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1/18 14:15:19 |
Name |
Apatheia |
Subject |
[빠순] 그럼에도 불구하고. |
(역시나 빠순모드... 돌던지지 마십쇼 --;)
...저럴 땐 게릴라를 좀 했으면 좋겠지.
큰 피해를 주지는 못하더라도
어차피 고수들끼리의 싸움은 몇 초간의 타이밍 싸움이라는데
여기저기 쿡쿡 찌르고 들쑤셔서
상대를 좀 정신없게 만들고
잠시 어리버리, 혼 빠져있는 사이에
우르르 밀고 들어가면 아무래도 쉬울 것 같지.
그래도 싫다는데. 죽어도 싫다는데.
그런 건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데는 할 수 없는 거지.
더러는 쉽게 쉽게 갔으면 좋겠지.
가뜩이나 손많이 가고 정신사나운 테란인데
원팩에 더블 커맨드, 수도 없이 본 그 빡세고 힘든 빌드 말고
조금은 편하게, 쉽게...
어차피 연습게임인데, 그렇게 갔으면 좋겠지.
하지만 역시나, 하는 게임을 보면
똑같이 입구 막고 똑같이 팩토리 짓고 똑같이 탱크 뽑고...
심한 말로 한 눈 감고 게임해도 이길 것 같은 상대를 만나도
지을 거 다 짓고 뽑을 거 다 뽑고 할 짓 다 하는...
누구를 만나도 할 건 한다는데, 난 그게 좋다는데
그게 내 스타일이라는데는 할 수 없는 거지.
에라, 이 답답한 친구야
더러더러 잔꾀 좀 부리고 편하게 살라고
아무리 게임이 직업이고 그걸로 밥 먹고 산다지만
그렇게나 빡빡하게 굴 거 뭐있느냐고...
가끔은 그런 말을 해주고 싶다지만
유순하고 착한 듯 보여도 실은 누구못지 않은 고집장이라는데, 그게 나라는데
누가 뭐래도 난 내가 하고 싶은대로 게임하겠다는데는 할 수 없는 거지.
하지만 더 웃긴 건
정말로 웃긴 건 말이지...
그 모양이 안타깝고 안스럽고 더러는 견딜 수 없이 속상하면서도
그건 내 타입이 아니라고 팔짱낀 채 도리질하는
그 모양새를 좋아하는 나 자신이지.
그래, 할 수 없지.
찬찬하고 깐깐하고 빈틈없고...
잘못 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어설픈 깝죽댐은 씨알도 안먹히는
그게 역시나 님 답다고, 싱긋이 웃으며 은근히 편드는 나는
어쩔 수 없는 팬인 게지.
이봐요 김정민 선수.
잘할 수 있죠?
어쨌든 난 당신 팬이란 말이야...
당신이 무슨 짓을 어떻게 하든.
-Apatheia, the Stabl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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