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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16 17:44:07
Name paramita
Subject [잡담] 씨름선수 vs 프로게이머
씨름선수와 프로게이머가 비슷하다?

젊은 층의 외면속에 수년 째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우리네 전통 스포츠 씨름과 반면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스타크를 중심으로 한 e-sports는 비슷한 구석을 찾아볼래야 보기 힘듭니다.

근데, 오늘 우연히 씨름 관련 책을 읽다가 예전의 유명한 씨름선수와 지금의 프로게이머를 대입해보니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 이렇게 적어 봅니다. 물론, 저 자신만의 생각일 수도 있으니 그냥 편하게 읽어 주세요.

[1] 이만기 vs 임요환
다 아시죠? '모래판의 황제'vs '테란의 황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이 둘은 너무나 닮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기술을 위주로한 다양한 전략과 강한 승부근성, 그리고 스타성.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계시는 분 중에서 이 둘을 모르면 간첩일 정도죠.

[2] 손상주 vs 홍진호
'흑표범' 손상주, '폭풍저그' 홍진호. 이 둘은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이만기와 임요환의 벽에 막혀 2인자에 머물렀던 비운의 선수들이죠. 이들에게 있어 이만기와 임요환이라는 존재는 라이벌인 동시에 뛰어넘어야 할 산이었습니다.

[3] 이준희 vs 김동수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와 '가림토' 김동수는 항상 꾸준한 성적을 보여줬습니다. 깨끗한 경기매너와 경기 시 포커페이스와 같은 표정은 트레이드 마크죠. 또 전략과 물량(힘)도 골고루 갖춰 이만기, 임요환과 많은 명승부를 펼쳤었죠.

[4] 강호동 vs 이윤열
이만기, 이준희, 이봉걸, 손상주 등 민속씨름 1세대가 군웅할거를 하고 있을 당시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가 바로 강호동이죠. 마산상고를 갓 졸업한 강호동은 처녀 출전한 대회에서 자신의 우상이자 선배였던 이만기를 무너뜨리며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모래판을 평정해버렸죠. '천재테란' 이윤열도 2001년 스승 임요환을 비롯 홍진호, 박정석 등 내놓라 하는 프로게이머를 잇따라 누르고 이듬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이윤열 시대를 열었죠. 천재성과 뛰어난 실력, 이 둘 역시 너무나 많이 닮았습니다.

[5] 김경수 vs 박정석
엄청난 가슴둘레를 자랑하며 들배지기를 위주로한 힘의 씨름을 구사한 '들소' 김경수와 폭발적인 물량을 앞세워 상대를 제압하는 '영웅 프로토스' 박정석. 비슷하지 않나요?
전성기 때 우승을 한 두 차례 차지한 후 항상 우승권에 근접했으나 번번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죠.

[6] 김영현 vs 최연성
'원조 골리앗' 김영현과 '머슴' 최연성은 다른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한 때 넘을 수 없는 큰 벽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217cm 153kg이라는 엄청난 하드웨를 갖고 있는 김영현 선수에게 다른 기술은 그다지 필요 없었습니다. 그냥 밀어치기 하나면 족하죠. 최연성 역시 믿기지 않은 물량과 뚤리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함으로 왠만한 전략은 무시해버리죠. 전성기 때 과연 누가 이들을 이길 까 하는 것이 명제였습니다.

[7] 최홍만 vs 이병민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과 '골든보이' 이병민은 제2의 김영현과 최연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218cm 158kg으로 선배 김영현 보다 큰 최홍만은 김영현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선수(체격조건에서)였었죠. 또 최홍만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김영현의 독주는 끝났구요. 그러나 이 둘의 대결은 지루하기 그지없었고, 이로인해 씨름의 인기가 많이 줄어들게 되는 단초가 되기도 했죠. 전, 최연성 선수와 이병민 선수가 맞붙을 때는 왠지 김영현과 최홍만이 경기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8] 이태현 vs 박성준
'모래판의 지존' 이태현과 '투신' 박성준. 이 둘은 힘(물량), 기술(전략), 승부근성 등을 골고루 갖춘 현, 씨름계와 스타계의 최고의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딱히 약점이 없지요.
이들이 만들어가는 기록이 곧 씨름계와 스타계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들의 천하가 계속될 듯 하네요.

[9] 기타
남동하 vs 김성제 - 남동하 선수는 현역 시절 '효자 씨름꾼'으로 유명했지요. 김성제 선수 역시 효심은 남다르죠? ^^;
박영배 vs 송병구 - 요즘 뜨고 있는 최고의 신예 선수죠. 포스트 이태현, 박성준 시대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겠죠.(얼마 전 설날장사에서 박영배 선수가 이태현 선수를 이겼죠)

* 어떤가요? 이렇게 보니 좀 비슷하지 않은가요? 다른 선수들은 생각이 안 나거나 비슷한 점을 찾지 못해서 이 까지만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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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_Mania
06/02/16 17:58
수정 아이콘
아.. 씨름 얘기가 올라오다니.. 감동입니다..ㅠ

강호동 선수.. 데뷔 때 생각하면 정말 포스가.. 박성준 선수와 비슷하지 않나요!!??
결승에서 저그가 절대 못 이긴다는 테란을 잡은 것도 박성준 선수이고..
강호동 선수와 비슷한 면은.. 강호동 선수도 그 당시 한라급(아버지에게 들은 얘기지만.. 한라급 백두급 말고 또 다른 체급이 있지는 않았겠죠??)이었지만..
백두급 선수 중에서도 최강자인 이만기 선수를 이기고 천하장사가 된 점이 닮지 않았나 싶네요..
무튼.. 대학장사씨름대회라도 사랑합시다..ㅠ
막시민리프크
06/02/16 18:16
수정 아이콘
천하장사라는 소세지 맛있었는뎀..쩝쩝..
The Drizzle
06/02/16 18:17
수정 아이콘
이태현선수와 박성준 선수의 비교는 정말 적절하네요. 최홍만 선수와 이병민선수는...
음.. 최홍만 선수하면 세레머니밖에 생각이 안나는지라..;;
BergKamp
06/02/16 18:30
수정 아이콘
이태현선수가 빙글빙글 돌면서 김영현선수 넘어뜨릴때가 생각나네요 ㅠ
06/02/16 18:45
수정 아이콘
효하면 떠오르는 선수는...베르뜨랑이죠. 메가웹 구경갈때 코엑스에서 많이 보았던 베르뜨랑 선수. 비록 은퇴했지만 성공한 인생사시길.
신도 히카루
06/02/16 19:11
수정 아이콘
서지훈, 강민, 박태민, 신봉민 등 꽤 훌륭한 선수들이 없는게 좀 아쉽네여.. 물론 비교 대상은 잘 정하셨지만
06/02/16 19:23
수정 아이콘
강호동선수의 등장으로 이만기선수의 은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죠. 씨름이 크기에 치우치다보니 어느 덧 초창기의 인기는 꿈만 같은 얘기로 바뀌었네요. 개인적으로는 태권도보다 씨름이 올림픽에 정식종목이 되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는데 재밌고 즐거운 민속경기로 거듭나길...
어딘데
06/02/16 19:23
수정 아이콘
강호동 장사 한라급 아니었습니다
한라급으로 천하장사를 차지한 장사는 초대 천하장사였던 이만기 장사가 유일합니다
(그 다음 대회 부터 이만기 장사도 백두급으로 체급을 올렸었죠)

그리고 손상주 장사는 이만기 장사와 비교하기가 어렵죠
손상주 장사는 한라급이었고 이만기 장사는 백두급인데 손상주 장사가 이만기 장사의 벽을 못 넘었다는건 좀 잘못된 표현인거 같습니다
손상주 장사는 자신의 체급인 한라급에선 무적 기믹이었죠
무제한급인 천하장사 대회에서도 체급의 불리함을 딛고 1품까지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임요환 : 홍진호 = 이만기 : 손상주 라는 식은 잘 못 된거 같습니다

그리고 비교대상 하나 추가하자면
박태민 vs 장지영
굳이 이유를 설명 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
현금이 왕이다
06/02/16 19:37
수정 아이콘
어딘데 님//
박태민 vs 장지영
정말 적절하다는 말 밖엔... ^^b
착한밥팅z
06/02/16 20:12
수정 아이콘
이태현선수 정말 ㅠㅠㅠㅠ 꾸준히 좋은 성적 내고 있죠. 황태자!
지니쏠
06/02/16 21:40
수정 아이콘
베르트랑 그분 외국놈답지않게 효자라며요?
paramita
06/02/16 22:03
수정 아이콘
어딘데님// 제가 손상주 장사를 이만기 장사와 비교한 것은 물른 급은 틀립니다. 손상주 장사가 금강급에서 시작해서 한라급으로 체급을 올렸고 이만기 장사는 한라급에서 시작해 백두급으로 올렸지요..체급별 장사대회에서는 둘이 맞붙은 적이 없으나 천하장사 대회에서는 2~3차례 맞붙어(그것도 결승에서) 이만기 장사가 이겼었죠...그래서 비교한 것입니다..
글고 박태민vs장지영은 정말 적절한 비교네요...^^;
StraightOSS
06/02/17 10:45
수정 아이콘
예전에 이기덕이였나.. 한라급에서 기술로 날리던 선수 있었는데... 강민선수가 생각나네요^^
발업리버
06/02/17 10:50
수정 아이콘
박태민 vs 장지영....... 최고의 비유입니다. 손상주 vs 장지영 이었던 3대 천하장사가 떠오르네요.
발업리버
06/02/17 10:51
수정 아이콘
변칙 씨름을 하던 이승삼 이라는 선수가 있었는데..(털보) 별다른 업적을 이루지 못했다는것 빼고는 강민선수가 조금은 연상이 되네요.
06/02/17 18:35
수정 아이콘
straightOSS / 아마 이기수선수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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