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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1/30 22:34:22
Name RedStrAp
Subject 딜레마를 걷어차버린 혁명가
일반적으로 프로토스가 겪는 저그전의 딜레마는

조금 째고 플레이할때 날카롭게 들어오는 올인 or 타이밍 러시와

가난하고 타이트한 수비를 펼칠때 쏟아져나오는 확장물량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초반과 후반 모두를 당해낼수 없게될때 심리적 타격이 극대화되며

일반적인 프로토스 유저들이 강력한 저그들을 만나게되면 한두번쯤 겪게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마재윤전수는 지난주에는 올인 히드라로 , 이번주는 부유한 저글링히드라와 역뮤탈 운영으로 승부를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경기 모두 져도 좋으니 김택용에게서 올인만 고집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만.. 그게 정말 2연패로 다가오자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재윤선수의 경기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누가 유머로 그러더군요 상대전적 8배에서 5배면 괜찮아진거라고 -_-; 씁슬하지만 한편으로는 피식하게 됩니다.


마재윤선수는 123경기 내내 히드라 위주의 경기를 고집했습니다.

1경기는 발업저글링페이크 후 사업히드라돌파

2경기는 커세어리버에 대항한 히드라스커지and 빠른드랍후 정면돌파

3경기는 장기전에도 불구하고 다수히드라 , 다수저글링 , 디파 , 장판파 울트라 -_-;;


마재윤선수가 굴욕적인 전적을 겪은 후 8강 모든경기에서 히드라 위주를 하게된건 여러가지가 있을겁니다.

커세어리버 , 커닥에 가장 무난한 대응이고 타이밍 러시에도 무난하며 장기전에서도 무난하게 쓰이는 유닛이죠

하지만 이 [무난한 유닛]이 가진 한계인것일까요 , 진출할때마다 [극대화된 화력]으로 중무장한 김택용선수의

병력들(리버 , 다크 , 템플러)을 결국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저는 마지막 경기에서 다크스웜을 써가며 9시를 파괴하려고 했지만 리버아케이드에 녹아나가는 히드라의 모습이

해당경기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2:10의 상대스코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장면으로 각인되었습니다.



앞서이야기를 곁들이면 이제 김택용선수는 어느정도 마재윤선수의 올인러시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었습니다만 ,

아쉽게도 , 오늘경기도 역시 후반운영은 넘어서질 못했습니다.

만약 두경기중 한경기라도 김택용선수를 무너뜨렸다면 4강진출과 견줄 , 아니 훨씬더 높은것을 마재윤선수가 획득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김택용에게 초반과 후반의 딜레마를 안겨주었다'는 사실 말이죠.

하지만 김택용은 경기전 인터뷰에서도 말했듯 "정찰만 잘하면 이길수있다"라는 사실을 (부분적으로는 실패하는모습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증명해보였습니다.

초반과 후반의 딜레마를 "초반프로브 두기 정찰"이라는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보잘것없는 희생을 통해 날려버린 것입니다.

물론 프로브 두기정찰이 그 모든것을 바꿔주지는 않습니다만 , 앞서 말한 심리적인 영향에는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김택용선수는 지금 무슨생각을 하고있을까요? 아마 "그래 , 정찰만 제대로 하면 지지않아" 라는 마음이 더욱더 확고히

자리잡혔을 것입니다.

예가 적절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잽을 4번 날리고 훅으로 ko를 시켜오다가 체력적으로 (조금)무리가 가더라도

잽을 5~6방 날리고 훅을날려

지금껏 그래왔던것처럼 확신했던 승리를 당연한듯 챙겨가는

복서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저는 김택용선수를 잡을 저그로 ㅇㅇ 선수를 지목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자체만으로 마재윤은 이제 김택용에게 안돼 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는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과연 "진화하는 저그" 마재윤선수는 오늘의 참혹한 패배를 뒤얹고 어떤 진화한 저그로 돌아올지 기대반 우려반을 하고있습니다.



히드라위주의 경기는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김택용선수는 오늘 그것을 모두 증명해 보였구요

김택용선수의 승리를 축하하며 , 그 인간같지 않은 저그전에 경의를 표합니다 -_-;

앞으로 두선수가 마주칠때 튀게될 스파크를 기대하면서 오늘 마재윤선수의 넘지못한 벽에대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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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1/30 22:38
수정 아이콘
항상 느끼는것입니다만 두선수가 만나면 항상 반듯이 멋진 경기가 나오더군요. 그것이 경기 내적의 것이든 외적의 것이든 말이죠. 곰티비 결승전, 슈퍼파이트, WWI , IEF07, 그리고 이번 8강까지 모두 몇번이고 봐도 잼있는 경기였습니다. (물론 두선수가 이~전에 맡붙었던 팀플은 제외하죠!) 그리고 더 즐거운건 그들이 만난지 8개월정도밖에 안되었단것입니다. 앞으로 스타 리그가 있는한 두선수의 대결은 이제 시작일것같군요. (물론 스타2의 커다란 변수는 언제나 미지수이지만요)
제3의타이밍
07/11/30 22:41
수정 아이콘
두 선수가 만나서 멋진 경기를 만들어주니 고맙긴 하지만
마재윤 선수의 팬인 저로서는 가슴이... ㅠ.ㅠ
마재윤 선수가 더 진화해서 한단계 위의 경기를 모두에게 선사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바보소년
07/11/30 22:43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엔 마재윤 선수가 보여준 히드라 플레이가 결국 저그로 김택용 선수를 무너뜨릴 카드라고 봅니다.

적어도 김택용 선수 이상의 미친듯한 멀티태스킹이 전제가 된다면 말이죠...
바보소년
07/11/30 22:51
수정 아이콘
나름 골수 프로토스 빠였다가 마재윤을 만나고 마빡이가 된 저로써는
정말 2경기가 너무너무 아깝네요... 지난 경기의 패배로 휘청이던 김택용 선수를 꺽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때 러커 개발이 되어 있어서 러커 견제가 같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면
커세어의 견제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ㅠㅠ
07/11/30 22:53
수정 아이콘
그냥 뭐 실현 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온니 히드라로는 답이 없다고 생각되네요. 특히나 오늘처럼 빠른 속업 셔틀에 커세어를 동반한 수비형 토스에게 있어서 히드라는 정말 효율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저그도 마찬가지로 지상군만을 고집하는 건 정말 바뀌어야 되는 전략이라고 생각되네요. 뮤탈과 히드라 같이 써주는 게 컨만 따라와준다면 정말 좋을 듯 싶은데..
바보소년
07/11/30 23:14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엔 히드라와 스커지 조합이 김택용의 커세어 플레이를 막는 법이라고 봅니다.
아~ 물론 김택용 선수 이상의 뇌파컨이 필요할 듯... 마재윤 선수는 해낼거라 봅니다.
커세어 제압 후 순간적인 역뮤탈을 사용하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입스타네요...

ps. 이러면 김택용 선수는 그 엄청난 판단력을 바탕으로 게이트 플레이 하려나요? ㅠㅠ
무한의 질럿
07/11/30 23:21
수정 아이콘
[인스네어] + 히드라가 답일듯 싶습니다. 아니면 3 스포어 히드라라던가. 인스네어 말고 패러사이트로 셔틀 경로를 보고 있어도 되구요. 답은 퀸뿐일듯.
바보소년
07/11/30 23:44
수정 아이콘
퀸을 쓰기 위해서는 자원과 시간이라는 문제가 발목을 잡을듯 하네요...

일단 '자원' 문제는 스파이어를 포기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나
퀸의 마나를 모으고 인스네어를 개발하는 '시간'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토스의 시간을 늦추지 않는한 해결이 안될 듯 합니다.

문제는 김택용 선수의 '커세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조합되는 콤비네이션에도 있는 것이지요...
아소심행
07/12/01 02:39
수정 아이콘
글이 공감가면서도 읽을때 흥이 나네요~ 잘 읽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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