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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12 20:32:17
Name 한아
Subject 영화, 대화 장면의 기초적인 구성
사람은 말하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대화 할 수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영화를 보는 법에 대한 교육 과정을 미리 거치지 않는다. 마치 언어처럼, 영화를 보고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실 이것이 가능토록 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스크린 뒤에 숨어있다. 영화 만드는 이들 중 누구도 관객이 "이 장면은 이렇게 만들어졌군."이라는 생각을 갖길 원하지 않는다. 그것을 바탕으로 영상 문법이 발달해왔고, 영상 매체와 친숙해진 현대 관객들은 영화 보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영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화 보는 법을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앞서 말한 것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말이다. 배우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데, 굳이 영화 보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니. 모든 관객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주제는 아니다. 하지만 장면이 어떻게 구성되어졌는지 찬찬히 뜯어보는 - 샷 바이 샷으로 불리는 - 이 방법은, 흔히 알려진 영화 분석 방법 중 하나다. 이것을 통해 한층 더 깊이 들어가 만든 의도를 추측하고, 여러가지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다. (동시에 영화를 귀찮고 피곤하게 관람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제 소개할 씬(scene)들은 대화가 담겨있다. 대화는 대부분의 영화에서 필수적이다. 캐릭터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관계를 설명하기도 하고, 분위기를 설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매우 중요하면서, 자주 등장하는, 아주 기본적인 장면이 대화 씬이다. 뛰어난 대화 장면은 무수히 많다. 천재 감독들은 영화사에서 끝없이 반복된 대화의 순간도 자신만의 감각을 불어 넣어 관객의 지루함을 덜어낸다.




대화 씬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부터 접근해보자. 1995년 개봉한 마이클 만의 <히트> 중 한 장면인데, 굉장히 유명하다. 90년대의 대표적인 범죄 영화이기도 하면서,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이 식당 씬은 영화 속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둘이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강력계 형사 빈센트 한나(알 파치노)는 드디어 자신이 쫓던 신출귀몰한 은행강도단의 리더 닐 맥컬리(로버트 드 니로) 만나게 된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경찰과 범죄자의 입장으로 서로에게 경고하지만, 그러면서도 묘한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인상깊다.





이 대화 장면이 기초적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최소 인원인 두 사람이 등장한다.
둘째, 카메라와 인물의 움직임이 없고, 변화가 적은 간단한 샷들로 장면 구성이 되어있다.
셋째,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깊어지는 직선적인 진행이다.




둘의 대화를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해하기 쉽도록 이미지를 준비해봤다.




1단계에서는 비교적 넓은 미디움 샷(Medium Shot)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관객들에게 공간을 설명해주고, 둘이 어떤 위치에 앉아있고,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정보 제공의 목적이 크다. 이후에는 둘의 얼굴만 보여줘도 어떤식으로 앉아있는지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다. 여기에서도 처음에 간단히 보여준 뒤 바로 둘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2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는 좀 더 타이트한 미디움 클로즈업 샷(Medium Close-up Shot)이다. 이 크기로 고정되어 있지는 않고, 계속 변화한다. 이 식당 씬에서 대부분의 대화 분량이 이 사이즈로 다뤄지는데, 1단계에 비교해 내용적으로도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더 이상 둘의 얘기와 상관없는 식당 웨이터나 손님들이 뭘 하는지 보여주지 않고, 쓸데없는 테이블 위의 물건들도 잘 보이지 않는다. 관객들은 맥컬리와 한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표정을 짓는지, 리액션은 어떤지 그 자체에만 집중하도록 연출된 것이다. 둘의 이야기는 대화를 나눌수록 깊어진다. 거기에 맞추어 샷 사이즈도 점점 타이트해진다. 이 2단계 후반부터는 배경음악도 깔리기 시작하는데, 음악이 시작되는 포인트를 짚어보면 재미있다. 한나가 범죄자들을 쫓다가 파탄난 자신의 결혼 생활을 이야기해주자 맥컬리는 나같은 사람은 때가 되면 미련없이 떠나야 하니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한나가 여자도 안만나는 수도승이냐고 놀리고, 맥컬리는 만나는 여자가 있다고 한다. 바로 이 포인트부터 음악이 시작되는데, 카메라도 아주 천천히 줌인된다. 이로써 관객은 이 여자가 맥컬리에게 있어 그저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3단계는 2단계보다 굉장히 타이트해진 클로즈업 샷(Close-up Shot)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선 2단계에서 보였던 대화 상대의 뒷모습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나누는 '일'에 대한 대화는 서로에게 엄청난 공감대를 이루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 공감대가 결국 각자에 대한 경고가 된다. 이 대화 씬의 궁극적인 목적이 드러나는 셈이다. 한나 "나 엄청 실력있는 형산데, 너 곧 잡힐꺼야." vs 맥컬리 "나도 빙다리 핫바지는 아니거든? 너 쫓아오다 죽을 수도 있어." 여기까지 오면 처음의 1단계 장면과는 상당히 달라진 샷으로 두 인물을 잡지만, 보통의 관객은 이미 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새 이렇게까지 타이트한 사이즈로 왔는지 느끼지 못하게 된다.


굉장히 기본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2인 대화 장면은 로버트 드 니로나 알 파치노가 각자에게 격렬하게 분노를 표출하거나,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지만, 둘은 결코 타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 후 영화가 종반부에 치닫게 되면 팽팽했던 두 사람의 대결이 결국 한 사람의 죽음으로 마무리 된다. 한나가 맥컬리를 총으로 쏜 뒤, 둘이 맞잡는 손에서 강렬한 감정이 느껴진다. 상기 대화씬에서 미리 형성한 공감대가 한나가 그를 단순히 하찮은 범죄자로 보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관객들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위화감 없이 끈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위 <히트>의 대화 장면 구성은 드라마에도 굉장히 자주 쓰일 정도로 기본적인 대화 씬 영상 문법이다. 대화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고, 카메라와 인물의 동선이 다양해지면 그만큼 대화 씬의 구성도 훨씬 복잡해진다. <히트>를 통해 기초적인 부분을 살펴봤으니 훨씬 더 고급스럽고 다채로운 대화 씬 연출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몇 가지 장면을 준비해 보았다.




흔히 사용하는 정면 OSS(Over the Shoulder Shot; 대화하는 상대의 어깨 뒷 모습을 걸고 찍는 샷)를 사용한게 아닌 프로필 샷(Profile Shot; 옆 모습)을 굉장히 아름답고 효과적으로 사용한 장면. 넓은 2.35:1의 화면비가 잘 어울린다. 로저 디킨스의 촬영이 빛을 발했다. M의 모습이 정면이 되는 포인트에 음악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 순간의 대화 내용을 생각해보면 두 인물의 옆 모습과 정면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대화의 중요 포인트를 확실하게 짚어낸 샘 멘데스의 <007 스카이폴>.





역시 굉장히 유명한 장면이다. 일단 세 사람으로 대화에 참여한 사람이 한 사람 늘었다. 여기에서 다른 대화 장면보다 더욱 세심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카메라의 높이다. 세 인물의 역학 관계와 그들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위치를 생각해보자. 안정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확고히 하는 베터랑 형사 모건 프리먼, 어딘가 정신 사나운 막내 형사 브래드 피트,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모건 프리먼을 설득해야함과 동시에 막내 형사를 다잡아야 하는 경감 역할 리 이메이. 뛰어난 기교와 연출력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





많은 인원이 한 자리에 앉아 이야기할 때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 볼 수 있는 장면. 카메라는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여러가지 잡다한 이야기가 테이블 위를 오간다. 영화의 첫 오프닝인 만큼 각 캐릭터들이 관객에게 처음 소개되고 있다. 각기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하는 듯 싶지만, 지속적인 카메라의 움직임이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넘어갈 때의 유기적인 느낌을 나타내 준다. 대화 그 자체에 천재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앞에서 소개한 장면들은 동선이 단순하거나 카메라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 여기서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는 과정을 짧게 설명하자면, 카메라 혹은 인물이 움직일 때 촬영과 편집이 힘들어진다. 카메라와 인물, 둘 다 움직이게 되면 더욱 어렵다. 그리고 전체적인 호흡과 시간마저 길어지면, 연출적으로 기술적으로 상당한 스킬을 요하게 된다. 이게 영화 속 '롱테이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위 장면도 보기엔 참 쉬워보이는데, 상당한 연출 실력을 요하는 구성이다. 스필버그는 이 분야에 대해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복잡한 동선과 어려운 장면도 관객이 보기 쉽도록 화면에 담아내는 것. 다수의 인물이 2열 종대로 걸어가며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이처럼 자연스럽게 찍어낼 수 있는 감독이 몇이나 될까. 앞으로 등장하게 될 인물들의 성격과 관계를 탁월하게 묘사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처럼 대화 씬은 관객들이 허구헌 날 보는 친숙한 장면이지만, 작품에 따라 여러가지 베리에이션을 가지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 기본적인 문법을 그대로 가져가 대사로 차별화를 두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의 경우 단순히 샷 사이즈만이 아닌 커팅 포인트나 음악의 시작점, 끝점, 쉬는 호흡, 인물들의 리액션 등까지 세밀하게 계획되어지는 경우가 많다. 영화 감독이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디테일한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모든 장면에 의도를 담는 만큼, '왜?'라는 질문은 영화를 읽어가는데 필수적이다. 왜 이런 구성이 되었는지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생각해본다면, 그만큼 그 영화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위의 <히트> 장면 분석은 개략적으로 대화 장면이 어떤지 기초적인 구성을 살펴보는 정도였다. 그것만으로도 일반적인 영화 관람과는 충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감독의 연출력을 탐구해 보려면 더욱 치밀하게 각 샷들과 그것들의 관계를 살펴봐야한다. 오늘은 이미 분량이 많이 길어진 만큼 여기까지 살펴보기로 하고, 다음 편에서 다른 영화 속 대화 장면을 더욱 자세한 부분까지 나누어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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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12 20:38
수정 아이콘
크 영화학강의! 잘 읽고 무릎을 탁 치며 로그인합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4/04/12 20:51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날짜와 조회수보니 영상은 직접 올리신건가요? 몇몇 영상이 저작권 차단되어서 안보이네요 망할 콘텐트id...
14/04/12 21:15
수정 아이콘
직접 올렸습니다만, 저작권 차단 되어있나보네요. 제가 파악한건 <히트> 첫번째 영상이랑 <저수지의 개들> 같은데.....
다른 곳에 업로드해서 수정해보겠습니다. 혹시 다른 영상 업로드 사이트 알고계시면 알려주세요. ㅠㅠ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4/04/12 21:30
수정 아이콘
vimeo.com 추천합니다. ios에도 유튜브 대신에 기본 등록되어있는 동영상 사이트죠. 인터페이스가 깔끔하고 속도도 괜찮아요. 무료 이용자는 과정을 두어개 더 거쳐야하긴 하는데 영상 공유 자체엔 큰 지장이 없습니다.
14/04/13 01:00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드립니다. 제가 얼핏 보기로는 vimeo에는 업로드 용량 제한이 있는 거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이 안되나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4/04/13 02:44
수정 아이콘
아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네요.. 무료 이용자는 일주일에 500메가인데 등록한 날짜 기준으로 일주일이 지날때마다 용량이 초기화됩니다(기존에 올린 영상은 유지됩니다). 일주일 후 용량 초기화 때까지 기다리거나 유료 등록하는 수 외에는 없습니다.. 일단은 유튜브에 안올라가는 영상 위주로 올리셔야 하지 싶네요.
14/04/13 03:04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드립니다. 일단 올라간 영상은 유지된다니 다행스럽네요.
말씀해주신대로 유튜브와 비메오를 병행해야겠네요.
王天君
14/04/12 21:0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이런 거 너무 좋아요. 영화에 관한 지식이 짧아서 항상 영상을 읽는 데는 어려움을 겪거든요.
위의 007에서 말로니와 M의 대화에서는 M이 말할 때는 말로니가 보이지 않고 말로니가 말할 때는 M이 보이니 관객이 M의 입장에서 대화를 느끼게끔 하는 효과를 노린 촬영이라고 보는데, 요게 맞나요? 그런 식으로 본다면 이 두 사람의 대화 시퀀스가 시작될 때는 측면에서 똑같이 두 사람을 보여주다가 퇴임을 논할 때부터는 대화의 주도권이 말로니에게 넘어가는 걸 의미하는 샷이라고 볼 수도 있을려나요?
14/04/13 00:03
수정 아이콘
샷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에 가장 가까운 것은 감독의 의도일텐데, 감독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죠.
그 장면 자체에서 주는 느낌을 王天君님이 말하신대로 받았으면, 그게 관객 입장에서의 해석이죠.
물론 각 샷별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가 있긴 합니다.

첫번째로 말씀하신 부분은 촬영보단 편집 기술에 가깝습니다.
M이 말할때도 M이 보이고, 말로리가 말할때도 M이 보인다는건 이 대화 씬의 주인공이 누구인가에 대한 연출입니다.
대화 내용도 M이 저지른 실수에 대하여 퇴임을 이야기하고 있죠. 이때 관객은 누구의 표정을 가장 보고 싶어할까요?
말로리의 대사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고, M이 굉장히 오랜 기간 MI6를 이끌었다는건 관객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M이 퇴임을 한다? 감독은 관객이 주디 덴치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보고 싶어할 거라 생각하고,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두번째 부분은 대화의 주도권에 관한 이야기인데, 관객이 바라봐줘야 하는 주인공이 반드시 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하진 않습니다.
대화의 시작 부분에 M은 다소곳이 앉아있고, 말로리는 서있습니다.
별 것 아닌 거 같아 보여도, 영화에서 앉은 사람과 선 사람은 대부분 그들의 역학관계를 설명하는 설정으로 많이 쓰입니다.
그리고 선 사람은 앉은 사람이 아래에서 올려다봐야 하는 입장이라 더욱 강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화 초반부에는 말로리가 "민감한 사안"이란 얘기를 꺼내면서 대화를 주도하죠. 뭔지 모르는 M은 약자입니다.
바로 이어지는 다음 대사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죠."라고 말하면서 말로리는 자신의 위치를 낮춥니다.
긴장하던 M도 그의 말에 동의하며 "바라는 바에요."라며 낮았던 포지션를 회복시킵니다.

화면으로 돌아가면 말로리가 의자에 착석하여 M과 눈높이를 맞춥니다. 심지어 자세도 엉덩이를 길게 빼고 앉아 앉은키까지 완전 동등하죠.
두 명이 동시에 옆모습으로 잡히는 투 샷입니다. 이걸로써 둘의 관계는 일시적으로나마 평등해졌다는 것을 표현해주죠.
둘 다 이미 알고 있는 시시껄렁한 얘기는 둘이 동시에 잡히는 투샷에서 진행됩니다.

그 다음 샷은 말로이의 프로필 클로즈업입니다. 연결되는 장면은 같은 사이즈로 받는 M의 클로즈업이구요.
대화가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각자 따로 생각하고 있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함이죠.
말로리는 퇴임이라는 이야기를 뒤에 숨기고 있고, M은 이걸 아직 모릅니다.
M은 신임 국장이라는 사람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지만, 말로리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있죠.
각자 따로따로 OS샷으로 걸지도 않고 완벽히 독립적으로 떨어진 구도로 잡는데에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M은 내심 걱정하던 자신의 실수에 대해 타 기관이 개입하게 되는거냐고 예측을 하지만 빗나갑니다.
그리고 말로리는 숨기고 있던 M의 퇴임에 대해 말을 꺼내죠. 둘의 속마음이 드러납니다.
연결되는 샷은 M의 정면입니다.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리죠. 한방 먹은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죠. 이제 각자의 속마음은 드러났으니 정면샷이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사이즈가 다릅니다.
M은 단독 샷에 더 타이트한 샷입니다. 말로이는 미디움 샷에 왼쪽 끝에 M의 뒷모습이 살짝 걸쳐있죠.
이것은 말은 말로리가 계속 하고 있지만,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더 강해보이길 원하는지 감독이 의도한 겁니다.
화면에서 작아지면 그 인물은 작아진만큼 힘을 잃습니다. M은 크고, 말로리는 작습니다.
말로리에게 한방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M의 굴하지 않는 강한 면모를 드러내주는 겁니다. 그녀는 반격하죠. "지금 해고하는 겁니까?"
말로리도 여기에선 딱히 M을 이길 생각이 없습니다. 그랬다면 같은 사이즈로 받아쳤겠죠.
그는 최대한 예의를 지키며, 자신이 해야 할 말을 끝까지 이어나갑니다.

이후 말로리의 말을 자르며, M이 먼저 일어납니다. 말로리는 뒤따라 일어나죠.
이것은 대화의 역학관계가 시작부분에서 완벽히 역전된 겁니다. M이 더 높은 위치에 있고, 말로리는 굴하지 않는 그녀에게 한 수 접어준 것이죠.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샷의 의미를 이용해 제 나름대로 해석해 본 겁니다.
맞는 답을 찾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것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할 수도 있고, 정치적으로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관객의 몫이고 그때야 비로소 영화가 완성되는 것이니까요.
王天君
14/04/13 00:34
수정 아이콘
오홍!!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알킬칼켈콜
14/04/12 21:08
수정 아이콘
더 써주세요 더 써주세요~
마스터충달
14/04/12 21:16
수정 아이콘
영상이 많이 잘려서 아쉽네요 ㅠ,ㅠ
세븐에서 빵횽 연기를 보면 저게 연기인지 그냥 타고나게 섹시한건지 분간이 안가는 제스쳐들이 참 많아요...
어렸을때 '난 저렇게 안되겠지?' 했는데 정말 저렇게 안됨..... -_-
14/04/13 00:59
수정 아이콘
영화 속 연기에 대한 부분도 알고보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물론 원재료는 배우가 주는 것이니 배우의 연기력을 간과할 게 아닙니다만,
감독이 일일히 빚어낸다고 할까요?

촬영과 편집을 거치면, 발연기도 명연기가 되고 명연기도 발연기가 될 수 있어요. ㅠㅠ
민트초코우유
14/04/12 21:18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LingTone
14/04/12 21:46
수정 아이콘
감독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글은 정말 좋네요.(물론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죠^^;;)
추천드립니다.
14/04/13 00:57
수정 아이콘
요즘 같이 영화 찍기 좋아진 시대에 굳이 감독의 꿈을 놓을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지금 당장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마스터충달
14/04/12 21:55
수정 아이콘
이번 간담회에서 영화얘기도 좀 했으면 좋겠네요 ㅠ,ㅠ
곧내려갈게요
14/04/12 21:58
수정 아이콘
으아~ 좋습니다.
14/04/12 22:11
수정 아이콘
와 대화장면 이야기라는 제목보고
히트의 저장면을 생각했는데 내용에 있는거보고 깜짝놀랬네요.
14/04/13 00:28
수정 아이콘
95년작이니 요즘 분들에겐 잊혀졌겠지만, 당시엔 최고의 영화로 꼽는 사람들이 많았죠.
최고의 배우들인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화제였을테니까요. 거기에 마이클 만 특유의 연출까지.
<히트>를 보고 실제 은행을 턴 범죄도 일어났었다고 하니, 파급력이 대단했겠죠.
굉장히 유명한 대화 씬이니 기억하실 법도 합니다.
오크의심장
14/04/12 22:11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이런 간단한 대화장면에서도 심오한 연출의 차이가 나는군요.
14/04/13 00:09
수정 아이콘
당연한 이야기지만 별 생각 없이 대충 찍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일반 관객들은 재미있게 무리없이 봤는데,
시네필이나 평론가의 평이 낮은 경우는 그런 무성의함이 영화 전반적으로 묻어나오는걸 느끼기 때문이죠.
알고 보시면 재미있는 장면이 정말 많습니다.
14/04/12 22:14
수정 아이콘
링크 수정 했습니다. 안보이는 부분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정어리고래
14/04/12 22:33
수정 아이콘
말씀해주셨던 내용 그대로 써주셨네요!
정말 이런글...사랑합니다..
김여유
14/04/12 22:34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봤습니다.
근사한 닉네임
14/04/12 22:3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어요!
14/04/12 22:36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아무리 맘에 드는 영화라도 한 번 이상은 잘 보지 않아서, 이런 걸 알아도 막상 처음 보는 영화에 적용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진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할 만한 사람들이 영화를 다시 한 번 볼 때나 되서야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와서 저도 요즘 좋은 영화감상법에 대해서 조금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좋은 글이 올라왔네요. 앞으로도 영화에 대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14/04/13 00:14
수정 아이콘
힘든데 억지로 보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 볼 때 이런 부분을 적용하면서 보지 않습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분석해내야하는 스포츠 해설도 아니고, 그런 마인드는 오히려 적절한 관람에 상당히 방해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해당 영화에 더 시간을 투자해 두번째, 혹은 세번째에 의도적으로 노력해서 분석해보는 겁니다.
감독은 모든 관객이 이러한 부분을 다 파악하길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숨겨놓으려고 최대한 노력하죠.

사람끼리 만날 때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영화는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의 첫 관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 관람은 그저 영화가 이끄는대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따라가시는 것이 가장 좋은 감상법이라고 생각해요.
잠잘까
14/04/12 22:46
수정 아이콘
조금 곁가지로....대학교 시절에 영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제가 문(door)인데요. 사실 콜롬버스의 달걀이라 생각할 만큼 '그게 뭐가 대단해?'라고 느낄 수 있는데, 영화에서 나오는 문을 볼때는 굉장히 재미있어요. 장면과 장면이 전환될때 문에 초점을 맞추고 넘어가는 장면이 상당히 많거든요. 꼭 문이 중심이 되어서요.

물론 다양하게 전환을 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기초적이고 많은 뜻을 담을 수 있는게 '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카메라가 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가 문이 팍 열리면서 A라는 인물이 말하는 장면도 많아요. 즉, '문'이라는 요소가 있다면 한 장면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화면을 넣을 수 있는 좋은 장치가 됩니다. 당연히 화면편집이나 구성하기도 굉장히 쉽구요. 그리고 더욱 더 심화를 시키면, 이 '문'을 통해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부각시킬수도 있고, 반대로 한 인물의 퇴장을 은연중에 담아낼 수도 있어요.

그 때 강의를 듣고 한동안 영화에서 '문'만 바라본 적도 많습니다. 흐흐. 이런 것들 생각하면 의외로 영화가 재미있어요.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보셔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14/04/13 00:23
수정 아이콘
'문'의 상징적인 의미는 사실 영화 바깥의 학문에서 가져와 인용한 해석일 가능성이 큽니다.
심리학적인 부분일 수도 있고, 기호학적인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니 그 쪽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요.

확실히 재미있는 것은 영화 감독도 결국 사람이니, 자신의 영화에 여러가지 분야를 투영해 연출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영화와 다른 분야를 접목해 리뷰를 쓰는 칼럼니스트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쓰여진 해석들은 해당 영화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상당한 지적 즐거움을 줍니다.
제가 인상깊게 읽은 블로그 리뷰가 있는데, 이 분은 인문학적인 관점을 도입해 영화 보는 분입니다.
재미있어요. 용짱님의 인셉션 리뷰: http://nermic.tistory.com/863
BlackRaven
14/04/12 22:53
수정 아이콘
알면 알수록 더 재밌어지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하기에 이런 글은 항상 반갑습니다. 시리즈로 부탁드리면 안될까요ㅠㅠ
14/04/13 00:56
수정 아이콘
시리즈로 쓰려고 계획은 하고 있지만, 제가 그만큼 성실하진 않아서 확답은 못 드리겠네요.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바우드
14/04/13 00:37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저수지의 개들을 처음 봤을 때 저 대화 장면보고 엄청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청 심각한 복장과 얼굴로 기껏 하는 이야기가 라이크어 버진이어서요.
아마 당시에도 저 장면이 기존의 영화 문법을 파괴하는 장면이라는 평이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오류인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물 흐르는 것처럼 유연하게 여러 인물을 설명해주는 샷을 보여주면서 아울러 이 영화가 어떤 영화가 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네요.

...그리고 역시 부세미는 사랑입니다. ㅠㅠ
14/04/13 00:52
수정 아이콘
타란티노의 영화는 항상 여러가지 해석으로 갈립니다.
그만큼 타란티노가 본인의 영화에 장난을 치는 것도 좋아하고, 영화계 악동 이미지가 있죠.

위 장면은 기존의 문법을 전혀 따르지 않습니다.
말하는 사람을 보여주지도 않고, 커다란 등짝으로 말하는 사람을 가려버리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은 답답해 환장할 노릇이지요.
근데 말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막상 하고 있는 이야기가 신경 쓸 필요도 없는 잡담이라는 겁니다.
관객이 굳이 들을 필요도 없고, 말하고 있는 사람을 볼 필요도 없는 주제요. 그래서 말하는 사람을 굳이 찍을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타란티노는 단순히 영화 문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플롯의 구조나 대사처리에 있어서도 상당히 변주가 많습니다.
여태까지 자신이 보아왔던 영화들에 신물이 난다는 표현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온 힘을 다해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신기하게도 전혀 문법에 맞지 않고, 엉터리로 찍은 것 같은 장면도 관객들은 즐기면서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아주 잘 굴러가요.
마치 타란티노가 "너희들이 신주단지 모시듯이 받드는 영화 법칙들 따위, 다 개나줘버려."라고 외치는 것 같습니다.
괜히 천재 감독소리를 듣는 게 아니죠. 타란티노가 영화라는 예술 방식을 이해하는 깊이는 지구상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예바우드
14/04/13 01:09
수정 아이콘
모자란 리플에 멋진 리리플 감사드립니다.
좋아하는 감독은 아닌데 이상하게 영화 개봉 시기를 기다리게 하는 그런 힘이 있는 감독인 거 같습니다.
전에 알고 지내던 영화광 하나가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면 이 감독이 얼마나 많은 영화를 보고 분석하는지 알 수 있다고
알려준 적이 있는데... 역시 전 그 정도까지 볼 레벨은 안되는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수지의 개들 자체도 끝없이 기대를 배신하는 영화였군요. 덕분에 이 영화 다시 돌려봐야 할거 같습니다 ^^
펀치드렁크피지알
14/04/13 02:56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이네요.
히트의 저 숄더쇼트의 대화장면은 말씀하신대로 대화기법의 촬영 구도중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영상을 분석하자며 끝도 없을거고 철저히 해석의 영역들이죠.
그리고 영상미학에선 저런 동선과 구도 배치 조명등 철저하게 수치화 해 formula화 하기도 하는데 이런 영상미학적 공식들은 사실 큰 틀만 빼놓고는 감상할 때 대입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래도 각종 법칙을 알고 보면 배로 재밌어 지는게 영화이기도 하지만요.
위의 히트만 봐도 삼분할 법칙의 안정적인 구도에서 시작해 극도의 클로즈업으로 이런 구도를 서서히 깨가며 긴장감을 끌어 올리는 아주 정석적인 연출법이라 할 수 있을겁니다.
사실 할리우드에서 촬영 감독을 할 정도면 이런 기술적인 요소들은 의도하지 않아도 몸에 베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디킨스 저 양반은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데 저 장면을 보더라도 아니나 다를까 디킨스의 촬영 철학이 나오네요.
카메라 동선과 조명은 최소화 하고 정적으로 촬영을 하는 미니멀리즘 방식은 딱 디킨스가 주장하는 정석적인 촬영기법이네요.
(같은 두 인물의 대화이지만 위의 히트와 스카이 폴 두 대화 장면의 구도 조명 미술 배치등을 비교해서 보면 비주얼이 스토리텔링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이런 분석들은 더더욱 재미있네요.
14/04/13 11:51
수정 아이콘
배워나가는 입장 답답한 것이 바로 그런데 있죠.
마치 공식처럼 외우고, 명확한 답을 갖고 싶은 것이 학생의 생각인데 가면 갈수록 듣게 되는건 "정답은 없다."라는 겁니다.
과거 헐리우드 영화는 이런 법칙이 있다고 믿었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관객들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대 영화들은 기존 법칙들을 철저히 깨면서 탄생합니다. 요즘은 빠른 리듬의 편집이 유행이죠.
천천히 느린호흡으로 감정을 쌓아나갔던 과거 영화 제작자들은 이렇게 영화를 만들면 무슨 내용인지 아무도 모를거라고 했겠죠.
그러나 현대 관객들은 이런 변화를 아주 적극적으로 수용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막 만들어낸 영화와 아름답게 변주한 영화가 같지는 않죠. 그러니까 더 어렵구요.
킹이바
14/04/13 03:57
수정 아이콘
이런 영화 분석, 영화문법, 연기론같은 류의 글들은 정말 언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이 써주세요.

p.s : 선플후 정독하겠습니다 ^^
낭만토스
14/04/13 07:48
수정 아이콘
와 영화를 좋아하는데
재미있게 봤습니다
도들도들
14/04/13 08:39
수정 아이콘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황홀하네요. 추천드렸습니다. 계속 써주세요. ^^
Around30
14/04/13 09:15
수정 아이콘
히트의 저장면은게 카메라가 양사이드에서 번갈아 가면서 찍은거 같은데 저렇게되면 대사한번치고 계속 끊었다가나요?
14/04/13 11:53
수정 아이콘
역시 정해진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감독마다 스타일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연기의 안정성과 촬영의 효율성을 위해 한쪽에서 쭉 다찍고, 반대로 가서 쭉 다찍은 뒤 편집 과정에서 저렇게 나뉜다고 보시면 됩니다.
catharsis
14/04/13 15:51
수정 아이콘
지난 번 글에 몇몇 관심 있는 분들의 피드백은 있었지만 추천도 없고 해서, 또 쓰실까? 했거든요. 전 딱히 피드백할 만큼 아는 건 별로 없어 참여는 못했지만 글 보는 재미가 쏠쏠했기에... 그동안 영화를 제대로 못 보다가 이제서야 영화를 좀 더 심도 있게,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던 차에, 한아님의 글이 굉장히 좋은 자극이 되네요. 감사드립니다. 혹시 위와 같은 목적에서 영화를 더 재밌고 깊이 있게 보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가급적 스포일러는 피하면서..?;- 책이나 정보 같은 게 있을까요?
14/04/14 10:29
수정 아이콘
본인이 직접 분석을 하려면 여러가지 영화 개론서들이 있긴 합니다. <영화의 이해> 나 <영화 예술>같은 책이요.
그렇지만 쓰는 용어들도 어렵고 낯설어서 웬만한 애정이 있지 않으면 읽기 힘드실꺼에요. 그 개론서들이 모든 걸 설명해주지도 않구요.

샷 바이 샷이라는 분야에 한정해 개인적으로 봤던 책들은 <영화 분석 입문>과 <쇼트-영화의 시작>입니다. 둘 다 난이도가 있습니다.

조금 다른 방식의 책도 있습니다. <현대영화의 몽타주>라는 책인데 아카데미 편집상을 받은 영화들 30편을 분석해 놓은 것인데 오히려 이 책이 원하시는 책에 가장 가까울 수 있겠네요.
응큼중년
14/05/19 22:2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학생때 [키노] 라는 영화잡지를 즐겨봤는데 그 때 생각이 나네요 ^^
솔직히 제 수준에서는 너무 어려운 잡지였는데
그냥 폼 좀 잡아볼려고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 잡지를 보면서 영화에서 화면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
14/05/20 16:34
수정 아이콘
스필버그 저 장면 연출도 예술이네요.. 카메라 자연스럽게 흔들리는게 감탄사가 절로나옵니다..
nameless..
14/05/21 11:43
수정 아이콘
저는 무간도를 보고 연출의 예술을 가슴 깊이 느꼈죠..
http://www.youtube.com/watch?v=o8Af3wMstl8&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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