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11/06 22:51:48
Name 어빈
File #1 e9585e36620fc52d2cc4c22fc05eef37.jpeg (128.2 KB), Download : 11353
Subject [LOL]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수정됨)


이걸 자게에 써야 하나 겜게에 써야 하나 고민했지만
데프트와 연관이 있어서 겜게에 쓰려 합니다. 
아래부터는 반말체로 작성하려 합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런 소년만화 대사와 같은 말이 어디에서 내 마음에 울림을 주었을까?

작년부터 시작한 이직준비가 면접만 10번 넘게 탈락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던것 같다.
처음 몇번이야 경험이라고 생각했지만 탈락이 두자리수가 되어가고 느낌이 좋았던 가장 최근의 면접도 결국 최종탈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이정도 되니 이쯤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나는 나름 열심히 한것 같은데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러한 마음을 먹고 이제 여기서 말뚝 박고 있는 회사에 충성하며 살아야겠다라고 마음 먹은게 당장 저번달이 었다.

DRX라는 팀이 있었다.
2020년도에 참 좋아했었는데 팀 멤버가 박살이 나버렸다.
그러고 잊고 있었는데... 데프트가 다시 돌아 와서 롤드컵에 갔단다.
요즘에는 잘하나?
죄다 역배당이다. 우승 확률 배당이 34.00 ... 이게 말이고 방구야. 조별리그는 올수 있나?
그리고 저런 기사를 보았다. 로그전에서 패배하고 였다.
'RGE전 패배는 괜찮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걸 보고 나니 내마음에 어느 부분이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모르겠다 기분이 이상했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 마음이 꺾이지 않는거 중요하지. 그게 되나? 당장 지면 짐싸고 집으로 가는데?
이걸 정말 보여줄수? 증명할수 있겠니?
경기를 챙겨보기 시작했다.

8강 2경기 그러한 상황에서도 너희는 마음이 꺾이지 않니?
다음 경기가 손에 잘 잡히니? 
패패승승승.
이떄도 너무 뭉클했다. 정말 여기서 마음을 다잡고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대단했으니까

4강. 올해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젠지를 이길때 까지도
어어? 정말? 했었다.

오늘 결승.
좋았던 3경기를 넘겨주고 말아먹었을때...
나는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정도면 충분히 대단하지 않나? 플레이인부터 와서 2등인데. 준우승인데 이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나?'
.....
4경기는 볼수 없었다. 여기서 끝인거 같았으니까.

30분정도 후에 게시판에 다시 들어왔다. 
T1우승 글이 올라왔나? 아직 없다.
그러면 5세트인데...
내가 안봐서 이긴거 같다. 무슨소리야... 그런거 아무 상관 없어.
이팀에 올해 마지막은 지켜보고 마무리하자. 그 끝이 어떠한 결과로 다가오더라도.
다시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왜 내가 눈물이 다 나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져서 그런것 같다.

다시 이직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 준비했던 이유를 까먹고 있었던것 같다.
계속된 실패 혹은 패배에 마음이 꺾여있었던 것 같다.
그들이 고맙다. 증명해줘서. 물론 나는 안될수도 있겠지만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나중에 데프트가 직접 그런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뭐가 중요한가? 이미 내 마음에 울림을 주었는데...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게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4-06-18 11:37)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 게시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22/11/06 22:54
수정 아이콘
정말, 현실이 만화보다 더 만화같았습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걸 완벽하게 증명했어요.
저는 데프트의 팬이긴 하지만, 그건 데프트 개인팬이 아니라, LCK팬으로서 LCK레전드에 대한 팬심같은 것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전 내내 울고 웃고 하다가, 마지막 우승 확정되고 데프트 생각에 눈물 펑펑 쏟았습니다.
22/11/06 23:51
수정 아이콘
보는 저도 믿기 어려웠는데 당사자는 어땠을지.. 정말 대단합니다.
22/11/06 22:57
수정 아이콘
[나중에 데프트가 직접 그런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뭐가 중요한가? 이미 내 마음에 울림을 주었는데...]

이부분이 저도 진짜 마음을 울리더라구요. 저도 좀 더 힘내보려 합니다. 우리 힘내봐요.
22/11/06 23:52
수정 아이콘
우리 힘내봐요!
이경규
22/11/06 22:57
수정 아이콘
못보신분들도 의외로 많네요
22/11/06 23:53
수정 아이콘
안봐야 이기는 징크스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전 그렇습니다. 흑.
Winterspring
22/11/06 23:03
수정 아이콘
[패배는 괜찮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제 카톡 알림말이랑 배경을 저렇게 바꿨습니다.
저도 인생의 힘든 시기를 지나는 중인데, 정말 큰 힘과 위로를 받았네요.
22/11/06 23:53
수정 아이콘
머랄까요. 저도 위로를 받았다는 말이 맞을것 같습니다.
튀김우동
22/11/06 23:03
수정 아이콘
저도 계속 도전하던 것에 부딪히고 최종에서 자꾸만 넘어질때마다
'이젠 그만하자. 고생했다. 그만할래. 이만하면 됐지.' 라고 스스로 자기위안을 삼았었습니다.
이런 제 나약한 마음에 오늘 DRX의 우승과 데프트의 인터뷰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2/11/06 23:55
수정 아이콘
이만하자.. 이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도 한번 끝까지 가보고 싶네요. 되든.. 안되든..
데프트
22/11/06 23:06
수정 아이콘
오랜 솔랭1위의 인정받던 실력자
삼성블루의 EDG의 킹존의 1인군단
kt에서의 슈퍼팀 막내에서부터
DRX의 정신적 지주 맏형까지
항상 멋있었어요.. 팬이라서 행복합니다...
22/11/06 23:18
수정 아이콘
혁규형?
22/11/06 23:56
수정 아이콘
행복이라는 말이 참 좋네요. 오늘은 행복한날이네요.
Kubernetes
22/11/06 23:19
수정 아이콘
경기 못봤습니다, 볼때마다 지는 것 같아서..
DRX글,불판 모두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설레발 같아서..
너무 기쁩니다..
역체원으로써 뱅을 넘었나? 커리어가 아래인걸 부정하지 않습니다.
한체원으로써 모두를 찍어눌렀나? 올 한해 퍼포먼스가 더 좋은 원딜이 많은걸 부정하지 않습니다.
전무후무한 기록인가? 앞으로 룰러,구마유시 등 더 젊고 치고올라오는 원딜들이 넘을 가능성 높은 커리어라는걸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성실하고, 모범적인 선수가 최고의 보상을 받은 것 같아 너무나도 기쁘네요.
22/11/06 23:58
수정 아이콘
제일 잘하는 팀은 아닐지언정 2022 롤드컵 최고의팀이네요.
지켜보고있다
22/11/06 23:35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기사를 찾아보니
원전이 있네요
쿠키뉴스의 문대찬 기자 인터뷰 였군요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210090010
본문에 유튜브 링크도 있네요.

저도 어빈님과 같은 감상입니다.
케리아와 페이커, 티원 선수들의 모습들
DRX선수들이 끊임없이 갈망한 결과 우승하는 모습
일개 직장인인 저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데프트 선수가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내가 잘하는 거라곤 이것 뿐인데, 정상에 설 수 없다면 다른 어떤 것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최근에 비슷한 생각을 했다가 도전도 하기 전에 [난 안될거야 아마] 쪽으로 쉽게 포기했는데요.

살아오며 이런 도전적인 행위들을 피해왔던 것들이
위의 문대찬 기자가 가세한 데프트 스토리텔링에 크게 얻어맞고 곱씹게 되는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lck 챙겨보지 않는 사람이고 조별리그부터 봐왔는데.. 스포츠라는 것이 그 경계를 넘어 보는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 월즈였습니다.

페이커 선수 내년엔 꼭 우승하고 또 다른 전설을 써내려갔으면 좋겠습니다
22/11/07 00:01
수정 아이콘
마음이 꺾인다는게 참 힘든것 같습니다. 그것을 이겨내는 것은 더 힘들고요. 그래서 더 대단한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페이커 차례지요!
쿼터파운더치즈
22/11/06 23:54
수정 아이콘
진짜 22 DRX를 관통하는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말이 DRX를 더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만들었어요
호랑호랑
22/11/07 02:32
수정 아이콘
이 말이 이번 월즈 그 자체 같아요. 그리고 인터뷰에서 진짜 언급함으로써 수미상관을 완성 크크
태정태세비욘세
22/11/07 05:44
수정 아이콘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에게 꼭 전달됐으면 하는 말이네요
송성문 보고있나?
김하성MLB20홈런
22/11/07 08:40
수정 아이콘
송가놈은 미친 멘탈이라 괜찮고 유리멘탈인 혜성이에게 해주고 싶은 얘깁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페스티
22/11/07 10:00
수정 아이콘
2경기였나 4경기였나... 경기 도중에 분명히 DRX가 위축된 순간이 있었습니다. 시야조차 잡지 못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기회를 잡고 해냈죠. 강타 싸움도 계속 지고 바론도 스틸당하고. 하늘이 DRX의 우승을 원하지 않는건가?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버텼기에 결국 우승컵을 들어올렸죠. 저는 이제 리얼월드로 돌아오지만 그들이 저에게 준 영감을 허무하게 휘발시키지 않고 힘내서 또 일상을 살아보려고 합니다. 어빈님도 화이팅입니다!
22/11/07 11:14
수정 아이콘
[중꺾마]

많은 사람들에게 올해의 한 마디가 되겠네요. 저 포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2/11/07 12:18
수정 아이콘
마요한것은 중기지 않는 꺽음
영어로 언브로큰이 맞나 싶어 검색해보니
Indomitable Spirit, Indomitable Will 불굴의정신, 불굴의의지란 단어가 있네요. 영단어 하나 습득..
22/11/08 20:13
수정 아이콘
저랑 '꺾이지않는 마음'을 만났을때 처해있던 상황이 거의 같으시네요. 저도 이 말을 듣고 굉장히 힘을 얻었습니다. 전 작년에는 윤하의 오르트구름을 듣고 위로를 받았어요. 어빈님도 저도 꺾이지말고 끝내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공지 추천게시판을 재가동합니다. [6] 노틸러스 23/06/01 31992
3860 삼국지 영걸전, 조조전, 그리고 영걸전 리메이크 [27] 烏鳳6982 24/02/22 6982
3859 설날을 맞아 써보는 나의 남편 이야기 [36] 고흐의해바라기6490 24/02/12 6490
3858 열매의 구조 - 겉열매껍질, 가운데열매껍질, 안쪽열매껍질 (그리고 복숭아 씨앗은 일반쓰레기인 이유) [21] 계층방정6188 24/02/08 6188
3857 향린이를 위한 향수 기초 가이드 [74] 잉차잉차6315 24/02/08 6315
3856 [역사]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 화학의 역사① [26] Fig.16184 24/02/06 6184
3855 회사에서 설사를 지렸습니다 [154] 앗흥14954 24/02/08 14954
3854 [LOL] 53세 할재(?) 에메랄드 찍기 성공 [41] 티터13301 24/02/07 13301
3853 [팝송] 제가 생각하는 2023 최고의 앨범 Best 15 [12] 김치찌개12814 24/02/04 12814
3852 [역사] 손톱깎이 777 말고 아는 사람? / 손톱깎이의 역사 [29] Fig.113003 24/01/23 13003
3851 구조적 저성장에 빠진 세계, AI는 이 한계를 뚫을 수 있을까 [34] 사람되고싶다12967 24/01/21 12967
3850 조선의 젊은 아베크족들이 많은 걸 모르셨나요? - 1940년 경성 번화가를 걸어보다. [12] KOZE15561 24/01/13 15561
3849 2023년 영화 베스트 25 - 주관 100% [23] azrock14381 24/01/12 14381
3848 과학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과학철학의 역사 [32] Fig.114185 24/01/09 14185
3847 pgr 삼촌의 시티팝 추천곡 [26] 라쇼14348 24/01/08 14348
3846 [서평] '변화하는 세계질서', 투자의 관점으로 본 패권 [51] 사람되고싶다14124 24/01/05 14124
3845 골수 서구인인줄 알았던 내가 알고보니 MZ유생? [22] 사람되고싶다12879 24/01/09 12879
3844 [기타] 이스포츠 역사상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선수들 [39] 워크초짜12075 23/12/23 12075
3843 와인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 와인의 역사 [25] Fig.113187 23/12/14 13187
3842 구글 픽셀 5년차 사용기(스압, 데이터 주의) [37] 천둥13325 23/12/02 13325
3841 [서평]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作 [6] cheme13087 23/12/01 13087
3840 두 돌이 된 아이는 너무 귀엽고, 부부의 낙은 모르겠다 (육아일기) [29] 두괴즐16154 23/12/13 16154
3839 한미일 의료현장 비교 [36] 경계인15793 23/12/12 1579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