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와 지난 일요일 헤어졌습니다.

저를 만나기 전 다른 사람을 만났었고,
그 사람과 여러 이유로 헤어진 후
저와 사귀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날때는 몰랐으나
나중에 이것저것 얘기하다 알게되었죠.

그녀는 힘들게 고백을 했지만
저는 이상하리만치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땐 그녀가 내 옆에 있는 지금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후..

그녀는 에 저에게 과분하다고 싶을 정도로 잘해주고
웃어주고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요 몇 주간 목소리도 뭔가 이상한 흐름을 감지하고
진심을 말해달라고 하니 그 사람이 다시 접근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의 목소리에 흔들리는 자신을 보며
저를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나 죄책감이 든다며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면서
그녀는 울면서 이별을 고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와 그녀는 이어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해야 하거든요.
처음에 헤어졌을 때와 마찬가지로요.

그래서 그녀는 그도 선택하지 않고 저도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어찌어찌 그녀의 일기장과도 같은 그녀 블로그의 글을 보니
그 사람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그 사람과 헤어져야만 했었던 고통이 느껴지는 글들이 눈에 띄었고
그 글들이 작성되는 시기는 저와 한창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처음엔 배신감, 상실감, 자괴감 같은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더군요.
하지만 그녀가 저를 만나면서 그의 존재를 차마 잊지는 못했지만
저를 진정으로 사랑했었고 저를 통해 그를 잊으려고 노력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너무나 많은 고통을 저에게 안겨준 그녀지만
그녀와의 관계를 여기서 매조지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을 걸 알았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것을요.

하지만 정말 그녀와 제가 인연이라면
이렇게 그녀를 제 기억에서 억지로 지우고 남은 인생을 산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여기 까지 글을 보신다면
쯧쯧.. 여기 또 불쌍한 인생하나 있구먼..
걍 잊고 열심히 사는게 최곱니다..
라고 말씀하실겁니다.
그리고 그게 거의 맞는 말일꺼구요.

하지만 혹시.. 혹시나
저와 비슷한 상황이셨거나
힘들게 연인관계를 정리하신 후
다시 만나 사랑을 성공시키신 분들이
한 분이라도 있으시다면
동포의식을 발휘하셔서 좋은 답글 부탁드리겠습니다.

많이 모자라지만 제 인생에 책임감을 갖고 있는 30대인 만큼
진지하고 책임감있는 답변 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