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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1/05 12:50:04 |
Name |
달려라붸붸 |
Subject |
꿈. 그리고 오늘 |
'GG'
늘 어느 결승에서처럼, 그의 쉰 목소리가 들려온다. 관중들의 함성도 들려온다. 아니 탄성처럼 들리는지도.
내 손엔 아직 마우스가 들려있고, 손의 떨럼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반대쪽 부스에 영종이가 보인다. 점점 얼굴이 확대되더니 급기하 눈망울이 아른거린다.
그리고 흐르는것은... 눈물?!
영종이가, 울고있다. 아니 웃고있는건가?
흐릿하게 보여 눈을 질끈 감아본다. 그리고 이내 내 볼에 온기를 느낀다.
땀, 눈물... 눈물!
몇번이나 요환이를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는것이, 드디어 잠에 들었나 봅니다.
그의 손에는 아직 마우스가 들려있고, scv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의 모니터 속 리플레이는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를 흔들어 깨워 침대에 눕히고 싶지만 감독님께선 지금이라도 자는게 컨디션에 도움이 될꺼라면서, 늘 그러하셨듯 담요 하나만 덮어주시고 말없는 미소만 남기고 가네요.
바보같이 자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그를 보고있자면, 오늘 있을 결승전에 내 가슴이 더 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눈물을 닦아주며 혼자 옹알 거려봅니다.
"요환아. 이번 결승전에는 가지 않을래.
지금까지 그 어떤 게임보다 더 설레고, 긴장되지만
오히려 너에게 부담될까, 혹시라도 너의 생각에 내가 잠시라도 들어갈까봐. 그렇게 너의 플레이까지 방해될 것 같아서
오늘은 가지 않을래.
다만 늘 그래왔듯. 오늘의 플레이가 후회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래."
부스에 나가보니, 관중들의 환호성이 귓가에 멤돈다.
저멀리서 다가오는 영종이와 나도모르게 악수를 나눈다. 영종이 역시 손바닥에 땀이 흥건하고 따뜻한것이, 아직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것 같았다.
그리고 살며시 다가와 포옹을 하는 그를 나도모르게 부여잡는다.
여전히 나와 그의 눈엔, 가실지 모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그리고 한동안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
......황제의 눈물일까? 사신의 눈물일까?
덧붙이는 말1. 결승전을 앞두고 몇자 써내려 갑니다.
오랫동안 임요환 선수를 응원했기에 이번에도 임요환선수 입장에서 쓸 수 밖에 없더군요.
거북하셨다면,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덧붙이는 말2. 개인적인 픽션의 글이므로 이런저런 오해가 없었으면 하네요.
덧붙이는 말3. 그 누구의 눈물이 되었던지간에. 오늘 결승전은 정말 잊기 힘들겠군요.
아름다운 눈물을 위해 두선수에게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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