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팀리그를 주장하고 있을 때 팀리그의 단점에 대해서 다른 분들이 많이들 지적하고 계시네요.

  그 중 손꼽히는 것들을 적어보면 '한두 명에 의해 리그가 좌우될 수 있다', '진정한 팀의 승리가 아니다', '팀플 선수들은 어쩌라고?', '경기 시간이 길어진다' 정도가 있겠네요.

  저는 팀리그를 프로리그보다 조금 더 지지하는 입장에서 여기에 대한 제 의견을 말해 보려고 합니다.

  1. 한 두명에 의해 리그가 좌우될 수 있다.

  '팀리그'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입장에서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좀 아이러니한 일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오히려 더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프로리그에 비해서 팀리그는 스타 탄생이 훨씬 더 수월합니다.

  현재의 스타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은 올드 게이머들이 부진한 가운데 눈에 띄는 스타들이 적어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송병구가, 이제동이 프로리그에서 아무리 이겨도 팬들은 별 감흥이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팀리그라면? 올킬 몇 번씩 한다면? 단번에 시선 집중이 되지 않을까요? 누가 어떤 맵에 나오든 쓸어버린다면요.

  '개인리그는 스타를 만들고 프로리그는 스타를 소비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누가 했던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팀리그는 그 중간 단계에서 개인리그와는 또다른 형태로 스타를 만들기가 프로리그에 비해 훨씬 용이합니다.

  즉, 저 단점은 오히려 스타의 인기를 끌어올릴 수도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2. 진정한 팀의 승리가 아니다.

  1번과 연결되는 말이긴 합니다만... 따로 적어봤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프로리그도 '진정한' 팀의 승리라고 보기는 좀 힘들지 않나요?

  경기마다 연계되는 것도 아니고, 엔트리가 정해지고 나면 감독 및 팀원들은 구경꾼 신세가 됩니다. 선수가 잘하기를 바라면서요.

  구색 맞추기 팀플이 있긴 하지만, 그것 역시 두 선수의 호흡일 뿐이지 팀 전체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팀리그는 다릅니다. 엔트리가 정해져 있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감독의 용병술이 훨씬 더 중요해지고 기세를 타기가 쉽습니다.

  내가 지더라도 다음의 우리팀 선수는 저 선수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지가 가능하죠.

  진정한 팀의 승리가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은 한두명이 올킬 내지는 3킬하는 경우만 생각하면서 말씀하시는데,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다면 저는 오히려 팀리그가 진정한 팀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3. 팀플 선수들은 어쩌라고?

  이건 사실 민감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냉정하게 말해 보죠.

  팀플 전문 선수들이 팀플을 하기 위해 프로게이머가 된 걸까요? 아니죠. 지금의 시스템에 적응을 한 겁니다. 팀을 위해서요.

  왜 그 선수들은 개인리그를 포기하면서 희생해야 할까요? 지금의 시스템이 그걸 요구하고 있거든요.

  물론 이창훈 선수나 박정석 선수처럼 소수의 재능있는 팀플 선수들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마지못해 하는 게 아닐까요?

  얼마 전 장육 선수나 윤종민 선수의 인터뷰를 살펴봐도 팀에서 요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고

  팀플을 계속 하게 되면 개인전 기량은 필연적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특히나 빌드나 운영이 완전히 다른 저그 선수들은 더 심하죠.

  그 선수들이라고 개인전에서 활약하고 싶은 생각이 없겠습니까? 선수라면 다들 개인전 욕심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체제를 유지하면 필연적으로 희생되는 선수들이 생깁니다 (전 희생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지금의 팀플 전문 선수에게는 가혹할 수도 있겠지만 팀리그로 전환한다면 최소한 '앞으로의 희생'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 경기 시간이 길어진다.

  이건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팀리그 시절에도 보긴 했는데.. 특별히 늘어진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거든요.

  그렇지만, 7전 4선승이 된다면 필연적으로 지금보다 길어지긴 하겠네요. 풀세트 접전이 된다면 더더욱요.

  그 안에서 재미만 있으면야 시간 길어지는 게 대수냐..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확실히 단점은 단점입니다.

  이건 확실히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이렇게 팀리그의 단점들을 나열해 봤는데.. '시각'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 보고 싶었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단점들을 누를 만한 장점이 존재합니다. '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죠.

  재미적인 측면이야 취향 차이가 있으니까 팀리그가 더 재미있다고 단정지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리그보다 기회가 크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뭐... 이렇게 주구장창 써봐야 곧장 팀리그로 전환되지는 않겠습니다만...  논쟁이 시작된 김에 이런 의견도 있다는 것을 피력해 보고 싶었습니다.

  케스파 컵처럼 단기적으로 끝나는 초엉성한 -_- 리그 말고 좀 제대로 된 팀리그를 보고 싶다는 바람에서요.


  '태클' 환영합니다. 팀리그라는 체제에 대해서 좀 더 토론해 보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