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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02 12:24
원성진 9단이 커제 9단과 기풍 합이 맞는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반집승부나 엄청난 접전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늘은 반집승 했으면 좋겠네요
24/10/02 12:28
다 좋은데 생각시간 차이가 좀 걸리네요 커제선수가 워낙 빨리 두는 편이긴 하지만 대회 특성상 생각시간 끝나면 40초 초읽기라 ...
24/10/02 13:48
저는 조훈현이 진짜 바둑천재라 생각합니다.
바둑 후진국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을 가서 배웠다고는 하지만 돌아와서 내내 국내에서 활동하면서 거의 모든 대회를 우승하며 선배들 다 뒷방신세로 내몰고 사실상 적수 없는 일인자 시대를 지내면서도 실력이 녹슬지 않고 오히려 한국 바둑계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절대자 이창호 교육, 1회 응씨배 세계대회 우승으로 바둑 흥행을 이끌었죠. 맞수로 불리던 서봉수는 그의 전관왕을 겨우겨우 막아내기 급급했고 도전 5강으로 대표되던 후예들은 결국 그를 넘지 못해서 작은 기전 우승 하나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두 세대는 지난 유창혁, 이창호가 나오고 나서야 그의 시대가 저물었죠. 바둑에선 임요환 이상의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24/10/04 14:55
저는 어떤 면에선 서봉수 9단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훈현 9단도 한중일 바둑사에 있어 손꼽을 만한 천재긴 하지만, 조훈현 9단을 비롯, 상당수의 내노라 하는 기사들이 그래도 비교적 이른 나이에 천재성을 드러내고, 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경지에 이른 것인데, 서봉수 9단의 경우는 다른 프로기사들과 비교해 비교적 늦은 나이(국6인가, 중1인가 하여튼 그 때쯤부터 배우기 시작했을 겁니다. 예, 조훈현 9단이 프로에 입단하고도 몇 년 뒤의 나이에 말이죠.)에 배우기 시작했고, 체계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완전 동네바둑으로만 배워서 내노라하는 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특히 조훈현 9단의 전성기 때 다른 기사들은 다 나가떨어졌는데 홀로 남아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죠. 다만, 전성기가 지난 후 조훈현 9단은 그래도 녹록지 않은 기량을 보여준 반면, 서봉수 9단은 조금 못한 성적을 보여준 것은 체계적 교육을 받았냐의 차이 같긴 합니다.
어느 바둑 칼럼에서 보았는데, 서봉수 9단이 프로에 입단하기 전, 어떤 분이 일본 정석책(그 때는 일본이 최고의 바둑 선진국이었던 시절)에서 꽤 어려운 변화를 가진 정석의 기본형을 바둑판 위에 놓고 전개해 보라고 하였는데, 한참을 이리저리 고민하더니, 결국 그 정석책에 적힌 최상의 형태대로 두어 나갔었다고 합니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기재가 뛰어났던 건 맞고, 그래서 서봉수 9단이 다른 일류의 기사들처럼 그 재능이 일찍 발견되어 보다 어릴 때부터 바둑을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익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긴 합니다. 그 특유의 독함, 천재성이 기존 교육의 틀에 막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그저그런 기사가 되었을지, 아니면 조훈현 9단과 더불어 바둑의 역사를 바꿀 만한 대기사가 되었을지......
24/10/02 14:56
조훈현 시대 때만 하더라도 TV 기전은 착수 시간이 4~5 시간이었고 일본쪽은 길면 8~9시간짜리 기전도 흔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생각 시간이 기니까 나이 많은 기사들도 시간 소모해가며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죠.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이젠 3시간짜리 대국이면 장기전이고 1시간짜리 대국도 흔해지다보니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나이인 젊은 기사들이 급격히 유리해졌습니다. 물론 이것 뿐만이 아니라 AI의 등장같은 결정적인 것도 있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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