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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2/06 18:21:57
Name dark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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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정치] 한국에 와서 고생이 많은 마이클샌델 (수정됨)


이 글은 2021년 3월 초에 제가 썼습니다.


얼마 전부터 '공정하다는 착각' 류의 담론이 국내에 널리 퍼졌습니다. 저 책은 능력에 따른 보상 체계가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정착한 미국을 대상으로 하며, 능력주의적이라고 해서 마냥 공정하지는 못하다고 꼬집습니다. 우선 부모의 재력이 자식의 능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출발선부터가 다르거니와,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재능이라는 요소부터가 우연적으로 발생하지요. 이에 더해, 사실 노력도 유전자에 쓰여 있는 거 아니냐 하는 지적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파고들어가면 결정론적 회의주의에 도달합니다. 결정론을 마냥 긍정해버리면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 이데올로기 자체가 유지하기 힘들어지는데다, 현재로선 답 없는 주제일 뿐이니 이런 비생산적인 논의는 지양하겠습니다.

저 책에서 샌델의 결론은 다소 맥빠지게 합니다. 사회를 선도하는 엘리트의 능력은 사실 우연의 산실에 가까우므로, 엘리트가 '겸손하고 사회를 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게 샌델의 미완된 결론입니다. 미국 엘리트들 하는 짓이 얼마나 꼴 보기 싫었으면 겸손해라 운운하는지가 참 재밌네요. 하지만 저는 이런 도덕이 자리잡아 엘리트가 선의를 가지기만 해도 사회가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사회는 개개인의 선의와 도덕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야 하지 않냐고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각종 미담이나 부자의 기부따위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미국은 그토록 자유주의적이면서도 기부를 많이 하는 나라이고요(물론 기부하면 세제혜택/투자기회 등 콩고물도 떨어진다고 하지만). 단적인 예로, 똑같은 사회시스템이더라도 범죄자들만 모아놓은 사회가 이럭저럭 굴러가긴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보고, 시스템이 관할하지 못하는 애매한 부분을 인류애와 도덕이 채워준다 생각합니다.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서, 저런 류의 비판을 한국사회에 투영하여 자신의 어설픈 논지의 뒷배로 쓰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능력주의 비판은 저 책이 나오기 한참 전부터 존재하던 유서깊은 담론이고, 최근에는 주로 미국 진보(민주당) 엘리트를 비판하는 데 쓰여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최근에야 '세습 중산층 사회'라는 뒤틀린 아류작의 형태로 넘어온 건, 19년 9월 조국사태 및 20년 7월 인천국제공항 & 공공의대 사건과 시기적으로 겹칩니다. 마이클 샌델 책은 작년 말에야 나왔지만, 그 이전에도 19년 말의 meritocracy trap 등이 국내 좌파들에 의해 유독 띄워졌지요.

촛불과 탄핵이라는 준-혁명과 방역을 등에 업은 민주당은 지난 몇번의 선거에서 천하통일 비슷하게 하고 있었는데, 공정성 담론이라는 강력한 신념형 정적을 맞닥뜨리게 되었지요. 경력단절의 주 원인은 출산/육아인데다 출산율이 바닥치는 상황에서도, 워킹맘을 pinpoint하지 않고 수도권 여성 전체집단에게 콩고물을 던져주고, 각종 할당제를 통해 초기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 표심을 얻으며 콘크리트를 공고히 하고 있었지요. 그런 그들에게 "이 모든 게 공정하지 않다. 그러니 정의롭지 못하다."라는 프레임이 씌이게 되었습니다. 진중권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민주당이 자초한 치명적 버그라고 일컬었는데, 제가 보기엔 야당 시절에 그토록 부르짖던 공정사회 구호 자체가 버그의 본질입니다. 그리고 그 버그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특히나 "사실 너희가 말하는 것도 마냥 공정하지는 않다" 운운하며 마이클샌델을 전가의 보도로 써먹기 딱 좋죠, 마침 제목부터가 '공정하다는 착각'이겠다.. 한편 진중권같이 공정 담론을 좌파식으로 끌고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저 책을 즐겨 인용합니다. 물론 모든 인용자가 그런 저의를 가졌단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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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애당초 샌델의 담론은 미국만큼 능력주의가 제대로 스며든 나라가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가 깔아놓은 전제부터가 성립을 안 하니까요. 그리고 미국식 능력주의의 수단은, 노조가 없다시피한 자유시장경제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능력주의 사회가 아니라, 시장에 진입하기 직전에 시험을 쳐서 얻은 마패(정규직, 철밥통, 전문직, 학벌 등)로 평생 우려먹는 사회죠. 좌파들이 걸고 넘어지는 한국사회 모순도 시험 지대(rent)에 기인하는데, 걷다가 샌델의 공정론을 들이대는 건 잘못된 메스입니다.

이런 현격한 차이는 미국에선 고용주가 해고할 자유가 상당히 보장되어 있고, 전문직의 정원이 널널한 편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기저에는 앞서 말했듯 이권집단의 정치적 타협이 아닌 시장의 자율적 조정에 맡긴다는 오랜 관념, 즉 시장자유주의가 있고요. 반면 한국은 압축성장 자체를 관 주도로 해왔고 시장의 역사가 짧으니 이런 관념이 스며들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종 고시합격 타이틀이 세상 위에 군림하는 수준이었고, 취직 후의 실적보다도 취직 전에 스펙 쌓아서 어느 직장에 들어가느냐가 삶을 지배하죠. 요컨대 허울이 본질을 뒤덮는 나라였고, 지금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부분은 그 허울을 꿰차서 이후에 꿀 빨려고 쎄빠지게 공부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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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국내 대기업 인사 프로세스가 기형적인 것도 낮은 고용유연성에 기인합니다. 주요기업은 해고가 힘드니 한 번 채용할 때 비용을 많이 들이게 되고, 해고가 힘들면 취준경쟁도 과열됩니다. 한편 한번 뽑은 직원이 금방 나가버리면 안되니까 1~3년차엔 제대로된 일을 안 시키고 놀려둡니다. 그렇게 직원들은 연차만 쌓이다가 바보가 되고, 이직을 할 수 없는 커리어와 나이가 되면 그제서야 직원을 굴립니다. 그렇게 대기업과 직원은 강력하게 coupling되고, 한국의 직업은 사실상 미국의 job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기업이 자기 인생을 책임지기만을 바라는 전업주부에 가깝습니다. 미국 주요일자리 종사자들은 주기적으로 이직을 하며, 기업과 자기 커리어를 분리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마련이죠.

게다가 노동경직성으로 인해 취준이 기형적으로 과열되니 사회진출 연령이 늦춰지고, 이는 결혼/출산 감소로 이어지는 요인1입니다. 최근에 윤석열이 만난 노동전문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윤석열이 2019년 7월에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당시 '오스트리아 학파'와 '시카고 학파'를 존경한다고 한 걸로 미루어보아 ,집권한다면 대기업노조/공공노조의 힘을 빼지 않을까 희망회로 돌려봅니다. 그가 최근에 말했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부디 기득권노조 무력화를 의미하기를, 출산율 박살난 나라의 반등을 위해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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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시험 지대(rent)에 집착하는 현실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얼마 전 인천국제공항 파동입니다. 일단 비정규직 출신이 공채 출신에 비하면 업무능력이 딸릴 게 뻔하고, 이는 차등의 명분이 됩니다. 그러나 정규직들은 핀트를 이상하게 잡았죠. "우리는 힘들여 공채로 들어왔는데 왜 비정규직에 대가없는 특혜를 주냐" "노력의 가치를 알아달라". 노력으로 치면 허공에다 삽질하는 것도 노력이고 던파 만렙 찍는 것도 노력입니다. 생산한 가치의 양에 비례한 보상을 주는 게 능력주의의 시작이고, 이 이후에야 공정을 논할 수 있는데, 한국은 능력이 아닌 고생과 노력으로 감성팔이하고 자빠졌으니 첫 단추부터가 글러먹었죠. 능력의 잣대로 평가하면 공공부문에서 지금같은 대우 받고 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1%도 안됩니다. 임금을 삭감하여 민간과 밸런스를 맞추거나 죄다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게 진짜 능력주의적인 해법이죠. 평상시에 자기 업무가 실체 없느니 월급루팡이니 토로하던 사람들도, 이런 말을 들으면 발끈하지요.

한편 앞에 말한 고시류 시험에 대한 병적인 집착도 마찬가집니다.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타이틀만이 실력이고 로스쿨이나 특채는 반칙 비슷하다는 게 진짜로 웃기는 소리죠. 진짜 가치생산으로 평가를 받으려면 오히려 시험의 과열을 줄이고 영미처럼 정원을 늘려서 시장에서 결판짓게 해야 합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비슷한 제도로 단박에 결착을 지어서 승리자는 낮은 정원의 수혜를 누리는 건, 지대추구일 뿐 능력주의와 거리가 멀죠. 경쟁시장을 부정하는 우파 조무사들이, 공정이니 시장주의니 신분상승의 사다리니 떠들어대는 게 작금의 현실이지만. 아, 혹시나 해서 덧붙이건대 간호사 등 라이센스의 권위는 존중하니까 사용한 멸칭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강한 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바꿔보려고 하면 강한 반동에 시달리게 마련입니다. 이런 구조에 적응하여 나름대로 노력하던 사람들이 보상심리가 생겨서, 변화를 거부하고 저항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강한 보상심리를 가지고 시험=공정=능력주의 를 떠드는 커뮤니티가, 보람이가 유튜브 앞에서 짜왕을 맛있게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쓸어가는 '능력'에 부들부들거리는 우를 범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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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정담론을 비판하려면 애먼 마이클샌델을 끌고올 게 아니라, 허울이 본질과 전도되는 한국만의 현상을 비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건 정밀타격을 할 안목이 없기 때문이죠. 진중권이가 "우파는 정밀타격을 할 줄 모르고 원색적인 색깔론만 가져온다"라고 자주 말하는데, 반대쪽도 거울마냥 닮아있나 봅니다. 진중권 본인도 포함해서. 시장이나 유인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그럴 능력이 있으면 오히려 신기한 일입니다.

반면에 자칭 공정주의자들도 자강두천 합니다. 좀더 확장성 있는 구호를 내려면 자기들이 원하는 구조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원하는 경쟁구조는 비생산적인데다가, 어릴 때 공부 못하던 사람은 그냥 평생 2류 3류로 살라고 요구할뿐이죠. 어려운 시험 관문으로 자기들만의 '지대' 온실을 만들어놓고, 이게 실력의 격차이니 쿨하게 승복하라는 으름장에 납득하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나아가 한국 일부 우파의 문제는 현 구조에 대한 고민을 거치지 않고, 그저 현재 돈 많이 벌고 쎈놈이 사회적 역할도 크기 때문에 고마운 줄 알라는 식의 쿨병을 떤다는 점이죠. 아무리 영향력이 큰들 사익이 후생 증대에 기여하지 못하거나 음의 외부효과를 과하게 내면 별 쓸모 없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예시처럼 한국사회에서 우상화된 '시험형 엘리트'는 제 기준에선 마뜩찮네요.

게다가 허울을 얻을 수 있는 쿼터가 시간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습니다. 그 허울을 좇아 어려서부터 책상머리 사교육 뺑뺑이 돌리는 애들이, 보상심리에 의한 기대치와 현실의 간극에 절망하는 정도도 커져왔습니다. 한국이 사회전반적인 스트레스가 높고 젊은이들이 결혼/출산 포기를 포기하는 것도 본말전도된 유인보상구조와 결부할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퀴렐은 금과 영생만 탐했기 때문에 소망의 거울에서 돌을 못꺼냈지만, 해리는 순수한 가치를 원했기 때문에 꺼낼 수 있었습니다. 온실 속에 들어가기 위해 쓸모없는 시험에 매몰되는 사회가 아니라, 큰 가치를 내기 위해 정진하는 사회가 훨씬 바람직합니다. 진짜 능력주의를 입에 담으려면 그 수단이 될 수 있는 고용유연화와 open-rule 필드를 지향해야 합니다. 자유시장경제라는 전제도 안 갖춘 한국이 샌델 류의 정의론을 논하기엔 10년은 멀어 보입니다.


- 수정부분 :  시험지대 라는 단어를 좀더 의미를 알아보기 쉽게 띄어쓰고 괄호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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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뭐랬
22/12/06 18:35
수정 아이콘
이거 글이 너무 좋네요. 추천 누르고 싶은데 추천 버튼이 없네..
darkhero
22/12/06 18:3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일반으로 쓰고 싶었는데 아무리 궁리해도 정치색을 지울 자신이 없었습니다.
내가뭐랬
22/12/06 18:3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리는나의빛
22/12/06 18:59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예시로 드는걸 보면 저랑 나이 비슷해보이시는데.. 저보다 훨씬 사고의 폭이 깊으시네요
darkhero
22/12/06 19:00
수정 아이콘
저는 90년대생 중반입니다
진리는나의빛
22/12/06 19:12
수정 아이콘
지대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시간은 늘어만 가는데 기대되는 지대는 갈수록 줄어드니.. 정말 자리잡기가 힘들 따름입니다. 저 대학 입학할 2010년초에 롯X금은 좋은 학벌의 마지노선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선망하는 회사가 되었지요ㅠ 막상 여기 힘들게 들어가도 초봉 4000-5000(인문계기준)이라 저축할 수 있는 돈은 생각보다 적고 회사 선배들은 (자기들 스펙에 비해) 훨씬 모자라니, 현타와서 퇴사도 많은게 현실이네요. 자연히 30넘어도 자리를 완전히 못잡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성장정체에 퇴사자가 감소하니하고 있으니 고용은 갈수록 줄어드니 다수가 대학원 or 고시행이라 사회진출 나이는 더더 늦어지고 결혼 출산은 아득해지네요.

사실 우리 세대도 지대 얻으려고 공부 열심히한건데 막상 사회 나오니 하필이면 정치인들이 할당제하는게 억울합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불공정 아닐까요? 한국식 공정은 고시패스라는게 건국이래 정설이었는데 이제는 이게 부정되는 것 같아요.
darkhero
22/12/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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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이 늦었습니다. 저는 화학, 기계 중 하나를 주전공했는데 입학할 때에는 매우 인기가 있었지요. 제가 애인에게(..) 듣기로 최상위권 대학 문과들은 2티어 대기업(삼전 하닉 현대, 네카라가 1티어라고 치고) 에도 많이 가고 그런 2티어 기업들이 고학력 문과들을 좋아한다던데, 롯동금도 마다하지 않고 가는 모양이군요.

제가 앞선 '노동권' 글에서 인용을 약간 잘못한 것 같은데, 시사인 관련 칼럼을 다시 찾아보니 "유럽 사민주의 정당이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내부자인 대기업 노조와 결탁을 강하게 한다"라는 게 해당 논문의 주 내용이더군요. 국내도 큰 틀에서 비슷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30대 후반~40대들이 반노조나 친시장 노선에 반감을 느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저는 성벽을 허물어서 나온 벽돌로 해자를 메워야 작금의 사회진출 적체 문제 등등이 해소된다고 생각합니다.
22/12/0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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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말씀입니다. 근데 따지고보면 우리나라 모든 기업의 고용경직성이 높나.. 하면 또 그것도 아니라서 소위 양질의 가고싶어하는 직장들이 고용경직성이 높고 그렇지 않은 좋소라고 불리는 곳들은 고용경직성 따지기 이전에 여기서 회사가 고용유연성 발휘할 필요도 없이 환경 자체가 오래 버틸만한 곳이 못되거나 식당, 소매점, 소규모 공장 등 개인 사업장은 채용된 사람을 근로자라 보기보단 일종의 렌탈 기계 들여오는 듯한 소모품 취급을 하는 관계로 그 얼마안되는 경직성 높은곳들이 박터지고 말씀하신 점들이 나오긴 하더라고요. 그 경직성 높은 기업에 해당하는 곳은 글처럼 채용이 어려워지고 극히 한정된 자원을 뽑아야 되는데 그 기준도 모호하며 바늘구멍이 되기때문에 그나마 기준이 직관적이고 당락에 대해 납득이 가능한 시험만능주의가 되는것도 있고요.
아구스티너헬
22/12/06 19:18
수정 아이콘
전반적인 내용에는 동의 하지만
[한국의 직업은 사실상 미국의 job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기업이 자기 인생을 책임지기만을 바라는 전업주부에 가깝습니다]

이 문장은 동의가 어렵네요
한국의 고용유연성은 미국보단 경직되어 있으나 전업주부에 비할바는 아니죠
생산직 한정이라면 다소간 동의 할 수 있지만 화이트 칼러의 경우 택도 없죠
이건 일본영향을 받아 종신고용을 하던 IMF 전에나 가능한 논리입니다.
대기업은 입사 직후 부터 무한 경쟁을 시켜 대리때쯤 되면 내가 여기서 어디까지 올라갈지 명확하게 인식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도태를 진행하죠

직급이 피라미드로 되어있는 조직에서 종신고용이 가능할 방법은 회사의 무한 확장 이외에는 없습니다.

님이 말하는 능력주의는 생산직에서는 그 영향이 낮으며
그게 크게 나타나는 사무직에선 이미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 압력이 미국보다 천천히 온다고 해서 없는건 아니죠
22/12/0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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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의 지적에 오류가 있는데요 말씀하신 내용으로는 표현하는게 능력주의인지 학벌주의인지 모르겠어요. 학벌콤플렉스가 있으신건가? 하면서 읽엇네요. 주장을 뒷받침한 근거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아요. 좀 더 [공공부문에서 지금같은 대우 받고 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1%도 안됩니다] 이런 주장들이 머리속에서만 나온걸 쓰지 마시고 그에 관련된 것들을 더 가져오셔야 아 그렇군요 혹은 아니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같은 대화혹은 키배가 가능합니다. 보편적인 인식이 그렇다면 굳이 가져올 필요는 없지만 그런 전제로 깔만한 근거들이 아닙니다. 이러면 그냥 비아냥과 말싸움밖에 안일어나요.
darkhero
22/12/06 19:26
수정 아이콘
서울대 졸업했습니다. 능력주의와 학벌주의가 현격히 다르다는 게 주제의식 중 하나입니다.
22/12/06 20:03
수정 아이콘
어이쿠.. 이런 댓글은 패착이십니다.
22/12/06 20:08
수정 아이콘
글에 컴플렉스같은 그런게 느껴지는건 사실입니다.서울대 졸업했는지 안했는지 인터넷에서 말하는건 믿지도 안믿지도 않고요
학벌주의와 능력주의가 현격히 다르다면 글에서 확실히 구분해서 쓰셔야 망글을 벗어나실거같습니다. 극단적인 주장을 과격하게 쓰는건 좋지 않습니다. 제대로 설득할 능력이 있으면 과격한 표현없이 써도 동의를 구할 수 있을겁니다.
darkhero
22/12/06 20:55
수정 아이콘
의심을 하시건 말건 제 알 바 아닌데 스누라이프에 같은 글 검색해보시면 됩니다
22/12/06 21:41
수정 아이콘
의심한건 아닙니다 그냥 판단을 하지 않는것일 뿐입니다. 주작일 수도 있고 진실일 수도 있고 커뮤에서 초면에 중요한건 로고스 아니겠습니까
22/12/06 20: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다른 건 제가 잘 몰라서 뭐라 첨언할 게 없고요,

여담이지만 국내 대기업 인사 프로세스가 기형적인 것도 낮은 고용유연성에 기인합니다. [주요기업은 해고가 힘드니 한 번 채용할 때 비용을 많이 들이게 되고, 해고가 힘들면 취준경쟁도 과열됩니다. 한편 한번 뽑은 직원이 금방 나가버리면 안되니까 1~3년차엔 제대로된 일을 안 시키고 놀려둡니다. 그렇게 직원들은 연차만 쌓이다가 바보가 되고, 이직을 할 수 없는 커리어와 나이가 되면 그제서야 직원을 굴립니다.] 그렇게 대기업과 직원은 강력하게 coupling되고, 한국의 직업은 사실상 미국의 job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기업이 자기 인생을 책임지기만을 바라는 전업주부에 가깝습니다. 미국 주요일자리 종사자들은 주기적으로 이직을 하며, 기업과 자기 커리어를 분리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마련이죠.

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인사 커리어로 밥 벌어먹은 사람이라 저기에 주로 눈길이 가네요. 설마 글쓴님의 경험을 바탕에 둔 말씀은 아닐 거라 싶은데, 관련 논문이든 언론에 나온 기사든 무엇이라도 근거를 보고 싶습니다. 조직문화와 온보딩, 평가가 주 업무였어서 더욱 궁금하네요.
우가우가TV
22/12/06 22:09
수정 아이콘
근거는 없습니다만, 본문 주장에 공감되네요. 소위 말하는 대기업 톱니바퀴로 굴러가는 동안 저런 느낌이 오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저 주장의 근거를 찾으려면 그 대상인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보고서가 있어야 할텐데, 아마 물주일 대기업 인사과에서 절대 공개 안 할 내용의 결론이 담겨있겠지요.
22/12/06 22: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근거가 없는 주장은 뭐 ...... 경험에서 나온 근거면 그러려니 하는 정도에서 그칠 뿐이고 그마저도 아닌 근거라면 주장은 글쓴이의 편견을 나열한 것 외에 아무 의미가 없지요. 제 직, 간접 경험들로 미루어 보면 본문의 주장과 현실 간에는 괴리가 큽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 경험일 뿐이기에 본문처럼 일반화하지 않았습니다. 쓰면 쓸수록 본문 주장의 근거가 기다려집니다.
우가우가TV
22/12/07 06:09
수정 아이콘
인사 쪽 계셨다는 분께 주제넘는 소리 한 거 같아 송구스럽습니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제 경험적 근거에 손을 들게 되네요. 이와는 별개로, 본문 주장의 신뢰할만한 근거(보고서 등)를 보고 싶은 마음은 동의합니다. 반례도 좋고요. 지식의 한계를 넓히는 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22/12/07 07: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본글쓴님이 위에 작성하신 '의심나면 스누라이프 찾아보세요' 작성 시간대를 보니 이 댓글에는 피드백을 거르신 것 같아 기대를 접고 있습니다.

지식의 한계를 넓힌다는 말씀을 듣고 기대가 되어서요 흐흐흐,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우가우가TV님의 관련 경험을 들어볼 수 있을지요? 사실 제가 빨간 줄 친 부분이 적지 않아서 광범위한 요구가 될 것 같네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특히 궁금한 [한편 한번 뽑은 직원이 금방 나가버리면 안되니까 1~3년차엔 제대로된 일을 안 시키고 놀려둡니다. 그렇게 직원들은 연차만 쌓이다가 바보가 되고, 이직을 할 수 없는 커리어와 나이가 되면 그제서야 직원을 굴립니다]에 관련된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예컨대 입사 직후부터 대략 대리급 연차가 될 때까지의 Before와 그 이후 After의 업무량 비교라든지, 그 Before/After에 따라 회사가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게 어떻게 바뀌는지, 신규 구성원들이 연차만 늘면서 소속 조직을 이탈할 수 없게 되는 바보가 되어가는 구체적 예시라든지, 이직을 할 수 없는 커리어는 뭐고 나이는 뭔지 등에 대해 무엇이라도 실제 겪으신 바를 말씀해주신다면 귀하게 듣겠습니다.

저는 사실 [주요기업] = 대한민국 사람이면 모를 수 없는 기업의 인사팀에서의 직접 경험이라고는 인턴으로 6개월 근무해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 회사는 조직문화에서 굉장히 앞서나가는 기업이었기에 그곳에서 제가 경험한 바는 특수성이 있다고 생각하구요. 아쉽게도 그 뒤의 커리어는 주요기업에서 쌓은 게 아니기에 뭐 더 길게 내세우지를 못 하겠네요 크크크. 다만 제가 사회에서 간접 경험한 주요기업 소속 지인들의 회사 생활, 직무 커뮤니티 분들에게 전해듣는 이야기들은 위 빨갛게 강조한 내용과 너무 거리가 멀거든요. 우가우가TV님 말씀 기대해 봅니다 ^^;

쓴 댓글 다시 읽어보니 너무 많이 여쭤보네요 ㅜㅜ 한 가지 짧은 말씀만이라도 감사히 보겠습니다.
우가우가TV
22/12/07 22:48
수정 아이콘
경험하셨다는 회사는 전자회사나 하이닉스쯤 되겠네요.
쓰신 글 내용이 소위 말하는 "인사과스럽다" 라는 내용은 건 알고 계시는 거 같은데... 쓴거 지우기는 아쉽고 뭐 그런 거 같습니다.

일반적인 공대 나온 사람들 굴리는 우리나라 일반적인 회사의 굴러가는 모양새입니다.

1) 신입사원을 뽑습니다. 대부분의 신입은 제너럴리스트, 혹은 어느 길로도 갈 수 있는 상태입니다.
2) 뽑아서 집체교육을 합니다. 밥 주고 돈 주고 친구 만들어주고 놀게 해주고. "XX그룹" 소속감을 주입합니다.
3) 현업부서에 던집니다. 뭐 일이라고 주기는 하는 데, 잡일입니다. 신입사원 신뢰의 문제가 아닌 막내니까 해야지 수준의 잡일. 그래도 하는 거 대비 돈 많이 받으니 괜찮습니다.
4) 한 일이년 지나면서 다시 친구들 모아다가 뽕 주입도 해 주고 그럽니다. 그래도 괜찮네.
5) 별거 아닌거 계속 하지만 그래도 일인지라 스트레스 받습니다. 급여도 적습니다. 어차피 딴거 하는 데 문제는 없으니 이직 시도해봅니다.
6) 그런데, 회사 경력자라는 딱지가 붙습니다. 동종업계/유사직군 아니면 못 갑니다. 내가 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HR의 기계적 필터링 못 벗어납니다.
7) 회사가 눈치까고 굴립니다. 그냥 일을 많이 줍니다. 업무 배분? 그런거 없고 까라면 깝니다.
8) 과장이 됩니다. 포괄임금제를 받습니다. 그래도 전에는 초과올리면 눈치는 줘도 수당은 줬는데... 이젠 그런거도 없습니다.
9) 다시한번 개끈 풀려고 시도합니다. 면접 갔는데 HR에서 기계적 필터링 또 합니다. 채용부서 현업쪽에서는 비슷한 일 하는거 알아주는데 HR에 이빨이 안 먹힙니다.

구체적인 사례는 설계/생산 등 현업부서 쪽에 있는 동기분과 술 한잔 하면서 여쭤보시면 제가 말씀드리는 거보다 받아들이시기 편하실 겁니다.
22/12/0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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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상세한 말씀 감사합니다.
카카오에서 인턴 생활 했습니다.
제 인간관계가 좁고 얕아서 그런지 공대 나온 지인이 없네요 ㅜㅜ

2번은 온보딩, 4번은 리텐션 등으로 술술 읽히네요. 3번에서는 돈이 많았는데 5번에서는 그새 적어지는군요. 임원도 아니고 직원들이 직급에 따라 보상 형태가 달라지는 건 정말 제가 몰랐던 사실이라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채용에서는 역시 HR보다는 현업 부서분들이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제가 이야기 주워듣거나 겪은 여러 업계 썰과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거듭 고맙습니다.
우가우가TV
22/12/0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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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5는 초기 업무량 생각하면 높은 급여, 5에서는 내가 이돈받고 일할 사람이 아닌데? 라는 입장으로 보시면 됩니다.
2) 보통 과장급 이상부터는 옛날에는 급여로 치던 부분 일부를 고과성과금 형태로 바꿔놨습니다. 1~2프로 남짓이라며 어지간하면 안받는다는 하위고과 받으면 급여 20% 깎이는 거죠 사실상. 하위고과를 굳이 남겨둔 이유는 개끈 잡아당기기 용이고요.
22/12/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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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평가, 보상으로 해고 아닌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기도 하고요. 최신 HR 평가트렌드에서는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절대평가로 전환, 평가와 보상을 분리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는데 한국에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이긴 합니다.

보충설명까지^^ 잘 봤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2/12/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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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부분이 엄청 공감되던데…. ;;;;
22/12/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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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근거가 있으시면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2/12/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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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논문이 아니니까요. 공감하는 사람이 많으면 설득력은 커뮤니티 레벨에서 생기죠. ..
터드프
22/12/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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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랑은 다른 곳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글을 잘 쓰신다는건 부정할 수 없네요. 밑 글 댓글처럼 비아냥 일색인 댓글이 달리는 것보다는 글을 적극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댓글이 달리면 좋겠습니다.
가갸거겨
22/12/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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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내용 대부분이 저의 생각과 일치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나 전업주부 비유는 표현이 쎌 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고용경직성을 보면 틀린 표현은 아니라 봅니다. 기업이 이러저러한 수단으로 면박과 다소 모욕적인 대우를 할 수는 있어도 그걸 감수하고 출퇴근 하는 사람을 짜르는 케이스는 대기업 수준에서 못본듯 합니다.
라울리스타
22/12/0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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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주의와 능력주의를 완전히 분리해주셨습니다만, 미국과 한국 두 사회가 정의하는 '능력'에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승자(능력자)들이 꽤나 많은 것을 독식하고 그 승리를 본인의 능력의 결과물로 당연하게 여기는 본질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수 백년간 세계와 닫혀 있으면서 사농공상, 과거제도가 존재했던 나라 답게 우리나라에서 '능력'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시험을 잘 치는 것', 즉 학벌이고 말씀하신 부정적인 부분들은 우리나라식 '능력자'들이 알게 모르게 승자의 전리품으로 따먹고 있는 과실들입니다.

샌델의 정의론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회도 미국 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미국보다 더 '능력자'로 분류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혹한 사회라서 생각합니다. '시험 통과'가 곧 '능력'인 나라에서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경쟁을 붙혀서, 시험 통과의 '능력'이 없는 학생들은 연령 별로 차례차례 도태 시키는 나라이니까요. 학교 다닐 때 상위권 성적이 아니었다고(엄청 못한 것도 아닌), 대출 받아 그럴듯한 집 사고 결혼하고 애낳고...이 평범한 삶 조차도 누리기 힘들게 만드는 나라가 우리나라이니 샌델의 정의론이 와 닿을 수 밖에 없죠.
카서스
22/12/0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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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재밌는 글이네요. 전체적으로 한국 사회가 사회 진출 시기에 벌어둔 것(학벌, 첫 직장, 자격증 등)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서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근데 몇몇 부분은 저랑 생각이 약간 다른것 같습니다.

미국에 학벌주의가 없다는 것은 일종의 허상입니다. 미국도 학벌주의가 심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교육에 의한 사회적 엘리트 양성과 관련된 담론은 미국에서도 매우 활발했었습니다. 실제로 sat를 비판하는 측에서도 이게 집안의 경제수준이 좌우하는 시험이라는 통계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죠. 물론 한국의 그것보다 약할수도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미국에 사는건 아니라... 그들의 심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 역시 학벌과 그에 연계되는 승자독식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한국에 적용하는 것이 큰 무리는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로 책에서 샌델은 이 사실을 주된 논거 중 하나로 써먹고 있지요.

그로 인한 마패 역시 미국에서도 잘 써먹습니다. 물론, 같은 마패를 지닌 사람들 사이에 우열이 있긴 하나 아예 탈락한 사람들보다는 평균적으로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계층 간 빈부격차가 무지막지하며 오히려 한국보다 높은 축에 속하죠. 물론 마패의 보장성 측면으로만 볼때, 한국보다는 유연하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저년차 직원들에게 일을 별로 안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회사에서 일이란 것은 자신들의 매출에 영향을 주는 것이고, 당연히 숙련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일을 제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몇년동안 실무로 굴려보면서 이 사람의 능력과 적성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일감을 제공하는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미국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어쨋든 이 측면은 학벌주의가 아닌 능력주의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샌델의 주장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고민해볼만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22/12/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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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모르겠지만 미국의 학벌주의는 한국보다는 훨씬 덜 심각하고 심지어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연구 결과가 그렇습니다. (Dale and Krueger 2002, Black and smith 2006)
카서스
22/12/0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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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는 연구도 있지요. Hersch, J. (2014)
그리고 데일과 크루거의 연구는 두 비교군이 결과적으로 sat 점수상 큰 차이가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들이 잡은 상위권 대학 sat 점수가 1250인가 그런데 그게 상위 20%컷이라... 한국으로 치면 3등급 하위 수준이지요.
22/12/0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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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데일 크루거의 연구는 평균 SAT 점수가 975점인 대학까지 모형에 넣었습니다.

제가 댓글로 단 논문들은 대학 입학과 학벌 효과에 대해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들입니다. 그런데 대댓에 적은 논문은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 논문이고 저대로 구글에 검색해봐도 나오지가 않는군요.

또 하나, 말씀하신 것 자체를 지적하자면 오히려 실제로는 상위 20%부터가 정말 학벌 효과가 발동하는 지점입니다. 상위 20% 학생들 vs 상위 50% 학생들, 상위 20%학생들 vs 상위 3% 학생들 사이에 어느 쪽이 학벌 효과의 차이가 클 거라 생각하시나요. 학벌효과가 가장 핵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상위권~최상위권 대학들입니다. 그런데 상위권에 초점을 맞춘 것이 한계라고 하는 건 학벌 효과에 대한 이상한 해석입니다.
카서스
22/12/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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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네 평균 점수대 학생과 상위 20퍼 정도의 학생과 비교를 한 논문이지요. 대충 한국으로 치면 대조군을 5등급과 3등급으로 둔겁니다.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건 뭐 전 해당 학계 인물이 아니니 모르겠네요. 어떤 측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단언하시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말한 논문 제목은 Catching Up Is Hard to Do: Undergraduate Prestige, Elite Graduate Programs, and the Earnings Premium 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첨언은 20%학생들 상위 3% 학생들 차이가 훨씬 효과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요. 당연히 승자독식체계에서 승자와 아닌 자의 차이가 더 크니까요. 상위 20%면 인서울은 불가능한, 지거국에서 괜찮은 학과라고 볼 수 있겠고, 상위 3%면 흔히 말하는 스카이급 학생입니다. 50%면 그냥저냥한 학교를 다니는 학생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3%학생이면 흔히 말하는 전문직이나 대기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20%학생이나 50% 학생이나 중소 - 잘하면 중견 혹은 공무원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당연히 같은 급여 그룹으로 묶일수가 없죠.
22/12/0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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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논문을 진짜 안 읽어보셨군요.

해당 논문은 3등급 5등급 비교를 한 게 아니라, 러프하게 말하면 아이비리그와 주립대를 동시에 붙은 학생들끼리 이후 소득을 비교한 것입니다. 학생 A와 학생 B가 둘 다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과 같은 주립대를 붙었는데 한 학생은 아이비리그에 가고 한 학생은 주립대를 갔을 때 이후 소득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게 논문의 내용입니다.

언급하신 논문은 학벌 효과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룬 논문이 아니고 대학원 진학 후 소위 말하는 대학원이 학부 학벌을 세탁했는지를 다룬 논문입니다. 그게 아니라는 것이 말씀하신 논문의 결론이고요. 나름 흥미로운 시사점이 있는 논문이지만 일반적으로 언급하는 학벌 효과, 즉 학벌에 능력 이상의 프리미엄이 있는가를 다룬 논문은 아닙니다.

제가 언급한 두 논문은 구글 스칼라 기준으로 각각 약 1600회, 600여회의 인용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벌효과라는 세부 분야에서 이 정도의 인용수면 매우 seminal한 논문으로 분류됩니다. 카서스님이 달아주신 바로 그 논문도 Dale & Krueger를 인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이게 영향력이 크다고 단언할 수 있냐는 애매한 문제지만, 적어도 제가 본 거의 대다수의 학벌 효과를 다룬 제대로 된 논문은 DK 논문을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카서스
22/12/0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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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싶어서 제가 본걸 다시 봤는데 이건 99년판이였군요. 댓글에서 언급하신 sat 점수 분포가 비슷해서 더 착각했나 봅니다.
2002년 논문은 볼수가 없어서 그런데, 표본과 연구과정, 그 결과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언급한 논문은 학벌효과에 관한 논문이 맞습니다. 논문에 의하면 하위 티어 대학보다 1티어 대학의 임금이 높으며 심지어 이는 대학원을 통한 학벌세탁으로도 어쩔수 없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안 읽어보신건지, 아니면 제 친구인 파파고가 번역을 잘못했는지 혹은 제가 이해를 잘못했는지 모르겠네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인용수가 많다고 그게 영향력이 긍정적인건지 부정적인건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식근론으로 유명한 이영훈 교수의 논문은 인용수가 진짜 매우매우 많습니다. 제가 이 논문에 대해 알고있는 유일한 평가는 허쉬의 논문에서 밝힌 대로 '주목할 만한 예외'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22/12/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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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계속 바빠 답변을 늦게 달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학벌 효과의 정확한 정의를 한다면 그것은 [능력 이상]으로 학벌이 주는 프리미엄이 있냐는 겁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있다시피, 일반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간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능력이 좋을 겁니다. 그래서 어찌 생각하면 좋은 학벌을 가진 학생의 소득이 더 높은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래서 이제 학생의 [실제 능력][학벌로 인한 프리미엄]을 구분해 내는 것이 학벌효과를 분석하는 데 가장 핵심적으로 중요한 사항이 됩니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언급하신 논문은 방법론적으로 이런 분리를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논문은 엄밀한 의미에서 학벌 효과를 분석한 논문이 아닙니다. 한 마디로 원래 능력이 좋은 학생이 대학원에 더 많이 진학하는 건지, 아니면 그게 학벌 효과에 의해 비율이 달라진 것인지를 분석하지 않고 있다는 말입니다. 해당 논문은 그냥 학부의 수준을 티어별로 분리해서 엘리트 대학원 진학 비율을 밝히고 향후 소득을 연결지은 것 뿐입니다.

그에 비해 제가 언급한 논문은 이 부분을 방법론을 사용해 분석한 논문이고 따라서 매우 중요하고 영향력 높은 논문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학생 A와 학생 B가 완전히 똑같은 대학교들에 지원해 완전히 똑같은 대학에 붙었다면, 미국의 입학사정관들이 관찰했을 때 이 두 학생의 능력은 거의 비슷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때, 학생 A는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고, 학생 B가 주립대에 진학했다면, 거기에 학벌주의가 주는 능력 이상의 프리미엄이 있다면 이 두 명의 임금은 체계적으로 벌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데일과 크루거의 처음 연구 (2002), 그리고 후속 연구(2014) 모두에서 그런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영향력이 긍정적인지 아닌지는 저야 이제 필드에 있는 사람이니까 해당 논문의 영향력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별로 믿고 싶지 않으신듯 하니 다른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세계적인 노동경제학자인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지 보르하스는 본인의 학부 노동경제학 교과서에서 제가 언급한 두 논문을 들며 상위권 대학을 졸업함으로서 얻는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설명이 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해당 논문과 상충되는 결과도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하신 논문에서도 인용된 Hoekstra 2009) 있습니다만 해당 논문은 데일과 크루거의 논문보다도 훨씬 제한적인 샘플을 사용한 결과라서 해석에 주의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논의로 처음 댓글로 주장하신 것과 달리 미국 사회의 학벌주의가 한국보다는 훨씬 덜 심각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합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서스
22/12/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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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믿고싶어하지 않은건 아닙니다. 그저 의문을 질문하는거죠. 마침 학교현장에서 교육 관련 진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를 지도하려면 자세히 알아두는것이 좋거든요. 이야기하다보니 관련 전공의 최소 석사이상이신 분인것 같은데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질문하고 있습니다 크크

정리하면 흔히 학벌이라 불리는 것에 내재되어 있는 능력과 간판이라는 영역중 간판의 영향력을 검출하기 위한 연구가 데일과 크루거의 연구라는 말씀이시군요.

근데 허쉬의 논문에 대해 평하신것에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제가 해당 논문을 읽어보고 느낀 바는 티어가 낮은 학부에서 명문 대학원에 진학하여 졸업했다는 것은 능력이 높은티어에 진학하여 명문대학원 졸업자와 능력상 별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학부의 간판때문에 소득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는데 이 경우에 님이 말씀하신대로 분석이 되려면 명문대학원 졸업은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혹은 명문 학부에 입학하는것보다 뛰어나지 않다는게 전제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부분에 대한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22/12/0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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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서스 님// 네. 말씀하신 것처럼 같은 명문대학원 졸업자 사이에도 학부에 따라 소득 차이가 난다면 학벌에 의한 효과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방향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제가 원 댓글에 흥미로운 시사점이 있는 논문이라고 적은 것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럼 여기에는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대학원에서 필요한 능력을 A라고 합시다. 학부에서 필요한 능력을 B라고 합시다. 여기서,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끼리는 서로 A가 같거나, 최소한 비슷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A가 서로 같은 상황에서, B가 다르면 누굴 뽑고 싶겠습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대학원에서 사람을 뽑는 관점과,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어떤 사람의 "대학원에서 필요한 능력들", 즉 예를 들어 세부전공의 전문성, 연구의 창의성에 대한 재능 등이 같더라도, 중등교육 시절의 성실함, 대학교육에서의 업무수행능력 등 학부 학벌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기업에서 중시한다면 A가 같더라도 B가 차이나므로 B가 더 높은 사람이 더 높은 소득을 가져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비슷한 티어의 대학원에 들어간 사람끼리도 능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논문의 Fig 11을 보겠습니다. 티어 1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 중에서, 학사 학위가 티어 1~3인 사람의 소득은 서로 비슷합니다. 그런데 학사 학위가 티어 4인 사람은 확연히 소득이 낮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티어 1 대학원에 들어간 티어 4 학부 학생과, 티어 1 대학원에 들어간 티어 1 학부 학생의 능력이 같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임의로 그냥 티어 1 학부 학생의 능력 분포가 선형으로 80~120, 티어 4 학부 학생의 능력 분포가 선형으로 65~105라고 하겠습니다. 이때 티어 1 대학원의 cutoff가 100이라고 하면 같은 티어 1 대학원에 들어간 학생 중에서도 티어 1 학생은 100~120 구간의 학생들이고, 티어 4 학생들은 100~105 구간의 학생들입니다. 티어 1 대학원에서 티어 4 학부 출신 최상위 학생이라도 티어 1 학부 출신 입학자들 사이에서는 하위 25% 지점에 있다는 뜻입니다. 즉 같은 대학원 내에서도 실제로 티어4 출신 학생들의 능력이 그 대학원에서 하위권에 몰려 있다면 학벌 효과가 아니라도 졸업 후 임금 차이가 분명히 날 수 있습니다.

해당 논문은 안타깝게도 이런 요소들을 분명히 구분해서 측정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그럴 수도 있겠는데...?는 되지만 분명히 학벌 효과가 얼마 정도 존재한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논문입니다.

* 참고로 저도 미국 사회에서 얼마 정도의 학벌 효과의 존재는 인정합니다.
카서스
22/12/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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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iora 님// 댓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첫번째 문단에서 님의 의견은 결과적으로 봤을 때 학부의 간판이라는 주장을 반박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어쨋든 최종 학력이 대학원이라면, A라는 사람은 중등 교육 과정에서는 두각을 못 내거나, 불성실했더라도 학부기간에 스스로를 가다듬어서 성장한 인물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쨋든 취업할 당시의 능력은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과 같다고 가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과거에 그 사람이 획득한 학부의 간판이 소득 차이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두번쨰 문단도 여기와 연관되어있는것 같은데, 그렇다면 미국에서의 대학원은 졸업자의 능력을 담보하지 못하거나, 균일한 질 관리가 어렵다는게 증명되어야만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혹시 관련 연구 결과는 없을까요?
22/12/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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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카서스 님// 안녕하세요. 저도 일이 바빠 너무 댓글을 늦게 달게 되었습니다.

제가 첫번째 문단에 단 얘기를 약간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제 얘기의 핵심은 대학원과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서로 이질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학부 학벌을 고등학교의 성적과 같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이 때, 대학원에서 학생을 뽑을 때 고등학교의 성적에 가중치 1, 대학에서의 성적에 가중치 2를 준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학생 A가 고등학교 성적 50, 대학교 성적 50 을 가지고 있을 때 이 학생의 점수는 대학원에게 150점입니다. 학생 B가 고등학교 성적 100, 대학교 성적 25를 가지고 있다면 이 학생의 점수도 대학원에세 똑같이 150입니다. 따라서 둘은 같은 대학원에 입학하게 됩니다.

이제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기업은 대학원을 졸업한 학생을 채용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기업은 고등학교의 성적에 가중치 2, 대학에서의 성적에 가중치 1을 주는 채용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 학생 A와 B의 대학원에서의 성적이 같다고 했을 때 학생 A의 점수는 50*2 + 50 = 150입니다. 학생 B의 점수는 100*2 + 25 = 225입니다. 이 경우 이 기업의 입사기준이 200점이라면 학생 B는 합격하지만 학생 A는 떨어지게 됩니다. 즉, 대학원과 기업의 채용 기준이 같지 않기 때문에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하더라도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같은 기업에 뽑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얘기는 논문이 있습니다. Conley와 Önder는 2014년 “The Research Productivity of New PhDs in Economics: The Surprisingly High Non-Success of the Successful.” 에서 1986~2000 14년간 미국 Top 30 경제학 대학원 졸업생들의 논문 출판 실적을 조사합니다. 결론은 하버드, MIT, 시카고 등 전미, 전 세계 최고의 경제학 대학원에서 중위값 졸업생들보다 다른 Top 30 대학원들 상위 10% 졸업생들의 출판 실적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버드, MIT, 시카고 등 전 세계 최고의 경제학 대학원에서 졸업 후 출판 실적 상위 30% 지점의 학생들조차도 다른 대부분 Top 30 대학의 출판 실적 상위 10% 지점의 학생들에게 출판 실적이 밀립니다.

두 번째 이야기의 결론은 같은 대학원 입학자들 사이에서도 능력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에서 티어 4 학부 출신이 반드시 아래에만 몰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논문은 티어 1 대학들의 범위를 매우, 매우 크게 잡고 있고 이 경우 Tier 4 학부생이 Tier 1에 속하는 대학원 중 낮은 대학원에 주로 몰려 있을 거라는 추측은 상당히 합리적인 추측이 됩니다.
darkhero
22/12/07 10:39
수정 아이콘
물론 모든 나라도 학벌이 있지만 한국보다는 미국이 덜하다는 취지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2/12/06 21:16
수정 아이콘
20대에는 20대에 문제의식이 있죠.

여기서는 주류가 아닌 거 같긴 합니다.
darkhero
22/12/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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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게시판 주류여론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썼습니다.
임전즉퇴
22/12/0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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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한국의 지대문화에 대한 인식에 적극 동의합니다.
이런 표현을 쓰기 좋아하죠. [노력에 대한 인정, 보상]
제일 blooming한 시절에 자아실현은 허울뿐이고 사실은 인정받기 위해서 채찍맞으며 내달린 건 맞습니다. 그걸 뭐로 보상할까요? 사실 주지도 않거니와 세상 돈을 다 쥐어줘도 솔직히 보상이 아닙니다. 하여 탄탈로스의 갈증을 지병으로 달고 누가 뭘 더 받는달 때마다 억울해지게 됩니다. 개인, 자유가 중시된다는 곳에서도 엘리트층은 좀 이런 편인데, 한국은 엘리트가 6시 내나라 특산품! 하는 나라죠.
글쓴님은 동문들 중에서는 그나마 소수인 것 같습니다. 그 동문들은 서로 듣기 좋자는 건진 모르지만 어쨌든 문턱을 넘을 정도면 생산은 발로 해도 남보다 낫다는 취지로 얘기하는데, 음.. 발을 잘 쓰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잘 써야 겨우 그 자존심의 본전.
사실 문제는 공정을, 굶을 놈은 굶어야 하니 대상자를 공정하게 선발하자는 취지로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냥 사회안정을 위해서라도, 다들 배를 채우고, 영양결핍 없고, 위생적으로, 따뜻할 건 따뜻하게 먹어야 합니다. 메뉴 상향평준화만 외친다 하면 문제인데, 말마따나 극소수를 제외하면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진짜 배고픈 경우, 배아픈게 나보고 그런게 아니고 진짜 배탈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줄 거면 쿨하게 줘야 준 공이 있지, 주긴 주는데 어쩌구저쩌구 하고서 쿨하게 만족하라면서 주면, 감사받을 수가 없어요. 이 분야에 우리의 사회적 지혜가 부족합니다. 철지난 산업역군론이 그리울 지경.
22/12/0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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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글은 잘 쓰신 것 같고 전반부는 저도 대부분 동의하는데 중반 이후부터 좀 동의가 안되는 부분들이 생겨나는군요. 위에서 다른 분들이 지적해주신 [미국에는 학벌주의가 없는가]가 대표적이긴 한데 이미 원 댓글주신분이 잘 설명해주셨으니 이건 넘어가고.

[여담이지만...(중략)...요인1입니다] 이 부분도 다소 오류인게, [해고가 힘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취준경쟁이 과열되고 이는 결혼/출산감소를 초래한다]는 너무 성급한 결론을 도출한 것 같습니다. 해고가 힘든 노동경직성이 강한 노동시장의 특성이 출산률 저하를 불러일으킨다면, 한국은 이미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어느 정도 경제발전이 가시화된 70-80년대부터 출산률이 수직하강했어야 합니다. 저 시절의 노동경직성은 지금 시절과는 차원이 달랐거든요. 이 시절의 노동시장은 말그대로 평생고용이었고, 취준경쟁은 커녕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졸자가 4년내내 펑펑 놀고 술만 마시고도 대기업을 골라서 가던 시절입니다.

그리고 전반부에 좀 덧붙이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미국의 체제는 [선의를 가진 엘리트를 통해 사회를 좋게한다]를 전제로 깔고있는 사회이긴 합니다. 능력주의를 기반으로 능력을 발휘하는 자에게는 부를 몰아주는 대신, 그런 기회를 잡은 자들은 알아서 사회에 환원해라라는 식이죠. 근데 이게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미국 내에서도 오랫동안 의견이 분분한 부분입니다. 물론 한국에 비하면야 기부문화가 훨씬 널리 퍼져있는 건 사실인데, 시스템을 최소화한 채 이것만으로 사회의 선순환이 가능한가는 오랜 기간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샌델의 정의론은 어찌보면 약간 보수적인 결론을 내고있다고도 볼 수 있죠.
소독용 에탄올
22/12/06 21:58
수정 아이콘
한국 출산율은 말씀하신 시기에 수직강하 하긴 합니다.

강력한 산아제한정책, 산업구조변화, 교육수준상승에 따른 일이긴 하지만요....
22/12/06 22:09
수정 아이콘
사실 그렇긴 합니다. 그전 세대까지 출산률이 워낙 높았던 탓도 있기는 했죠. 거의 전형적인 1차산업 기반 국가의 출산률이었으니 말 다하긴 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저 때의 출산률 저하는 지적하신 대로 정책과 사회변화 요인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고 봐요.
22/12/0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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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문단에서 70, 80년대의 평생 고용을 예로 드셔서 노동경직성과 출산율이 관계 없다고 말씀 해 주셨는데 그 당시는 경제성장률이 10퍼센트를 넘던 경제 고성장 시기였던 점이 지금과 다른 것 같습니다. 과하게 단순히 말하자면 평균 소득이 7년마다 두배가 되던 시절이었고 국가 대신 기업이 평생 고용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던 시절이지요. 해당 예를 지금의 한국에 가지고 오시는 건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22/12/07 00:56
수정 아이콘
사실 [노동경직성과 출산율이 관계 없다]정도로 강하게 주장하고 싶은 건 아니구요. [노동경직성이 출산율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이다]라는 데 대한 반론 제시에 가깝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06 22:09
수정 아이콘
한국 노동시장 경직성은 1차 노동시장 정규종사자에 해당하는 이야깁니다.

그리고 노동시장 분절이 한국 경제체계에 제도화 되던 시절에 노동자들 영향력을 고려하면 노동조합이니 노동자니 하는 변수는 독립변수가 아닌 결과물 쪽에 가깝습니다.

포섭된 노동자들을 털어내면 노동시장에 신입대우를 받는 경력있는 노동자들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되고요.

노동시장 분절을 단순히 유연화로 해결한다는건 비용을 사회에 전가시키는 일입니다.
그래서 사회통합, 사회안정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지불될 비용을 누가 낼것인지 정도는 논의한 뒤에야 유연화를 해야 할겁니다.

독일이나 북유럽에서 진행되는 유연화는 사회보장을 전제합니다. 한국보다 높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나 실업보상 투하가 있는 상황에서도 개편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걸 보면 냅다 지르긴 어렵죠.....
darkhero
22/12/07 10:40
수정 아이콘
물론 정치적 반대급부로 정부에서 실업 노동자들에게 재취업 지원 및 실업수당 제공 등등의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법인세도 올려야죠.
차라리꽉눌러붙을
22/12/06 23: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러니깐...[공정하다는 착각] 같은 걸 적용하기 전에 신자유주의를 빡세게 돌려야 최소한의 [공정]이 된다...인건가요?

현재는 인간 생산 활동으로 인한 산물 중에 어느 부분 만큼이 본인의 몫인지도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데, 너무 시장주의를 만능으로 보시는 게 아닌지...
굳이 그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다른 방향으로 현재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장경쟁으로 사회를 끌고 나가기에는 무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 환경-자원 등등 문제에 대한 공동체적 고려가 없다는 점은 그 뒤의 문제라고 치더라도요...)

그리고 수많은 불공정과 불법과 불신과 비리로 인한 사회적 비용 중에 노동시장 유연화 문제만 굳이 이슈로 삼으시는 건 너무 사용자 위주에서의 면만 보시는 느낌이 아닌가..
차라리꽉눌러붙을
22/12/06 23:56
수정 아이콘
[그렇게 대기업과 직원은 강력하게 coupling되고, 한국의 직업은 사실상 미국의 job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기업이 자기 인생을 책임지기만을 바라는 전업주부에 가깝습니다. 미국 주요일자리 종사자들은 주기적으로 이직을 하며, 기업과 자기 커리어를 분리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마련이죠.]

한국 노동시장 구조에서, 미국과 같은, 능력에 따른 구직/이직이 이뤄지는 게 가능하다고 보시는 지?
darkhero
22/12/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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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해고가 유연하지 않으니 그게 잘 안됩니다
피우피우
22/12/07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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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랖이 이미 좀 많이 뒤틀린 커뮤니티가 돼버렸는데 거기서 반응 좋았던 글 가져온다고 다른 데서도 반응이 좋을 거라는 보장은 없죠.

본문에서 [애당초 샌델의 담론은 미국만큼 능력주의가 제대로 스며든 나라가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럴까요? 물론 샌델은 미국 사회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니 각론의 영역까지 들어가면 당연히 미국 외의 다른 사회의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아무 의미가 없진 않죠. 당장 글의 첫머리에서 샌델의 담론을 [저 책은 능력에 따른 보상 체계가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정착한 미국을 대상으로 하며, 능력주의적이라고 해서 마냥 공정하지는 못하다고 꼬집습니다. 우선 부모의 재력이 자식의 능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출발선부터가 다르거니와,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재능이라는 요소부터가 우연적으로 발생하지요.] 라고 소개하셨는데, '부모의 재력이 자식의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판은 미국식 능력주의가 아닌 한국식 시험 능력주의 하에서도 유효합니다.

전반적으로 '좌파'들에 대한 허수아비치기가 많이 느껴지는데, 좌파들이 샌델의 담론을 차용해서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건 시장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는 멍청이들이라 그런 게 아니라 글쓴이 스스로 요약하신 것처럼 [사회를 선도하는 엘리트의 능력은 사실 우연의 산실에 가깝다]는 샌델의 주장에 공감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적어도 이 대전제에선 '능력'이란 걸 어떻게 측정할지 구체적인 잣대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니죠. 능력이란 걸 자유시장에서의 아웃풋으로 보나 시험 성적으로 보나 그런 건 부차적인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한국사회 모순의 원인으로 시험 지대를 지목하시고 미국처럼 제대로 된 능력주의가 정착하면 이런 모순이 해결되고 사회가 잘 돌아갈 것이라고 전제하고 계신데 이것도 그냥 글쓴이의 주장일 뿐이죠. 이 전제에 동의하지 않으면 글의 전체 내용에도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어떻게 잘 개조 되어서, 시험의 결과로 울타리 쳐 놓고 지대 추구하는 행위가 근절되고 미국처럼 엄혹한 시장의 잣대로 능력을 평가하는 사회가 된다면 모순이 사라질까요? 그럼 그냥 미국2가 되는 거지 무슨 유토피아가 되는 게 아니죠.

사실 본문의 주장만 보면 도덕적인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자유시장에 맡기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이건 결국 철 지난 자유지상주의적 논리에 엘리트의 도덕성 한 스푼 첨가한 것에 지나지 않은 것 아닌가요. 솔직히 [진중권 본인도 포함해서. 시장이나 유인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그럴 능력이 있으면 오히려 신기한 일입니다.] 라고 조소하실 정도의 식견이 있으신지 의문입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22/12/07 10:00
수정 아이콘
스랖...중독성 있지만 많이 하면 레알 뼈 삭는 느낌이...
22/12/0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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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미국에서 치는 최고의 능력은 인맥과 긍정적인 에너지, 그리고 이를 실현할 때의 더러운 성깔 (공격성)입니다. 지가 똘똘한척 하고 비판적인 전략가인척 하는거는 극도로 싫어합니다. 생각하시는 능력주의 아닙니다. 상상속의 미국 보지 마세요. 울프오브월스트리트나 돈룩업, 타라노스를 다룬 드랍아웃 보시고요. 저게 미국식 인재입니다. (현실보다 드라마, 영화는 부드럽게 미화했습니다.) 제프리 엡스타인이 성매매로 아이비리그 과학자들과 스타트업 대표 인맥 만든거 보세요. 생각하시는 것 만한 천국 아닙니다.

한국도 공기업 대기업 스타트업 다 다릅니다. 저렇게 단일한 국가 아니에요. 아연실색할 정도로 본인 경험인지 들은건지 좁은 시선을 일반화하시는데. 한국은 세상 어떤 나라보다 다양한 회사가 있습니다. 일부 80살도 일하고 일부 20살도 일하는데요. 둘은 인류사급 차이가 나는 환경과 문화입니다.

대충 본인이 아시는 한국과 상상하시는 미국을 섞어서 논지 점프해서 글 쓰시는데. 본인 주장과 논지의 느슨한 연결을 비판적으로 스스로 보시면서 고민해보시면 더 좋을듯 합니다.
22/12/07 08: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마지막으로, 해리포터에서 마법사의 돌은 영생의 진리는 순수한 자만 찾지만 볼드모트처럼 타락하지 않으려면 덤블도어처럼 영생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기독교의 부활, 불교의 열반과 같습니다.

능력주의라는 (본인 생각에 우월한 서구인이 추구하는 듯한) 멋진 세상 가치로 달리는게 좋다는 건 그냥 더즐리가나 하는 소립니다. 능력주의는 세상을 운영하는 방법 중 하나지, 평생 추구할 고매한 가치는 아니거든요. 원문으로 보시면 더즐리가는 능력주의, 시장주의, 과학주의 신봉하는 도킨스같은 사람 비꼬는 캐릭터입니다. 1권 시작부터 도킨스 류 빈정대는걸로 시작합니다. 번역하면 그런 뉘양스는 휘발됩니다.

잘 아시는 거만 인용해주세요. 마이클 샌델이고 해리포터고 한국서 참 고생이 많네요. 제가 보기에 이 글서 빈정대시는 대상보다 글쓴 본인이 더 로컬 한국인 정서입니다. 그게 나쁜건 아닌데 일반 한국인보다 우월한 글로벌 감성의 나에 취하면 문제가 되겠죠.
글로벌비즈니스센
22/12/07 08:28
수정 아이콘
시험만능주의가 능력주의로 둔감한 세태를 고깝게 보는 입장에서 진영은 다르지만 글쓴 분의 자유시장주의자로서의 일관된 신념은 인정하는데 중간중간 논거가 상당부분 음모론에 기반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폭넓은 소구력을 갖기보다는 본인 진영 내수용으로만 소비될 거 같습니다.
22/12/07 08: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솔직히 시험주의 문제의식은 동의합니다만. 지금은 시험주의가 무너지고, 20대들은 제발 맘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시험주의 돌려달라고 울부짖고 있는 세상이라 지금 이 글은 너무 올드하단 생각이네요.

고용 유연화도 그렇고, 한 5~10년 전의 상황을 가지고 글 쓰시는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미 이분이 주장하시는 것들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딱히 이분 주장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은 결과를 만들며.)
글로벌비즈니스센
22/12/07 08:43
수정 아이콘
머 이분이 20대를 대표해서 쓰는 글은 아니니까요 (물론 이런 류의 자기 진영 입맛에 맞는 글들을 언론들이 20대의 목소리라 받아적은 지는 꽤 되긴 했습니다만...) 미국에서 잠깐 찍먹수준으로 일했던 경험으론 노동유연화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그게 일 못하는 놈 다 짜르고 죽여라 라는 식의 경제지 프로파간다 수준이 너무 횡행해서 그렇죠. 노동자 입장에서 이직을 쉽게 해야하고, 그러려면 실업급여같은 사회안전망부터 잡아야하는데, 그럴때마다 부정수급자 찾아내기 혈안인 보수언론의 반응을 생각해보면... 하고싶은건 노동유연화가 아니라 그냥 해고유연화죠 크크
22/12/07 09:07
수정 아이콘
뭐 지금 실리콘밸리 쑥대밭 되고 싹다 해고중이라... 이제 올해, 내년을 보면 될거같습니다. 얼마나 지옥같은지요.

미국은 해고 + 병이나교통사고면 바로 파산이라 동창회, 교회 모금하고 다니는게 일상인데. 그게 처음으로 실리콘밸리서 나오게 됐네요. 가까이서 보면 어디나 지옥이 도사라고 있더군요.
darkhero
22/12/07 10:42
수정 아이콘
조국 때 특히나 '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이 20대들의 공정성 담론을 조소하던 현상은 매우 대놓고 보이던 것입니다
22/12/07 11: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본인이 이 글에서 찬미하신 실력주의는 20대의 공정성과는 관계 없습니다. 오히려 정 반대죠. 시험 봐서 성적으로 대기업 정규직에 들어가서 해고 안 되게 해달라는게 20대의 공정성 요구입니다. darkhero님의 주장 꺼지라는 거에요. 되려 올드한 대기업들이 darkhero님 주장을 따라 학벌이고 뭐고 그냥 신입 안뽑고 경력자 위주로 가죠. 실력주의로 붙으면 20대는 절대 4050대 경력자 못 이깁니다. 3~10년차 30대가 4050대를 이기는 거죠.

저는 그런 그들의 주장을 조소하지 않고요. 이미 현 사회는 고용 유연화, 고시메타 폐지, 능력주의가 되었습니다. 일단 대기업 공채가 사실상 없습니다. 그렇게 darkhero님이 바라시는 헤븐 조선이 된거죠. 이미 그렇게 됐는데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겠구나. 안타깝다. 정도의 입장입니다.
darkhero
22/12/07 11:07
수정 아이콘
좀더 정확히 짚어서 설명드리면 조국 때 4050(대유적 표현)이 시험주의와 공정 담론을 비꼬았고 거기서 샌델을 한 스푼 얹었으며, 전 그것조차도 아니꼽다는 취지를 본문에 밝혔지요.
그리고 20대가 4050 못이긴다는 건 정말 예외적인 상황을 제하면 근현대 역사적으로 없었던 일입니다. 정말 그렇다면 중년층 정리해고를 대대적으로 할 리가 없죠. 20대의 강점은 생산성, 빠릿빠릿한 머리회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싼 몸값으로도 기꺼이 일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생산성 높은 4050은 20대의 경쟁상대가 아니라 사수와 본받을 상사입니다.
너무나 현실에 안들어맞는 말씀을 하시니 뭐라 반론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2/12/07 11: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지금 20대 취직율 보고 오세요. 잘나가는 대기업 회사에서 20대 신입을 뽑는지, 4050대 경력직 뽑는지도 보고 오시고요. 정말 사회를 아예 모르시는 어린 분이신가 보네요. 아니면 세상에 30대 임원 뽑고 50되면 잘라도 되는 삼성 하나 있는 줄 아는 분이시던지.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하는 건 '신입 안 뽑기'입니다. 너무 당연해서 아예 말도 안 하고 아무도 욕도 안 합니다. 미국 큰 회사는 신입 안 뽑고 경력자 골라 쓰는게 언제나 상식이고요.
22/12/07 11: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리고 갑자기 시험주의를 비판한 진보를 비꼬시는데 이 글이 시험주의, 고시주의 까는거 아니셨나요? 노동유연성 경직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고시주의, 시험주의의 결과인데요? darkhero님은 그래서 시험으로 갈라서 정직원이라는 천룡인을 만드는 노동유연성 경직을 요구하는 20대야말로 정의롭고, 정직원 메타는 영영세세 한국에서 계속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건가요? 그럼 왜 시험형 엘리트를 싫어하는 거죠? 20대가 요구하는게 제발 나 시험형 엘리트 시켜달라는 건데요?

그냥 말싸움에서 이기려고 갑자기 주장을 꼬지 마세요. 너무 글이 값싸집니다. 기껏 열심히 글 쓰셨는데 잠깐 이기는 기분 내려고 글의 내용 전체를 무너뜨려 버리시네요.
darkhero
22/12/07 11:19
수정 아이콘
말싸움에서 이기려고 갑자기 주장을 꼰다라.. 크크크 누가 누구보고 하는 말씀이지 모르겠네요.
적의 적이라고 아군은 아닙니다. 이 뻔한 얘기를 두고 뭘 빙빙 꼬아대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까놓고 얘기하면 민주당 지지 중년층이 시험주의를 까줬다고 해서 제가 민주당 지지 중년층을 좋아해줘야 할 이유는 하등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쉬운 걸 왜 이해를 못하셔서.. 손수 설명해드리게 만드시나요. 댓글창 너무 길어지지 않게 그만 막댓사수 하십시오
22/12/07 11: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하 그러니까 민주당이 시험주의를 까는건 역겹다. 하지만 나는 시험주의를 까고 싶다. 이거였군요. 이해했습니다. 원래 내로남불은 사람의 본능이니까요. 빈정대는게 아니라 정말로 이제야 이해가 됐습니다. 저도 내로남불 많이 합니다.

다른 댓글 보니까 어리시네요. 어리시면 뭐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제가 우월해서가 아니라 그냥 회사 밥을 많이 먹어서 생각이 다른거니 별거 아닙니다. 입장이 다르니까요. (그게 제가 꼭 옳은것도 아니고요.)

근데 하시는 생각 속 사회는 5~10년 전 상황에 머물러 있어요. 책이랑 미디어로만 사회를 보셔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사회생활 하셔야 하니까 이제부터는 생각도 생각인데 사회, 현장을 좀 보시면 좋을거 같네요. 좀 빈정댔는데 나이 생각하면 당시 저보다는 비교도 안 되게 훨씬 똑똑하신거 같습니다. 다만 현장 트렌드를 보시려면 30~50대 사회인과 대화를 많이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정치적으로 달라지라는건 아닙니다. 노조 철폐 민주당 역겨워 하시는 보수 아재도 괜찮습니다. 보수 어르신들이 또 배울게 많죠.) 빈정댄건 제 부족함이고 건투를 빕니다.
22/12/07 11: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추가로 진보 보수라고 편가르기 하시면 자기가 자연스럽게 정의로운 보수의 편이 될거라 생각하시는거 같은데요. 진보 보수는 20대가 요구하는 공정성 이슈와는 생각보다 큰 상관 없습니다. 노조는 정의당 편이지 민주당 편 아닙니다. 이번 정부도 노조를 공격할지언정, 20대 공정성 이슈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완전히 동일한 입장입니다. 왜냐면 대통령이 어찌할 수 없는 이슈거든요. 대기업이 공채 싫다는데 그럼 정부가 강제로 공채를 보라 강요합니까? 조국 이후에 윤통 정부가 입시 정책 바꿨는지 한번 보고 오세요. 똑같습니다.

(저도 이 이슈에서는 윤통을 지지하거나 비판하지 않습니다. 아무 상관이 없는데요 뭐.)
22/12/07 10:44
수정 아이콘
[그런데, 애당초 샌델의 담론은 미국만큼 능력주의가 제대로 스며든 나라가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에서 논리가 퀀텀점프해요.
22/12/07 11:46
수정 아이콘
뭐 서구 담론을 무리하게 한국 사회에 끼워맞추려는 시도가 많긴 하죠. 좌든 우든 그러다 대참사나는경우도 많고.
darkhero
22/12/07 11:49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유시민이 유럽을 참 좋아했더군요. 나무위키나 커뮤처럼 집단지성 역할을 하는 매체가 조금이라도 일찍 나왔으면 유시민이 지식인 코스프레 하지도 못했을텐데 아쉽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꺼무와 커뮤가 좋다는 게 아니라 유시민보단 낫다는 의미입니다.
22/12/07 11:56
수정 아이콘
darkhero님이 딱 제게는 젊은 시절 유시민을 연상시킵니다. 책과 자신의 논리로 호쾌하게 기성세대를 비판하는 타입. 자신이 책으로 본 서구 문명과 자신의 논리를 정답이라 생각하시는 타입. 현장에는 별 관심이 없고. 공부 잘 하시고. 아마 나무위키와 커뮤의 역할을 당시에는 야학, 운동권이라는 공동체가 해줬을 겁니다. 단점도 비슷하신거 같네요.

(이건 말씀하시기 전에 든 생각입니다. 원래 그만 말하려 했는데 '와 진짜 유시민같다'라고 댓글과 글 보며 생각했는데 먼저 이야기를 꺼내셔서 재미있어서 부득이하게 하나 더 댓글 달아 봅니다. 공격의 의도는 아니고 재미있어서 엔터테인먼트적으로 말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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