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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07 13:55
부탁과 억지를 구분해야죠.
내가 귀찮음을 감수하고 해줄수 있는 일이 부탁이 아닐까 합니다. 위에 드신 예시는 "나 이득보게 니가 피해좀 봐라" 혹은 "내가 귀찮으니 니가 불법을 저질러 달라"인데 이게 부탁인가요?? 그냥 억지부리는거죠.
13/02/07 14:02
그러고 보니 예시라고 든 것들은 죄다 억지네요.
...하지만 귀찮음을 감수하고 해 줄 수 있는 일들은 싫어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는게 함정.. 저는 어쩌면 직장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어떤 작은 부탁도 들어주지 않겠다. 아무도 날 귀찮게 하지 못해 어흥" 이런 정신상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3/02/07 13:57
저와 관계가 있는 사람의 부탁이 아닌 한, 전 거절하면서 크게 미안함이나 죄책감이 없기 때문에, 반대로 부탁하는 것도 문제시 하지 않습니다.
13/02/07 14:09
저는 타인으로부터의 부탁에 질려버린 듯 합니다.
거절할 때는 미안함이나 죄책감은 없는데, 반대로 부탁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태네요. 아래에 쓰신 일본식(?) 개인주의에 가까운 듯 합니다.
13/02/07 14:00
근래의 한국은 일본을 따라 '남에게 피해 안주고 자기도 피해 안 받는' 걸 지향하는 개인주의 사회로 가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대표적인게 길빵에 대한 태도나 파업 및 데모에 대한 태도 등이라고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서로간의 관계는 쿨하되 서로 적당히 피해도 줄 수 있고 감수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쪽이 좀더 나은 사회로 보여집니다. 서양의 개인주의가 이 쪽이겠죠.
13/02/08 12:08
그렇죠. 사실 '남에게 피해 안주고 자기도 피해 안 받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사회에서의 관계에서 나의 이득은 필연적으로 타인의 피해를 담보로 할 수 밖에 없지요. 뭐랄까....그 정도의 죄의식(?)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13/02/07 14:13
오는 것이 있긴 합니다. 경제적인 부분으로.
그런데, 돈은 모자라지 않는 선을 넘어가면 그 증가분이 주는 감동이 퇴화되기도 하고, 스스로의 권한으로 손해를 감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억지성 부탁에 많이 노출되어 그런지.. 기브 앤 테이크라는 개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내가 들어줘도 너는 언제든 배은망덕할 수 있는 존재' 라는 전제를 항상 깔아두게 되는거죠. 오고 가는 것 자체를 꺼려하고, "안 주고 안 받는게 좋다" 는 식으로 치우쳐가고 있는 듯 합니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타인과의 관계는 그렇네요.
13/02/07 15:18
아 죄송합니다. 저는 단순히 본문의 예를 보지 않고 그냥 부탁과 요구의 관계만을 단순하게 잘라 말한 것이었습니다...;;
부탁이라는 것은 그 부탁을 받는 상대방을 최대한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본문에서 언급하신 처방전 3일치를 5일치로 달라고 부탁을 하더라도, 켈로그김님께서 '그냥 3일치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라는 충고를 하신다면 그런 충고를 받아들여야 그것이 진정한 부탁이 되는 것이죠. 부탁이라는 것은 그 청이 받아들여지든, 받아들여지지 않든 일단 청을 넣음으로 인해서 성립이 되는 것이니까요. 즉 '해줘, 해줘요.' 라기 보다는 '해주시면 좋겠습니다만,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라는 뉘앙스의 부탁이 진짜 부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한국인들은 '안 해주면 인정머리 없다' 라는 인식이 너무나도 팽배해서 씨알조차 먹히지 않는 사고관이긴 하지만 말이죠. 철저한 유교 사회라면서 예절은 어디다 팔아 먹었는지 의심부터 드는 사람들이 진짜 너무너무 많더군요..
13/02/07 15:23
죄송하실것 까지야;;;
본문도 본문이지만, 전반적으로다가 흐흐..;;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라는 늬앙스가 부탁이라는 말씀에 동감하고 위로받습니다 ㅠㅠ
13/02/09 21:06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전 제발이라는 단어를 싫어합니다. 보통 청을 거절했을때 두번 세번 매달리면서 붙이는 단어죠. 저에게는.. 이미 거절했음에도 '나는 이렇게 간절하니 니가 손해좀 봐라'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13/02/07 14:17
부탁을 들어주는건 개미눈꼽 만큼이라도 내가 그래야할 이유가 있어야 하는거죠.
사실 남의 부탁을 들어주는건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외에 프러스 알파가 있다고 봐야하긴 하지만, 그런쪽으로 너무가면 호구되는거죠. 반대로 가면 '바늘로 찔러서 피 한방울 안나올 사람' 같은 이미지 되는거고..
13/02/07 15:25
이게 부탁을 받는 쪽의 마음에 따라서도 이유가 있다가도 없고.. 없던게 생겨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호의와 호감의 척도로 쓰이는 듯 하기도 하고..
13/02/07 18:00
비슷한 요청을 많이 받는 직종에 근무 중인 10대 청소년입니다(..)
뭐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선에서의 이야기지만, 부탁이 있건 없건 나는 내가 생각하는 최적의 서비스를 상대방에게 제공하려고 하고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탁을 받았을 때 이게 업무의 본질적인 면과 관계가 있다면 거절하는 쪽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소비자와 좀 드라이한 관계가 좋기도 하고요(저한테든, 상대방한테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부탁을 들어줄 거고 들어줘야만 하는 상황이면 대놓고 유착관계(..)로 갈거고, 그게 아니면 굳이 뭐... 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부탁할 일보다 부탁받을 일이 많고 쌍방으로 뭘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일 자체가 적기도 하고.
13/02/07 18:46
확실히 업무 관련해서는 주지도 받지도 않는 편이 서로를 위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에.. 그런데.. 뭔가 발제가 산만하기도 하고, 딱히 토론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질게로 갔어야 할 듯..;;
13/02/08 00:45
호.계.권.은 진리죠.
부탁이라는 미명 하에 권리 주장을 하는 부류가 문제인 거지 정말 인간적인 부탁은 인간적인 도리로써 들어줄 용의가 있습니다.
13/02/08 04:43
근데 질문이 있네요 갑자기
예를 들어 잇몸이나 혀 등에 혓바늘이나 염증 등이 생겨서 이비인후과를 찾았고 주사 한 대 맞고, 약처방을 받아서 약을 약국에서 지어 먹었습니다. 3일 후에 완치가 되었습니다 한 달 후에 또 비슷한 증상이 생겼습니다. 이 때 예전 처방전이 있으면 그거 가지고 가서 약 지을 수 없나요? 큰 것도 아닌데 또 병원 가기도 그렇고요.(원체 입병이 잦아서 말이죠)
13/02/08 10:58
확실히 제목과 본문이 따로 노는 감도 있고, 제가 전달을 잘 못 한것 같습니다..;;
어쩌면, 단순히 "부탁을 가장한 불법, 편법 종용행위는 나쁜것이다" 는 말을 하고싶었던건가봐요. 인간실격님의 단순명쾌한 정리를 보고.. '난 뭘 고민한건가' ... 했습니다 -_-;;
13/02/08 14:22
별로 친하지 않은데 부탁을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됩니다.
특히 차량 이용 같은 경우가 많은데 '어디 태워주세요. 픽업해주세요.' 등등 그냥 개념이 없는 거 같아요. 차를 안 몰아서 그러냐고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어떻게 저런 부탁을 쉽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죠. 부탁을 받은 사람이 그걸 들어줘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까? 부담되지는 않을까? 라는 상대방의 감정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부탁해서 안 들어주면 말지라는 마음으로 그냥 던지는 말인가요? 역으로 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부탁을 거의 하지 않죠. 아니, 부탁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못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거절했을 때 저에게 생기는 불편한 마음과 상대가 무안해하는 상황이 너무 싫어서 부탁을 들어주기 싫어도 받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호구 된 거 같고 마음이 편치 않고. 이래나 저래나 내 마음은 불편하니 상대방이 무안해하지 않는 게 그나마 나아서 들어주네요. 에휴.
13/02/08 21:17
망각님이 사려깊게 행동하시는 것은 장점입니다만, 아무렇지도 않게 부탁하는 사람의 부탁은 아무렇지도 않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부탁하는 일이라면 승낙하든 거절하든 가볍게 대해주시는 것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좋은 처세라고 봐요. 부탁을 받아줄 때 호구된다는 기분이 드신다면 더더욱 그리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부탁하는 쪽에서도 가볍게 부탁했으면 설사 거절당하더라도 가볍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부탁을 하는 사람이 거절당했다고 무안해 하는 것은 일관되지 않습니다. 부탁은 가볍게 해놓고 거절에는 정색한다면 저는 그 시점에서 그 부탁은 이미 부탁이 아니라 떼를 쓰는 것이라는 걸 그 사람이 스스로 증명했다고 판단합니다. 떼를 쓰는 사람과는 더 대화할 필요가 없지요.
13/02/13 00:05
그런데 보통은 아무렇지 않게 부탁하는 사람이 거절당하면 더 화를 내고 고심해서 부탁하는 사람은 거절당해도 이해하는 경우가 많죠..-_-
13/02/09 23:28
저도 현재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참 많이 고민하게 되는 질문이네요. 저 같은 경우는 업무와 그 외의 경계가 모호한 부탁을 가끔 받는데, 이럴 때면 정말 짜증이 나고 싫습니다. 그래서 외국의 팁 문화가 왜 발전했는지를 몸소 깨우치는 중이네요.
어느 경우에건 부탁은 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친한 사이라면 친하기에 더더욱 존중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고, 안 친하다면 어떤 호의도 바라지 않는 게 정상이 아닐까 싶어요. 싫은 것에 대해서 싫어 라고 할 수 있는 게 이상적인 관계인데, 우리나라는 이게 아무래도 어렵다보니...참...
13/02/10 08:25
관리약사로 일하는 입장에서도 정말 많이 받는 부탁이네요...
저 개인적으로 예시로 든 모든 질문은 No 입니다만... 일하는 약국의 약국장이 하자는 대로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다 불법이잖아요? 임의로 전문약 조제, 조제료 불법할인 -;; 문제는 법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내가 환잔데 뭐 어때~ 이러는 분들인데.. 저는 정말 짜증나더라구요. 책임은 전부 약국이 지는데 말이죠. 병원이 닫은 휴일에 약국에 찾아와서 혈압약등 장기 복용하는 약이 떨어졌다고 달라고 하는 경우가 어떻게 할까 고민이 좀 되고... 가장 고민해 본 상황은 휴일에 와서 흡입제나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부탁하시는 분들인데.. 줄 수는 없고;; 거절하기는 좀 그렇고.. 어렵더군요.
13/02/15 18:13
본문의 예시는 부탁이라기보다는 '좋은게 좋은거지'류의 거래 같습니다.
'좋은게 좋은거지'에 대한 제 입장은 '니가 좋지 내가 좋냐'구요. 케바케겠지만, 이런일이 있을때 저는 보통 꽉막힌 사람으로 보일지언정 원리원칙주의로 대응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입장은 입장이고 실제로 입에서 나가는 말은 유순하게 해야지요. 제가 입을 손해에 대해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서요.
24/11/28 00:41
저는 궁금한게 왜 그런 지양적인 성격일까?
다른사람들과 어느부분이 다를까? 결과가 중요합니다만 해석 혹은 태도에 따라 결과도 다를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이글에서 느낀점은 나의 성향과 직업이 달라서 겪는 고충이라고 짐작 합니다. 혹시 즐기시는 취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취미가 당신의 가능성을 열어줄지 모릅니다. 들숨에 건강! 날숨에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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