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10/20 15:34:08
Name 김제피
Subject [일반]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수정됨)
안녕하세요. 김제피입니다.

오늘 서울시 출연 공공기관에 최종 면접을 보고 와서 복기차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공공기관은 대부분 블라인드 면접과 구조화 면접, BEI 면접을 주로 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피잘에도 공공기관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제 경험을 남겨봅니다.

저는 언론홍보사와 사기업 등에서 홍보담당자로 근무하다가 올해 2월에 그만두고, 2월부터 터진 코로나로 쭉 놀았습니다. 뭐 중간중간 면접이 있긴 했지만 죄다 떨어졌지요. 필기시험이나 면접일정이 밀리기도 해서 오늘은 원래 2군데의 면접이 있었는데 한 곳밖에 가지 못했습니다.

저는 언론홍보나 홍보 담당이었기 때문에 TO도 별로 없었고 지원자 스펙들도 좋아서 이번 채용에 죽자사자 매달렸습니다. 공백도 길어지고 있고요ㅠㅠ

서류 - 필기 - 1차 - 2차 면접이었고 경력직 3명을 뽑는데 1차에서 10배수 2차에서 5배수로 나눠서 봤습니다. 공공기관 치고는 면접 배수가 꽤 높은 편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면접은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기반 구조화 면접이었습니다. 뭐 상황을 제시하거나 창의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열정 등 5개 분야를 평가 항목으로 놓고 배점 20점씩 점수를 주는 식이더군요.

1차 면접에서는 나름 준비했던 내용들이 많이 나와서 미리 준비한 필살기(업무능력과 성과, 강점 등)이 잘 먹혔는데 2차 면접은 출연기관의 이사나 위원장 분들이 본 것 같더군요. 1차가 무려 10배수라서 5배수로 잘라서 오늘 2차를 본건데 진짜 쟁쟁한 분들만 남은 것 같더라구요. 저는 쭈구리가 됐습니다ㅠㅠ

2차 면접은 일단 1차와 마찬가지로 각각 공통질문이 5가지씩 주어지고 한 사람들 1분 내외로 답해서 30여분 정도에 끝이 났습니다.

어차피 1, 2차 모두 구조화 면접이었기 때문에, 1차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 게 패착이었던 것 같습니다.

2차 면접은 첫 문제가 업무의 멘토가 누구이며, 그 이유를 말해달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뭐 삶의 멘토나 업무상 멘토 같은 질문은 면접의 단골질문이긴 하지만 상황을 주고 생각을 묻는 '구조화' 면접이라는 함정에 빠져 전혀 준비하지 못했고, 유시민씨의 글과 소통 능력에 대해 말하고 언론홍보나 대시민 홍보 업무에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다들 경력직이라 업무 경험이 있는데 일반 기업과 공공기관의 업무 영역과 방식이 다른데,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홍보업무 담당으로 홍보 업무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면 타겟팅 하는 고객이 있는 사기업의 경우 홍보나 마케팅을 특정 집단에 집중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은 서울시의 시민 전체가 홍보의 대상이며 따라서 서울 시민 모두를 만족시키는 홍보 방안을 구축하는 게 쉽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관의 예를 들며 해당기관에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벌이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좋고, 이런 부분에서는 앞과 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제 홍보 역량을 통해 이런 부분을 개선해나가고 싶다. 뭐 이런 식으로 대답했습니다. 물론 어버버하면서요.

어떤 분은 공공기관이 사기업에 비해 유연함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 게 기억에 남네요.

세 번째 질문은 회사에서 내 기획이 상사의 기획보다 좋다고 생각하는데, 상사가 자신의 기획으로 밀어붙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은 제가 제일 처음 대답했는데, 면접 준비한 내용에 있어서 누구보다 내가 준비한 기획을 실행하고 싶겠지만, 나보다 경험이 많고 업력이 있는 상사분의 말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 너무 수동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이 아니냐) 고 공격이 들어오더군요. 이것에 대한 해답까지 나름 준비해갔기 때문에, 면접관님이 보시기에 수동적인 업무 진행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제가 가진 기획안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 상사분의 의견을 존중하고 기획안에 대한 의사소통을 나눈 뒤 기획안의 내용에 제가 준비한 부분을 추가하거나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여쭤보고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 고 준비한 답변을 말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제 답변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 질문은 면접관이 차례가 갈 떄 마다 비슷한 상황에서 조금씩 상황을 비틀었고 마지막으로 대답한 분은 그러면 지원자는 그런 경험이 있느냐?고 해서 어버버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네 번째 질문은 질문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회사생활을 하는 데 업무나 인간관계 등 중요한 것이 많은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냐. 이런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거 다 제쳐두고 경청이라고 했습니다. 나름 준비해 간 질문이었는데 업무 역량과 관련된 필살기...같은 거였습니다. 홍보담당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기자, 사기업, 공공기관, 대민 관련 문의까지 모두 받아본 입장에서 경청만큼 중요한 것이 었었다. 특히 회사 내에서 소통할 때도 그렇고 서비스나 상품에 불만이 있던 고객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면 문제 해결의 여부와 상관 없이 화를 내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따라서 우선 어떤 사람이든지, 그 사람의 의견을 모두 말할 때까지 기다리고, 그 이후에 갈등을 풀거나 업무를 진행했다, 뭐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다른 답변으로는 객관성, 유연성, 의사소통 능력 뭐 이런 것들이 나왔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시간이 5분 남았는데, 우리 재단(면접자들은 모두 재단 산하의 특정 기관에 지원)에서 자신이 꼭 '바꿔'보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 하라고 했습니다. 원래 제가 1빠가 아니었는데, 면접관이 착각해서 1빠로 대답했습니다. 제길... 저는 재단에 대해서는 가볍게만 준비하고 제가 지원한 산하 기관에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생각이 나지 않아서, 이 질문을 망쳤습니다.

저는 완전 동문서답했는데, 내게는 홍보능력, 대인관계 능력이 있고, 2번 질문 답변과 비슷하게 내가 지원한 기관은 서울시의 특정 집단이 아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홍보한다. 현재 이 기관은 이 기관의 가치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반대로 대다수의 서울 시민들 중에서는 아직 이 기관이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제가 입사한다면 기업과 콜라보를 해서 시민들이 더욱 더 기관에 대해 알게 되고 하나의 문화적 영향력을 서울 시민 전체가 갖도록 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네, 멍청하게도 저는 동문서답을 했고, 순서도 1번이고 이미 제 능력 부분이 주절주절 튀어나와 버려서 헤어나올 수 없었습니다. 진짜 말하면서도 미친자야 그만하지 못해!! 이러고 속으로 얘기하고 있었네요.

다른 답변들 중에는 백화점에서 일하시던 분이 기관을 어제 방문해서 봤는데, 1층에 있는 전시실에 이런 게 부족해 보였다, 이런 걸 추가하면 더 사람들을 오게 하거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대답한 게 기억에 남네요.

시간이 좀 약간 남아서 공통 질문을 한 개 더 받은 것 같은데, 도대체가 기억이 안 나네요. 얼마나 뻘소리를 한 걸까요...

공고기관 면접을 몇 군데 봤지만 보는 곳마다 질문의 의도나 방식이 많이 달라 준비하면서 괴로웠습니다. 특히 이 기간은 서울시의 출연기관 속 산하 기관 중 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출연기관 자체보다는 산하 기관(제가 직접 지원한 직무)에 관심을 갖고 1차에서는 어느정도 그게 먹힌 것 같은데 2차 면접에서는 동문서답 한 것도 있고, 어버버 한 것도 있어서 마음이 너무 아쉽습니다.

계속 공공기관을 고집했는데 구직기관도 길어지고 있고, 마음은 닳는 것 같고, 자존감은 떨어져 가고, 면접도 제가 준비한 것 외에 질문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아쉽고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도 최종 면접이었는데 그 곳은 아예 가지도 못한 것도 너무 뼈아프네요.

피잘에서 면접과 관련된 글을 마지막으로 한 번씩 정독하고 갔는데, 하루 전에는 대답보다는 자신감 있는 태도와 아이컨텍 중요하다는 걸 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면접 전에 다시 한 번 복기 했는데도 막상 다시 면접을 보니 제가 그렇게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으면 보통 제대로 못했던 경우가 많더군요. 흑흑.

부디 구직 중이신 분들이 최소한의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면접관으로 있으셨던 피잘러 아조씨들은 평가나 아쉬운 부분을 말씀해주시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8454 [일반] 카페, 식당 대화시 마스크 착용 너무 짜증(관련 정보 추가) [116] Janzisuka18979 20/10/20 18979 11
88451 [일반]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40] 김제피12187 20/10/20 12187 12
88450 [정치] 감사원 월성1호기 감사결과 발표 [112] 맥스훼인16314 20/10/20 16314 0
88449 [정치] 27일부터 규제지역 주택 구입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 됩니다. [97] Leeka11850 20/10/20 11850 0
88448 [일반] 인텔 메모리 품은 SK하이닉스, 단숨에 '낸드 2위' 점프 [29] 청자켓14354 20/10/20 14354 0
88447 [일반] [삼국지]촉한멸망전에 비해 오 멸망전의 인식이 떨어지는 이유 [26] 성아연12594 20/10/20 12594 24
88446 [정치]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정부출연기관 연구비가 줄었답니다 [81] VictoryFood14412 20/10/19 14412 0
88445 [정치] 타임지에 1억 9백만원 들여 기본소득을 홍보한 것에 대하여 [205] 판을흔들어라18351 20/10/19 18351 0
88444 [정치]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은 내렸습니다. [75] Leeka17701 20/10/19 17701 0
88443 [일반] 영화 관련 가벼운 잡담 [14] 로각좁9366 20/10/19 9366 2
88442 [정치] 국민의힘 男·20대 지지율 1위에 대한 어느 20대의 생각 [382] 풀꾹새25137 20/10/19 25137 0
88441 [일반] 바둑계 치팅 논란 이야기 [95] 류지나20169 20/10/19 20169 10
88440 [일반] 투자 자산으로서의 아파트의 가치 [95] 맥스훼인18062 20/10/19 18062 18
88439 [정치] 서울 아파트는 정치적 과대표인가? [133] kien17053 20/10/18 17053 0
88438 [일반] 핸드폰 액정이 나갔습니다. [20] 겨울삼각형10686 20/10/18 10686 4
88437 [일반] 자동차도 구독이 가능하군요 [47] Designated15967 20/10/18 15967 0
88436 [일반] 미국 각 주의 정치적 경향과 COVID-19 확진률 사이의 상관관계 [86] 아난14241 20/10/18 14241 3
88435 [일반] 예전에 받았던 황당한 이력서. [17] 공기청정기15636 20/10/18 15636 6
88434 [일반] [그알]그날의 마지막 다이빙.jpg [58] 청자켓43364 20/10/18 43364 13
88433 [일반] [팝송] 에이바 맥스 새 앨범 "Heaven & Hell" [5] 김치찌개8190 20/10/18 8190 1
88432 [정치] 임대차 3법 이후, 2개월이 지난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전세 근황 [189] Leeka17292 20/10/17 17292 0
88431 [일반] 그다지 멀지 않은 인구절벽 - 병역판정검사 현역판정율 [108] 깨닫다13941 20/10/17 13941 6
88430 [일반] [넷플] 라 레볼뤼시옹, 프랑스판 킹덤이네요 [11] aurelius15079 20/10/17 15079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