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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19 14:44:45
Name 아난
Subject [일반] '도킨스, 우생학에 찬성하는 헛소리를 꽥꽥..'
첫 문단 다음의 도킨스의 트윗 발언 인용과 그 다음 두 문단만 번역했어요.  

스티브 배넌과 브라이트바트에 대해서는:
https://blog.naver.com/kpfjra_/221080194044

같은 취지의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신랄한 비판은
https://overland.org.au/2020/02/what-happened-to-richard-dawkins/


**********

https://washingtonbabylon.com/richard-dawkins-eugenics/
도킨스, 우생학에 찬성하는 헛소리를 꽥꽥..

‘우생학을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도덕적 근거들에 기반해서 개탄하는 것과 그것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내리는 것은 서로 별개의 것이다. 물론 그것은 성공할 것이다. 소, 말, 개, 그리고 장미를 대상으로 해서는 성공했다. 도대체 왜 그것이 인간을 대상으로 해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인가? 사실들은 이데올로기를 개의치 않는다’

이 선언은 어쩌다 한번 낸 귀에 거슬리는 경적음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영국 수상 보리스 존슨이 앤드류 사비스키를 고문으로 채용한 것을 둘러싸고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벌어진 작은 논란 와중에 나왔다. 앤드류 사비스키는 다양한 우생학적 관념들을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언급들을 한 이력이 있는 27세 도급업자이다.  

더욱이, 사비스키 자신은 불량 행위자가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그는 참여자들 중에 스티브 배넌, 브라이트바트사, 그리고 알트-라이트의 다른 부류들이 포함되어 있는 소름끼치는 대형 기획을 배경으로 해 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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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9 14:45
수정 아이콘
우생학이 어떤 꼬라지를 보여주는지는 히틀러가 가장 잘 보여준것같은데...
20/03/19 14:52
수정 아이콘
우생학이 나쁘다는 것과 가불가는 다른거니까요. 하자는 얘기가 아니지 않나요?
20/03/19 14:57
수정 아이콘
제가 '짹짹'이라 옮기지 않고 '꽥꽥'이라 옮긴게 천만다행이네요!^^ 네, 도킨스 자신도 논란이 불거진 후
그런 취지의 방어적 언급을 했습니다.
날아라 코딱지
20/03/19 14:54
수정 아이콘
소,말,돼지,개들은 오직 인간의 편의 욕구에 의해
특화형식으로 선택된거지 이걸 우생학으로 연결시키면
뭐 소처럼 1년만에 다자라 고기=근육이 미스터 올스타급 되는 사람만들자??
뭐 안드로 메다에서 침공해오는 외계터미네이터 상대하게?
개는 기기묘묘 형형색색의 인간을 만들어내자이고
돼지는 최단시간에 근수뽑아내고 애를 한번에 열명씩
인간도 좌악 뽑아내 출산률 하락에 의한 인구감소를
일거에 해결하자는건가 이건 좀 말되나 아닌가 흐흐흐
말은 우사인볼트를 대거 양성해내자인데 어따쓰실려고
참나 천하의 대석학이란 양반이
무슨 게오르그 솔티신부님의 25시를 진짜 재현해 보자인가
20/03/19 19:42
수정 아이콘
게오르그 솔티 신부님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20/03/19 23:54
수정 아이콘
지휘자 아닌가요?
패트와매트
20/03/19 14:56
수정 아이콘
내용이야 어쨌든 출처가 워싱턴바빌론 같은 듣보 태블로이드라면 설득력이 아주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 트윗 자체가 실제로 우생학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닌 가정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학자적 배경에서 나올 수 있는 발언의 범위에는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뭐 부정할 수 없이 경솔한 발언이라고는 생각하지만요.
20/03/19 14:58
수정 아이콘
워싱턴 바빌론에서 저는 훌륭한 글을 적잖게 읽었어요. 듣보 태블로이드냐 아니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볼만한 신문은
조선일보밖에 없다는 이들도 적잖죠..
패트와매트
20/03/19 15:08
수정 아이콘
뭐 얼마나 좋은 글을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조 바이든을 치매걸린 유인원이라고 언급하는 정도의 bias는 갖춘 것 같습니다. 딱 자기들이 그렇게 비판하는 알트라이트 반대편의 쌍둥이 형제라는 생각밖에는 안드네요.
-안군-
20/03/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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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개소말로 생각하는 인간이라니.. 자기는 뭐 무조건 우성일거라 생각하는걸까요?
FRONTIER SETTER
20/03/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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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를 물었을 때 전자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생학에 찬성하는 건가요? 좀 저질 타블로이드스러운데...

무차별적 인체 실험을 통한 의학 발전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를 묻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죠. 그게 그렇게 해서라도 의학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무차별적 인체 실험에 찬성하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비판을 하더라도 과학적 가능 여부에 한정된 이야기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민감하게 고려해서 단어를 잘 고르지 못한 걸 잘못이라고 해야지 우생학 자체에 찬성하는 이야기는 아닌 거 같은데요
20/03/19 15:23
수정 아이콘
진화가 작동할 수 밖에 없다와 그래야 한다는 다른 문제라는 말같은데요. 외계인이 와서 지구상의 모든 인간을 4m위에서 떨어트렸고 10년 주기로 시행한다고 하면 이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은 dna들은 높은 곳에서의 충격에 살아남은, 혹은 반사신경이 좋은 인간만 남겠죠.
20/03/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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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도킨스 얘기는 진화가 작동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얘기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을 시도해야 한다'를 함축하는 것은 아니라고들 주장하시는데 형식논리적으로만 맞는 주장이죠. 인간 세상에서 말과 글은 때와 장소와 맥락 따라 항상 표면적이거나 논리적 의미 이상의 함축적 의미를 갖습니다.
20/03/19 15:33
수정 아이콘
사실과 당위를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요?
20/03/19 15:34
수정 아이콘
구분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댓글 쓰시는 동안 댓글을 수정했으니 한번 읽어보시길..
20/03/19 15:42
수정 아이콘
저 위의 도킨스 말 만으로는 제가 한 판단 만이 가능할 거 같은데요. 솔직히 님 글도 어디까지가 발췌인지, 님 의견인지도 모르겠고, 전체적으로 뭐라는 소린지 모르겠어요.
20/03/19 15:57
수정 아이콘
본문 글에 제 의견은 없습니다. 그게 문제일듯 싶어 저기 아래 댓글로 좀 길게 달았습니다.
20/03/19 15:41
수정 아이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이 성공할 수 있다'가 '우생학을 시도해야 한다'가 되는건 너무큰 비약인데요 전혀 함축적이지 않습니다
20/03/19 16:03
수정 아이콘
'함축'을 '논리적 함축'으로만 해석하니 그렇죠. 우리 인간들은 논리적으로만 의미 작용하는 언어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 않습니다.
20/03/19 16:19
수정 아이콘
근데 여기서 아난님처럼 생각하시는 분은 별로 없고 대부분이 도킨스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만해도 도킨스 빠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사람입니다만, 도킨스의 저 발언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래서 뭐? 당연한 이야기를 되게 중요한 이야기인양 꺼내는게 좀 웃긴데?' 정도지, '우와 이 사람 나치네?'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20/03/19 16: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누가 나치라고 하던가요? 나치가 아니면서도 인간에 대한 우생학에 찬성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깊이 못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자연과학적 식견이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철학적 식견이 부족해서요. 제 소견은 아래 긴 댓글에 달았습니다.
20/03/19 16:45
수정 아이콘
다른 사람들은 자연과학적 사실과 인문사회과학철학적 당위를 구분하는데 님만 못하는 것 같네요. 생각을 누가 깊게 못하는건지 의심스럽네요.
20/03/19 16:49
수정 아이콘
생각을 깊게 못하는 것이 도킨스라는 건 아주 분명하죠. 엄밀히 말하면 '우생학이 개, 소, 돼지, 장미를 대상으로 해서 성공했다'는 주장부터가 다소간 무지한 주장입니다. 우생학은 무슨 인간 아닌 생물들을 대상으로 해서 처음 나온 자연과학적 기획이 아니라 인간 품종 개량을 추구하는 이념적 기획이기 때문입니다. 즉 도킨스는 '우생학'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점을 바보왕님이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사실 도킨스가 본업에 해당하지 않는 주제에 대해 떠든 것 중 뭘 좀 알고 그리 한것이 별로 없죠.
20/03/19 17: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개념의 광의적 의미와 협의적 의미, 사회적 용례와 학문적 용례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논의 중간에 갑자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상대방의 주장을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주장으로 만들고, 반박할 가치도 없으며, 엉터리로 보이게 만드는 화법은 PC들이 아주 잘 써먹는 방식이죠. 님이 한 것처럼요. 페미니스트들도 자주 써먹는 방식이고.

근데 대부분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거든요. 도킨스는 eugenics 라는 표현을 썼지만 뒷 문장을 통해 [ Breeding science 가 인간에게도 적용가능하다] 말을 하고 싶었던거고, 그게 곧 eugenics니까, 위 문장을 도킨스의 의도대로 이해하고 넘어가죠. eugenics가 어떤 표현인지 아느냐! 라면서 문제삼는건 세상 사람들이 다 무지해서 지적안하는 줄 알고, 흥분하는 PC들 뿐이구요.

그들은 일상적인 모든 대화에서 학문적 엄밀성을 가지고 단어를 선택하려면, 우리는 아무말도 못하게 될거라는걸 사람들이 알기 때문에 적당히 화자의 의도를 이해하며 넘어가는거라고는 '절대' 생각못하죠.
20/03/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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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Vokoban 님// 비판적 논평을 즐기는 저명한 식자 내지 공론장 지식인이 주의해서 사용해야할 용어를 그리 사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학문적 엄밀성을 갖출 필요가 없어 그리한 것뿐이다 운운하는 것은 넌센스죠. 그리고 이미 그런 취지로 다른 댓글들에서 말했듯이 'breeding science 가 인간에게도 적용가능하다'는 주장은 그 '정확한 의미에서의 우생학이 성공할 수 있다'로 해석되는 것을 자초하는 주장입니다. '인간에게도 적용 가능하다'고 할때 그 '인간'에서 사회와 윤리와 정치를 빼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사회적/윤리적/정치적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breeding science 를 적용해서 어떤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 바로 우생학입니다.
루트에리노
20/03/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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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생명체가 더 나은 길로 가는 게 아닙니다. 변화하는 그 과정 자체를 의미하죠.
20/03/19 15:34
수정 아이콘
우생학을 싫어하는 것과 우생학이 동작하느냐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이야기죠. 도킨스의 입장은 10년 전에도 저랬고 20년 전에도 저랬습니다. 저게 우생학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여러번 했고요. 그걸 몰라서 저렇게 기사를 썼으면 저 글을 쓴 사람이 무식한 거고 (일반인이야 도킨스의 입장같은 걸 몰라도 되지만 도킨스에 대해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알아야죠), 알고도 저렇게 기사를 썼으면 (저 글이 가진 어마어마한 수준의 악의와 우물에 독풀기를 볼 때 저는 이쪽이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매우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20/03/19 15:37
수정 아이콘
도킨스의 입장은 10년 전에도 저랬고 20년 전에도 저랬습니다. 저게 우생학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여러번 했고요.
--

네 그랬죠.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적잖죠. 근데 자기 얘기가 무슨 취지로 한 얘기인지는 자기 혼자 결정하는게 아니죠..
20/03/19 15:42
수정 아이콘
자기 얘기가 무슨 취지로 한 얘기인지야말로 오롯이 자기가 정하는 거지요. 취지는 그야말로 화자의 의도를 의미하는 건데 그걸 남이 어떻게 정하나요. 그걸 남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도킨스가 정할 수 없겠습니다만.
20/03/19 15:55
수정 아이콘
'그걸 남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도킨스가 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문자 그대로를 의미한 것이기도 합니다. 내 말과 글의 취지를 내가 제대로 모르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안군-
20/03/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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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야 뭐 본질이 유전학자니 이해가 되긴 합니다. "인간도 우성 열성 유전자를 판별할 수 있다"와, "열성 인간은 도태시키자"는 안드로메다만큼의 거리가 있는 얘기긴 하니까요.
20/03/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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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링크된 "신랄한 비판"은 그 안드로메다만큼의 거리가 있는 주장을 동치시키는 에러를 범하고 있죠.
20/03/19 17:08
수정 아이콘
사실 도킨스옹은 본인의 시니컬함에 취한 양반이라 특정 형질을 지정해서 이거야말로 우월한 인간이오라고 주장할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 주장을 해버리면 자기 취향이 드러나잖아요 흐흐흐흐..... 제 기억에 우생학 관련해서 저 영감님이 쓴 글들은 대충 '남자들 중에 근육 키우는 재미로 사는 좀 한심한 사람들 있잖아. 고기 많이 나오는 소를 만들어낸 기술로 사람이 저런 헬창들처럼 운동 안해도 저절로 근육이 많이 생기게 할 수 있을 거야' 라던지 '암소 개량한 기술로 가슴 큰 여자 만드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식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정말로 그렇게 하자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요.

그냥 저 양반이 저런 소리할 때는 대체로 인간은 특별하지 않다 진화는 짱이다 유전자가 주인이다 이 모든 것을 아는 나는 대단한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기승전모두까지나는천재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아요.
-안군-
20/03/19 17:16
수정 아이콘
솔까 검은피부와 검은머리가 우선유전자인건 거의 자명한데 금발백인인 아조씨부터 도태시켜야... 크크크
바보왕
20/03/19 15: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혹시 그냥 우생학이 뭔지 몰라서 적당히 유전학이나 생물학의 하위 이론 그러니까 "환경변화에 유전자가 반응하고 적응하는 것, 혹은 그런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 정도로 이해한 건 아닌가 싶은데요. 만약 그렇다면, 문맥도 깔끔해지고(실제 우생학은 명백히 fact가 아니라 ideology에 훨씬 가깝습니다) 사실관계도 맞아떨어지거든요. 예. "그런" 우생학은 당연히 성공할 겁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유전자란 건 그렇게 생겨먹었어요.

세계의 석학이라는 게 결국 자기 분야에서 똑똑하단 거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걸 다 안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당장 신이 없다는 말이 종교이념적 발언에 해당이 되는지 안 되는지 분간도 못 하면서 scientific things 타령이나 하던 양반이 이제 와서 세상 모든 걸 정확히 알고 말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보다는 과학적 성과를 근거 이상으로 신봉하고 종교이념적 발언을 하며 자기가 잘 모르는 용어를 과감하게 지르는 사람을 왜 자꾸 과학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과학자가 아니에요. 사상가죠. 혹은 종교인이나요. 도킨스는 스스로 그만둔 과학자로 행세하기를 때려치우고 사상가와 종교인으로서 떳떳하게 좀 평가를 받아줬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사상가, 종교인으로서 도킨스가 어떤 아조시냐고 하면, 딱 요 정도 어그로밖에 못 끄는 아조시네요. 과학자로서는 최고로 존경 받아 마땅한 분이셨는데. 쩝쩝쩝
루트에리노
20/03/19 15:59
수정 아이콘
그럴 리가 전혀 없습니다. 사람들이 리처드 도킨스를 평가할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어그로성 저작들을 주로 들어서 그렇지, 학문적으로도 도킨스의 업적은 전혀 낮지 않습니다. 당장 UC 버클리 교수를 했던 사람이 과학자가 아닐 리가요. 도킨스가 우생학을 모른다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전공이 생물학자인데 말이죠.

오히려 급진적 사상가로서의 모습이 워낙 널리 알려져서 학자로서의 모습이 저평가받는 사람입니다.
20/03/19 16:08
수정 아이콘
글쓴분도 이미 '과학자로서는 최고의 존경 받아 마땅한 분'이라고 쓰셨습니다. 그치만 진화생물학은 더 하드한 자연과학들과는 달리 다소간 논쟁적인 지대입니다. 도킨스의 업적 및 그 업적이 한 요소인 진화생물학의 한 경향을 둘러싼 논란이 분명히 있는데, 전문가 아닌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선으로는 적어도 한글로는 소개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루트에리노
20/03/19 17:51
수정 아이콘
예전에 과학동아에서 굴드 교수의 사후에 한동안 집중적으로 굴드 교수와 도킨스 교수의 이론을 비교해 가며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보왕
20/03/19 17:18
수정 아이콘
음, 우생학이 뭔지 정말로 아는 사람은, 혹은 "유전자에 절대적 우열이 있고 + 생물은 반드시(혹은 대체로) 우월한 유전자를 선택하며 + 마땅히 그래야만 하고 + 그것은 옳다" 라는 가설 반 이념 반으로 이루어진 이론이 뭔지 아는 사람은, 더구나 과학자라면, 이런 유사 과학을 fact라고 부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하고 보니 이거는 ideology하고도 좀 다르고, 아마 belief 정도로 지칭하지 않을까요?

과학자로서의 도킨스 박사는, 제가 가장 존경했던 분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유사 과학 따위에는 관심도 없이 진퉁 연구를 하다가, 어느 날 이랬을지도 모르죠. "야 이거 인간이 자연 속에서 혼자 잘난 게 아니라 다른 짐승 새퀴들하고 똑같은 유전자의 노예란 말이야. 따라서 이쪽을 파는 게 인간을 규명하고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거 아니냐? 근데 이거를 딱 뿌러지게 표현할 말이 없네. 어디 그런 딱 귀에 꽂히는 찰진 용어 없나?" 그리곤 우생학이란 단어가 눈에 뙇 띄는 거예요. 뭐, 가설이지만요.
루트에리노
20/03/19 17: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만약이지만 인류를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여러 세대에 걸쳐서 특정 형질을 나타내게 교배시킬 경우, 그건 될겁니다. 다만 말씀대로 이걸 해야 할 이유도 없고 옳지도 않을 뿐이죠. 도킨스의 해당 발언을 전부 읽어보면 말씀대로 그 사상이나 유사과학으로서의 "우생학"을 긍정하는게 아니라 "인간라고 품종개량이 안되겠냐, 하지만 하면 안된다" 정도로 보입니다.

만약 도킨스가 말씀하신 대로 인간의 형질개량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냥 그렇게 말했을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에 도킨스가 말한 인류라고 품종개량이 안되겠냐 정도는 딱히...너무 수준이 낮죠. 말씀대로 도킨스가 고등학생도 딱히 거론하지 않아도 알만한 얘기를 굳이 했다는 점은 좀 그렇습니다 저도.
20/03/19 15:53
수정 아이콘
도킨스의 트윗 언급에 대한 제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말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이 (좁은 생물학적 의미에서라도) 성공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답답하더라도 그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생기는 공익은 없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이라는 표현만 들어도 학질에 걸린듯 몸을 떠는 이들이 있는게 당연한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 세상은 나치를 경험한 세상이고 나치와는 척을 진 체제들도 인간을 상대로 한 우생학을 시도한 이력이 있는 세상이며 공식적으로 계몽주의적 평등 이념을 자신의 이상적 이미지로 삼고 있는 세상이다. 그 이상적 이미지와 여전히 격차가 큰 세상에서, 인간을 상대로 한 우생학이 생물학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사회를 더 평등한 인간들의 행복한 공동체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에서도 성공하지 못할것이라는 생각은 지극히 설득력 있다. 사실 인간을 상대로 한 우생학이라면 그런 의미의 성공만이 의미있는 성공이고 따라서 좁은 생물학적 의미의 성공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아무런 현실적 의미도 없다. 그럼에도 굳이 도킨스식으로 인간을 상대로 한 우생학의 성공 여부 가지고 쟁점을 제기하고 자신을 진리의 편에 자신을 맹렬히 공격하는 이들을 이데올로기의 편에 놓는 것은 그저 관심을 끌어보자는 관심종자적 수작일 뿐이다.
20/03/19 16:08
수정 아이콘
우생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릴 필요없다.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알아봐야 좋을 게 없다. 굉장한 선민사상입니다.
20/03/19 16: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인간을 대상으로 한 우생학이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성공'의 의미가 지극히 좁지 않은 한 아무런 현실적 의미가 없는데 그걸 모를리 없는 양반이 관심을 끌고 싶어서 어그로를 자초한다는 것입니다. 도킨스의 입을 틀어막자는 얘기가 아니라요. 그나저나 굉장한 선민사상이라면 극우파 외 식자들 중에서는 도킨스가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양반이죠..
-안군-
20/03/19 20:10
수정 아이콘
게다가 도킨스는 종교를 부정하는 저서를 써놓고 "목사든 신부든 내 말에 이견있으면 덤벼봐라. 다 상대해주겠다." 라고 한 사람인데,
이런 언급을 해놓고선 "어 그거? 그냥 과학적인 의견일 뿐이야." 한다면 모순이죠.
게다가 100% 과학적인 근거로 종교를 부정한 것도 아니고, 종교는 윤리적으로도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도 해놓고,
애초부터 과학이 아닌 철학적/사회적인 영역에 손을 대 놓고선, 자기 말이 순수하게 과학적인 의미만 있다고 하면 누가 믿어주나요...
20/03/19 16:04
수정 아이콘
진성 과학자분들에게서 종종 나오는 논란이죠. 자신들 입장에서는 그냥 단순 사실관계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의도치 않았던 정치적 의미를 붙여서 인민재판을 여는 것인데, 이 경우에는 어떤 말 실수라고 볼 것도 없고 그냥 단순히 마녀사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겠습니까?
20/03/19 16:09
수정 아이콘
제가 바로 위에 쓴 댓글을 읽어보셨나요? 읽고서도 그리 생각하신다면 저랑은 무척 세상과 인간을 달리 알고 있는 분라고 해야할 듯 합니다..
20/03/19 16:11
수정 아이콘
그에 대한 대답은 위 댓글에 달린 자경 님, 짹짹 님의 답글로 갈음하겠습니다.
지구사랑
20/03/19 16:36
수정 아이콘
어떤 것이 가능한가를 밝히는 사실과 그것을 하자고 하는 당위는 다르다고 봅니다.
어떤 것이 사실이라면, 누군가는 알아낼 수밖에 없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기 마련입니다.
당위는 두 번째 단계에서 필요한 것이죠.

역사적인 예를 들면, 핵분열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낸다는 것과 핵폭탄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은 다릅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독일이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경주하니까, 미국도 경쟁적으로 핵폭탄을 만들 수밖에 없었는데,
핵분열이 가능하다는 것을 감추거나 무시한다고 해서 상황이 호전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핵폭탄을 만들지 말자는 당위인데, 당위와 사실은 다른 층위라는 거죠.

본 건에 대해서 말한다면, 우생학이 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더욱더 우생학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생학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것은 일종의 불능범이라, 오히려 아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도 없겠죠.
20/03/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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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하면 '우생학이 개, 소, 돼지, 장미를 대상으로 해서 성공했다'는 주장부터가 다소간 무지한 주장입니다. 우생학은 무슨 자연과학적 기획이 아니라 인간 품종 개량을 추구하는 이념적 기획이기 때문입니다. 즉 도킨스는 '우생학'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바보왕님이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지구사랑
20/03/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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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갸르릉님이 쉽게 설명하셨는데, 다른 식으로 말하면 이런 거죠.
우생학을 어떻게 정의하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실과 당위의 차이를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보왕
20/03/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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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이란 게 사실 "유전자의 절대우위"를 추측하는 가설과 "우월한 유전자에 대한 도덕성 부여"라는 이념으로 이루어진 유사과학이라, 인위적인 성공이 가능하냐 아니냐 딱 잘라 물으면 솔직히 복불복이라고 봅니다. 우생학이 가능하다는 말은 성공한 사례를 취사선택하여 해석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딴 게 정말로 100% 가능했으면 우리는 지금 그로미셸과 캐번디시 바나나를 모두 사먹을 수 있었죠.

그거하고 별개로, 환경 자극으로 인해 생물의 유전자가 적응하고 전체 종은 변화하며 살아남는다는 명제는 사실이 맞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우리는 살아남아 왔습니다.

또한 그거하고 별개로, 행동이나 사상이 위험하냐 아니냐를 판단하기 위해 가능 불가능을 따지는 단계가 꼭 필요하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시도만으로도 위험한 행동이 있으니까요. 현재 인류가 보유한 핵폭탄으로 인류 혹은 지구를 절멸하는 것처럼, 혹은 지구에서 모기를 멸종시키는 것처럼요. 우생학이 거기에 속하느냐 아니냐는 아우슈비츠 박물관의 존재면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지구사랑님이 말한 가능 불가능도 우생학 자체보다는 그 시도가 현실에서 가능하냐 아니냐를 따지는 거였다면......제가 넘겨짚고 중언한 셈이겠군요. 미리 양해를 흐흐

P.S. 저는 모기 멸종에 찬성합니다. 불가능해도 좋고 모기가 멸종함으로 인해 인류 혹은 지구가 위기를 맞이해도 좋습니다. 모기를 주깁시다
갸르릉
20/03/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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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야 물어보면 다 비슷하게 대답할텐데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다. 왜 논란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명인이라서 그런건지.
20/03/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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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으로 만드니까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20/03/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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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로 가능하다를 넘어서 이론적으로 우생학이 잘 작동한다(=우생학을 도입하면 더 좋은 사회를 이룰수 있다) 하지만 도덕적으로는 옳지 못하다. 이런 뉘앙스를 풍겨서이지 않을까요? 후자는 과학적으로 증명할수 없는 명제이고
모리건 앤슬랜드
20/03/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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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건 아니다와 안될것도 없다는 다른것 같은데 말이죠. 다르면 안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20/03/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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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우생학적 발언을 하시는 분들이 순수 학문적목적으로 발언을 하지 않기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요? 평소에도 워낙 어그로를 끄는 발언을 하던 분이니 순수한 의도로 말했다고 믿어주긴 힘들겠죠
구밀복검
20/03/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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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생학으로 더 우월한 인간의 유전자를 인위 선택을 통해 증식시키는 게 가능하다' vs '그건 비과학적인 주장이야'라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품종 개량이 되지 왜 안 돼 무식한 것들'이라고 하는 건 그냥 맥락을 무시하고 잘난 체 하는 것에 불과하지요. 적어도 이 논쟁에 진지하게 뛰어드는 사람 중 선택 교배를 통해서 특정 형질을 재생산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걍 도킨스가 숟가락 좀 얹어 보면서 뻐기려고 하는 소리지 논쟁의 생산성에 1도 기여 못하죠.
이 주제와 관련된 반박은 다음 링크에 괜찮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twitter.com/epi_stat/status/1229419872683036673
20/03/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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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유전자를 증식시킨다는게 우생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genotype 하고 phenotype 은 다른 건데, 우생학이나 품종 개량시에 염두에 두는 것은 phenotype 이고, 이런 phenotype 이 무슨 genotype 으로 인해서 발현되는지는 우리가 알 바가 아니죠. 늑대를 개로 개량하고 캐비지를 브로콜리로 개량했을때 그런 형질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뭔지를 계산하고 한 것이 아니듯이, 인간 중에서 까만 머리는 싹 다 죽이고 빨간 머리만 남겨서 선택 교배를 하면 당연히 빨간 머리로 가득찬 세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링크주신 반박은 작성자가 관련 지식이 너무 많다보니 주제를 넘어서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애초에 도킨스가 가능하다고 말한 적도 없는 부분이) 불가능하다고 (반박이 아닌) 반박을 하는 것 같습니다.
구밀복검
20/03/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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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며 가며 여러 이야기를 접하셨겠지만 전 더 넓은 맥락에서 이 논의가 다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근 몇 년 간 웹 우익들을 중심으로 인종주의와 결합한 저지능 도태론 같은 것들이 과학의 이름으로 득세해왔으며, 이 쟁점이 갑자기 발화하는 계기도 영국 정부 보좌관인 사비스키가 인종별로 지능차가 나므로 이민정책에 이를 반영해야 하며 여성 스포츠는 패럴림픽과 다를 게 없다는 등의 트윗을 과거에 쓴 것이 발굴되었기 때문이죠. 다 인종론과 위에서 말한 세속적인 우생학의 연장선상에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 잘 드러나 있지요.
https://www.thedailybeast.com/andrew-sabisky-wrote-that-black-americans-are-dumber-than-white-americans

이런 맥락 속에서 도킨스는 '와이낫'이라고 했고, 결과는 인터넷에 암약하고 있던 수많은 웹 우익들 - 대개 말씀대로 표현형과 유전형도 구별하지 못하는 - 이 '바바 도킨스도 인간 개량 된다고 했는데 왜 아무 것도 모르는 존문가들이 안 된다고 우겨댐?'이라며 날뛰게 되었죠. 실제로 도킨스가 별로 엄밀하게 맥락을 구별하지 않기도 했고요. 그런 이상 그냥 남들 다 아는 소리 가지고 대단한 진리를 설파하는 양 잘난 척만 한다고 할밖에 없습니다.
20/03/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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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부터는 말씀에 모두 동의합니다. 저 양반이 혼자 잘난척하다가 종종 보여주는 한계고, 그래서 종종 이용당하죠.
20/03/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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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가 안되네요. 오히려 더 좁은 맥락에서 생각할 일입니다. 아마도 알고 계실터이지만, 도킨스는 간단히 우생학적인 논란의 비판은 그것이 되냐 되지 않느냐에 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사회윤리, 정치 등등)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간단한 말을 한 겁니다. 그가 작성한 일단의 트윗을 보면 그건 명확하죠.
https://twitter.com/RichardDawkins/status/1228943686953664512

이게 당연히 누구나 아는 상식이고, 이를 언급하는 것이 논쟁의 생산성에 1도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박정희시대에 대한 평가에 대한 논란에서도 알고 있듯이, 대중적인 논의에 있어 윤리적인 부분과 실증적인 부분은 모호해지기 마련입니다. "박정희는 나쁜 인간이었으므로 그의 업적은 높게 평가받을수 없다" 하는 이야기들 말이죠. 비슷하게 우생학 관련 논쟁에 있어서도 "나찌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나쁜 녀석들이었으므로 우생학도 가능하지 않다" 라고 말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였을 겁니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도킨스가 저격한 것은 이런 류의 비과학적 주장이고, 도킨스 입장에서는 그냥 자기가 평생 해오던 것 처럼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주장을 하는 이들을 비판한 것인데, 이를 두고 넓은 맥락에서 도킨스를 비판할 당위성은 없다고 봅니다.
구밀복검
20/03/2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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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좁혀서 이야기하고 싶으면 본인이 자신의 논점을 국한하고 자신이 사용하는 용어들의 의미영역을 분명히하면 됩니다. 하지만 도킨스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 편한 이야기만 하다 끝났죠.

'It’s one thing to deplore eugenics on ideological, political, moral grounds. It’s quite another to conclude that it wouldn’t work in practice. Of course it would. It works for cows, horses, pigs, dogs & roses. Why on earth wouldn’t it work for humans? Facts ignore ideology. A eugenic policy would be bad. I’m combating the illogical step from “X would be bad” to “So X is impossible”. It would work in the same sense as it works for cows. Let’s fight it on moral grounds. Deny obvious scientific facts & we lose – or at best derail – the argument.'

이런 건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가 과학적 언술이랍시고 내놓기엔 너무나도 조잡합니다. 당시에 이미 온라인 상에서는 우생학을 '선택 교배를 통해 멍청한 인종들 도태시키고 신체와 정신에 있어 우월한 개체들만 남기는 것'으로 간주하는 이들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었어요. 그러면 본인이 지시하는 우생학이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바와 뭐가 다른지, 'as it works for cows'가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이 건의 발단이었던 [사비스키의 우생학적 정책관]이 타당하다는 건지 그르다는 건지 등등을 충분히 설명했어야 합니다. 그거 안 하겠다면 오피니언 리더인 양 설치면 안 되죠. 네임드라면 그만한 책임감은 가져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도킨스의 트윗이 온라인 알트라잇들 기세 올려주고 우생학 비판자들을 이념에 취해 사실도 분간 못하는 이들로 싸잡아 묶으면서 도킨스 본인의 허영을 전시하는 것 이외에는 어떤 기능도 하지 못했다는 게 실제 사실이니까요. '도킨스가 말했듯 가축도 되는데 인간은 왜 안 된다는 거야 무식쟁이들 어휴 이런 PC들 폭동 때문에 젊고 재능있는 보좌관이 일자리를 잃었네'이라고 설쳐대는 사람들이 샬러츠빌 같은 짓거리를 또 할 개연성만 늘려준 셈이죠. 그놈의 중학생이면 다 할 수 있는 사실과 당위 구별 좀 못하고 똥볼 차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봐야 그냥 무식한 것 외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 말입니다.

본인이 비판하는 대상이 곧 본인의 수준을 말해줍니다. 일차원적 주장을 비판해봐야 이차원 되는 거고 이차원적 주장 비판해봐야 끽해야 삼차원 되는 거죠. 도킨스는 본인이 '사실과 가치도 제대로 구별 못하고 날뛰는 어설픈 PC'라고 규정한 이들보다 한뼘 정도 낫다는 걸 증명했을 뿐입니다. 그게 도킨스 수준인 거고요.
20/03/2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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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가 말했듯, 넓고 단순한 의미에서의 우생학은 아마 될 수도 있습니다. 머리 좋은 이만 번성하고 머리 나쁜 이가 도태되면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전체적으로 머리 좋은 사람이 많아질 수도 있겠죠. 정말 단순한 진화론적 관점에서요. 하지만 당연하게도 우생학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우생학적 정책관이 그것 이전에 다른 부당함을 수없이 내포함에 있기 때문에 그 방향에서 접근해야 유의미한 논의를 할수 있다라는 주장 아니겠습니까? 우생학이 가능하니 아니니 해서 과학적 철학적으로 들어가면 결국 쉽사리 끝나지 않는 논의가 될 겁니다. 중요하지 않은 논점에 논의를 매몰시키지 말자 이런 이야기를 평이하게 한 것을 이것저것 갖다붙여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지요.

이에 더해, 갑자기 도킨스가 일차원적인 자들을 저격했으니 그것보다 조금 더 나은 자이다 라고 하기에는 원래 도킨스는 일차원적 주장을 하는 자들만 저격하는 사람입니다. '만들어진 신'에서도 그랬고, 그의 유신론에 대한 비판도 비슷한 얕은 레벨에 그치지 않았습니까. 원래 그랬던 사람이 계속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갑자기 원래 더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 마냥 부풀린 다음 그에 걸맞지 않다고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습니까?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고 깊고 심도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오피니언 리더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십니까.
구밀복검
20/03/2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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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킨스가 오피니언 리더라는 건 도킨스가 대중적으로 '과학자'로서 명망을 누리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이들에게 전거로서 인용되어 인터넷 논의를 쓰레기통으로 만들 수 있는 인지도가 있단 뜻입니다. '깊고 심도있는 사람들'에게 떠받들여진다는 식의 의미를 지시한 적이 없으며 제 댓글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입니다. 황교익처럼 많은 사람에게 전문적이란 이미지를 빌어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그게 오피니언 리더지 다른 게 아닙니다. 업계에서 어용 사짜인 게 빤히 보이는 전문가도 TV쇼나 가짜 뉴스 등을 통해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남용할 수 있습니다. 애시당초 한국 같은 나라는 도킨스가 입 안 놀렸으면 이 주제로 인터넷에서 이야기 오갈 일도 없었을 거예요. 영국 수상 보좌관의 해고는 한국에서 거의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소식이니까.

2. 처음에는 도킨스가 강조한 '사실과 가치의 구별, 특정 형질의 재생산' 같은 논점조차 많은 대중들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므로 충분히 유익하며 생산적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다음으로는 '원래 도킨스는 찌질이고 어차피 사람들은 도킨스가 허섭하다는 걸 다 알고 있는 이상 도킨스에게 전문가적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라는 식으로 식자층의 담론 쪽으로 초점을 전환하셨습니다. 만약 도킨스가 얄팍하단 공감대가 있어 도킨스에게 윤리적 자격을 요구하는 것이 무용한 곳이 논의의 중점이 된다면, 위에서 제가 이야기했듯 도킨스가 하는 소리들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 정도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으므로. 반대로 도킨스가 씨부리는 사실과 가치 드립 워크 드립 브리딩 사이언스 드립조차 지식과 계몽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논의의 중점이 된다면 도킨스의 저런 무책임함과 너절함이 공해라는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3. 명확히 인터넷의 방구석 우생학 전문가들이 반대편보다(심지어 과학에 대해 아무 이해가 없을지라도) 훨씬 유해합니다. 과학의 관점으로 보나 윤리의 관점으로 보나 마찬가지죠. 이미 그게 방구석 찌질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 이 논의의 출발점인 사비스키의 임용에서부터 끝난 것이고요. 실상 우생학의 정책 반영이 서구사회에서 절멸에 들어간 것도 고작 40년 정도밖에 안 되었죠. 그 전까지만 해도 여러 사회에서 장애인이나 흑인에 대한 선택적 거세가 행해졌으니까.

4. 실상 도킨스가 논한 논점이야말로 이 논의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논점이었고 도킨스가 발화하는 순간 논의는 엉뚱하게 도킨스 찬반으로 매몰되었습니다. 가령 PGR로 치면 이미 400플 500플이 넘는 댓글이 오가고 있는 스레드에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끼적인 건데 다른 유저들보다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로 그 이전까지의 논점은 어그러지고 특정 유저의 입장에 대한 찬반 놀음으로 쟁론이 전환된 격이죠.

5. 도킨스는 '우생학은 소에게서 작동하듯 인간에게서도 작동한다eugenics would work in the same sense as it works for cows'라고 했습니다. 근데 실상 소에게 작동하는 건 선택교배지 우생학이 아니죠. 우생학이 작동한다는 건 단순히 특정 형질을 가진 품종을 선택 교배를 통해 독점적으로 증식시킨다는 게 아니라 그게 실제로 '우월한 품종'의 산출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이런 우열의 맥락을 제거한 우생학은 우생학이라고 할 수 없어요. 근본적으로 '인위 선택과 도태를 통한 인간의 질적 개량이 가능하냐'는 맥락과 동반해서 나오는 게 우생학 논쟁이니까. 만약 도킨스가 우열의 맥락을 배제하고 싶었다면 그냥 선택 교배가 작동하지만 그게 우생학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간단히 구별만 했으면 되는 일입니다. 그게 더 과학적인 진술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비생산적인 추가 논의'에 본인의 진술이 매몰되는 일을 막아주었겠죠. eugenics would work in the same sense as it works for cows는 건 과학적으로 합의된 진술이 전혀 아닙니다.
20/03/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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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2 는 한꺼번에 답해드리겠습니다., 도킨스가 싸우는 이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그리고 아마 미래에도 구밀복검님이 말씀하신 "일차원적 주장을 하는 이들" 입니다. 저는 논점 전환한적 없습니다. 도킨스가 찌질이라고 한 적도 없고요. 도킨스의 어용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은 가장 무식한 대중을 단죄하고 그들과 싸우는 이들을 거드는 것이죠. 따라서 도킨스의 인풋이 의미가 없지도 않지만 경계선에 서서 엄밀한 것에 대해 논쟁하는 이들에게는 참고가 되지 않는 말이고 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3에 대해서는 전혀 제가 언급한 부분도 아니라 어떤 말도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4는 엄연히 도킨스의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일입니다. 예를 드신 것에서도 당 유저가 자신이 한 말이 곡해되서 파이어가 났다고 해도 그 자신의 탓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5. 말씀하신 부분이 정말 도킨스가 우려하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선택교배가 작동하면 그것이 우생학이 작동한다는 것으로 보는 캠프가 있겠고, 다른 면에서는 선택교배의 작동은 우생학의 충분조건이 아니다라는 캠프가 있겠죠. 이 둘이 싸우면 답이 안 납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철학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킨스의 단어선정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겠습니다. 도킨스는 근본적으로 전자 측 캠프에 속해있는 이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런 단어를 사용한 것일지도 모릅니다만은, 그런 도킨스도 도덕적인 이유를 들어 우생학을 비판하지 않습니까. 어떤 캠프에 속해 있던, 우생학을 사회적으로 몰아내는 데에는 도덕적인 논쟁이 적절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구밀복검
20/03/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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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논의의 중심에 있는 건 '가축에서 보듯 선택 교배가 작동한다 - 고로 우월한 개체의 선택적 증식이 가능하다 - 고로 지적/육체적으로 열등한 개체나 인종을 도태시키고 우등한 인간 품종을 선별 개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일련의 신념체계입니다. 즉 [이들이 전제하는 우생학]은 선택교배과 특정 형질의 증식에서 그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생학이 그런 국한적이고 제한적인 의미만을 가진 기술적인 용어로 통용되고 있었다면, 애시당초 이들이 우생학을 애호하게 될 일이 없었어요. 이들이 전제하는 우생학은 철저하게 가치지향적이고 정치적으로, '선택 교배를 통해 과학적으로 우월한 개체/인종만을 선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선택적 교배를 통해 인종과학을 구축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이들의 동기고 추동력이에요. 그럼 그 믿음이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지, 선택적 교배를 통해 인종과학을 실현하는 것이 가능한지 공격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따라서 우생학이라는 낱말의 용법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하는 건 눈가리고 아웅에 불과해요. 그들은 우생학이라는 낱말을 선택교배와 동치로 간주하면서 인종과학의 실현 가능성을 지시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에 대해 선택교배와 우생학은 다르며 인종과학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단순한 철학적인 세계관의 차이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논리적 비약과 과학적 사실에 대한 논쟁이지요.

그런 마당에 '선택적 교배를 통해 품종 개량하는 게 왜 안 돼 가축도 되는데 인간이 안 될 게 뭐야'라고 하는 도킨스도 도맷금으로 같이 묶여서 비판 당하는 것 역시 당연한 거고요. 한 마디로 도킨스는 이미 펼쳐져 있는 전장에서 넌씨눈으로 어그로를 끈 것뿐이고 그에 걸맞는 응징을 당하고 있는 겁니다. 자신이 댓글 다는 스레드의 맥락에 맞는 댓글을 달아야 한다는 건 그냥 상식이고 기본적인 사리분별이고, 도킨스만 따로 '선해' 해줄 이유가 없습니다. 도리어 남들보다 장작을 더 지필 위험이 있는 유명인사로서 스스로 더 엄격하게 의견을 제시해야 할 도킨스 본인의 도덕적 책무가 있지 남들이 도킨스를 관대하게 대해줘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작 도킨스는 남들의 의견을 선해하지도 않았고 본인의 의견을 선해해줄만한 분별력을 보여주지도 않았고 논점 구별을 하지도 않았고요. 실제로 도킨스가 트윗을 써서 얻은 소득은 미미하고 해악는 지금 한국에까지 쓸데없는 트래픽만 증식시키는 데까지 미쳤죠. 이 부분에 대해 도킨스가 까일 이유가 없다면 흔히 그러하듯 황교익이나 유시민 같은 유명인사들의 경거망동도 시정에서 조롱거리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20/03/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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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밀복검 님// 우월한 개체의 선택적 증식이 가능하다고 확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는것도 아닙니다. 결국 이것이 쉽사리 끝나지 않는 논쟁인 이유가 학계에서 현재 이 전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요. 현대에도 우생학적 실험과 연구, 그리고 사상적 논의가 "positive eugenic", 혹은 "liberal eugenic" 이란 명칭으로 방향만 바뀌었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더 머리 좋고 키 큰 시험관 (in vitro) 아기를 만들려고 현재 밤낮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존재한다는 거죠. 기실 이런 상황에서 생물학자가 "우생학? 당연히 가능은 하겠지"라고 하는 말이 우생학이 철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들에게 비판받을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아예 없는 곳에서 튀어나온 말이 아니라는 겁니다. 뭐 가능성이 아예 없었으면 연구비를 받고 서포트를 받겠습니까.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우생학에 대한 가능성 자체를 일절 부인한다는건 이데올로기에 치우쳐서 사실관계를 어느정도 무시한 상태의 주장이라는 거죠.
20/03/2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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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우생학이 가능하다는 도킨스의 주장은 사실이 무엇이라는 주장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어느 댓글에서 지적하신 분이 있는데, 우생학에서 '우'는 그 기준이 과학적으로 합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생학은 아래에서 말씀드린 대로 가축 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어떻게 개량해야 해당 인간들과 사회 전체에 바람직할까라는 질문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라면 영원히 논란될 수만 있을 따름인 질문입니다.

2. 도킨스는 우생학이 무엇인지 모르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야기하는 방식의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우생학은 가축을 품종 개량하는 것과 같은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가축을 품종 개량하는 것을 우생학적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생학은 인간을 어떻게 하자는 류에 속하는 이념적 주장입니다. 유전자 편집 등의 기술을 통해서 개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해당 개인들이 원하고 사회에 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우생학' 운운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우생학'이란 표현을 쓰면서 어떤 긍정적 주장을 하는 - 우생학을 해야 한다는 주장만이 아니라 우생학이 가능하다는 주장 또한 긍정적 주장입니다 - 순간 1에서 말씀드린 의미에서의 우생학의 불가능성, 그리고 우생학적 시도들이 수반했던 억압과 고통의 역사가 그 주장을 하는 이에게 들이닥치는 것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3. 말과 글에는 그 말과 글에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고 그 말과 글을 하고 쓰는 이 자신이 언제나 완전히 자각하는 것은 아닌 취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말과 글의 취지를 해석하는데 준거가 될 수 있는 때와 장소, 달리 말하면 맥락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도킨스가 1과 2의 의미에서 소박하고 무지한 주장을 한 맥락이 제 번역글에도 지적되어 있고 구밀복검님이 더 자세히 지적하신 상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전적으로 합리적입니다.
20/03/2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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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댓글로 갈음하겠습니다. 도킨스는 아난 님이 말씀하시는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보왕
20/03/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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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으로 더 우월한 인간의 유전자를 인위 선택을 통해 증식시키는 게 가능하다"부터가 말이 안 되는 게 사실 이게 정말로 가능했으면 촉은 멸망하지 않았을 것이고 나치 독일은 한때나마 풍족해졌어야 하며 이마트에서는 오늘 더 맛있거나 맛없다고 알려진 전설 속의 바나나를 팔고 있을 겁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20/03/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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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IQ를 높게 하는 유전자가 있다면, 그런 사람들끼리만 계속 결혼한다면 그 후손들은 IQ가 무척 높은 아이들이 태어나겠죠?
-안군-
20/03/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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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예를 들어서 퀴리 부부 가문만 봐도...
20/03/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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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 인데 유전 공학이 발전해서 키 지능 외모 성품을 다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면

자신의 2세의 유전자를 바꿔서 자신의 취향대로 생산했을 때 과연 진짜 유전적인 자손으로 볼 수 있을까요?
루트에리노
20/03/19 18:17
수정 아이콘
사실 인권문제를 빼도 우생학은 도태될 수 밖에 없죠. 품종개량을 하려면 어떤 주체가 어떤 목적을 가져야 하는데, 당연히 인류의 형질은 "뭐가 좋은지" 부터 정의가 안 되기 때문에...

만약 이게 정의가 된다고 쳐도, 인류는 그동안 뭔가 가지고 싶은 형질을 후천획득하는 기술을 상당히 발전시켜 왔고 훨씬 익숙합니다. 인류를 품종개량하려는 시도보다 이 형질을 후천획득하는 기술이 너무나도 당연히 훨씬 싸고 빠르기 때문에, 쓰레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당연히 수 세대에 걸쳐 교배를 시키면 인류의 형질이 변화할 거라는 건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는 얘기라 과학으로서의 가치도 없습니다.

인권 얘길 빼고 생각해도 이렇게 가치가 없는데 심지어 부도덕하기까지 합니다. 이러니 그냥 논란거리가 아닐 수 밖에요.
고타마 싯다르타
20/03/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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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IQ가 높은 아이들을 만들 수 있다면 그건 후천적으로 배우는 것보다 좋지 않을까요?
루트에리노
20/03/1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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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에 비해 너무 비쌉니다. 예를들어 IQ 120인 개체는 상위 9% 정도 됩니다. 이 개체들끼리 교배를 시켰을때 나온 2세에서 기대되는 IQ는 50% 정도로 120 이상입니다. 그럼 여기서 이미 95.5%의 개체가 목적에서 벗어나네요. 그리고 걸린 세월은 40년 정도 되겠군요. 추가적으로 아이의 양육, 가족의 의식주 등으로 드는 비용도 큽니다.

이렇게 돈 많이 드는 IQ 120인 개체 하나가 겨우 그정도 지능으로 특별히 인류에게 크나큰 공헌을 한다고 보기는 힘들고, 그냥 나머지 95.5%의 개체를 적절한 고등교육을 시키는 쪽이 이득이죠. 이걸 5세대쯤 걸쳐 봤자, IQ 120이 넘는 것으로 기대되는 몇 개의 개체를 만들 수 있을 뿐입니다.

물론 이건 이 와중에 일어나는 개체의 폐기나, 강제 교배라든가, 감금이라든가, 이런 식의 인권 박탈에 드는 비용은 모두 제하고 생각한 겁니다. 지능이라는 비교적 일관되게 "좋은" 것만 생각해도 이렇게나 비경제적인데 좋은지 안좋은지도 모르는 다른 것까지 생각하면 뭐 말할 필요가 없죠.

추가적으로, 지능이 높은 유전자만 남겼을때 해당 유전자의 연관군이 어떤 질병에 치명적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약 지능과 치사율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 질병이 인류를 덮치면 멸망 시나리오로 가게 되는거죠.
11년째도피중
20/03/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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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가 높은 것이 좋다"라는 명제는 그 개체의 수가 희귀하며, 동시에 소득수준에 큰 관계없이 어느 정도 무작위로 가능하다...라는 전제가 있기에 가능합니다.
만일 극단적으로 소득계층, 직위에 따라 IQ가 그대로 반영된다면 그건 사회적으로 좋은 것이 아닙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는 충분합니다.
RapidSilver
20/03/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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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토픽이지만 요즘엔 인간을 딱히 다른 생물에 비교하여 당연히 우위에 있고 당연히 더 존엄하다고 생각하는것도 지극히 인간관점이 이야기라는 생각이 자주듭니다.
루트에리노
20/03/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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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간 관점을 벗어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예를들어 타우렌 같은 종족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명시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종족이 인류 밖에 없는 한에야 그게 당연한듯 합니다. 오히려 저는 다른 종의 존엄성을 인간처럼 따지는 게 지극히 인간관점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만난고기
20/03/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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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연구 중인 유전학 중 유전적 강화라는 측면에서 우생학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기에 우생학은 과거 그 정치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서 다시 나타날 공산이 크죠.
예컨데 특정 유전자를 강화해 암기력이 높아진다거나 체력이 좋아진다거나 등등 유전적 강화가 가능해졌을 때 그렇지 못한 그룹과 형평성문제라든가하는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럴 때 우생학이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겠죠.
따라서 이 부분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고 아무리 학문적으로 이야기한다한들 그 목적과 용어선택에 좀더 신중을 가해야되지 않을가 싶네요.
20/03/1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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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저금리 시대라 하지만 10% 넘었습니다.
평범을지향
20/03/20 00:10
수정 아이콘
우생학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서 의견이 분분할 것 같은데,
우성과 열성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영역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주위환경의 영향을 받아 우성과 열성으로 유전자적 형질을 구분할 수 있고,
그렇다면 상대적인 관점에서 열성 유전자를 도태시키는 방향의 연구를 장기간 지속하면 인간도 인위적인 조작이 가능하다는 관점 정도로 이해하면 딱히 별 문제는 없어보이네요.
만약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우성적 형질과 열성적 형질이 구분되어 있다는 식이라면 동의가 안 되겠지만 이런 관점이라면 학자로서 충분히 의견을 낼 만한 발언이라고 보입니다.
20/03/2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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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우성과 열성은 생물학적 개념인 반면 인간은 생물학의 대상으로 환원될 수 없는 문화적/사회적 존재이고 따라서 우생학의 '우'는 생물학적으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달리 진실되게 정의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우생학은 과학이 아니라 이념적 추구, 그것도 허위적인 이념적 추구입니다. 그것이 우생학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라면 용납될 수 없는 이유, 극우 꼴통들이 아니면 '우생학' 운운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아주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그 추구가 정의롭게, 민주적으로 행해질 수 없다는 것, 불완전한 인간들의 불완전한 사회에서 그 추구가 좋은 귀결을 낳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우생학에 대한 지배적인, 그리고 타당한 평가가 이럴진데 이런 상황에서 '우생학이 가능한지 여부는 사실판단의 문제이다, 나는 우생학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생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라는 얘기가 충분히 낼 수 있는 의견일 수는 없습니다. 혹시 조금 위의 1,2,3으로 나뉘어져 있는 댓글을 안 읽으셨다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댓글과 논지가 같지만 조금 더 자세한 글입니다.
평범을지향
20/03/20 02:37
수정 아이콘
인간이 왜 생물학적 개념으로 환원될 수 없는 존재인지? 결국 모든 문화와 사회적 관념은 생물학적 관념에 기초하여 있습니다.
결국 생물학적 매커니즘 위에 기초하여 문화와 사회적 관념이 형성될 수 밖에 없고 두 개가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분리하고 생각할 수 도 없습니다. 님 말에 따라 위의 댓글을 좀 읽어봤습니다.

1. 우생학이 가능하다는 도킨스의 주장은 사실이 무엇이라는 주장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어느 댓글에서 지적하신 분이 있는데, 우생학에서 '우'는 그 기준이 과학적으로 합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생학은 아래에서 말씀드린 대로 가축 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어떻게 개량해야 해당 인간들과 사회 전체에 바람직할까라는 질문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라면 영원히 논란될 수만 있을 따름인 질문입니다.

우생학에서의 우는 그 기준이 과학적으로 합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우성과 열성은 과학적으로 상당부분 합의가 되는 부분입니다. 눈에 띄는 성질은 우성이고 숨어 있는 성질은 열성이라고 정의합니다. 인간을 어떻게 개량해야 사회 전체에 바람직할까라는 질문은 저는 전혀 한 적이 없고 본문에서 도킨스가 말했다는 것도 전혀 찾지 못하겠는데 왜 화제를 꺼내시는지?


2. 도킨스는 우생학이 무엇인지 모르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야기하는 방식의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우생학은 가축을 품종 개량하는 것과 같은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가축을 품종 개량하는 것을 우생학적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생학은 인간을 어떻게 하자는 류에 속하는 이념적 주장입니다. 유전자 편집 등의 기술을 통해서 개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해당 개인들이 원하고 사회에 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우생학' 운운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우생학'이란 표현을 쓰면서 어떤 긍정적 주장을 하는 - 우생학을 해야 한다는 주장만이 아니라 우생학이 가능하다는 주장 또한 긍정적 주장입니다 - 순간 1에서 말씀드린 의미에서의 우생학의 불가능성, 그리고 우생학적 시도들이 수반했던 억압과 고통의 역사가 그 주장을 하는 이에게 들이닥치는 것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아까 제가 말했다시피 우생학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우성과 열성이라는 단어가 정 거슬리면 눈에 뜨이는 유전학적 성질하고 눈에 안 뜨이는 성질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흑발이 금발보다 우성입니다. 둘의 유전학적 성질을 교배하면 흑발이 눈에 뜨이는 성질이라 보이게 되죠. 그렇다고 아무도 금발이 흑발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도 생각하지 않고, (과학적인 의미에서 열성이기는 하지만...)
님은 자꾸 우생학이라는 표현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 것 같은데, 우생학이란 단어의 표현이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그러한 표현들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도 뭐 일정부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단어를 건드리면 그에 따른 반작용도 걱정해야되는 게 상식이긴 하죠. 그러나 이것을 단어나 언어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우성인자를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계속 확대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여전히 유효한 가능성입니다. 거기에 대한 많은 증거도 뒷받침되고있고.
민감한 단어를 골랐으면 반작용을 걱정해야지라는 논지라면 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만..



3. 말과 글에는 그 말과 글에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고 그 말과 글을 하고 쓰는 이 자신이 언제나 완전히 자각하는 것은 아닌 취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말과 글의 취지를 해석하는데 준거가 될 수 있는 때와 장소, 달리 말하면 맥락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도킨스가 1과 2의 의미에서 소박하고 무지한 주장을 한 맥락이 제 번역글에도 지적되어 있고 구밀복검님이 더 자세히 지적하신 상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전적으로 합리적입니다.

이건 뭔 말인지...
20/03/20 13: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여전히 우생학이라는 것이 뭐하자라는 것인지 모른채로 얘기하고 있군요.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우생학의 의미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도킨스는 우생학을 인간의 이런저런 욕망들의 대상인 동물의 품종개량과 같은 수준의 실천으로 얘기하는데, 동물의 품종개량에서 량의 기준은 그 욕망들의 내용을 기준으로 해 정해집니다. 물론 그 기준은 생물학적 의미의 우성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닙니다만 우생학과 관련하여 더 결정적인 것은 소위 그 '개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능력이 해당 동물들에게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생학의 가장 기본적 의미는 과학기술적 수단을 사용해 인간을, 몇몇 개인들이 아니라, 개량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개량은 그 결과 하나의 전체로서의 사회가 개선된다는 의미에서만 개량인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생학은 사회성원들 전부를 후보대상으로 하는 아주 급진적이고 체계적인 실천으로만 시도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동물의 품종을 개량하는 경우와 달리 우생학에서 개량의 주체와 객체는 같은 인간이기에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야 결과적으로 하나의 전체로서의 사회가 개선되는가 = 성원들이 더 자유롭고 더 평등한 삶,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해당 사회가 성원들 모두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체계적이고 급진적인 변혁 시도는 반드시 국민 다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민주주의 사회라면 말입니다. 사실 더 엄밀히 말하면, 우생학은 국민 다수가 동의하면 시도될 수도 있는 것조차도 못됩니다. 우생학의 개념 자체가 자유민주주의적 양식 good sense, 특히 평등주의 이념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모든 사회성원들을 위하는 것이라 자처해도 우생학이 시도되는 과정에서 차별과 억압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즉 '우'생의 기준이 과학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고 우생학적 시도가 자유민주주의적 양식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우생학은 불가능합니다. 우생학은 생물학의 한 부문인것도 생물학적 지식을 생물이기도 한 인간한테 '객관적'으로 적용하려는 시도인 것도 아니라는 말, 그리고 그런 한에서 '우생학이 성공할 수 있다는 내 발언은 우생학을 실천해야 한다는 당위주장이 아니라 우생학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사실" 판단일 뿐이다'라는 도킨스의 얘기는 과학자, 그것도 생물학자이기까지한 저명한 공적 지식인이 한 얘기로서는 너무나 소박하고 무지한 얘기라는 것입니다. 어떤 인자를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계속 확대하는 것이 과학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는 그 자체로는 - 즉 정말로 우생학이 가능하다고 믿는게 아니라면 - 우생학을 거론하며 할 필요가 있는 얘기가 전혀 아니고 도킨스 정도의 식자면 그 정도는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평범을지향
20/03/20 16:14
수정 아이콘
자꾸 같은 말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것 같은데, 앞글에도 말했다시피 적절치 못한 단어선택이었다고 지적하면 제가 더 이상 할 말은 없어요. 인정한다니까요? 그래서 첫 댓글에서 분명히 밝혔다시피 우생학을 이런 관점에서 정의한다면 충분히 할 만한 발언이라고 적었고요. 이후 대댓글에선 단어가 적절하지 못한다는 논지라면 저도 딱히 할 말은 없다고 이야기했고.

우생학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인류의 유전적 소질을 향상 또는 감퇴시키는 사회적 요인을 연구하여 유전적 소질의 악화를 막고 개선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응용 유전학의 한 분야. 라고 나와있네요.

물론 님이 계속해서 열불나게 지적하시는 것처럼 인간의 어떤 형질을 개량해야되고 어떤 형질을 악화시켜야 할 지의 기준점을 잡기가 모호하고 과연 그 결과가 사회 전체적으로 어떤 파급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고 그게 과연 자유민주주의 사회 이념과 동반될 수 있냐는 문제점은 저도 동의하고 아마 도킨스도 동의할테고 대부분의 현대인들도 다 동의한다니까요? 왜 자꾸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꺼내는지 잘 이해는 안 가는데.. 아마 그만큼 우생학이라는 단어의 역사적 탄생배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 같다고 알아서 짐작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임의로 상대적으로 어떤 유전형질을 강화하고 어떤 유전형질을 약화시키자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하면 그것이 과학적 사실로서 기능할 것이다라는 게 제 입장이고, 아마 높은 확률로 도킨스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서 말햇을 거라 생각합니다.

유전인자가 인위적인 조작이 가능하다라는 논지에 우생학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맞는 말이에요. 도킨스가 트위터에 우생학이라는 단어를 언급안했으면 이렇게 화제도 되지 않고 스무스하게 넘어갔겠죠.

그러나 누군든지 개념을 혼용해서 쓰곤 합니다. 개념이라는 게 사회적 맥락이 있고 학문적 맥락이 있고 이것저것 갖다쓰다보면 적절치 못한 단어가 뱉어지기도 하죠. 저는 모든 언어에 의미를 엄격하게 들이밀어서 달려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무슨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상처가 보이기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언어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지니는 의도나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겠습니까.

도킨스 트윗을 보면 이 사람이 진짜로 우생학을 옹호하거나 그런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지식인으로서 좀 더 부연설명이 필요했다는 것은 저도 동의하는 점이고 그에 따른 역풍은 감수해야 된다는 입장에서 할 말은 없어요. 님이 계속해서 반복해서 말하는 것처럼 그 부분에 있어서 마음에 안 드시면 계속 비판하시면 됩니다.

저를 자꾸 설득시키려 할 필요없어요::
20/03/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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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이 뭔말인지도 이해가 안 되신다면 도킨스의 트윗 발언의 맥락적 의미와 효과를 거론한 구밀복검님의 댓글들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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