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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0 23:33:54
Name Peppermint
Subject [응원-KTF] "누가 내 치즈를 옮겼나? Who Moved My Cheese?"
강민동에 올렸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오랜만에 PgR에 응원글(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잡담 비슷하지만;;) 하나 올려보고 싶어서 약간 수정하여 올립니다..^^ 뜬금없는 "그동안"이라든지, 개인적인 이야기들, "강민동" 언급한 부분 등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__) 문맥상 생략하기도 좀 뭣하더라구요..^^

---------------------------------------

#1.

회사 사무실입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뜻밖에 너무 빨리 출근을 시작하게 돼서 지난주는 정신없이 보냈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플레이오프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수십명과 끝도 없이 인사를 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겠고..;;
(강민동 오프 오시는 분들도 잘 기억못하는 저인데, 처음보는 회사분들이야 오죽하겠어요..ㅠ_ㅠ)



#2.

일산에서 매일 1시간 30분씩 걸려서 출퇴근 왕복 3시간씩 하다보니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서 지난 주말에 전세방을 구하고 미친듯이 이사까지 마쳤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초스피드였네요..^^


이사 얘기를 하니 2년전 일산으로 이사갈 때 생각이 납니다.

그 때는 8년 동안 살았던 제 방을 떠난다는 것이 굉장히 낯설고 두려운 생각이 들었었지요.

말이 쉬워 8년이지, 제가 대구 고향집에서 산 기간이 중,고등학교 6년 밖에 안됐는데,
8년을 이사 한 번 안가고 한 곳에서 살았으니,
그 방은 저의 모든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대학 새내기 때의 추억,

생일이라고 3배주, 5배주 하고 업혀들어왔던 기억,

다른 친구들보다 방이 넓은 편이라 제 방에서 거의 MT 수준으로 놀기도 자주했고,

학생회 선거하면서 제 방은 24시간 개방된 선본방처럼 쓰였구요,

국제교류행사가 있어서 태국분들이 Home Stay를 하시기도 했고,

가난했던 CC라 남친과도 거의 방에서 놀았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도, 폐인생활을 하면서도 늘 방에 있기를 좋아했기에,
그 방은 저의 20대의 전부였지요.


그랬으니 가장 익숙하고 가장 안전하고 편하게 느껴지는 "내 방"을 떠나,
한번도 가보지 못한 일산이란 곳으로 이사를 한다고 생각하니 불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비단 방의 문제만은 아니었겠지요.
만나는 사람도 다 낯선 사람들이고, 동네도 낯선 곳, 해야하는 일도 낯선 일...

내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나의 전부였던 "그 방"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더군요.

원래 생각과는 조금은 다른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꽤나 즐겁고 보람차게 2년을 보냈습니다.
(이러면 나이가 다 나오는군요..허허;;)



#3.

그렇게 한 번 "이사 : 나의 근거지와의 이별"을 겪고나니, 이번 이사는 오히려 즐거웠습니다.
집도 빨리 구해졌고 새 집에 들어간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고 말이죠.


"누가 내 치즈를 옮겼나? Who Moved My Cheese?"라는 책이 한참 유행한 적이 있지요.

미로 속에 갇힌 쥐 네 마리가, 평소에 늘 충분하게 있던 치즈가 갑자기 사라진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는 짤막한 글입니다.

제목처럼 "도대체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느냐"는 것에 골몰하고,
"언젠가 다시 내 치즈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굶주리면서도 그대로 기다리는 쥐가 있는가 하면,

이제 더이상 없는 과거의 치즈에 미련을 두지 않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미로를 헤매는 쥐가 있습니다.

결과는 안봐도 뻔하겠죠.


익숙한 것, 편안한 것도 좋지만
새로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자꾸 현재에 안주하려고 하고, 과거를 그리워하며 돌아가려고 하다가는
결국 치즈가 다 떨어져서 굶어죽게 됩니다.

저 바깥 세상에 더 맛있고 풍부한 치즈가 잔뜩 놓여 있을지도 모르는데,
단지 모험이 두려워서 그 기회를 포기해서는 안되겠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걸로 압니다.
신발끈 조여매시고 모험을 하러 달려나가는 겁니다!!!
그 길에 치즈가 없으면, 또 다른 길을 찾아나가면 되니까요..^^



#4.

다시 플레이오프입니다.
또다시 삼성과 맞붙게 되었습니다.


KTF라는 팀은 지금까지 어쩌면,
내 곁에 벌어둔 치즈가 충분하기에 그것에 만족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서서히 그 치즈가 바닥나고 있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면서 말이죠.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은 늘 안정된 승률과 인기를 보장해주었고,
마치 제가 떠나기를 두려워했던 옛날방처럼 익숙하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껴졌으니까요.



그렇지만 분명 치즈는 떨어져가고 있고,
팀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혹독했던 여름,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너무나 컸던 광안리...

비록 이번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에서 원하는 치즈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도대체 누가 내 치즈를 훔쳐갔느냐"고 한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지만 일단 모험을 떠나기로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지요.


KTF는 원래 프론티어를 개척해나가는 팀이었습니다.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 바닥에 뛰어들었고,
진정한 의미의 프로게임계와 팀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팀 개편을 시도하는 등 끊임없이 앞서나가기 위해 노력해온 팀입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결코 과거에 연연하거나 현재에 불평하는 이들이 아님을 믿습니다.

늘 새로운 승리를 갈망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임을 믿습니다.


내일, KTF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뱀다리) 원래 회사에서 쓰기 시작한 글인데 완성하고 올리는 건 집이네요..^^
출근하자마자 야근이냐?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시길..

뱀다리2) 내일 오프가시는 분들 계신가요? 강민동 쪽으로 오셔서 인사 꼭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1-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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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선생
06/01/10 23:38
수정 아이콘
KTF 화이팅~!!
jjangbono
06/01/10 23:39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잘 쓰셨네요^^
개인적으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나?"를 참 인상깊게 봤었는데...
jjangbono
06/01/10 23:39
수정 아이콘
아 옮겼을까 였나 -_-;
영웅과폭풍
06/01/10 23:40
수정 아이콘
와우.. ~ 멋진 인용입니다..^-^
케텝은 이길 겁니다! 꼭 이깁니다!! 화이팅!!!
호랑이
06/01/11 00:03
수정 아이콘
KTF 화이팅!!!
나는 나!!
06/01/11 00:10
수정 아이콘
KTF 이번엔 무조건 우승하는 겁니다!!!
플레이오프는 살포시 통과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티원아 기다려라 KTF가 간다!!
나는 나!!
06/01/11 00:12
수정 아이콘
참 Peppermint 님 응원글 잘 읽었습니다^^
헤르세
06/01/11 00:13
수정 아이콘
강민 선수 때문에 케텝을 응원하게 될 거 같습니다;;;
내일 두 팀 모두 좋은 경기하시길 바랍니다.
글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서 막 감정이입해서 읽고 했네요 ^^;;;
카이레스
06/01/11 00:25
수정 아이콘
와....정말 잘 쓰신 글이네요. 멋진 인용과 필력때문에 추게로 가도 부족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KTF화이팅!
한동욱최고V
06/01/11 00:26
수정 아이콘
KTF 화이팅입니다! 골수광빠ㅠㅠ...
내일 강민선수의 출전 왕기대입니다^^♡
06/01/11 00:30
수정 아이콘
Peppermint 님의 글.. 강민동에서도 봤지만 애정 만땅(?)입니다.
저도 이틈에 묻어가면서...KTF 화이팅~!!
모든 KTF선수를 응원합니다만, 특히나 강민선수와 김정민선수 힘내세요.
06/01/11 00:32
수정 아이콘
KTF의 힘을 이번에 좀 제대로 보여줬으면 합니다.
해맏사내
06/01/11 00:48
수정 아이콘
오 정말 멋진글이네요 음 이제 오늘이네요 삼성 KTF 두팀 모두 멋진 경기 보여주십시오 T1도 최강의 상태로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천재를넘어
06/01/11 01:26
수정 아이콘
최강은 아니지만 최고임을 보여주세요! KTF 화이팅~!
유니콘
06/01/11 04:58
수정 아이콘
오오, 멋진 글입니다.
KTF, 당신들이 진정한 최고임을 보여줍시다~

하나, 둘, 셋
KTF 화이팅~!!!
You.Sin.Young.
06/01/11 05:2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아에요 ^^ 잘 쓰신..
Siteport
06/01/11 07:07
수정 아이콘
멋진글이네요 강민선수 팬으로써 너무 감동..

KTF 오늘 최고의 플레이 보여주시길......간절히 기원합니다.

특히 강민선수 개인전 나와서 꼭 이기시길...
06/01/11 08:09
수정 아이콘
KTF 화이팅~!! 날라 화이팅!!!
날라 ~
개인전 1승하고 에이스전 1승
이렇게 2승만 합시다. ^^
봄눈겨울비
06/01/11 08:50
수정 아이콘
페퍼민트님.. 여기도 강민동에도 좋은 글 감사요~
강민 선수 화이팅이죠??^^
06/01/11 09:31
수정 아이콘
많은 응원 리플을 위해. ^^
KTF 응원 글로 글머리를 바꾸어 통일 하도록 하겠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Peppermint
06/01/11 09:43
수정 아이콘
허허허..그야말로 잡담도 응원도 아닌 "애매한 글"이었는데, 적절한 시기와 J님과의 타이밍 덕분에 KTF 대표 응원글이 돼버렸네요..^^
아무튼 영광입니다.
그리고 짱보노님// 번역본 제목은 "...옮겼을까"가 맞군요..영문판으로 읽어서..허허;;
06/01/11 10:15
수정 아이콘
KTF의 절치부심이 과연 빛을 발할지... 지켜보겠습니다.
sway with me
06/01/11 11:17
수정 아이콘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징크스, 이번에 화끈하게 날려버립시다.
KTF Go Go~~!!!
The_Mineral
06/01/11 12:19
수정 아이콘
KTF 화이팅! 무조건 화이팅!
06/01/11 12:29
수정 아이콘
무조건 가죠! 삼성 스트레이트고 뭐고 다 필요없습니다!
강민 선수 즐쿰 태우는겁니다! 콩지노 선수 폭풍 휘몰아치는겁니다! 증슥 선수 물량으로 압도해버리는겁니다! 길자 선수 불꽃 가는겁니다!
06/01/11 12:30
수정 아이콘
평소 약간의 예지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제 맘이 이렇게 편안한 것을 보면 KTF가 승리하는 날인 것 같습니다.

KTF 화이링 ^^
sway with me
06/01/11 13:10
수정 아이콘
4thrace님//그 느낌이 꼭 맞기를 바랍니다^^
06/01/11 13:37
수정 아이콘
삼성은 단지 지나가는 과정이였음 좋겠습니다. (삼성팬들 반발하시라고 하는말은 아니지만..) 최종목표는 sk잡고 2라운드 우승 그랜드 파이널 우승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경기는 홍진호대 임요환.. 임요환 선수를 이기고 홍진호 선수가 뛰어나가는 장면이였음 좋겠습니다.
06/01/11 13:45
수정 아이콘
이게 왜 위로 올라왔죠? 신기하다-_-;
AnyCall[HyO]김상
06/01/11 14:44
수정 아이콘
페퍼민트누님//응원글 멋져요~나이는 비밀로 하죠 후후

아직 20대잖아요? ^^ 강민선수가 이번엔 꿈을 이뤘음 좋겠네요
WizarD_SlyaeR
06/01/11 14:51
수정 아이콘
KTF 무관의 팀이란 더러운 오명을 떨쳐버리고 우승한번해야죠!! 때가 된겁니다!! 가야죠~ 우승외에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받았던 서러움을 이번기회에 날려버리시기를.. 하나 .. 둘.. 둘반.. 셋! KTF화이띵~!
동글콩
06/01/11 15:47
수정 아이콘
오늘이네요.
KTF 화이팅~!!
말없는축제
06/01/11 17:23
수정 아이콘
KTF,또한번의 기회입니다. 이번에는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 파이팅 !!
청보랏빛 영혼
06/01/11 17:28
수정 아이콘
KTF 팀 한게임 한게임 노력이 묻어나는 게임 보여주길 바랍니다.
오늘 삼성과 KTF GOOD GAME!
[NC]...TesTER
06/01/11 17:41
수정 아이콘
KTF 이기길 희망합니다.
창해일성소
06/01/11 17:55
수정 아이콘
GO팬으로써 누구를 응원해야할지...
KTF를 응원하자니 김근백 최인규선수가 걸리고...
삼성을 응원하자니 강민 김정민선수가 걸리고...
제로스[yG]
06/01/11 17:57
수정 아이콘
I believe in Nal_rA
WizarD_SlyaeR
06/01/11 18:10
수정 아이콘
이미 떠나버린 선수에 미련을 가지시다니.. 이미 GO와 등돌린지 오랩니다. GO팬은 저 T1팬처럼 그저 재밌는경기나오기를 응원해야합니다. 감사
ミルク
06/01/11 18:14
수정 아이콘
엔트리가 나왔습니다.
이제 곧 올라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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