 PGR유저 전부니까요.

리버풀이 2번의 관중 난동 참사를 겪은 뒤,
잉글랜드 디비전1은 프리미어 리그로 바꿔 안전을 철저하게 강조한 시스템으로 개혁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위상을 지닌 프리미어 리그가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리버풀은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참사 때 확실하게 개혁을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참, 훌리건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팬들도 다시는 그 때의 참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팬이 선을 넘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면 훌리건이 되는 것이지, 날 때부터 훌리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 역시 이 글을 쓰면서 과거에 저질렀던 수많은 바보같은 행동이 생각납니다...
저는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제 과거를 반성하고 여러분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

프리미어 리그는 리그 사무국이 '관중들이 일어나서 굉음을 지르면서 볼 수 없도록 관중석을 고치고'
팬들사이에 '축구는 팬들이 관전매너를 지키는 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정착됨으로써
지금의 위상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이 되셨는지요...



※ 리버풀 행이 유력했던 이청용 선수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차범근 선수가 독일에서 살인태클로 큰 부상을 입었지만, 상대 선수를 용서하고 독일 언론에 대서특필된 기억이 납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차범근 선수는 실력보다도 포용력 있는 인격으로 독일에서 '존경'을 받았습니다.
    이후 독일 주장 발락 선수가 2002월드컵 때 차범근 위원에게 해맑은 표정으로 싸인받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청룡 선수 또한 대선배인 차 감독님처럼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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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30 17:53
수정 아이콘
사건사고가 터질때마다 운영진부터 찾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인터넷 어딜 가도 pgr운영진만큼 하는 곳이 없다는 걸 세월이 지나면서 느낍니다.
수만의 회원을 보유한 사이트 중에 이렇게 운영진의 특권이 없이 회원들과 어울리는 사이트는 본적이 없습니다.
큰일이 생기면 회원들과 함께 하려고 하고, 사람이니 가끔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어도 금새 회원 다수의 입맛에 맞추려 노력합니다.
이번 일도 운영진의 변호를 해보려 했지만 그럴 필요도 없이 대처하는 모습에 그동안 갈고 닦아온(?) 내공을 느끼겠더군요.
회원의 입장으로서 이런 운영진을 가진 사이트를 알고 있다는 것 자체에 참 고마움을 느낍니다.
특히 초창기때 젊음의 패기를 앞세워 활발한 활동을 했고, 지금은 대형 사이트 운영자로서의 관록이 느껴지는 항즐이님께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운영진께 참 고맙습니다.
스칼렛
11/07/30 18:12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말하시는 첫 번째 참사, 그러니까 헤이젤의 경우엔 분명 리버풀 팬들 중 일부 훌리건들로 인해 시작된 일로, 당연히 리버풀 구단과 팬들은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참사인 힐즈보로는 그냥 셰필드 웬즈데이의 홈 구장이었던 힐즈보로 스타디움의 관리요원과 경찰들이 실수로 관중을 너무 많이 받고, 수용인원이 초과된 이후에도 입장을 막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입니다. 본문에선 마치 힐즈보로 역시 관중 난동 사건이고, 리버풀 구단이 헤이젤 참사를 겪고도 제대로 개혁하지 않아서 사건이 터진 것이고, 그래서 뭐 명성을 회복하지 못했다......라는 식으로 써 있네요.

그건 힐즈보로에서 희생된 96명에 대한 모욕입니다. 절대 난동 사건이 아니에요. 이건 마치 삼풍백화점 희생자들이 백화점에서 난동을 부려서 사건이 일어났다....라는 얘기랑 비슷하게 들립니다.
테페리안
11/07/30 18:30
수정 아이콘
제가 날카로운건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은근히 퍼모씨를 두둔하는 글 같아보입니다. 아주 은근히요. 퍼모씨가 책임을 지고있다는 말에 반감이 드네요. 퍼모씨 사과문은 책임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많은 분들이 성토하고 있고 설사 책임/죄책을 느끼고 있다고 해도 '지고'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조롱과 비꼼을 직접적으로 당한 사람들에게 사과다운 사과도 없는데 어떤면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운영자에서 10레벨로 강등되고 사과문같지도 않은 사과문을 걸어놓은게 책임을 졌다고 하는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비판, 비난, 조롱, 인격모독을 당하고 있지만, 그것 또한 자업자득일뿐 퍼모씨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책임를 지고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는게 책임을 지는것이라 생각합니다.

장문의 글을 써주셨는데 일부분의 글을 물고늘어져 죄송합니다. 하지만 밑에 부끄러운줄알아야지님의 글처럼 피해자들이 아직도 제대로된 사과를 받지 않았는데 책임을 지고 있다는 말에 동의할수 없었습니다. 까칠한 댓글을 단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__) [m]
Ironmask
11/07/30 19:02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저도 퍼플레인님께서 받아야 할 책임을 모두 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제가 말한 책임이란,
PGR의 현 상황이 위기이며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책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분들이 큰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다는 것, 회원분들의 명예에 손상이 있었다는 것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퍼플레인님은 명예가 손상됨으로써 책임의 일부를 지고 있으시고요)
결국 PGR이 정상화되어야 하고, 이번 일을 기회로 해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번 일과 관련된 분들의 정신적인 상처를 충분히 치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함을 뜻합니다.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 퍼플레인님께서 아무 감정도 없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 느낌이 없으실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결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관계자분들의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고민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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