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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16 11:13:02
Name 개념은?
Subject [일반] 동아시안컵을 통해 본 벤투 감독이 황인범을 중용하는 이유? (수정됨)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라 한참 피크타임인 저녁 7시쯤에 2시간정도 집중해서 축구를 볼 여력이 4~5년동안은 거의 없었는데, 저저번주 토요일에 축구를 하다가 아킬레스가 파열이 되버려서(ㅠㅠ) 수술을 했고, 병동에 입원을 한 여유(?)가 생기는 바람에 오랜만에 국가대표 축구를 집중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간 한국축구는 거의 짧게 짧게 지나다니면서 보거나, 하이라이트만 보거나, 기사만 접했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많이 들었던 키워드 중 하나가 또 황인범이냐? 또 나상호냐 라는 말이었습니다. 특히 황인범 선수는 예전 장현수 선수만큼은 아니지만 댓글 인심이 매우 흉흉하더군요.
데뷔시즌 K리그에서 창의적인 패스도 많이 넣던 좋은 선수였던걸로 기억하는데 2부리그로 강등되고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예전과 같은 번뜩임이 많이 줄었다고 아쉬워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래서 어떤가 하고 쫌 유심히 봤습니다.

그런데 사실 처음부터 황인범 선수를 주로 본게 아니었습니다. 이영재 선수가 공잡을때 몇번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줘서 이 선수 위주로 경기를 보다 보니까 아이러니하게도 황인범 선수쪽으로 시선이 쏠리더군요. 왜 그런가하니 이영재 선수의 볼터치 횟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이영재 선수는 왼쪽 공격형 미드 자리에 배치돼있었는데, 대부분의 공격 진행방향은 황인범, 김태환 선수로 이어지는 오른쪽 루트가 정말 많이 이용됐습니다. 처음에는 왜 그런가 싶긴했습니다. 그런데 보다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황인범 선수 진짜 많이 뛰는구나...

저는 전술을 잘 모릅니다. 그냥 유트브에서 전술 분석하시는 분들이 분석하는거 보고 '아 ~ 이런 움직임들도 약속된거구나' 하고 그냥 이해하는 정도지 제가 혼자 분석하고 그럴수준은 절대 못됩니다. 어제도 포메이션 상 해설하시는 분이 역삼각형 형태로 황인범, 이영재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 주세종선수가 뒤에서 받쳐주는 홀딩형태로 진행된다는 말을 듣고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황인범선수와 이영재 선수의 움직임을 비교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이영재선수를 보면서 어떤걸 느꼈냐면 동네에서 축구는 엄청 잘하는 친구가 있는데 공을 잡을때 돌파나 패스같은건 번뜩이는데 공이 없을때는 굳이 열심히 뛰지 않고 어슬렁 어슬렁 거리는 느낌? 이런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날카로운 슛팅도 보여줬고, 결정적인 찬스를 한번 만들기도 했고(홈런은 아쉬웠지만), 옆으로 뿌려주는 패스도 나쁘지 않았지만 굳이 공을 받으러 내려가지 않더라고요. 물론 높이 위치해있는 선수가 자리 자리 계속 이탈하고 내려가서 공을 받는것도 좋은 행위가 아니라는건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너무 높이 올라가면 공격 활로가 더 안뚫리니까요.(예를들면 손흥민선수가 대표팀만 오면 너무 공격 전개시 너무 높이 올라와서 골대 근처에서의 무게감이 확 떨어지죠.)  하지만 미드필더는 공격이 잘 안될때 자기가 공을 운반하는 역할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점에 있어서는 공을 받는 움직임이 너무 부족해 보이더라고요.

반면에 황인범선수는 정말 꾸준히 움직이더군요. 주세종선수나 김민재선수가 올라와서 공을 앞으로 뿌릴때 받아줄 선수가 없다고 판단했을땐 본인이 내려가서 공을 받아주더군요. 그리고 다시 공간에 들어가는 움직임... 사실 공격루트가 오른쪽으로 많이 집중됐던것이 양쪽 풀백인 김태환선수와 김진수선수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황인범선수의 움직임때문이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받아주고 들어가고, 찔러주고, 뺏기면 다시 수비위치로 들어와서 적극적인 수비도 하고....

이래서 벤투 감독이 황인범선수를 중용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미스도 많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볼터치가 저리 많으니 미스도 절대적으로 더 많을 수 밖에 없는거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이영재선수는 미스가 없느냐? 이영재선수도 많더라는거죠.
벤투감독이 어제 언급했지만 본인은 수비만 하다가 3~4명으로 역습하는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고 할 생각도 없다고 인터뷰했었죠. 항상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기반으로 운용하는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런축구는 미드에서 숫자싸움이 되게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1. 키핑령이 뛰어나거나, 2. 정말 많이 뛰거나...
인데 현 대표팀 자원에서 기성용 선수 이후로 키핑력이 뛰어난 선수는 없다고 보면... 2번에 부합하는 선수가 황인범 선수라는거죠.

역시 네이버에서 또 상호라고 언급되는 나상호 선수 역시 마찬가지고요. 정말 많이 뛰더라고요.


그냥 짧은 소감 쓸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정리도 안되는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요약하자면

1. 황인범선수는 미드진에서 공을 받는 움직임이 정말 많고 좋다. 그래서 볼 터치가 많다
2. 볼 잡았을때 실수가 많은건 아쉽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볼을 그만큼 많이 터치하기 때문에 실수도 비례해서 많을 수 밖에 없다.
3. 어차피 현 대표팀 미드자원중에 엄청나게 창의적이거나, 엄청나게 키핑력이 좋은 선수가 없다면, 미드 숫자를 중시하는 벤투 감독으로써는 황인범을 중용할 수 밖에 없다.


이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이제 일본전 하나 남았죠? 화이팅 입니다~!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죠.


* 아킬레스 조심하세요. 수술 하고 잘 회복되도 예전의 100% 만큼은 회복 안된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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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야키사쿠라
19/12/16 11:20
수정 아이콘
올라간다는 내려간다를 잘못 쓰신거죠? 순간 읽으면서 맥락이 헷갈리네요 ㅠㅜ
개념은?
19/12/16 11:2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ㅜㅜ수정했어요~~
아슨벵거날
19/12/16 11:49
수정 아이콘
점유율 축구가 무너지고 있는 트렌드인데
끝까지 고집하는 벤투 감독 걱정되네요.

최소 나폴리시절 사리감독 정도 역량은 되어야 점유축구 가능하죠..

참고로 점유율 중요시하는 펩감독 바르샤 이후 챔스 결승진출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뮌헨, 맨시티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쓰고도요..

한국에 가장 잘 맞는 전술은 아마 신태용 감독이 보여줬던 전술이 아닐까 싶네요.
개념은?
19/12/16 12:13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신태용 감독님이 젤좋았다고 생각하긴합니다. 손흥민 선수를 가장 잘 쓴 감독이기도했고, 월드컵때 스웨덴전은 아쉽지만 멕시코전 독일전은 정말 잘했거든요.
근데 이제와서 이런 여론생기는것도 사실 웃긴일이기도하죠. 하늘에 맹세코 전 한번도 신태용 감독님 욕한적없고 계속 지지했었는데..그땐 욕이란 욕은 다 먹었죠.

그래서 그냥 벤투감독님 역시 월드컵까지 믿어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Capernaum
19/12/16 12:08
수정 아이콘
신태용 감독 다시 왔으면...

벤투 경질되는게 더 나은 길인 것 같아요
개념은?
19/12/16 12:14
수정 아이콘
위에도 썼지만 그때 여론은 절대 신태용 유임이 불가능했죠.

그냥 벤투감독 끝까지 믿어볼랍니다.
오리지날5.0
19/12/16 12:12
수정 아이콘
신태용이 쓰려고했던 손흥민 황희찬 권창훈 이재성 보고싶네요
개념은?
19/12/16 12:16
수정 아이콘
권창훈선수가 특히 아쉽죠. 손흥민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권창훈의 움직임이 필수였는데..저와 같이 아킬레스파열이ㅜㅜ
그때만해도 황희찬은 소프트웨어가 덜 장착되기도 했고요.
정말 지독히도 운이없는 월드컵 이었의요
the hive
19/12/16 12:24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가 운이 없기도 했는데 역사에 길이남을 승리를 가져온 것 만으로도 무작정 실패한건 아니라 흐흐
아스날
19/12/16 12:25
수정 아이콘
외국인감독뽕에서 얼른 벗어나야..
외국인감독도 괜찮은 감독 선임하는게 아니라 중앙에서 밀려난 능력없는 감독 선임하니까 문제가 생기죠..
개념은?
19/12/16 12:53
수정 아이콘
아이러니한건 선수들 만족도는 가장 높은게 벤투감독이긴 합니다.
보르지긴
19/12/16 12:30
수정 아이콘
이번 대회 황인범이 중용 받는거는 1군이 아닌 동아시안컵이라는게 가장 큽니다.
11월 레바논 - 브라질전을 봤을때는 정우영 - 주세종이 주전이고 황인범은 벤치가 유력해 보입니다.
개념은?
19/12/16 12:53
수정 아이콘
주세종선수가 최근들어 다시 기용되긴하는데 사실 황인범 선수가 더 중용된건 사실입니다. 주세종선수도 좋은 선수이긴한대 컨디션이 일정하지 않았던적이 종종 있었거든요.
그리고 사실 황인범은 주세종 정우영보다는 남태희 선수와 경쟁할 것 같습니다. 부상전에는 남태희선수가 그 위치에서 계속 중용 받았거든요
피해망상
19/12/16 12:40
수정 아이콘
황인범과 비슷한 이유로 이정협도 저는 썩 선호하지는 않지만, 감독들이 어느정도는 기용하는 이유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이영재는 솔직히 반반인데, 강원 같은 정말 팀적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팀의 선수들이 국대 오면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지속적으로 뽑힐지는 모르겠습니다.
개념은?
19/12/16 12:54
수정 아이콘
저도 다음에 뽑힐까는 물음표더라구요
타마노코시
19/12/16 12:45
수정 아이콘
이번 히든풋볼에 나온 호외 내용에 박종윤 캐스터와 김환 기자님이 황인범과 나상호를 이야기한 내용이 어느 정도 공감이 가게 되는데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개념은?
19/12/16 12:54
수정 아이콘
오 전문가분들이랑 비슷한 의견이라니까 기분좋네요^
Le_Monde
19/12/16 13:26
수정 아이콘
[한국축구를 더 잘 보는 방법: 본인 생각은 일단 지우고 감독이 왜 저 전술, 저 선수를 쓸까 최대한 고민한다.]
국대를 평가하는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처럼 자국 리그와 국가대표 선수 풀 간의 간극이 있는 경우에는 그 모든걸 챙겨 봐야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국대 팬들은 선수 몇 없는 자국 리그도 제대로 안보면서 결과만 가지고 비난을 합니다.
이런 글과 이런 글을 통해 축구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껀후이
19/12/16 13:32
수정 아이콘
저도 황인범 나상호는 말씀하신 이유처럼 부지런함이 가장 큰 무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황인범은 킬패스를 많이 시도하는 타입이라, 좋은 패스가 한 번 터질 확률도 높고 킥도 준수하고요
다만 아직 덜 여문 느낌이 강하죠 말씀하신대로 실수도 많은 것 같고...
그런데 전 국대 보면서 늘 그런 생각합니다
저 포지션에 저기 뽑힌데는 이유가 있다 대체자원은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을 것이다 라고요
보통 그게 맞더라고요...크크 한국이 브라질, 프랑스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거죠 뭐
그런 면에서 열심히 부지런히 뛰는 그 근성이라도 보여주길 바라나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전 황인범 선수 좋게 봅니다

그때 신태용 유임을 강력히 원했고 비슷한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벤투호로 2022 월드컵 치루기를 강력히 원합니다
언제까지 중간에 바꾸고 바꾸고 할건지...
프랑켄~~
19/12/16 14:05
수정 아이콘
벤투감독은 스타일이 확고한 감독이다보니 대체자원으로 생각하는 선수풀 자체가 거의 없을 겁니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라도 각 선수마다 특징이 있고, 장단점이 있는데 벤투감독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을 정해놓다보니 황인범보다 더 잘한다는 선수들이더라도 스타일이 다르면 아예 후보자체에도 들어가지 못하죠..(그 선수들을 황인범처럼 축구하라고 하면 당연히 황인범보다는 못해보일테니까)
저는 국대 감독이라면, 자기만의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보다는 있는 자원을 최대로 뽑아내고 활용하는 감독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서 벤투 감독은 국대 감독스타일은 아니라고 보지만..(히딩크 감독도 98년 네덜란드와 2002년 우리나라.. 같은 감독이지만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처럼)
뭐 결과가 판단해주겠죠.. 뚝심있는 감독이 될지, 똥고집 감독이 될지..
19/12/16 14:11
수정 아이콘
어제 중국전은 벤투 감독이 왜 황인범, 나상호를 중용하는지 보여준 경기라고 봅니다. 이 두 선수 만큼 뛰어주는 선수가 없더군요.
19/12/17 03:26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애초에 공미중에 욕 안먹는 선수가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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