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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2/06 15:14:00
Name 아난
Subject [일반] 필립 존슨을 캔슬하라는 요구 (수정됨)
소위 'cancel culture'의 한 사례인데, 저는 다소간 무리라고 느껴요. 나치에 공감했던 것은 젊을 때이고 전후에는 그런 류와는 거리를 두었다니 남은 것은 흑인 디자이너들과 건축가들을 무시한 것 정도인데, 그런 류의 무시는 미국에서 소위 '문화전쟁'이 불거지기 전까지는 문화예술계 주류의 기본 옵션이었어요. 건축가로서의 업적은 업적대로 인정하고 그 인정 옆에 시대의 한계를 돌파하려고 얘쓰기는커녕 그 한계를 앞장서서 체현했다는 정도의 비판적 단서를 다는 것 정도로 족할듯 해요.    

---

https://www.nytimes.com/2020/12/03/arts/design/philip-johnson-moma.html

Artists Ask MoMA to Remove Philip Johnson’s Name, Citing Racist Views
미술가들, 인종주의적 견해를 근거로, 현대미술관에 필립 존슨의 이름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다

A group of more than 30 artists and academics have signed a letter asking institutions like the Museum of Modern Art to excise the influential architect’s name from their spaces.

30명 이상의 미술가들과 학자들의 그룹이 현대미술관 등의 기관들에 영향력 있는 건축가의 이름을 그들의 공간들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

Philip Johnson was one of the most influential architects of the past century, chameleonic in each of his roles as a New York power broker, art collector and creator of his “Glass House,” a celebrated landmark of modernist design in Connecticut.

필립 존슨은 지난 세기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가 중 한 명이었고 카멜레온처럼 뉴욕의 전력 브로커, 미술 컬렉터, 코네티컷의 모더니즘 디자인의 유명한 랜드마크인 "글래스 하우스"의 창작자로서의 각 역할을 수행했다.

He also championed racist and white supremacist viewpoints in his younger years. Johnson’s Nazi sympathies, for example, have been well documented, and he spent the years after World War II trying to distance himself from them.

그는 또한 젊은 시절에 인종차별주의자와 백인우월주의자의 관점을 옹호했다. 예를 들어 존슨의 나치 동조는 충분히 문서화되어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그는 그들로부터 거리를 두려하며 몇 년을 보냈다.

Now a group of more than 30 prominent artists, architects and academics are casting a light on the more unsavory part of Johnson’s legacy, demanding in a letter published online on Nov. 27 that institutions such as the Museum of Modern Art and the Harvard Graduate School of Design remove the name of the architect, who died in 2005, from their spaces.

현재 30명이 넘는 저명한 예술가, 건축가, 학자 그룹이 존슨의 유산의 보다 불쾌한 부분을 조명하고 있으며, 11월 27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서한에서 현대미술관과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 등의 기관들에 2005년 사망한 그 건축가의 이름을 그들의 공간들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There is a role for Johnson’s architectural work in archives and historic preservation,” the Johnson Study Group, a largely anonymous group of designers and architects, wrote in the letter. “However, naming titles and spaces inevitably suggests that the honoree is a model for curators, administrators, students and others who participate in these institutions.”

디자이너들과 건축가들의 대체로 익명인 그룹의 존슨 스터디 그룹은 그 서한에서 이렇게 썼다: "아카이브와 역사적 보존에서 존슨의 건축 작품에는 역할이 있다. 그렇지만 제목과 공간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 숭앙받는 이가 이 기관들에 참여하는 학예사, 관리자, 학생, 기타 사람들의 모델임을 시사한다."

The letter was signed by the contemporary artist Xaviera Simmons; the landscape architect and MacArthur fellow Kate Orff; and V. Mitch McEwen, an assistant professor of architecture at Princeton University, who is among eight of the 10 architects in an upcoming exhibition at MoMA — “Reconstructions: Architecture and Blackness in America” — that is slated to open Feb. 20.

이 서한에는 콘템포러리 미술가인 사비에라 시몬즈, 랜드스케이프 건축가이자 맥아더 펠로우인 케이트 오르프, 프린스턴 대학교 건축학 조교수인 V. 미치 맥웬 등 2월 20일 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 "Reconstructions: Architecture and Blackness in America"의 10명의 건축가 중 8명 등이 서명했다.

It cites Johnson’s “widely documented” advocacy for white supremacist views, his attempt to found a fascist party in Louisiana, and failure to include work by a single Black artist or designer in MoMA’s collection during his tenure there. (He served in various roles over six decades.) The letter called on any institutions using his name to remove it.

그것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견해에 대한 존슨의 "널리 문서화된" 옹호, 루이지애나에서 파시스트당을 창당하려는 그의 시도, 그리고 현대미술관에 종신재직 중 단명의 흑인 미술가 또는 디자이너의 작품도 [전시와 소장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60년 이상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했다.) 이 서한은 그의 이름을 사용하는 그 어떤 기관도 그것을 삭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He not only acquiesced in but added to the persistent practice of racism in the field of architecture,” the letter said, “a legacy that continues to do harm today.”

그 서한은 "그는, 오늘날까지도 계속 해를 끼치고 있는 유산인, 건축 분야에서의 인종차별의 영속적인 실천을 묵인했을 뿐만 아니라 그 실천에 가담했다"라고 쓰고 있다.

Johnson’s name has been on one of the exhibition galleries at the Museum of Modern Art, where he served as its first head of architecture and design, since 1984. His name is also included in the title of the museum’s chief curator of architecture and design.

존슨의 이름은 현대미술관의 전시 갤러리 중 하나에 붙어있는데, 그는 1984년 이래 그 미술관에서 건축과 디자인 부서의 첫 책임자로 일했다. 그의 이름은 또한 그 미술관의 건축과 디자인 주임 큐레이터 타이틀에도 포함되어 있다.

Johnson created buildings that are widely considered architectural masterpieces of the 20th century, among them the MoMA sculpture garden and the pavilion that houses pre-Columbian art at the Dumbarton Oaks estate in Washington. The New York Times critic Paul Goldberger praised him as American architecture’s “godfather, gadfly, scholar, patron, critic, curator, and cheerleader” in his obituary.

존슨은 20세기 건축의 걸작으로 널리 간주되는 건물들을 창작했다. 그것들 중에는 현대미술관 조각정원, 워싱턴 던버튼 오크스 에스테이트에 있는,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전기의 미술을 수용하는 별관이 포함되어 있다. 뉴욕 타임스 평론가 폴 골드 버거는 그의 부고기사에서 그를 미국 건축의 "대부, 개혁자, 학자, 후원자, 평론가, 큐레이터, 치어리더"라고 찬양했다.

But in his younger years, he openly admired Hitler’s manifesto, “Mein Kampf,” attended Nazi rallies in Germany and was investigated by the F.B.I. for his connections to the Nazi party. He rejected Nazism after the end of World War II.

그러나 젊은 시절 그는 히틀러의 선언서 "나의 투쟁"을 공개적으로 찬양했고, 독일 에서의 나치 집회에 참석하였으며 나치당과의 그의 연결고리에 대해서 F.B.I에 의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나치즘을 거부했다.

Representatives from MoMA and Harvard did not immediately respond to requests for comment on Thursday. But in an email on Friday, a MoMA spokeswoman said, “The museum is taking this issue very seriously and is extensively researching all available information.”

현대미술관과 하버드의 대변인들은 목요일의 논평요구에 바로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요일 한 e메일에서 현대미술관 대변인은 "미술관은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입수 가능한 모든 정보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Ms. Orff, the landscape architect and MacArthur fellow, said in an email on Thursday that removing Johnson’s name from the gallery and the curator position would represent a significant step in dismantling racism in design culture.

랜드스케이프 건축가이자 맥아더 펠로우인 오르프 씨는 목요일 한 e메일에서 존슨의 이름을 갤러리와 큐레이터 지위에서 삭제하는 것은 디자인 문화에서 인종차별을 해체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andscape architecture is catching up in its assessment of its own legacy,” Ms. Orff said. “To move forward with a more imaginative, just, and equitable culture in the design fields, we have to reckon with past figures who set the ground rules.”

오르프 씨는 이렇게 말했다: "랜드스케이프 건축은 그 자신의 유산을 평가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디자인 분야에서 보다 독창적이고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문화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기본 규칙들을 설정했던 과거 인물들을 재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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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샌님
20/12/06 15:21
수정 아이콘
약간 프레임을 바꾸어서 게이 건축가를 축출하려는 헤테로들의 시도로 바라봐도 될까요.

아 근데 이분의 건축을 도용한 교회건물이 서울에 있는데, 원작가가 게이인걸 알고 있으려나...
세상은 재미있네요.
김재규열사
20/12/06 15:31
수정 아이콘
흑역사가 발견된 유명인에 대해 ‘삭제’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오히려 해당인의 흑역사를 널리 알리는 것이 교육적 목적에서도 좋다는 입장입니다. 그냥 지워버리면 시간이 흐른 뒤 해당인의 흑역사는 잊혀지고 아무런 교훈도 남지 않습니다.
단비아빠
20/12/06 16:28
수정 아이콘
하지만 반대로 흑역사는 별로 안알려지고 그냥 유명세만 지속될 수도 있지요..
작품은 영원하고 계속 언급되지만 이미 죽은 사람의 흑역사에 대해선 사람들은 관대해지니까요.
저 역시 그냥 놔두는게 자연스럽다는 생각입니다만 배알이 꼴린 분들도 있을 수 있다보니..
뭐 종류는 좀 틀리지만 일제부역자같은 경우에는 기록말살형에 처하는게 맞을 수도 있겠지요.
김재규열사
20/12/06 18:49
수정 아이콘
저는 일제 부역자도 같은 생각입니다. 전국에 일제 부역자들에 관한 기록물들이 남아 있고 심지어 현충원에도 묘가 많죠. 하지만 어떤 일제 부역자도 100% 부역자는 없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다 변절한 사람도 있고, 일제에 부역은 했지만 건국 과정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신 분도 있죠. 미국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으나 한국의 경우 죽은 사람의 흑역사는 잘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얕게만 아는 사람에 대해서는 저사람 독립운동가구나, 저사람 친일파구나 하고 넘어가기도 하죠. 어느정도는 과거 인물의 양면성을 설명을 해주고 추가로 관심이 있는 사람은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뒤져서 알 수 있게 해주는게 역사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위 기사대로 이름을 그대로 삭제하고 기록말살형에 처한다면, 수백년 뒤 후손은 현대미술관이 어떤 사람이 만들었는지 과연 제대로 알 수 있을까요.
삭제됨
20/12/06 15:34
수정 아이콘
기록말살형에 처한다 뭐 그런 건가.
VictoryFood
20/12/06 16:45
수정 아이콘
없애려면 건물 자체를 부셔야지 이름만 삭제해서 무슨 소용이립니까.
차라리 이름 옆에 꽃표(*)를 넣자고 하던가요.
아마추어샌님
20/12/06 16:48
수정 아이콘
그럼 뉴욕의 AT&T 빌딩을 철거하면 되겠군요~!
VictoryFood
20/12/06 16:49
수정 아이콘
??? : 저 건물은 해로운 건물이다!
아마추어샌님
20/12/06 16: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거말고도 많긴 한데 한국에 필립존슨 건축물 베낀 교회도 같이 철거를(?)
참고로 목사님 요구였다고 합니다.
필립존슨 건축물 보고 그거 대로 지어달라고... 어? 목사님?!!!
(동성애자 건축가의 디자인을 인정한 진보적인 교회라 해석해야 할까요, 아니면 나치즘으로 해석해야할까요.)
20/12/06 16:51
수정 아이콘
인종 차별에 대해서만 유독 이런건가요? 아니면 상당히 큰 죄를 지은 경우에는 항상 이런 움직임이 있을까요? 흑인이 아닌 아시안에 대한 차별에는?
아마추어샌님
20/12/06 16: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편으론 좀 찾아보니까 나치에 탄압반던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미국이민을 도와준것도 필립존슨이긴 하네요.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23236.html)
미스는 나치한테 억압받으면서도 나치 부역자와 친했던 건축가(나중에 싸웠으니) 이군요!

근데 필립존슨과 나치에 관한 책이 미국에서 출간이 됬었나 봐요.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사실 그다지 들어보지 않은 이야기라 궁금하긴 하네요.
20/12/06 17:52
수정 아이콘
교과서에서 삭제되고 있는 서정주를 연상하게 하는군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12/06 17:57
수정 아이콘
시간지나면 사람들이 이 이름 모를 건축가를 칭송하겠군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낙인 찍고 쳐내더니 오히려 새롭게 더 잘팔린다던데 뭐하는 짓인지
-안군-
20/12/06 19:24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나치즘을 도왔다는 이유로 건축물에서 이름을 지우라는 요구인건가요?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카라얀이네요... 카라얀의 역사적인 레코딩들도 다 발매중지해야 하는건지..
김재규열사
20/12/06 19:28
수정 아이콘
카라얀이랑 같이 연주한 사람도 2차 부역자로 죄다 기록말살하라고 나오는건 아닐지... 그리고 보니 안익태도 나치에 부역했다고 하는데 애국가도 삭제해야 겠네요. 역사를 '바로세우기'를 해야지 왜 역사 자체를 없애려 드는지 모르겠어요.
다크 나이트
20/12/06 22:34
수정 아이콘
뭐 애국가는 개인적으론 한번 바뀌어도 무리 없지 않나 싶긴한데...
저런 요구가 이루어 지는 배경에는 말씀하신 님의 말씀이 이상적으론 맞는데 결과적으론 좋은 면만 남는 결과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뭐 저는 이 건에 대해서는 이쪽이다 저쪽이다 하는 특별한 견해는 없으니 할수 있는 이야기 이긴합니다.
20/12/07 06:12
수정 아이콘
70년대인줄 알았네요... 요즘 저런소리하기는 시기가 좀 아니지 않습니까.
Gottfried
20/12/07 10:00
수정 아이콘
최소한의 공사 구분도, 일과 개인의 구분도 못 하는 홍위병식 파시즘적 행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기록을 분명히 하려면 삭제하지 말고 부가하거나 첨부해야죠.

"이 인물의 해당 분야에서의 이러이러한 업적과 함께, 이 사람은 저러저러한 인종차별과 파시즘 옹호 스탠스를 유지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정보를 접한 이들의 반응은 각자의 문제인 거죠. 일과 개인을 구분하는 사람은 시큰둥할테고(뭐 어쩌라고), 일과 개인을 혼동하는 사람은 '개식히의 작품은 아무리 훌륭해도 쓰레기다'라고 자발적 인지부조화 필살기를 발동시킬 테고요.

그러한 대중의 반응조차 누군가의 뜻대로 컨트롤하기 위해 아예 정보를 삭제한다? 이거야말로 홍위병식 파시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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