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최근 잠이 오지 않음을 한탄하며 침대에서 뒤척거리다가 문득 살짝 후끈했던 채널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누군가는 신경도 쓰지 않을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떠오르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핸드폰으로 구글을 켜고 검색을 했습니다.
"채널 휴모르"
그런데 놀랍게도 검색어 채널 휴모르의 첫 글은 바로 여기 PGR의 글이었고 혼자 빵터지며 글을 읽기 시작 했습니다.
[자게 : 아시아 웃대채널 휴모르를 아십니까?] https://pgr21.net/?b=8&n=14384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꼭 추억팔이를 해야지 결심을 하며 이렇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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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1시절 특히 노장 게이머?들이 많은 PGR의 많은 유저가 젊을!시절에는 그 시절에 어울리는 추억들이 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학교에서 가장 스타를 잘하는 사람은 누구냐를 가지고 별로 안면도 없는 학우들이 풍문으로 들어온
서로의 스타실력을 대결하기 위해서 학교근처 PC방에서 1:1을 뜨며! 수 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던 추억이 있었고
디아블로를 잡고 조던링을 모으고 누구며 아이템을 복사한다더라! 많은 이야기 속에 게임을 하며 밤을 지새우고
리니지1을 추석에 3박 4일을 친구 두 명이서 하나의 아이디로 쉬지 않고 돌려가며 렙업이 아니라 노가다로 돈을 벌고
왠만한 온라인 게임은 미친듯이 파고들어 용돈벌이를 하던 그런 일들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물론 스갤이든 인벤이든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출몰하는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 시절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겠죠. 단 농담 한마디에 웃지 못하고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감정들이 커지는 요즘은
어제 한 지인이 팟케스트에서 X빨을 듣고 검색해본 후 왜 이렇게 사회가 병들어 가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던
그것이 현실인지 아니면 내가 단순히 나이를 먹어가는건지 아직은 판단하기가 어렵기만 합니다.
그렇게 김광석의 노래가 인생에 유의미하게 다가오는 와중에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한가지가 떠오릅니다.
다들 어떤 의미로 이곳을 찾고 이 커뮤니티의 사람들에게 로열티를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전 무언가 소개받는 것에
상당한 기쁨을 느끼며 이곳을 찾습니다. 천성이 귀가 얇고 좋다는 것은 다 해보지만 특히 PGR에서 무엇인가 소개를
받으면 특히 게임에 관한 것은 한 번씩 꼭 해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Path of Exile 리뷰를 보고 바바리안을 추억하며
레벨 30을 넘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의 주제인 채널 휴모르는 위의 링크대로 2009년 PGR에서 소개를 받게 되었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승패가 결정된 게임 승패에 압박을받는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것은 패배감과 스트레스로 다가올 뿐 아무리 경쟁에 익숙한 현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1인 이더라도
사실 게임은 그 자체로 즐겁길 바랄뿐이죠.
(휴모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링크글이 너무나 잘 설명했기에 사실 더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제 컴퓨터에 더이상
스타1이 깔려있지 않기 때문에 엔하위키 같은 곳에도 항목이 없는 채널 휴모르에 관한 역사를 더이상 알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다만 저도 그곳에 제가 있었을 때만 기억할 뿐이구요.)
휴모르에서 게임을 했던 이유는 단 한가지 입니다. 너무 즐거웠고 게임에 대한 압박이 아니라 즐기는 것에 대해서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죠. 연기를 잘해야 하는 팬텀은 스타 실력이 엄청나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잘하면 좋지만
잘하지 못해도 채팅으로 게임을 즐기며 놀 수가 있었죠. 게다가 로또 같은 경우 극명한 자리의 유불리가 있기 때문에
서로 뭐라고 크게 싸울 일이 사실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욕을 안먹는건 아니죠 11시 저그로 안터지는 뮤탈 병력으로
같은 팀원에게 대차게 까인적도 있습니다;만 스스로 생각해도 이뭐병 소리가 절로 나왔기에 죄송할 뿐이었죠.
그리고 채널에서도 그렇게 기분나빴던 기억은 없었습니다. 맨날 봇이 올리는 퀴즈푸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무한으로 광고를 날리지 않나 엄청 소란하다가 누군가 게임이나 하자고 하고 방이나 만들라고 하면 잠시 뒤에
채팅창에는 3343 // 3343 이런 글이 올라오죠. 그리고 채널에 다수의 인원들이 동시에 사라집니다.
조인하러 간거죠. 그러면 방이 깨지기도 하고 사람이 부족해서 막내는 방을 다시 광고하러 나오고
요즘 시스템이 이런식이면 욕을 먹겠지만 사람사는 느낌이 나서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분명 당시에도 채널이나 방에서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저질스런 사람이 있었을텐데
인터넷에서는 기본적으로 선비소리를 들을 마인드가 있는 저에게 있어서 채널 휴모르에서 거부감을 느낀 기억이
없는 것은 단순한 추억보정 이상으로 저랑 잘 맞았던 것이겠죠. 운이 좋아서 제가 싫어하는 지역비하나
각종 드립들을 피했을지도 모르구요. 분명 그곳 인성?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그땐 저질들도 그런 소리는 안했다라고 믿고 싶은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30평생 게이머로 살아온 제 인생에서 채널을 찾아가며 게임을 했던 것은 채널 휴모르가 유일합니다.
참 저도 안해볼 것 없이 다 해봤지만 굳이 게임을 더 잘해야겠고 뭘 배워야겠어 이런 생각이 없어서 인지
그시절 참 많이 하던 IRC나 채널을 찾아가면 채팅으로 인맥을 쌓고 이런건 해본적이 없네요.
물론 채팅을 싫어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원래 사람이라는 동물이 욕먹기 싫은 것이 본능이고 자기 입맛에 맞는 즐거움을 찾아가기 마련이죠.
저는 스1시절의 휴모르를 꺼내서 당시는 참 즐거웠고 그것은 마치 어느 판타지 세계에서 등장할법한 모두가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선술집 같았어!라고 이야기를 꺼내도 누군가는 난 휴모르에서 이런 기분나쁜 일을 당했다
혹은 너무 저질이어서 싫어다는 추억을 꺼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과거에 즐겼던 어떤 게임의 클랜이나 혈맹
혹은, 공대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 사람들이랑 게임해서 참 즐거웠다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최근 롤을 하면서 그런 추억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괜찮은데 자꾸 부모님 안부를
묻거나 이야기가 통하지 않고 게임을 하는 사람들, 그 반대쪽에서 불편해하는 많은 오해와 수많은 성향들을 생각하면
즐겁자고 하는 게임에 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영원이 고통받는가 스스로 의야하게 되니까요.
제가 롤을 오래 하지 않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스타도 물론 바로 조인을 누르고 어떤 공방이나
찾아 들어가서 게임을 할 수 있었지만 그때는 내가 가서 즐거운 채널이 있었으니까요. 딱히 친목질을 하는 사람도 없었고
누가 누구에게 친한척을 하지도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임을 할 수 있었고요.
아니 맨날 보는 사람들한테 인사하고 게임하다보면 친해지는건데 뭐 어쩝니까? 일부러 모른척 할 수도 없고...
하지만 어디나 친목질의 문제는 공개적으로 그 친목을 드러나는 것에서 시작하죠.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불편한데
사람들은 그것을 과시하기 마련이고 그걸 방조하는 곳은 어디든 소위 망하죠.
쪽지나 개인 메시지는 어느 게시판이나 게임이나 지원해주는데 말입니다. 조금만 서로 서로 배려하는 의지!만 있으면 됩니다.
그나저나 문득..... 롤에 팬텀맵을 만들어주면 재밌겠단 생각이 드네요. 10명이 원형인 도미니언 맵에서 프리포올로 들어가서
물론 본진은 10개로하고 상점에서 타워도 팔구요. 인게임에서 동맹창을 만들어주고.. 롤에서 하면 부모님 건강하신가부터
결혼은 했는지 아이는 있는지 ... 게임은 재미있겠지만 구현된다고 상상하면 엄청 두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