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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16 21:14:13
Name 해소
Subject [일반] 나약하고 한심한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



1.
상처 받을 게 뻔하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누구에게도 '마음으로' 기대지 않기.

2.
내가 그를 사랑하는만큼,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더라도,
상처 받지 않고 내가 주는 것만을 생각하기. 더 이상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3.
스스로 나 자신을 작게 만들지 않기.

4.
나 자신을 한심하다고, 나약하고 정신병자 같다고 말하고 다니지 않기.

5.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기.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며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고,
혼자 있을 때 충전한 에너지를 사람들 속에서 소비하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철저하게 후자이니까.

6.
외롭고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누구라도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ㅡ 며 티내지 않기.
한심하고 바보 같아.
결국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이야기 하지 않을 거면서.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멍청한 행동.

7.
내 마음 속, 머리 속에 있는 브레이크를 제거하기.
스스로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도 못 하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걱정하니까 자꾸 통제를 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무능해지는 것 뿐인데.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자.

8.
힘든 일이 있어도 술로 해결하지 않기.

9.
나는 참 멋지고 능력있는 놈이다ㅡ 라고 암시하기.
아니, 사실 정말로 멋지고 능력있는 놈이니까,
정말 그런 놈이니까 스스로를 믿기.
더 이상 부정하지 말고.

10.
나 자신에 대해 더 엄격해지기.
감정에 휩쓸려서 중심을 못 잡는 것도 이제 그만하고 싶다.
내겐 해야할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도 있으니까.
잘 할 수 있으니까.
더 엄격하게 날 채찍질하고... 가야하는 길을 기어서라도 간다.





올 3월,
pgr에 적은 푸념글에 '새드블루스'님이 디시에서 옮겨 주신 글.



자유스럽거나 연약한 영혼은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항상 사회속에서 부유하느리라. 스스로에게 엄격해져서( 외모에대한 치장,세속적인 스펙쌓기 등) "나"부터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
니 주변의 모든것이 바뀌니라.
이 단계를 극복 못하면. 너의 내면은 온통 방어태세를 갖춘 갑옷으로 변해버려 스스로 과민반응하여 외부상황( 사랑,인간관계 모든 영역)
을 방어하려하지만 실상 속은 곪아 들어가는 슬픔속에 살게 되느리라.
너는 상당히 자유스럽고 연약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을것 같아.
그런 특성은 창조적인 일을 하거나 삶을 깊이 있게 사는 사람들의 특성이며 축복받은 성격이지.
하지만 특성상 남들보다 몇배에서 수십배 고통받고 상처 받아야만 남들같은 표피를 지니게 된당.
하지만 그걸 가진 이후에는 두려울게 없는 삶을 살게 될꺼야..





죄송합니다, 자유게시판에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어서.
힘들고 지치니까 사실은 누구에게ㅡ 아니 어디에라도 이야기하고 싶어서요.
지난 3월, 장문의 푸념글을 싸질러놓았는데 진심 어린 리플들이 많아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노력하고 있거든요, 나름.

자꾸 찾아오는 위기가 저를 점점 더 작게 만드는데.

리플들 다시 읽으면서 기운 내려고 합니다.


그때 좋은 말씀 해주신 분들께 미처 못 했던 말,

'고맙습니다'






===

너무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인 거 알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오가는 게시판이니까요.

문제가 된다면 리플 남겨주시거나 쪽지 보내주세요.
단 한 분이라도 그렇게 느끼신다면 지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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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숭주
11/06/16 21:21
수정 아이콘
2번글 제 마음이랑 정말 비슷한대 제 개인적인곳에 퍼가도 될까요????
11/06/16 21:38
수정 아이콘
와......1,2번..너무도 맘에 와닿네요..
안 그래도 요 근래 힘들었는데....
아..ㅠㅠ

해소님에게 무슨 일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맥주귀신
11/06/16 22:03
수정 아이콘
난 술줄이기ㅠ
실질적으로 생활에 지장이 넘 많네요
11/06/16 22:14
수정 아이콘
5번 10번 저한테 정말 와닿네요...
화이팅입니다~
11/06/16 22:15
수정 아이콘
으잉.. 저는 꽤 괜찮은 놈이었군요. 1번부터 10번까지 걸리는 것 하나 없이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군요.
늘지금처럼
11/06/16 23:06
수정 아이콘
공감 많이 되네요 좀 퍼가도 될까요?
11/06/16 23:18
수정 아이콘
송숭주, 늘지금처럼// 아니 이런 걸 퍼가고 싶어하실 분이 계실 줄은 몰랐네요;
당황스럽긴한데 동시에 제게 공감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좋기도 하고 그렇네요.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약속'을 스스로에게 하는 분들이 많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
Grateful Days~
11/06/16 23:39
수정 아이콘
힘든일이 조금 덜한편인데 술에 절어사는 저로썬 ㅠ.ㅠ

@ 3달중 5일정도 빼곤 매일 술이군요. ^^;;
11/06/17 00:10
수정 아이콘
상처를 타인에게서 받는다는 생각에서만 벗어나면 편해져요
나는 나, 너는 너
햇님가면
11/06/17 00:37
수정 아이콘
이럴수가...
제 일기장에 있는 글 보는 줄 알았습니다.
생각이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다니...

자신에게 엄격해지는 것은 좋습니다만
너무 과하다 보면 자기비하로 변질할 수 있으니
가끔은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마음이라는 게 생각처럼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방을 청소해야 청결함이 유지되듯이
생각을 바꾸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sad_tears
11/06/17 14:04
수정 아이콘
제 마음과 같네요
술빼고는 모튼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술 마시고 취하면 기분은 좋아지는데 취기로부터 나오는 쾌락은 나를 통제 할 수없어지고 그런 상황이 싫고 또 즐거운 기분보다 술자체의 쓴맛이 싫던데 왜 다들 그렇게 즐기는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고민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조떼마시 되어보는걸 추천합니다

벼랑끝으로 나를 몰아갈때 배수의 진이 쳐젔을때

진정한 능력이라는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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