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8/03 16:27:25 |
Name |
Let It Be |
Subject |
골든벨, 그리고. |
2002년 8월 2일.
골든벨 촬영을 한다고 했다.
방송국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고 했다.
어쩌다 우리 학교에 연락을 하게 되었을까.
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아주 잠시 소홀해 진 것이 늘어났다 싶었다.
나에게 화이트보드와 보드 마카가 주어졌다.
모자를 쓰고, 이름을 썼다.
화이트보드에다 끄적거렸다.
여러 번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고, 내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을 완성시켰다.
친구들이 왜 그렇게 빨리 떨어졌나고 물었다.
기대도 안했었다.
차라리 편할지도 모르겠다.
부담스러움이 덜어진 것일지도.
결국 끝이 났다.
골든벨은 아무런 울림 없이 내려졌다.
그리고 짐작할 수 없는 여운만이 남았다.
TV를 통해서 보는 것과 내 눈으로 보이는 것은 차이가 있다.
분명 그랬다.
오랜 시간동안 그들은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담기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나와 주위의 친구들은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다.
8시간의 녹화.
1시간의 방송을 위한 8시간의 녹화.
무엇 때문에 그들은 오랜 시간을 준비했을까.
다수와 소수의 차이.
한 명 한 명.
줄어드는 친구들 속에서 느꼈다.
친구들과 조금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나는 자주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만들곤 한다.
그들과 다른 생각 중의 하나.
사람은 많을 수록 서로에게 상처만 입힌다는 것.
상처를 입고 다가오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그 곳에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자리한다는 것.
언젠가 그 곳의 모든 사람이 상처를 입은 후에는 소리 없이 모두들 떠난다는 것.
비관론자.
나에게 붙여진 별명.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너무 잘 어울리는 별명일지도 모르겠다.
다수와 소수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다.
그리고 누군가가 느끼게될 그에 따른 분위기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이 곳만은 아니었으면 한다.
다수가 됨에 따라 생기는 일들.
어떤 발단에서든지 생기는 많은 일로 인해 서로 상처 받는 일.
아물지 않은 상처에 서로 더 깊은 골을 만드는 일.
내 생각을 뒤엎고, 다수가 될 수록 더욱 행복해지는 그런 곳이 되길.
나도 낙관론자가 될 수 있길.
PS. 논쟁의 한 가운데가 아닌 곳에 서 있는 나이기에 주저리 주저리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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