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9/05 22:25:24
Name 유동닉으로
Subject [일반] 파인애플 피자 논쟁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논쟁들 중 대표적인 유형은, '파인애플 피자 논쟁' 입니다. 이 논쟁의 구도는 명확합니다. 한쪽은 "파인애플은 맛있다."와 "피자는 맛있다."라는 두 개의 상당히 많은 이들의 동의를 얻을 만한 명제를 근거로, 둘의 조합 역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다른 한쪽은 개별 재료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특정 조합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전체적인 조화를 해친다고 반박합니다. 각자의 전제는 타당해 보이지만, 논점은 영원히 평행선을 달리게 되죠.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일을 예시로 들면,

1) "특정 시장의 가격이나 품질, 유통 구조 등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파인애플은 맛있다)
2)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상업적 활동을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한 행위다." (피자는 맛있다)

1)+2)의 조합을 옹호하는 쪽은, 1)과 2)가 각각 정당하고 문제 제기와 시장 참여를 결합한 행위, 즉 '1)+2)의 조합'을 비판하는 것은 부당한 공격이라는 주장으로 수렴됩니다. "시장 구조 비판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혹은 "자신의 이름으로 사업하는 게 무슨 죄인가?"라며 개별 요소의 정당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게 되면서 이런 정당한 행위들을 비판하는 쪽을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 세력으로 의심하는 발언들을 합니다.

하지만 비판의 핵심은 1)이나 2) 각각의 행위에 있지 않고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모순입니다. 즉 '비판적 담론'과 '상업적 실천' 사이의 불일치가 비판의 핵심입니다.  파인애플 피자를 반대하는 이들이 단순히 파인애플이나 피자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듯, 1)+2) 조합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 역시 문제 제기 자체나 상업 활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자신이 제기했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내놓은 상업적 실천 방식이 스스로의 비판 논리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다면 그게 비판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평론가가 "새롭고 좋은 제품을 팔겠습니다 혹은 이런 제품을 제가 홍보하겠습니다!" 라고 했다면, 논란은 미미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평론가가 특정 시장의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화두를 먼저 던짐으로써, 자신의 상업 활동을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기존 시장에 대한 대안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식으로 평론을 했다며, 본인 스스로 그 기대치를를 높여버린 셈입니다. 그 화두를 보았던 사람들은 이제 해당 제품을 단순한 상품이 아닌, 문제의식에 대한 답변으로 소비하고 평가하게 되죠. 물론 평상시에 고깝게 봤던 사람들은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고 생각하겠죠.

즉, "본인이 지적했던 문제를 그의 사업 모델은 과연 어떻게 해결했는가?" 라는 질문에 해당 평론가는 대답을 해야만 하게 됩니다. 만약 다른 시장 참여자들이 결코 복제할 수 없는, 개인의 명성이나 특수한 조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업 모델을 썼다면, 이는 1)에서 비판했던 '구조'를 혁신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파인애플 피자에 비유하자면, 피자의 조화를 해치는 파인애플의 단점을 잡기 위해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나는 특별한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평론가가 시장에 직접 참여했을 때 그가 기존에 했던 평론들이 본인의 시장 참여 행위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은 옹호하는 쪽이나 평론가 본인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죠. 즉, 비판을 통해 얻은 자신의 영향력을 사업/실천으로 전환하려 할 때, 그 둘 사이의 논리적 일관성은 필요합니다.

따라서 '파인애플 피자' 옹호자들이 "파인애플도, 피자도 문제없다"는 단순한 논리에 머물러서는 안 되듯, 보통은 개별 명제의 정당성만으로 그 조합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그 조합, 즉 '자신의 사업이 본인이 했던 평론들 앞에서 당당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 없이는, 반대편을 설득하기는 힘들죠.

ps. 저는 파인애플 피자 좋아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짭뇨띠
25/09/05 22:30
수정 아이콘
그거 아세요?
귤에 붙어 있는 하얀 거 이름은 귤락 입니다
찰떡아이스는 세 알 이었고
하와이안 피자는 캐나다에서 만들었죠
성야무인
25/09/05 22:38
수정 아이콘
사실 한국에 있는 하와이안 피자도

오리지널 하와이안 피자가 아닙니다.

들어가는 햄이 honey baked ham이라서

단맛이 조금 더 들어가는 햄이지

살리미 계열도 아닙니다.
카마도 탄지로
25/09/05 22:39
수정 아이콘
저도 하와이안피자 좋아합니다. 가끔 시켜먹기도 하고요 아이스크림은 민트초코 좋아 합니다.
통합규정
25/09/05 22:40
수정 아이콘
피제리아나 전문 레스토랑을 제외하고 프랜차이즈 한정했을 때

대한민국 하와이안 GOAT는 잭슨피자입니다.
한화우승조국통일
25/09/05 23:08
수정 아이콘
감 : 맛있다
간장게장 : 맛있다

감+게장 : 아픈 형을 위한 절절한 형제애
+ 25/09/06 00:34
수정 아이콘
망한다 = 대중의 비판이 옳다
안 망한다 = 시장 기회는 개뿔도 모르면서 비난하던 대중이 틀렸다.

개인적으로 지속을 못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지만,
검증이 제대로 되기도 전에 조기 종료 하게 되었으니
비난이 섣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격렬한 논란을 만들어서 검증을 못하게 한 분들이
사실 찐팬 아니었을까요?
+ 25/09/06 01:01
수정 아이콘
자매품
민트초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자게 운영위 현황 및 정치카테고리 관련 안내 드립니다. + 선거게시판 오픈 안내 [29] jjohny=쿠마 25/03/16 33174 18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7] 오호 20/12/30 311731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65670 10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71036 4
104924 [정치]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청문회, 수사관 태도 논란 외 [11] 빼사스843 25/09/06 843 0
104923 [정치] 진영 논리에 절여진 보수 유권자를 '소극적 지지'로 돌아서게 한 이재명의 장점들 [13] Quantumwk874 25/09/05 874 0
104922 [일반] 파인애플 피자 논쟁 [7] 유동닉으로1240 25/09/05 1240 0
104921 [정치] 조국혁신당 당내 성폭력 문제 [86] 짭뇨띠4255 25/09/05 4255 0
104920 [일반] 아내 이야기 12 [9] 소이밀크러버2620 25/09/05 2620 18
104919 [일반] 사는데 대단한 무언가가 필요하진 않아요. [25] 프뤼륑뤼륑5582 25/09/05 5582 20
104918 [일반] 자고일어나니 90만원 결제.... 공통점은 광명, KT? [20] 유머6491 25/09/05 6491 3
104917 [일반] 슈카가 빵집 IPO 관련해서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 [307] 돌기름14770 25/09/05 14770 43
104916 [일반] 무엇을 위해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44] 깃털달린뱀6796 25/09/04 6796 11
104914 [정치] 尹정부 때 삭제된 자유총연맹 '정치중립' 정관 2년만 부활 [59] 유머9725 25/09/04 9725 0
104913 [일반] 뒤틀린 황천의 호그와트, 웬즈데이 시즌2 감상 (스포유) [3] 날굴~4120 25/09/04 4120 1
104912 [정치] 나경원 "초선은 가만 있어" 그 이후 / 멈추지 않는 추나대전 [112] Davi4ever9598 25/09/04 9598 0
104911 [정치] 심우정 검찰총장이 계엄 직후 떡값을 3억원 넘게 뿌렸네요... [33] 네야7655 25/09/04 7655 0
104910 [일반] 아침에 목격한 자전거 사고 [32] 수리검6594 25/09/04 6594 4
104909 [일반] 데이터로 파헤친 한국 빵 값이 아시아 최고인 진짜 이유 [145] 예루리15763 25/09/04 15763 111
104908 [일반] 한참 뒤늦은 케데헌 후기. [23] aDayInTheLife4733 25/09/03 4733 2
104907 [일반] 한국 여자골프의 몰락과 일본의 굴기 [54] 無欲則剛11778 25/09/03 11778 8
104906 [일반] 66년만에 한 자리에 모인 북중러 정상 [92] Davi4ever14555 25/09/03 14555 6
104905 [일반] 유행지난 귀칼후기 [34] seotaiji9565 25/09/02 956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