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감동과 반전을 스타팬들에게 선사해준 곰티비 MSL은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나 반전 중에 최고 반전은 누가 뭐래도 결승전이 아니었나 싶네요. 마재윤 선수가 3:0으로 무너질 줄은......

그것도 세 경기 모두 비슷한 패턴에 무너졌죠. 프로브 견제 - 커세어 견제 - 닥템 견제.

그걸 모두 막지 못하고 무너졌다는건 그 전략에 마재윤 선수가 엄청나게 취약했다는 것으로 밖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마재윤 선수가 너무 심하게 완패해버렸죠.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 왕도는 뭐였을까요??




1. 스포어 콜로니를 지었어야 했다.

뭐, 적어도 스포어 콜로니가 있다면 커세어와 다크...... 이 두개 유닛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순 있죠.

하지만 스포어 콜로니를 지으면서 버텼다면 오히려 김택용 선수가 그대로 커세어+닥템을 썼을지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3경기 같은 경우는 커세어나 닥템에 당하기 이전부터 빠른 공발업 질럿에 심하게 휘둘렸었죠.

애시당초 뮤탈로 갔던 마재윤 선수인 이상, 뮤탈로 재미못보면 그 시점부터 위기라고 봅니다.

그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기 위해 막멀티를 감행한 마재윤 선수인데 그 멀티를 다 닥템에게 내주면서

일반 지상군에게 쓸려버릴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과연 스포어 콜로니를 지었다고 상황이 달랐을까요??

마재윤 선수가 스포어 콜로니를 지은 순간부터 김택용 선수는 지상군에 좀더 초점을 맞추었을거라고 봅니다.

3경기 블리츠X 경기에서 마재윤 선수가 스포어 짓는데 돈을 썼다면 질럿에게 그냥 밀렸을 거라고 봅니다.

5시 멀티를 시도하지 않고 그 자원을 스포어 짓는데 투자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이건 미봉책일뿐 똑같이 패했을거라 생각되네요.



2. 9드론을 했어야 했다.

9드론 스포닝풀...... 솔직히 프로브 정찰을 빨리 가는 김택용 선수의 이번 결승전 스타일을 봤을때

9드론을 봤다면 선포지부터 짓고 시작했을겁니다. 그렇다면 2경기인 리템 2시 6시 상황을 제외하고선

1,3경기는 선포지 더블넥에 9드론 저글링이 막힙니다. 그래도 희망을 굳이 걸어보자면

예전 프로리그에서 마재윤 선수의 9드론 저글링을 박정석 선수가 선포지 더블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막아냈지만 결국 뮤탈에 털려서 패한 전례가 있긴 하죠. 그때 박정석 선수가 9드론 잘 막고 더블넥 성공했지만

어이없게도 뮤탈에 끝나긴 했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김택용 선수라면 마재윤 선수 뮤탈에 당했을까요??

결승전에서 뮤탈에 의한 피해가 거의 없었던 김택용 선수입니다. 과연 9드론하고서 가난하게 시작한

마재윤 선수의 뮤탈에 피해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박정석 선수에게 먹혔었죠.

그러나 김택용 선수는 이번 결승전에서만큼은 뮤탈에 대한 방비가 철저했습니다. 정말 완벽하다고 말할 정도로요.

9드론도 김택용 선수에겐 그다지 먹히지 않았을것 같군요.



3. 연탄조이기를 했어야 했다.

뮤탈 짤짤이가 대세가 되기 이전엔 저그의 대 플토전 정석이 연탄 조이기였던 때가 있었죠.

차라리 그렇게 뮤탈이 안먹힐 바에야 럴커로 처음부터 조여버리는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애시당초 닥템 테크를 탔던 김택용인만큼 입구에 오버로드와 히드라+럴커가 죽치고 있다면 사전에 김택용 선수의 멀티 견제를

봉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이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마재윤 선수가 최근에 대 플토전에서 연탄 조이기를 초반부터 감행했던 기억이 없습니다.

게다가 상대방의 더블넥에 대해 피해를 주지 못한 상황에서 연탄 조이기는 오히려 뚫릴 위험이 크다고 봅니다.

김택용 선수가 물량하면 좀 되지 않습니까?? 곧바로 다크를 못쓴다고 하더라도 드라군 전환으로

물량이 적게나올 상황도 아니었죠. 워낙 더블넥이 빨랐으니...... 마재윤 선수가 연탄조이기를 했다면

가장 쟁점은 옵저버 요격일텐데...... 그에 따라서 승부가 갈렸을거라고 봅니다. 승부의 향방은 반반.

연탄조이기도 왕도였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결승에서 보여준 마재윤 선수의 전략보단 조금 낫긴 했을테지만 말입니다.



4. 땡 히드라 러쉬를 했어야 했다.

저는 이게 마재윤 선수가 그때 취했어야 할 왕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김택용 선수가

더블넥을 빨리 갔어도 동시에 커세어와 닥템을 빨리 뽑는다는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부터 승부를 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재윤 선수가 땡 히드라를 못하는 선수인가?? 그건 또 아니거든요.

프링글스 시즌 1 결승때에도 강민 선수와의 대결에서 땡 히드라로 결승 경기를 마무리지었던게 마재윤 선수입니다.

그러나 마재윤 선수는 뮤탈을 선호했었고 뮤탈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온 김택용 선수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습니다.

땡히드라를 했다면?? 적어도 심소명 선수 스타일인 올인성 히드라였다면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2경기에서 히드라로 가는 마재윤 선수를 보고서 김택용 선수가 캐논을 지으면서 대비를 해놨지만

히드라로 캐논은 순식간에 부수죠. 스타게이트와 템플러 아카이브를 동시에 올리느라 지상군은 별로 없는 김택용 선수 전략에

땡 히드라는 그야말로 지옥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오버로드 속업까지 제대로 해놨다면 게임오버였죠. 다 지나간 일이지만 말입니다.



5. 왜 마재윤 선수는 땡히드라를 안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왜 땡 히드라를 안했을까요?? 그 점이 김택용 선수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래 들어서 대플토전 최강 저그인 마재윤 선수와 심소명 선수의 심리 상태를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12드론 앞마당을 먹자, 김택용 선수는 넥서스를 먼저 가져갔죠. 그러자 마재윤 선수와 심소명 선수의 반응.




마재윤: 나를 상대로 운영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기꺼이 나도 운영으로 맞서주지!!

심소명: 어쭈?? 넥서스 먼저 짓네?? 히통령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어!! 땡히드라 가자!!




대충 이랬을 겁니다. 심소명같은 선수에게 이런 전략을 썼다면?? 진짜 초반에 끝납니다.

신 백두대간에서 김택용 선수가 심소명 선수의 땡히드라에 힘한번 못써보고 끝난 전례도 있고 말이죠.
  
하지만 마재윤 선수는 다릅니다. 여태까지 플토전에서 운영이나 물량적인 측면에서 거의 밀린적이 없는 마재윤입니다.

그의 물량전에 대한 자신감은 정말 충만했겠죠. 김택용 선수가 그걸 잘 분석한게 아닌가 싶군요.

자신이 운영으로 승부를 건다면 마재윤 선수 역시 기꺼이 운영으로 그걸 받아줄거란 분석이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런 김택용 선수의 승부수가 제대로 먹혀들었고 마재윤 선수는 그 승부수를 끝까지 운영으로 받아주려고 한

약간의 미련함때문에 결승전에서 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조차 김택용 선수 계산에 있었을 수도......

한마디로 마재윤 선수를 상대하는데 최적합화된 전략을 김택용 선수가 들고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 최적합화된 전략에 마본좌는 힘없이 쓰러질 수 밖에 없었죠. 만약 심소명같은 선수에게 이 전략을 썼다면??

졌다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잘 먹히진 않았을것 같습니다. 적어도 심소명 선수는 더블넥한 플토를 지켜보진 않거든요.

그러나 중요한 점은 결승 상대가 마재윤 선수였다는 점이죠. 그에 최적합화된 전략을 들고 나왔고

김택용 선수는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봤을땐 김택용 선수가 결승에서 사용한 전략.

빈틈이 거의 없더군요. 오히려 저그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를 정도로 약점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 전략이었습니다.

제 주관이 강하지만 땡히드라가 아니었다면 마재윤 선수가 이길 수 없는 전략을 김택용 선수가 들고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택용 선수 자신이 운영으로 승부를 건다면 마재윤 선수도 운영으로 맞받아 줄거란 믿음.

이 믿음과 함께 좋은 실력도 함께 보여준 김택용 선수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김택용 선수, 충분히 우승할 자격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