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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17 16:59:46
Name 늘푸른솔솔
Subject [일반] 12인 야구
Column Chromatography 중에 (계층 용어입니다, 아주 짜증나고 지루하고 그런 작업이죠) 물조로 PGR21 자유게시판을 보다가

아래 캐치볼 모임 글을 읽고 생각난게 있어서 책상과 실험대를 왔다갔다 하며 조금씩 써 봅니다.

보통 야구 경기를 하려면 최소 18명이 필요합니다.

사실,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많아도 20년 30년 넘게 시합 한 번 해 볼 기회가 없는 분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최소인원 입니다.

대중적인 3대 구기운동을 야구, 농구, 축구로 꼽는다면 그 중 가장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할까요.

물론 비용의 문제도 큽니다만...



농구의 경우 1:1부터 5:5, 사람 많으면 6:6, 7:7 등 다양한 구성으로 시합이 가능합니다.

축구도 마찬가지로, 운동장 예약만 되어 있다면 팀당 8~9명 이상일 경우 문제 없이 시합이 가능하죠.

팀당 6,7명 정도라도 운동장의 반만 (보통 운동장에 핸드볼 골대나 미니 축구 골대가 있으니) 쓴다던가 할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 적다 하더라도 골대만 있으면 3:3, 4:4 등 물론 재미는 떨어지겠지만 시합 자체는 가능합니다. 요샌 풋살도 많이들 하시구요.

하지만 이 야구라는 놈은 좀 다릅니다. 팀당 9명이 모이지 않으면 시합을 하기 힘들죠 (우익수 빼고 8명이 하기도 합니다만).

캐치볼이나 펑고, 프리배팅 등도 재미있긴 하지만 1:1 농구나 3:3 축구와 비교하면 시합이나 경기의 요소가 적은게 사실입니다.



야구 시합을 하려면, 투수와 포수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투수가 혼자 삼진 퍼레이드 할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2인 (2루 베이스 기준으로

좌, 우 각 1명씩)의 내야수와 1루수도 있어야겠습니다. 외야도 좌, 우 한 명씩 치면 2+3+2 = 7 이라는 숫자가 나오네요.

실제로 해 본 바로는, 저 인원보다 적어지면 시합을 하기가 정말 힘들어 집니다.

(정말 사람이 없을 때 1루수가 1,2루간 수비까지 맡으면서 팀당 6명씩 총 12명이 해 보기는 했습니다. 심판 1명에 포수는 양 팀 공통)

그래서 나온게 12인 야구인데요, 주로 한 팀 인원이 18명이 되지 않는 사회인 야구팀에서 운동장 예약은 되어 있는데

연습 상대를 못찾았고, 그렇다고 청백전을 하자니 인원수가 모자라는... 그런 때 많이 하는 야구입니다.



사실 별 거 아닙니다. 그냥 3명씩 네 팀을 만들어서 하는 방식입니다.

한 팀이 공격을 하면 나머지 세 팀(9명)이 하나로 뭉쳐 수비를 하는 것이죠.

공격을 하는 팀의 세 명이 모두 출루를 하여 만루가 되면 한 베이스를 비우고 (보통은 1루) 1번 타자가 다시 타격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만루에서 큼직한 안타가 나오면 1루주자가 홈에서 죽었을 것이다 아니다로 즐거운 논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냥 '이 인원으로 그나마 야구 비슷한 야구 경기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11명, 10명, 심지어 9명이서 시합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외야를 두 명만 둔 수비 8명과 타자 1명, 그리고 유령 주자... 총 9팀이 시합을 하게 되는 거네요),

경험상 정식 인원에 대한 % 대 경기의 만족도로 따지면 야구시합의 최소 인원은 12명인 것 같습니다. 심판 1명까지 13명이면 더 좋겠지요.

12명보다 많은 어중간한 인원수일 때에는 전문 타격요원 등을 두는 것으로 해결합니다.

수비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계시는 반면 수비는 별로 관심 없거나 두려워하고 타격만 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이 12인 야구의 장점으로는 12명의 인원으로 최대한 9:9 시합 비스무리한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또한 한 번 공격을 할 때 무조건 1번 이상 타석이 돌아온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네요.

9:9 시합과 비교하면 한 번 타석에 서고 다음 타석까지 돌아오는 시간은 더 걸릴 수 있긴 하지만 (8out 이 아닌 11out 후에 돌아오므로),

분위기를 탔다하면 1이닝 공격에서 두 번, 세 번, 네 번 이상의 타순이 돌아오게 됩니다.

단점이라면, 역시나 야구는 9:9가 제맛이라는 것과 치고 달리고 또 치고 하다 보면 금방 지친다는 것...

수비 또한 9out 이 될 때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



뭐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시합도 아니고, 캐치볼 모임 나가시는 분들 중엔 이미 아시는 분이 많을 것이지만

모르는 분들 중에 나중에라도 장소와 장비가 확보되었는데 인원이 모자라서 야구 시합을 못하게 될 경험을 하실지도 모를 분들을 위해

소개해 봤습니다.


* 이 야구는 인원 수에 따라 응용의 폭이 넓습니다. 두 팀 이상에서 타격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수비만 해줄 수도 (대표적으로 투,포수)있고..

* 주자 만루를 대비하여 팀당 4명의 타자를 두고 싶은 경우 4명씩 세 팀으로 나누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럴 경우 수비는 8명이 해야겠지요, 보통은 외야를 2명 두게 됩니다.

* 보통 피칭이 가능한 분은 잘 없습니다. 시합이 재미없어 지지 않을 정도의 제구와 구위가 되는 분들은 더 찾기 힘들죠.

게다가 그런 피칭이 가능한 분들은 보통 자부심이 커서 타격을 포기하더라도 피칭만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이 계시다면, 투수 1~2명 고정으로 두고 플레이 하여 시합의 재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수비할 때 제일 짜증나는게 볼넷 퍼레이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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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ackDDang
11/06/17 17:28
수정 아이콘
태클은 아닌데 타석이 돌아오는 수에 11out이라는것에 오류있습니다 12인 야구에서는 상대편 공격도 감안했지만 일반야구에서는 상대팀 공격을 감안 안하셨네요 크크

이거 참 매력적인거같습니다. 다음에 동아리사람들 하고 한번 해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늘푸른솔솔
11/06/17 17:48
수정 아이콘
아.. 실험하면서 생각한걸 짬깐 쓰고 다시 실험하고를 반복하다보니 이런 실수를 했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정식경기할때는 수비도 우리팀의 플레이라고 생각해서 지루하거나 한게 덜한데 12명야구에선 뭐랄까...긴장감이 떨어져서 그런지 지루한경우가 많고 그래서 다음타석 돌아오는게 더 오래걸린다고 느껴지거든요...그래서 저런 문장을 쓰게됐나봅니다 [m]
11/06/17 17:52
수정 아이콘
유기 생화 수업들을 때에 몇 번 하는 컬럼크로마토그래피 겁나 짜증났는데
데이터 받으러 생화랩 들어간 순간! 그걸 매일마다 하고있을 조교들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한손야구로는 뭔가 부족했는데 머리 좀 잘 쓰면 이런 방법도 있네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악세사리
11/06/17 18:12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처럼 축구나 농구는 아무리 못해도 발하고 손만 있으면 할수 있는데,
야구는 솔직히 말해서 아리랑으로 던져줘도 못치면 재미가 없고, 수비할때도 파일볼이라도 주으러 가기가 일단 짜증납니다. 크크
주위에 야구방망이나 글러브 있는 친구들도 없구요...크크
올빼미
11/06/17 18:19
수정 아이콘
심판이존재해야한다는게 사람적을때는참부담이죠
공실이
11/06/18 00:14
수정 아이콘
저희도 팀원들 모자랄때 게임 하고 싶어서 별짓 다해봤네요
3:3:3:3은근히 많이 했어요.
단! 중요한건 순서를 잘 정해야한다는거~
(투포1루수)->(23유수비)->(외야수비)->(타자) 순환하는 방식으로 했는데..
맨날 만나는 투수만 상대하게 되더라고요..맨날 같은 수비수만 만나고...
그래서 맨처음 순서정하는 가위바위보가 아주 치열합니다. 약한투수+약한수비만날 수 있게 순서짜야되거든요 흐흐.

초반에 운동장만 구하고 사람없을때 투수1명 + 4:4:4 해본적 있습니다.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투수가 죽어나지만, 어차피 피칭훈련도 해야하니...)
심지어 내야만 놓고 안타하나에 1점 해서 2:2:2:2 도해봤습니다. 내야수4명에 투,포수 있으면 딱 경기 되거든요.
(그냥 개인전 해도 됩니다. 포지션 돌아가면서. 꼴지가 음료수 사기)
음료수 내기정도 하면 적절하더군요.

추가로.. 심지어..
좁은데서 사람적게 해보려고, 3루 없애고 내야를 정삼각형으로 만들고 한적도 있습니다. (파울로 도배되는 경기)
이건 힘들더군요........
키타무라 코우
11/06/19 21:56
수정 아이콘
장비 문제도 한몫하죠
농구나 축구는 공 하나만 있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는데 야구는 최소한 배트, 글러브,
공이 있어야 하죠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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