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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9/09 01:49:21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답을 구하는 방법

:: 답을 구하는 방법 ::

Q1. 답은 어떻게 구할까요?

질문이 있어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이 없으면, 답을 구할 수 없습니다. 답을 구하는 것보다, 질문을 구하는게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Q2. 질문은 어떻게 구할까요?

놀이를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놀이 하면서 관찰하다보면, 어느 순간 질문이 떠오릅니다. 질문이 떠오르면, 답을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고로 답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질문은 놀이를 통하지 않고서는 잘 떠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놀이를 하지 않으면 질문이 떠오르지 않고,
질문이 떠오르지 않으면 답을 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Q3. 놀이는 어떻게 할 수 있나요?

대상이 있다고 해봅시다. 로봇 장난감이든, 구슬이든, 인형이든, 나뭇가지든, 찰흙이든 무엇이든 좋습니다. 이것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들은 부품이 있습니다. 부품들을 조립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은 붙어있습니다. 대신 관절이 있습니다. 관절을 꺾을 수 있습니다.

부품들을 이렇게 조립해보고 저렇게 조립해봅니다.
이 부품과 저 부품을 조립해보고, 또다른 부품으로 바꿔서 조립해봅니다.

관절이 있으면, 관절을 이렇게 꺾어보고 저렇게 꺾어봅니다.
관절도 부품도 없으면, 그걸 이 공간에 위치시켜보고 저 공간에 위치시켜봅니다.

인형은 관절이 없죠. 여기저기 가지고 다녀봅니다.
혹은 인형과 다른 인형을 만나게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지어봅니다.

조립, 관절, 이동.

즉 조작을 하는게 놀이입니다. 바꿀 수 있는 거, 이것저것 움직여보는게 놀이입니다. 그거 왜 하나요? 재밌으니까요. 그거 왜 하나요?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지 호기심이 있으니까요. 그거 왜 하나요? 더 잘 되게 만들어 보려고요.

기본적으로 놀이라는 것은, 조작해볼 수 있는 걸 다 해보는 것입니다. 갖고 놀게 별로 없으면, 심심해서라도 다 해보게 될 것입니다. 조작 능력이 별로 없다라고 하면, 그 얼마 안 되는 능력이라도 열심히 써서 놀면 될 것입니다. 강아지는 인간과 같은 섬세한 손은 없어서, 깨물기 놀이를 하곤 합니다. 조작할 수 있는게, 입으로 무는 거죠. 이것저것 다 물어봅니다. 고양이는 앞발을 유연하게 쓸 수 있으니, 이것저것 다 건드려봅니다.

대상의 조작가능성,
주체의 조작능력,
이것들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바꿔보는게 놀이입니다.

그러면서 다양하게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질문이 생깁니다. 질문이 생겼으니, 답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조작을 안 해본다? — 경험이 없으니 질문도 안 생기겠지요. 익숙한 경험만 반복되니, 질문이 안 생기겠지요.

조립, 관절, 이동. 버튼이 있으면 눌러봅니다. — 마치 모든 놀이가 장난감 완구인 것처럼 말했지만,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이야기짓기 놀이를 할 때에도, 이야기에는 요소들이 있으니, 부품처럼 끼워붙이는 것의 연속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어조립 놀이라 할 수도 있겠지요. 친구 겨드랑이 간지럽히는 것은 버튼 누르기와 비슷한 거라 할 수 있겠지요.

이제 심화하여, 여기서 중요한 얘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이 미처 못하는 놀이를 합니다. 그는 특별한 놀이 경험을 쌓습니다. 그러므로 특별한 질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특별한 답을 찾아냅니다. 왜 다른 사람들은 못하는 놀이를, 그는 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그는 분해를 했기 때문입니다. 쪼갰기 때문입니다. 덩어리로 있을 때는 조작을 못했는데, 쪼갰으니 이제 조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 붙였다가 저기 붙였다가 할 수도 있고, 다른 걸로 바꿔서 붙일 수도 있습니다. 쪼개진 부위를 눌러볼 수도 있습니다. 분해를 물리적 표현입니다. 정신적으로 바꿔서 이야기하자면 이렇습니다.

그는 분석을 했기 때문입니다. 쪼갰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조립, 관절, 버튼, 개별이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왜 누군가는 답을 구하고, 저는 답을 못 구하는 걸까요?

그는 질문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질문을 구하지 못했으니, 답을 못 구한 것입니다.

왜 누군가는 질문을 구하고, 저는 질문을 못 구하는 걸까요?

그는 놀이를 했고,
저는 놀이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놀이를 한 것 같은데, 왜 그에게만 질문이 떠오른 걸까요?

그가 했던 놀이를 저를 못 해봤기 때문입니다.

왜 못 해봤을까요?

그는 분해를 하고, 분석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것저것 조작할게 많아지고, 놀이할게 많아진 것입니다.

왜 서양은 흥하고, 동양은 그러지 못했을까요?

서양은 쪼개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입니다.
분석력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누가 더 잘 쪼개는지 경쟁에서
동양은 패배한 것입니다.

유클리드의 공리계를 생각해보죠.
쪼개고 쪼개고 계속 쪼개 들어갔을 때,
공리가 나옵니다.

공리들을 조립해서 만든게 정리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쪼갠 것입니다.

만물은 불로 되어 있다.
만물은 물로 되어 있다.

이런 헛소리를 할 때에도
그들은 원자를 향한 열망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만물이 물로 되어 있으면,
물을 조립해서 만물을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리를 해볼 것입니다.

그들은 원자적 사고 ・ 원자적 열망이 있었던 것입니다.
동양보다 서양 사람들이 잘 쪼개니,
서양 사람들은 더 많은 놀이를 하고,
그 놀이 중에 이런저런 경험과 관찰을 하게 되고
그러던 중 질문이 떠오르게 되고,
그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발전해온 것입니다.

사고법에 있어서 서양과 동양의 핵심적 차이를 딱 한 단어로 말하자면,

'공리'입니다. 생각을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다보면 공리가 나옵니다.

물리에 있어서 서양과 동양의 결정적 차이를 딱 한 단어로 말하자면,

'원자'입니다. 사물을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다보면 원자가 나옵니다.

원자도 더 쪼갤 수 있죠. 일단 원자까지 갔다는게 중요합니다.

공리와 원자입니다. 그들은 공리와 원자를 가지고 놀이한 것입니다.
그러니 동양은 떠올리지 못한 질문을 떠올린 것이고,
동양은 구하지 못한 답을 구한 것입니다.

그건 옛날 얘기이고, 지금은 아닌 걸까요?

오늘날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글은 길게 쓰는데, 분석 수준이 얕고, 데이터만 많이 갖다놓는 수가 있습니다.
그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로 쪼개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관념이 필요한데,
관념은 기피하면 더이상은 못 들어갈 것입니다.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이 있습니다.

대체 재미라곤 없어 보이는 곳에서
이렇게 저렇게 조작해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들은 조작해보지 않았겠죠.
일이나 공부로서
당장 성과를 내는데 집중했을 테니까요.

돈벌고 시험보는데
당장 도움이 되는 거 하느라 바빴을 뿐이니까요.

그러나 그런 곳에서 놀이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정신이 아닌, 또라이죠.
그런 걸 재밌다고 해보고 있으니까요.
그런 게 호기심이 생긴다고 해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러한 또라이 중 일부는 천재일 것입니다.
또라이가 많은 수가 모이면,
그중에 확률적으로 천재가 나오게 됩니다.

천재는 확률 아이템같은 것입니다.
또라이 카드를 까보면,
낮은 확률로 천재가 나옵니다.

이미 정해진 것을 빨리 해내는 건 수재이지, 천재가 아닙니다.
천재는 different, 다름이 필수입니다.

또라이는 다른 인간들입니다. 다른 경험을 쌓습니다.
그중에 확률적으로 천재가 나옵니다.

또라이뿐만 아니라,
남들은 하지 않는 놀이를 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야망을 가진 사람입니다.
야망을 가졌다면, 이걸 뿌리째 뒤흔들어놓아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것을 가지고 놀아보려 하게 됩니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관습을 의심하고,
그걸 쪼개 들어갑니다.

물리적으로는 원자적인 것을 찾고,
사고적으로는 공리적인 것을 찾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놀아봅니다.

야망을 가졌다면,
당연한 걸 당연하다 알고
익숙한 것만 조작하고 있다가는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그렇게는 하지 않게 됩니다.

꿈이 작으니까
관습 위에서
안전하게 확장해나가는 것이겠지요.

호기심이 많거나,
똘끼가 있거나,
야망이 있거나,
놀 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놀 줄 안다는게
무엇을 뜻하는지 심화하여 하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놀이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그 규칙하에서
이렇게 저렇게 조작해봅니다.
그것이 일반적인 놀이입니다.

그런데 정말 놀 줄 아는 사람은
규칙 자체도 바꿔버릴 수 있습니다.

즉 놀이하는 사람은 두 유형이 있습니다.

정해진 규칙하에서 노는 사람이 있습니다.
규칙도 바꿔서 노는 사람이 있습니다.

규칙은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바꿀 수도 있고,
이렇게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프로게이머와
프로그래머의 차이입니다.

때로는 이렇게 하면 더 어려울 것 같아서 바꾸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렇게 하면 더 이로울 것 같아서 바꾸기도 합니다.

오직 프로게이머인 사람이 있습니다.
프로게이머이면서 프로그래머인 사람이 있습니다.

그 둘은 분명 다른 유형이지요.

우리가 쓰는 규칙을 누가 만들었을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유럽이 만들었습니다. 또는
미국이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놀이 규칙을 수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개념을 수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공리계를 수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전제와 언어를 수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Q1. 답은 어떻게 구할까요?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Q2. 질문은 어떻게 구할까요?

놀이를 하면 좋습니다.

Q3. 놀이는 어떻게 하나요?

쪼개보고 조작해보면 됩니다.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고 깊이 쪼개보면 됩니다.
이렇게 저렇게 다양하게 쪼개보면 됩니다.

조립하고 관절꺾고 위치 바꾸고
이렇게 저렇게 다양하게 조작해보면 됩니다.

그러면서 관찰해보는 겁니다.

쪼갠 것들로 새로운 부품도 만들어보세요.
가지고 놀아보세요.

Q4. 그게 뭐가 재밌다고 놀이라는 거죠?

호기심이 많으면 재밌습니다.
또라이는 특이해서 그걸 놀이로 여깁니다.
야망가는 열정이 넘쳐서 자연히 하게 됩니다.

Q5. 어떻게 잘 놀 수 있죠?

때로는 놀이 규칙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규칙 바꾸면 뭐 큰일나는 것처럼 난리치는 사람은
놀이 고수라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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