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9/06/30 23:59:55
Name 잠이온다
Subject [기타] 협객풍운전 - 무협 합격, RPG 불합격 (수정됨)
정통 무협 소설이 장르의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기억나는 무협 소설이라고 하면 신조협려와 사조영웅전, 의천도룡기로 이어지는 사조 삼부작 정도를 기억하지만 이제는 정통 무협은 대세로부터 상당히 멀어진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판타지보다 확장성이 떨어지는게 이유였을까요? 아무튼 전성기에 비하여 순수무협의 기세는 사그라들었죠.

그럼에도 무협은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블레이드 앤 소울>, <천애명월도>같이 무협을 소재로 하는 온라인 게임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전에는 <소호강호>처럼 싱글 RPG게임도 한글화되어 발매되곤 했었으나 한국에서는 이런 게임을 보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래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왔던 <의천도룡기 외전>의 제작진들이 2015년 그 직계 후속작을 제작하는데, 이 작품이 바로 협객풍운전입니다. 협객풍운전 역시 스팀 발매에 유저들의 패치로 한글화가 완성된 상태인데요, 게임의 구성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그래픽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절대적인 그래픽은 좀 떨어지는게 사실]

물론 이 게임이 풀프라이스가 아닌, 18,000원이라는 비교적 저가의 게임이라는 것을 고려해야합니다. 무공 표현 등이나 3D그래픽은 확실히 고전게임 느낌이 나죠.


[무협식 세계관을 잘 보여준다]

그래도 비용과 능력의 제한 하에서 최대한 무협을 표현하려고 한 노력은 칭찬할 만 합니다. 절대적인 품질면에서는 부족하지만, 무협 세계를 구현한다는 점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합격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보통 사회상, 문화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게임들이 많은데 이 게임은 사회문화 부분을 굉장히 신경쓴 티가 납니다. 술 등의 먹거리, 고전 중국의 미술(전 실제로 있는 미술작품인 줄 알았어요) 등의 표현을 미니게임 등을 이용하여 게임내에 녹여낸 것은 높은 점수를 주고싶어요.

2. 음악

음악면에서는 좀 심심한 편입니다. 쓰인 곡 수도 많지 않고 타격음 등도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중국 무협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라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3. 스토리

전체적으로 고전 무협느낌이 많이 나요. 크게 5가지의 루트로 나뉘는데, 크게 개방과 동창, 사파라 불리는 천룡교와 정파의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무협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어떤 세력에 힘을 보태주는지에 따라 결말과 내용이 완전히 변하여 리플레이 밸류가 풍부한 편입니다.

아쉬운 점은 개방과 동창 루트는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이 아쉽고, 여러 세력간의 연계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느낌보다는 세계를 둘로 때어내어 한 부분만을 보여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동창과 개방과 관련된 스토리를 따라가면 쳔룡교와 정파의 이야기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이야기 시작부분에 나오는 성당과 관련된 이야기는 사실상 맥거핀에 가깝고 이야기를 따라가도 허무한 결말만이 기다리는 문제도 있지요.


[다양한 캐릭터들이 스토리에 관여한다]

그럼에도 협객풍운전의 스토리는 매력적입니다. 이런 부분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스토리의 단점을 상당부분 가려줍니다. 모범적인 협객같은 큰형 곡월헌, 까칠하지만 따듯한 둘쨰형 형극, 다양한 매력을 가진 히로인 등등.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주인공은 초반의 순진한 모습과는 다르게 사파의 마두가 될 수도 있으며 영웅이 되기도 하고, 패배하는 배드 엔딩에서 처럼 거지가 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많은 게임들이 플레이어 주변의 몇몇 캐릭터만을 묘사하는 것과는 다르게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은원에 따라 동료가 되기도,연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4. 게임플레이

그러나 대체적으로 만족한 스토리와 다르게 게임플레이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고전게임의 요소들을 많이 차용했습니다.


[게임하는데도 이제 암기력, 국문학이 필요한 시대]

게임의 구성은 크게 프린세스 메이커를 생각하시면 되는 1부인 육성 파트와, 2부인 대지도 파트로 나뉘는데요,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은 불친절함입니다. 일단 전반적인 게임의 튜토리얼이 매우 부실하고 없는 것이나 다름없어 공략이 필수나 다름없습니다.

일단 1부라고 할 수 있는 육성파트는 목적은 강한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보통 어려운 게임이라 하더라도 일직선 진행의 경우 후반에 강한 캐릭터가 동료가 되는 식으로 클리어 구제조치가 있거나, 아니면 진행을 잠시 멈추고 육성을 해서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는 구성이 많은데 비해, 이 작품은 육성파트를 망치게 되면 게임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게임 진행에 따라 전투는 피할 수 없기때문에 스토리 진행에서 요구하는 전투력을 갖추지 못하고 2부인 대지도 파트에 가게되면 다시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강한 캐릭터를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실하다는 점입니다.

육성은 기본 스탯과 무공으로 나뉘어지는데 기본 스탯이야 그냥 수련으로 올리면 된다고 쳐도, 무공의 경우는 아무 정보없이 플레이하면 약한 무공밖에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본 스탯*무공이 전투력인 게임 특성상, 좋은 무공을 얻지 못한다면 기본 스탯을 올려도 한계에 부딪히게되요. 그런데 무공을 얻는 방법은 대체로 복잡해요. 예를 하나 들면 최강의 무공 중 하나인 무적극한류는 처음 마을에서 닭을 이기고 오성을 100 만든 다음 낙양성에 처음 가는 시기에 격투장에서 싸워서 이긴다는 것인데, 숨겨진 무공이라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무공은 이런 여러 조건들을 거쳐야 얻을 수 있습니다. 공략을 안보면 마치 무협소설에서 기연 받아먹듯 해야한다는 말입니다. 진행과 육성에 힌트가 부족할뿐더러 직관적이지도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처음보면 뭔가 정신이 멍해지는 육성화면. 설명이 친절하지 않아 더더욱 어렵다]

적당한 무공을 얻어서 적당하게 클리어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무공의 수준이 천지차이기 때문이죠. 우스갯소리로 RPG게임의 최고의 방법은 “레벨을 올려서 물리로 때려라”라고 하는데 이 게임은 그게 안되는 게임입니다. 육성 모드를 처음보면 내가 원하는 무협의 판타지를 내 마음대로 구현하고 싶지만 특정 무공이나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행해야하는 행동들이 있기때문에 이런부분이 제약이 생기며, 결국 행동이 최적화에 맞춰 고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여러 구간에서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시간제한안에 최대한 많은 서브 퀘스트를 받고 보상을 받아야 진행이 수월해지는데 공략없이 플레이하면 뭐가 뭔지도 모르고 시간을 낭비하게되죠. 게임의 진행에서조차 정보가 없다면 무협 소설처럼 기연찾아 삼만리를 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2부격인 대지도 파트가 짧은 것도 아쉽습니다. 다양한 중국 전토를 돌아다닐 수 있지만 이벤트도 별로 없으며 스토리를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강하달까요.


[스토리 진행이 크게 나쁜건 아니지만, 스킵 기능이 없어 반복플레이가 매우 불편하다]

마지막으로 편의성이 부실하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다양한 루트와 히로인 공략을 위해서는 회차를 돌리게 되는데, 이 게임은 스킵 기능이 없습니다. 직접 간단한 마우스 매크로 돌려야 하죠. 또, 1부 중간중간의 강제 이벤트들은 스킵도 안되며 이런 부분도 게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매우 귀찮게 느껴집니다. 한 세이브로 여러 엔딩 보기도 안되는 것이, 특정 루트를 가기 위해서는 그 루트 진입을 위한 행동들을 미리 쌓아놔야 하기 때문이죠. 또 각종 미니게임들도 해야하는데, 처음에야 재미있게 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회차를 돌면서 똑같은 짓을 반복해야 해서 질리게 됩니다. 효율은 조금 떨어질 지 몰라도 스킵기능이나 자동기능을 넣었으면 더 좋지않았을까 합니다.

5. 총평

협격 풍운전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다양한 스토리, 무협을 여러부분에서 잘 표현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편의성의 부족, 불친절함 등 고전게임이 가진 단점들 역시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합니다. 하지만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협객풍운전은 고전무협을 좋아하셨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추천 : 무협이 좋다, 고전 게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
비추천 : 그 외 모든 플레이어

이번 스팀 여름세일에 게임이 포함되어 리뷰를 남겨봅니다. 원가는 18,000원이지만 이번 세일로 50%할인이 되어 9,000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글화는 유저패치로 100% 패치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7/01 00:10
수정 아이콘
협객풍운전의 가장 큰 단점은 미니게임입니다. 지나치게 자주 해야 하고, 지나치게 짜증납니다. 하지만 재료를 얻기 위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 수준이라 또다시 짜증이 나죠. 결국 미니게임 한 번에 보상 수십 개씩 받는 패치 깔고 나서야 게임 진행했습니다.
잠이온다
19/07/01 00:21
수정 아이콘
네. 편의성 부분에서 서술했지만 반복적 플레이를 요하는 작품임에도 잡다한 부분이 지나치게 많죠. 대화 스킵도 안되고, 똑같은 미니게임은 또 해야하고.... 저 역시 트레이너로 게임 가속기능을 써가면서 플레이했습니다.
19/07/01 00:18
수정 아이콘
폰게임이...아니야?
잠이온다
19/07/01 00:21
수정 아이콘
세일 안해도 10연 가챠값보다 쌉니다?
19/07/01 00:21
수정 아이콘
와....다시 보니 선녀같다!!
55만루홈런
19/07/01 00:25
수정 아이콘
전투가 턴방식인가요? 게임은 걍 전투라도 재밌으면 좀 불편해도 할만한데
잠이온다
19/07/01 00:30
수정 아이콘
턴방식입니다. 전투는 솔직히 별로에요. 고전작인 의천도룡기 외전이나 이거나....
달콤한휴식
19/07/01 00:25
수정 아이콘
이 게임이 굉장히 고전적인 느낌이 강한 이유는 원작이 고전이라서.. 입니다 리메이크 한 게임이죠. 사실 잘 만든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데 한국어로 즐길수있는 노 퓨전 무헙 스토리 게임이 거의 없어서 이게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입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협객풍운전 전전이 압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이온다
19/07/01 00:31
수정 아이콘
네. 사실 절대적인 퀼로보면 많이 부족한데 일단 저가의 게임이고, 슈퍼로봇대전이 로봇 나오는 거의 유일한 게임이라 입지가 있는 것처럼 이 작품도 그런 느낌이죠.
밤톨이^^
19/07/01 00:38
수정 아이콘
명령어 추가해서 Q 누르면 대화 스킵기능 있습니다.. 자세한 방법은 클리어한지 오래라 까먹었네요
잠이온다
19/07/01 08:47
수정 아이콘
설명 안해주면 알기가 어렵기 때문에...
19/07/01 00:47
수정 아이콘
심심할 때 2~3일씩 불태워서 하기 좋더라구요. 지루해지면 잠시 접어놨다가 나중에 땡길 때 다시 하고. 분기가 여러 가지라서 이런 식으로 엔딩 하나씩 깨면서 플레이하게 되더군요.
잠이온다
19/07/01 08:48
수정 아이콘
네. 생각보다 하루에 한루트 해볼만한 길이지요.
EPerShare
19/07/01 01:17
수정 아이콘
이거 사실 미연시...
잠이온다
19/07/01 08:48
수정 아이콘
인정 또 인정...
19/07/01 06:39
수정 아이콘
연재 해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어느샌가 중단하셔서 아쉬운....
잠이온다
19/07/01 08:50
수정 아이콘
여기는 연재가 중간에 끓겼지만 디시 게임연재 마이너 갤러리에서 대부분이 연재되어있습니다.
밤톨이^^
19/07/01 13:28
수정 아이콘
그거 둘다 접니다..
의지박약킹
19/07/01 11:31
수정 아이콘
원작도 그랬지만 히로인/엔딩 루트가 꼬이는 점이나 진행은 루즈한데 스케쥴은 방대한 점 떄문에 한 번 깨고나니 손이 안가더군요. 사실 그렇다고 다른 분기마다 체험해볼 만큼 깊이가 있는건 아니니..
19/07/03 11:12
수정 아이콘
저는 협풍보다는 전전이 더 재밌더군요. 이게 그냥 다 빼고 RPG 느낌이라...
하락도 해봐야지 했는데 이제 여유생기면 잡아봐야겠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6048 [기타] [번역] 24시간 챌린지: 언더로드 vs 전략적팀전투 [25] DewRas9250 19/07/01 9250 1
66047 [기타] 전략적 팀전투에서 종결조합들과 그 상성 [60] polka.10225 19/07/01 10225 4
66046 [LOL] 인상깊은 롤판 어록들 [116] roqur15880 19/07/01 15880 4
66045 [기타] 내가 그게임을 접게 된 이유 [47] Secundo10469 19/07/01 10469 2
66044 [LOL] TFT(전팀전) 어떤 시너지 조합이 좋을까 [88] 우르쿤12882 19/07/01 12882 7
66043 [기타] [매직 아레나] 곧 신 확팩 2020 코어셋이 출시됩니다. [10] cluefake4853 19/07/01 4853 1
66042 [LOL] 깃털만큼 가볍게 적어보는 롤토체스 소감 [36] 도축하는 개장수7886 19/07/01 7886 1
66041 [기타] 협객풍운전 - 무협 합격, RPG 불합격 [20] 잠이온다12470 19/06/30 12470 1
66040 [LOL] 롤판 선수들의 계약기간을 알아보자. [19] Leeka23487 19/06/30 23487 1
66039 [LOL] IG의 에이스, 루키가 돌아오다 [17] 신불해9961 19/06/30 9961 6
66038 [LOL] 롤챔스 휴식기 전, 4주간의 경기 종합 잡담 [15] Leeka7100 19/06/30 7100 4
66037 [LOL] SKT - 젠지 빛돌 방송 정리 [27] roqur12654 19/06/30 12654 3
66036 [오버워치] 오버워치가 2/2/2 패치를 하게 된 이유 [61] Leeka10425 19/06/27 10425 1
66034 [스타2] 2019 GSL 시즌2 코드S 결승전 우승 "박령우" [3] 김치찌개7629 19/06/30 7629 3
66033 [LOL] 리프트 라이벌즈 앞둔 LPL 중간 순위.jpg [27] Ensis8503 19/06/29 8503 1
66032 [기타] 롤토체스 마딜조합 아이템에 관해 소소한 공략(혹은 비슷한 것) [23] esotere9169 19/06/29 9169 3
66031 [LOL] TFT) 모바일로 쓰는 불친절한 공략글 [19] 8502 19/06/29 8502 2
66030 [기타] 롤토체스랑 언더로드랑 비교하며 게임해본 후기 [39] 데로롱9454 19/06/29 9454 0
66029 [LOL] (TFT)오토체스 비숍8이 보는 롤토체스와 오토체스 차이점 [22] 마빠이9773 19/06/29 9773 0
66028 [LOL] 롤토체스 짧은 후기 [12] Leeka7911 19/06/29 7911 1
66027 [LOL] 롤토체스 오늘 오픈했습니다. [30] 월광의밤10625 19/06/29 10625 2
66026 [LOL] 서머시즌, 현재까지의 DPM 통계 (feat 솔로킬) [23] Leeka8669 19/06/29 8669 2
66025 [오버워치] Oversite의 222 고정 메타 분석 [26] 손금불산입10802 19/06/28 10802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