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의 오클라호마, 오세이지 족의 땅에서는 석유가 나옵니다. 이 석유를 둘러싸고 이권과 욕망, 그리고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은 이 시기의 사건에 대한 논픽션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대와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철저하게 '스콜세지적'입니다. 영화는 인간의 탐욕과 위선에 대해 잔잔하지만 확실하게 들여다보는 느낌이 진하게 듭니다.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영화입니다만 흡인력이 대단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자극적인 맛이 덜하기도 합니다. 둘 중에 저는 흡인력이 더 센 것 같다고는 생각합니다.
영화의 이야기와 사건들은 굉장히 긴 시간만큼, 많은 요소를 품고 있습니다. 드라마 같다가도, 범죄 영화 같고, 재판 이야기 같으면서, 성경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그 모든 이야기를 매끄럽게 오가는 거장의 솜씨가 엿보이기도 하구요. 이음새가 없거나 거의 안보이는 형태로 두 인물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카프리오의 억양도 인상적이었고, 드 니로의 능수능란함도 정말 좋았지만, 릴리 글래드스톤 배우가 극을 이끌어 가는 인물이고, 결국 모든 사건의 중심에 놓인 인물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이 드네요.
영화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인간의 탐욕과 위선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폭로극이라기에도, 고발극이라기에도 영화가 힘줘서 이야기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오히려 굉장히 건조하고 담담해요. 개인적으로 철저하게 '스콜세지적'이라고 느낀 부분도 이 지점입니다. 폭력은 건조하고 냉담하게 그려냄으로써, 한 인물의 시작과 끝이 어찌보면 터무니없고 허무할 정도로 그려지는 이야기. 굉장히 담담하게, 이야기를 내어놓습니다. 영화의 엔딩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어버리지만, 실화 특유의 후일담을 들려주는 방식도 그런 맥락에서 읽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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