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5/06/11 23:17:39 |
Name |
호수청년 |
Subject |
[후기]스니커즈 2Round 3, 4위전 - "따르릉, 따르릉" |
1."여보세요?"
오후 6시경, 내 폰에 임요환 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되어있는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잘 사나?"
"전화한지 몇일됐다고 그단새 죽었겠습니까? 크크"
"목소리는 이미 죽어있는 것 같은데? 어제 봤나?"
"아~ 성준이 너무 잘해요. 걘 이미 저그의 한계를 뛰어넘었어요. 초반에 피해 안 주면
테란으로도 못 이겨요. 우리 스지후니 맘 고생 생각하면.. 흑흑 ㅠ.ㅠ"
"오늘 한겜하는거 알제?"
그제서야 전 선배가 전화 한 목적을 알았습니다. 엠비씨게임은 동시 여러명이 실시간 혹은
VOD시청이 안되거든요.
"아~ 보세요. 그분 경기있는 날인데요 크크, 근데 이기긴 힘들껄요.
오늘 이기면 제가 인정해줍니다.^^"
몇 시간 뒤, 문자 한통이 왔다.
"이제 인정해라. 그리고 꼭 챙겨보고~^^"
설마...??
2.그분의 승리
나에겐 각 선수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라는 것이 있다.
먼저 홀로싸우는 외로운 영웅 박정석선수,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 같은 강함 이윤열
상대를 찍어 누르는 압박감 최연성, 오묘한 느낌의 이재훈.
그리고 아스트랄 한 느낌의 그분. 지난 MSL 16강 경기에서도 그렇듯 박성준선수와의
경기는 두명의 스타일이 잘 어울러지며 명경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된다. 근데 그분이
이겼을 때가 더 재밌긴 했다.^^;
3.루나
가로나 세로방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인 더블커맨드 이후 투팩 탱크. 테란이 저그에게
유리한 시간을 다소 줄이는 듯한 빌드지만 그 시간동안만큼은 저그에게 무조건 이기게
만드는 빌드. 난 이렇게 생각한다. 그 시간을 저그가 어떻게 버티는가가 저그에겐 제일
큰 숙제이고 테란에게 그 시간에 얼마만큼의 피해를 주느냐 혹 경기를 끝내버리는것이
숙제이다.
애초부터 의도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2차례 멀티를 위해 움직이던 드론이 잡힌 이후
드랍-디파일러 콤보로 승부를 내려했던 줄라이지만, 다크스웜에도 불구하고 테란의 앞마당을
결국 뛰우게 하지는 못했다는 것과 마지막 드랍은 병력은 방어를 했어야 더 좋았을 법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시종일관 밀리기만하던 그분이 결국은 뒤늦은 '지지' 치셨다.
드랍을 당하면서도 크게 탱크와 바이오닉병력 손해를 보지 않고 한방을 모은것이, 비록
그 한방이 평상시보다 작았다 한들 승리하기 위해서는 충분했다.
4.R-Point
2경기는 그분이 패했으므로 무효;;
경기는 여차여차해서 1경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서로 앞마당을 먹고 저그는 빠른
디파일러. 차이점은 저그는 하나의 추가멀티확보와 드랍개발대신 병력생산에 집중했다는 것이고 테란은 투팩에서 탱크대신 마인-속업 벌처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요즘 테란이나 저그나 디파일러를 사모하는 마음이 그 어느때보다 깊은 것 같다. 저그는
럴커, 저글링 다~ 필요없다 나에겐 디파일러 하나만 있으면 되 아잉~♡ 이러는 것 같고
테란은 "내 디파일러를 볼 수 있다면 럴커 가시밭길을 뚫고서라도 적진 앞까지 마중을
나갈 것이야!" 라고 하는듯하다. -_-;
다크스웜으로 테란을 밀어 넣는것만으로는 저그는 만족할 수 없다. 상징적 의미일수도 있지만
테란의 앞마당을 띄우는것이 최종목표라 봐도 무방하며 그 목표지점에 깃발을 꼽으려는 순간!!
너무 쎄게 꼽으려다 깃대가 부러진 것일까. 마인대박이 터지며 럴커 4기정도를 동시에
제거한 테란은 그때부터 너무 유리하게 경기를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
중앙에서 밀고 당기며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쳤지만 갈수록 힘이 빠지는 것은 저그고
흥이 붙는쪽은 테란이었다.
2:1 임요환 승. 스니커즈 올스타전 2라운드 3위 확정.
시간이 없어서 3줄요약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누구 말처럼 그분은 승리할때나 패배할때나 참 아스트랄하네요.
-비록 지기는 했지만 박성준의 카리스마는 더욱 더 대단하게 보입니다.
-임요환선수 바이오닉 실력. 인정!!(내가 인정한다고 뭐 바뀌는 것은 없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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