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경기에는 항상 패자와 승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날빌에 졌던, 정석에 졌던,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던, 상대 본진 한번 못보고 올멀티 관광을 당했던 간에

어쨌든 자신의 패배를 승복하고 공개적으로 상대방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과 해설자들에게 선언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GG선언에 왜 정해진 틀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지 선언이 특이한 것은 손찬웅 선수가 대표적인데요

이 선수는 이기던 말도 안되는 역전패나 올멀티 관광, 밀봉을 당해서 지던 간에

언제나 zizi yo를 치기 때문에 그냥 특성 있는 패배 선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배가 어린 선수들이나 평소에 친분이 있는 선수들인 경우

ggyo나 지지요를 많이 칩니다.

이런 것들은 충분히 상대에 대한 예의가 보이고, 관용될 수 있는 수준의 것이라고 보입니다.

특히 꼴불견인 것은 한글채팅이 허용되면서 생긴 WW나 '느즈즈', '흐흐' 입니다.

(초성체 사용불가인 점 양해 바랍니다.)

패배선언시 나오는 이러한 경기 포기 선언은 정말 꼴불견이더군요.


몇 가지 실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최연성 선수 팬임에도 최연성 선수는 패배시 WW를 유독 많이 쳤지요.

그래서 많은 커뮤니티에서 WW는 이중W냐면서 비판을 받고 끝내 그 습관을 고친 것으로 압니다.


요즘은 이성은 선수가 '느즈즈' 로 한창 악명을 높이고 있더군요.

졌다 하면 '느즈즈' 가 많이 나오던데...S가 SCV와 스탑의 단축키임을 고려해도 고의성을 충분히 의심할 만 합니다.

'노 지지'도 아니고...분한 패배의 감정은 알지만 상대방을 배려했으면 합니다.

상대 선수에게 이기면 온갖 세레머니는 물론이고, 地地까지 공들여 치는 선수가

왜 자기가 지면 지지를 제대로 못 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느즈즈에 대한 해명을 한 것은 저도 봤는데, Start의 단축키라고 그렇게 따지면 모든 선수가 느즈즈를 치게 됩니다.

일꾼 단축키라고 쳐도 저그와 테란 선수들은 모두 느즈즈를 치게 됩니다.

오늘도 도재욱 선수에게 작렬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과거 엠본부 팀리그 결승에서 이윤열 선수가 이재훈 선수에게 지자 GG를 안치고 나갔다가 팬카페에 사과글 올린 적도 있었고,

이승훈 선수는 한술 더 떠 엘리될 때까지 건물 지으면서 버티는 추태도 보였죠.


제가 GG에 대해 정말 멋지다고 기억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홍진호 선수에게서 나왔습니다.

마이큐브 8강이었던가요? 극악의 저그 압살맵 패러독스에서 박정석 선수가 유리한 상황,

홍진호 선수는 박정석 선수 컴퓨터의 연결상태가 지속적으로 불안정하자 아직 해볼만한 상황이었음에도 GG를 치고 나갑니다


그리고 TG삼보배 결승 3경기의 피눈물나는 유보트 혈전

전승우승을 놀리던 홍진호에게는 야속하게도 3경기 모두 압도적으로 최연성 선수가 승리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 그 불리한 상황에서도 가난저그의 진수를 보여주며 끝까지 최연성을 괴롭히던 홍진호

해설자들마저 경악하게 만드는 극강의 컨트롤과 드랍으로 승부를 박빙으로 몰고 가지만

드디어 마지막 자원줄이 끊기자

"You have multi?" 를 치고 최연성이 그렇다고 하자 깨끗하게 gg를 치고 나갑니다.


부디 관련 규정이 하루빨리 정비되어

경기의 흥분과 감동을 반감시키는 제멋대로 GG타이핑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홍진호의 GG 같은 멋진 패배선언과 승복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