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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1/19 20:32:43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730831222
Subject [일반] 이해하기 어려운 슬픔들에 관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가끔씩 책을 읽고.
되게 일반적인 주말인줄 알았는데, 어제 본 영화가 꽤 오래 머릿속에 남고 오늘은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운전은 할 줄 알지만, 꽤 먼 거리를 오가야 해서 기차 안이었는데, 어떻게든 별일 없는 척 눈물 흘린 걸 숨기려고 꽤 애를 썼습니다.

며칠 전에는 OK Go의 새 뮤비를 보다가, 가사가 들리는 순간 무너져 내릴 뻔 했습니다. 'I wish I could say, it would all be all right.' 모든 것이 괜찮을 거라고 말해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제가 이 모든 감정들을 느끼면서, 참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은, 내가 왜 이 감정을 느껴야 하는가에 대해서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느끼는 이 비감이라는 것들이 왜 오는 지에 대해 잘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괜찮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음에도, 제가 느끼는 감정들이 그닥 괜찮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하면서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이유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 감정들이 너무나도 강력하게 저를 쥐고 흔들기 때문에 저는 결국 그 감정들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를 잃어버리게 되니까요.

요 며칠은 그래서인가, 잠들고 싶으면서도 잠들고 싶지 않았어요. 평소에 먹는 수면 유도제 한 봉지면 깔끔하게 내일 아침까지 넘어가지만, 지금의 밤이 지나가는게 너무... 무섭다는 표현이 적합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내일 아침이 오는 것이 그닥 저에게 긍정적이진 않았거든요.

많은 생각과 이야기들이 터져나올 듯이 목에 걸려있는 오늘, 익명성을 빌리고서라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냥, 제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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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냥곰곰
25/01/19 20:53
수정 아이콘
광대한 우주속에서 작은 인간으로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더없이 슬프고 측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와중에 생명이라는 본질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슬프지만요.

그와는 별개로 슬픔이 나의 일상을 압도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실 것을 간곡히 권유 드립니다.
아우구스티너헬
25/01/19 21:01
수정 아이콘
감정이라는게 정신에서 나온다고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뇌의 생리작용일 뿐이고 그 생리작용은 언제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잘 고장나는" 기능 입니다.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고 처방을 받아 잠시 고장난 생리기능을 정상화 시키시면 됩니다.
25/01/19 21:30
수정 아이콘
약 이외의 방법이라면 자기자신을 타자화시켜보는게
좀 도움이 됩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보듯
'너 지금 그 일 때문에 화가 났구나' ,
'너 지금 너무 우울한데? 뭐가 원인이지?'
'너 지금 짜증을 많이 느끼고 있구나' 등등..

그런식으로 감정을 분리시켜놓고 관찰자가 되서
접어두고 다른 일을 좀 하다보면 효과가 있더라구요.

물론 병원에 가는게 먼저입니다.
모링가
25/01/19 23:13
수정 아이콘
결국은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 비감에 젖는게 익숙해진 뇌신경망을 갖고 있다는 것, 뇌는 그 순간 가장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낼 뿐이라는 것.
어떠한 감정에 몰입할 때마다 거기서 벗어나 인지해보는 연습을 해 보시죠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자각할 때마다 주문처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를 세번 외쳐보세요 진심을 담아서.
+ 25/01/20 00:08
수정 아이콘
감정을 다 이해한다고해서
감정 전부 다스릴 수도 없는 일인걸요.
순응하고 손에 힘을 조금 빼는 방법도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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