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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1/12 20:34:23 |
Name |
Love.of.Tears. |
Subject |
형의 도전 그리고 나의 도전... |
안녕 형. 오래간만이네. 사실은 09시즌에 형이 너무 안 나와서 걱정이 많이 됐거든. 난 괜찮은데 다른 팬들이 지루했을 테고 또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물갔다. 퇴물이다라고 말할 때마다 받아들이는 형 입장이 어떨까 싶고 또 그것보다는 경기하기를 놀기보다 좋아하는 형이 경기를 많이 못 나왔을 때 심정이 어떨까 헤아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어.
FA 규정이 선수에게 이로운 점은 많이 없다는 이야기, 게임에 잠시 흥미를 잃기도 했었다는 이야기를 생일파티 때 전해 듣고 이제 임요환의 인내심도 한계인가 싶어서 미치도록 안타까웠지... 하지만 생일파티파가 끝난 뒤 팬들의 응원을 업고 게임에만 열중하다보니 게임이 다시 재밌어지더라는 말을 프로리그 직후 뒤풀이 자리에서 직접 들으니 안도가 되더라.
그 후 다시 만났을 때 좀 나와 보라고 성토하듯 하는 내 말에는 멋쩍게 웃으며 알았다고만 했는데 그 땐 미안 했어 형. 하하. 굳은 다짐을 하고 내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어도 조금은 조급했어. 계속되는 도택혁명고라인에 묻히다가 이렇게 이름뿐인 30대로 끝나는 건 아닌지, 그도 그럴 것이 포스트 임요환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은퇴가 얼마 안남은 듯한 뉘앙스의 기사들이 올라왔으니까...
그런데 이 모든 건 내 기우였을 뿐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늘 도전할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형을 보고서 다시 한 번 믿을 수 있게 됐어... 그래, 이게 임요환이지. 이래야 임요환답지 안 그래? :) 도전! 도전이라는 단어처럼 사람을 설레게 하는 말도 드물 거야. 무척 설레는 단어인 동시에 힘든 싸움도 동반되는 단어인 것 알고 있지? 형은 잘할 수 있을 거야... 이제껏 잘해왔으니까...
사실 나도 요즘 다른 곳에 신경이 가서 좀 소홀했거든.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몰라도. 형도 알지? 나랑 경기 같이 오는 동생. 그 동생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어. "장애인들이 빨간 띠 매고 외치는 말이 있지? 평등. 평등 그거 좋지. 헌데 원래 장애인은 엄밀히 말해. 평등해 질 수 없어. 왜냐면 사회적 약자거든. 약자라서 포기하라는 거냐고? 아니! 장애인끼리 있어도 장애 경중에 따라 텃세가 있고 무시가 있는데. 비장애인들이 보기엔 더 하다는 거지. 내 말은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들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걸 그대로 해보이자는 거야. 안 보여주는데 어떻게 알아. 보여줘야 믿지. 안 그래?"
내게 있어 도전은 형보다 더 캄캄하고 앞이 안 보이는 싸움이 될 거야. 하지만 나는 신뢰의 힘을 믿어. 부탁하나만 할게. 가능한 한 오래 살아남아줘. 당장 최고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앞으로 몇 년이 더 지나 언제 은퇴할지 모르지만 그리고 지금보다 커리어가 더 화려해져서 은퇴하더라도 눈물은 나겠지만 어쨌든 오래 살아남아줘. 형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테니까... 프로게이머, 그 앞에 장애인 세 글자 더 붙인다고 해서 더 특별해 보이지는 않거든...
스타 2에서 보자.
내가 남자라서 이런 말 하면 또 욕 많이 먹겠지만 그냥 할게... 사랑해 요환이형, 내게 열정의 불씨 심어줘서 고맙고...
정말로, 정말로 사랑해...
Written by Love.of.Tears.
74 번째 응원 글 &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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