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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21 22:57:31
Name 쿠보타만쥬
Subject [콘솔] 약 18년전의 명작, ICO에 관하여 (수정됨)
플스1의 대성공 이후 플스2의 발매초기

소위 차세대 게임기의 전쟁으로 불리는 서막 속에 흔히 관심은 킬러타이틀에게 쏟아지기 마련입니다.

당시 지금처럼 고티도 활성화되지 않았고, 아직 게임 주류는 일본이었으며,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이제는 빛이 좀 바란

일본 게임잡지 패미통의 리뷰 만점(최초 만점이 시간의 오카리나였을겁니다)이 화제가 되는 그런 시기였죠.


그 때 나온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요즘 화제가 되는, '게임에 있어 스토리란 얼마나 중요한가' 에 오히려 대척점이 되어있는 게임이라 할수 있습니다.

아무런 정보없이 이 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에게 스토리고 나발이고 잴 중요한건

뿔달린 소년이 납치를 당했는데 마침 소녀가 있었고 조낸 도망가서 여길 탈출해야한다

이게 전부였죠

스토리에 여백이 얼마나 심하냐면

흔하지 않은 게임소설로 ICO가 출간되었을 정도입니다.

얘가 왜 성에 갇히는지

그 성에서 보는 환상의 의미는 무엇인지

여왕은 언제부터 그랬는지

여왕은 왜 이코를 죽이려 하는지

요르다를 왜 그림자들은 납치하려 하는지

모두 다 구체적으로 나와있진 않고 그저 상상의 산물이었죠.

그 와중에서 이 게임은 정면으로 돌파합니다. 게이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요.

플스2만 해도 듀얼쇼크의 진동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면 혁명이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성>에 갇힌 주인공 <뿔달린 소년>이 맞닥뜨린 백색의 소녀<요르다-정보: 무력함 그 자체>의 손을 잡고 갇혔던 그 <성>을

<탈출>하는 게임입니다.

위에서 말했던 듀얼쇼크의 감성이 여기서 드러나죠

무력 그 자체인 요르다를 잡을때마다 듀얼쇼크는 게이머의 감성을 직관적으로 자극해버립니다.

요르다의 심장고동만큼 듀얼쇼크가 진동하거든요.

스토리고 뭐고 상관없습니다. 길냥이 구해주고픈거랑 동일한 감정을 게임이 느끼게 해버립니다.

여기에 ICO는 또 하나를 끼얹습니다.

당시만 해도 어렵고 생소했던 성의 광대함과 신비함 그 자체를 너무 잘 표현해버렸습니다(다른 성이었으면 어우야...)

제가 이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은 두가지였습니다

<경탄-성의 묘사에 대한>과 <절박함-요르다의 심박>

그리고 정말 그 두개를 극한으로 활용해 이 게임은 명작이 되었고 엔딩곡인 you were there가 흐르는 가운데 무너지는 성의 모습은

가슴 속에 알수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했죠.

작금의 스토리-연출 논란에 있어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명작입니다.

게임은 게임으로서 게이머가 이 게임을 재밌다(그 재밌다는 요소는 다양합니다)고 느끼게하는 최적의 요소를 만족하면 된다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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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대게
20/06/21 23:05
수정 아이콘
이코도 좋았고 주로 닌텐도게임들이 스토리없이 게임성만 가지고 승부하는데도 재미있죠
아케이드
20/06/21 23:07
수정 아이콘
이코 참 좋은 게임이죠... 근데 왜 뜬금없이 태연 생각이 날까요 ㅠㅠ
20/06/21 23:07
수정 아이콘
소설 정말 재밌었어요. 미야베 미유키가 은근 게임 좋아한다던데 그 느낌 확 살더라고요. 책도 샀습니다.
쿠보타만쥬
20/06/21 23:07
수정 아이콘
저도 아직 갖고있습니다. 제법 설득력이 있더라구요.
왕십리독수리
20/06/21 23:12
수정 아이콘
저도 새내기때 대학 도서관에서 소설 빌려 봤던 기억이...
공기청정기
20/06/22 00:17
수정 아이콘
저도 소설 무지 재미있게 봤었는데 문제는 이게 소설이 진짜 잘써서 재미있는지 읽은게 병장때라 재미있었는지 지금도 했갈립...(...)
20/06/22 00:54
수정 아이콘
좀 루즈한 타이밍이 있긴 한데 미야베 미유키 소설 좋아하는 사람은 딱 좋아할 법하게 썼다고 생각해요.
20/06/21 23:13
수정 아이콘
이 게임 엔딩에서 다리에서 점프를 주저한 게이머가 있었을까요. 기술을 통해서 감정이입을 정말 잘 구현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21 23:17
수정 아이콘
희대의 명작이죠... 당시 플스2 국내 정발에 맞춰 온게임넷에서도 각종 정발 게임 소개하는 프로가 있었는데

거기서 보고 구매했던가 뭐 그랬떤것 같습니다.. 정말 신선한 게임이었죠

제 어렴풋 한 기억에.. 이코에 적이랑 전투라는것 자체가 없는 게임이었던 것 같은데.. 맞나요?
쿠보타만쥬
20/06/21 23:19
수정 아이콘
요르다를 납치하는 그림자를 이코가 때려잡아서 없애야하긴 했습니다...안 없애고는 진행이 안될거에요. 그렇기에 애초에 요르다랑 멀리 안 떨어지려고 세심한 플레이를 해야했죠.
마지막 여왕도 결국에 그 무기로 잡긴 잡아야 하고...
20/06/21 23:26
수정 아이콘
아 그랬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쿠보타만쥬
20/06/21 23:27
수정 아이콘
예 그래서 2회차때는 이코가 광선검(....)을 습득해서 그림자를 1킬할수도 있었습니다...
서린언니
20/06/22 00:10
수정 아이콘
손잡을때마다 광선검이 길어지는 연출이 압권이죠 (음?)
바카스
20/06/22 16:05
수정 아이콘
현실 반영 쩌네요 크크크크 진짜 초기에는 뭔 그리도 서대는지
쿠보타만쥬
20/06/22 17:29
수정 아이콘
요르다의 기공을 주입받는 중입니다. 퇴마록처럼요
20/06/21 23:59
수정 아이콘
쇽쇽드라마 부르르르르!
20/06/21 23:19
수정 아이콘
PS2 시절에 해보지 않아서 아쉬운 게임 TOP3가 이코, 완다와 거상, 다크 클라우드 2입니다. 초등학생이어서 다 살 수 없는 처지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코는 기회가 있었는데 미술작품스러운 표지에서 구매욕구가 곤두박칠치는 바람에(...) 대신 고른 게 라쳇&클랭크와 SSX 트리키라서 후회까지는 안 하지만요.
쿠보타만쥬
20/06/21 23:22
수정 아이콘
완다와 거상은 하다가 봉인중이고(예전에 피지알에 글 남겼는데 아직도 과일 먹는 법을 모르겠습니다)-ps4로 리마가 나와있으니 해보시는 것도..,.-
이코랑 다크 클라우드2는 제가 다 해봤는데 둘 방향성이 많이 다르죠.
사실 플스2에뮬로라도 해보길 권하고 싶어요. 다크 클라우드2는 나머지 2작에 비해서는 약간 좀 전형적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워낙에 재밌게 즐겼던것 같긴 합니다. 한글화도 너무 잘 되어있구요. 아무튼 둘다 재밌는 게임입니다. 사실 플스2시절 플레이한 rpg는 다 아련해요.
여기에 더해 하늘을 보러가던 브레스 오브 파이어5나.....한글화의 끝을 보여줬던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나...파판10은 말할것도 없구요.
최종병기캐리어
20/06/21 23:20
수정 아이콘
지금 나왔으면 수동적 여성을 표현했다며 'Girls can do anything' 당했음.
쿠보타만쥬
20/06/21 23:22
수정 아이콘
으악.................
이연희
20/06/21 23:30
수정 아이콘
어이~~~~~뽐뿌???
그 당시 날새서 깼는데 지금은 장면들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고 이 두소리만 기억이 납니다

어이~~~~~뽐뿌??,
이것도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쿠보타만쥬
20/06/21 23:35
수정 아이콘
전 이건 모르겠어요 ㅠㅠㅠ
이연희
20/06/21 23:47
수정 아이콘
이코가 멀리 있는 요르다를 부를때 어이~~하고 부르고 가까이 있을때 손짓 하면서 뽐뿌??, 뿜뿌??? 이랬던 기억이 납니다
쿠보타만쥬
20/06/21 23:49
수정 아이콘
아 그게 요르다 반응이었나요? 어려서부터 비교견적은 알아가지고 크크크크
RapidSilver
20/06/21 23: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플2 타이틀중에 제 게임관에 제일 크게 영향을 끼친 게임이
이코&완다와거상
데빌메이크라이1&3
갓오브워1&2
정도 되는데, 돌이켜보면 지금의 제 잡식성 게임성향을 만드는데 PS2게임들이 큰 역할을 했던것같습니다.

별다른 대화문이나 스토리텔링없이 게임플레이와 분위기만으로 몰입감을 만들어준 이코와 완다와거상
유니크한 세계관과 심도있는 게임메커닉, 그야말로 농도진한 일본식 감성의 정수를 보여준 액션게임 데빌메이크라이1,3
현대 트리플A게임들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텔링과 액션의 적절한 조화를 고유의 적나라한 묘사로 풀어낸 갓오브워1&2

이코도 완다처럼 리메이크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쿠보타만쥬
20/06/21 23:50
수정 아이콘
네...나오면 두번세번 할것 같습니다.
갠적으로 플스2에서 가장 재밌었던 게임 이런게 아니라 가장 감명깊은 게임하면 망설임없이 이 게임을 꼽고 싶어요
크라피카
20/06/21 23:52
수정 아이콘
저 이 겜 친구한테 빌린 플스로 조작법도 모르는데 하루만에 깼다고 하니 친구가 놀라던..
원형레버 움직여서 주변 살펴 힌트찾는 조작 몰랐습니다.
그냥 추리로 때려맞췄는데 크크...
진짜 명작같아요.
이거 후속작 완다와 거상은 ico만한 임팩트는 아니었었네여
11년째도피중
20/06/22 00:03
수정 아이콘
음 글쓴 분은 이것이 스토리가 없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법이 달랐다...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요새 흔히 하는 '무비 컷신'을 비교적 덜 사용한 것 뿐이죠.
사람들이 굳이 이코 소설까지 찾으려고 한 것은 이 플레이에서 '스토리'가 읽혀졌기 때문입니다.
유자농원
20/06/22 00:27
수정 아이콘
동의준 1표 드립니다
큿죽여라
20/06/22 00:58
수정 아이콘
이거죠. 드러내지 않고 스토리를 전달해서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는 거. 그걸 위해 게임의 시스템을 설계한 거고.
쿠보타만쥬
20/06/22 08:24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합니다. 그래서 스토리의 여백이란 표현을 사용했던건데 표현이 부족했나봅니다.
1회차 때는 스토리의 구체성을 상상으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는데(당장 요르다와 말도 안통하니)..

'이 성에서 뭔가 있었고', 그림자들이 납치하려드는 요르다를 정말 구해주고 싶게 만든 구성이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11년째도피중
20/06/22 13:05
수정 아이콘
다시 읽어보니 '스토리가 없다'고 하신 부분이 없는데 왜 그랬을까요. 허헛...
아무래도 최근 게임게시판 플로우 때문에 대충 같은 이야기로 읽었나봅니다.;;;
카오루
20/06/22 09:21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배경하나하나에도 스토리가 묻어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대놓고 안말해도 되는거죠.

입으로 직접직접 하나하나 설명하는 평작들보다 스토리와 배경에 대한 고민이 훨씬더 깊게 들어간...

이코를보고 뭐야 스토리 없어도 되네? 하고 진짜 아무런 스토리와 배경에대한 고민없이 게임만들면......
키노모토 사쿠라
20/06/22 00:46
수정 아이콘
여자를 나쁜놈들에게 직접 지켜줘야 한다는 사실에 남자의 본능을 끌어낸 것 같습니다. 저는 스토리고 뭐고 요르다를 지켜야 한다는 프리뷰를 보고 구매 했거든요.
거짓말쟁이
20/06/22 01:04
수정 아이콘
이거죠..웃긴 패러디도 있었는데..게임에선 니가 요르다를 지켜주지만..사실 너에게서 요르다를 지켜야해 오타쿠야 라는 내용의 크크크
박기우
20/06/22 01:20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한 개임 중 기억에 남는것 이라고 누군가 물어봤을때 바로 떠오르는 게임 두개가 이코와 완다의거상 입니다. 이코 처럼 진심으로 누군가를 지켜야한다는 느낌을 이렇게 강렬하게 주는 게임은 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커덀의 칼날
20/06/22 02:09
수정 아이콘
구구절절 설명하고 설교하려는 게임들을 볼때마다 이코를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요.
20/06/22 07:51
수정 아이콘
이 게임이 대박인게,
ogn에서 게임리뷰해주는 프로그램(목소리좋은 안경아재가 나오는)으로 보기만 했는데도 갓겜인게 티가 팍팍났다는 겁니다. 침만 질질흘리다 정작 플스사니까 위닝만 크크..
Cazellnu
20/06/22 09:06
수정 아이콘
입대전 마지막게임이었네요
20/06/22 14:44
수정 아이콘
이코는 사실 영문판으로도 즐길수 있습니다 크크 대사가 거의 없어서
키노모토 사쿠라
20/06/23 02:10
수정 아이콘
그 대사도 2회차 되어야 요르다와 대화내용이 보인다는..
Barns courtney
20/06/22 15:43
수정 아이콘
다크소울 제작자인 미야자키가 게임개발에 입문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게임이군요. 미야자키가 이 게임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 프롬 게임들 스토리들은 전반적으로 유저들이 주워담아야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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