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2/16 09:52:31
Name BPeep
Subject [일반] 우리 사랑스런 테디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정됨)
안녕하세요. 거의 항상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네요.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이 슬픔이 너무나도 커서 이렇게 적적하게 글을 하나 남겨봅니다.

14년 남짓 함께해온 우리 테디가 어제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준비는 항상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인지 너무나도 미안하고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로 너무나도 슬프네요. 나이도 많이 들고 나이를 많이 먹고 나서는 주기적인 발작 증세가 생겼고, 결국 토요일(14일)에 발작이 시작되더니 그 발작이 멈추지 않아 결국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발작이 달에 1번씩은 거의 있었던 일이었고 병원에 가면 그나마 괜찮아져서 오는 모습에 익숙해져서인지 이번에도 당연히 돌아오리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테디는 돌아올 수가 없게 되었네요.

29에 가방끈이 길어 취업 준비를 하면서 본가에 들어가 1년 정도를 집에서 공부만 하며 보냈었는데 그게 나름의 선물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홉수라는건 없구나! 취직도 잘했고 해서 잘 지나가다 보다 했는데 이렇게 연말에 일이 생기니 나 때문인지 유치한 자책을 하기도 합니다. 사고뭉치였던 테디는 많이 혼나기도 하고 형인 테오를 괴롭히기도 해서 혼나기도 하고 했지만. 집에 가족들이 오면 누구보다 먼저 나와서 반기고 안기고 어디를 가나 따라다녔던 그런 가족이었습니다.

단독 주택 1층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출근하는 어머니를 따라가려고 방충망을 뜯고 가출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던 터라 안좋은 일을 당했을까, 어쩌면 영영 찾지 못하겠구나, 이렇게 떠났구나 하며 정말 많이 슬퍼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늘이 도와서 인지 일전에 등록해둔 강아지 주민등록 덕분에 어느 착하신 분이 제보를 해주셨는지 보호소로 잘 이송되어 찾아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이 더 많이 가고 나이를 먹어도 항상 아기 같고 그저 가족 밖에 모르던 그런 강아지였습니다. 우리에겐 반려견 이상의, 가족이었습니다.

어제 화장을 해주기 위해서 장례를 진행하였고 그 마지막 모습. 누워있는 그 모습이 자꾸만 생각이 나서 오늘은 하루종일 눈물이 가득 찬 느낌입니다. 같이 찍은 사진을 꺼내 보기도 너무 힘이 드네요. 그나마 집에 가족들이 있을 때 대처라도 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고 다른 어떤 큰 병에 걸려 고통받다 가지 않아서, 치매에 걸려서 가족들을 못 알아보는 아픔을 가족들에게 주지 않아서 고맙다고 위안 삼고 있습니다.

참.. 반려동물과 이별을 하는 감정은 키우신 분들이 아니면 절대 이해하지 못할 감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9살에 고작 그런 일로 슬픔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하실까 봐 회사에서 밝은 모습을 하는 제 모습에 너무나도 힘이 드네요. 저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펫로스 증후군이 올까 봐 겁이 나기도 합니다. 글에 참 두서가 없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테디가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같이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가족이어서 고마웠어.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새 친구도 많이 사귀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꼭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12/16 09:56
수정 아이콘
그슬픔 잘알죠 나중에 천국에 먼저 가서 기다린다고 믿습니다

저도 보낸지 8년 가까이 되는데 아직도 꿈에 나와 재롱을 떠네

요ㅠ
19/12/16 10:01
수정 아이콘
저도 작년에 같은 아픔을 겪었는데, 가족들끼리 서로 마음 아플까봐 서로들 꼭꼭 숨어서 슬퍼했던 기억이 있네요.

떠난 멍멍이도 Bpeep님과 함께 지내온 것에 고마워하고 있을 거에요.

고마웠다 우리 삐삐야!
마파두부
19/12/16 10:11
수정 아이콘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있던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오, 자네가 바로 밥이로군!
렉스가 지난 50년간 자네 얘기를 어찌나 하던지 말일세."

저도 우리 복돌이 보고싶네요...
19/12/16 10:21
수정 아이콘
저도 15년 키운 아이가 재작년에 갔는데 아직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하더라구요...

시간이 결국 약이긴 한데, 가고 나서 견디는게 너무 힘들어서 애완동물은 다시는 못키울것 같습니다.
19/12/16 10:23
수정 아이콘
그 슬픔을 온전히 알진 못하지만 그 또한 가족을 떠나보내는 아픔이겠죠.
그래도 좋은 가족 만나서 사랑받다 떠나서 테디도 행복했을겁니다.
사악군
19/12/16 10:26
수정 아이콘
테디는 그곳에서 건강하게 신나게 뛰놀며 지낼겁니다..
19/12/16 10:31
수정 아이콘
아 이별을 준비중인데 참 어렵습니다
내년이면 이제 20살인데...
이렇게 오래 키우면 기억에서 없는 순간이 거의없는 수준이라...
글쓴이 분도 정말 힘드시겠네요..
김첼시
19/12/16 10:41
수정 아이콘
몇년전 15년키웠던 아이를 보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생각만해도 눈물나고 사진도 보기힘드시겠지만 차차 시간이 지나면 사진보고 좋았던 기억들 추억하면서 웃을수 있을거예요. 물론 몇년이 지난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이 나고 너무 보고싶어질때가 있긴하지만 좋은데서 잘지낼거라 생각해요.
19/12/16 10:56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10월 4일에 13년 키우던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안락사로 보냈는데, 참 안락사라는 것을 평소에는 비인간적이고, 나는 절대 안락사 시키지 말아야지 했는데 음식이면 자다가도 벌떡 깨던 개가 못 먹고, 입에서 자꾸 피가 나고, 새벽에 자고 일어나보니 강아지 몸이 피범벅이 되어 있고, 힘들어하는 걸 보니 참 힘들더라고요.

처음에 안락사하려고 병원 갔다가, 도저히 못 시키겠다 싶어서 일주일 더 지켜봤는데 겨우 겨우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강아지한테 고통만 주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안락사로 보냈네요. 먼저 하늘나라로 간 저희 강아지랑 하늘에서 같이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이르게, 너무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하늘로 가 앞으로 강아지는 못 키울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나중에 가면 모르지만, 정말 반려 동물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키워본 사람들은 잘 알죠.
19/12/16 11:02
수정 아이콘
반려견 너무 키우고 싶은데, 떠나보낼때의 슬픔이 도저히 감당이 안될거 같아서 못키우겠어요....
돌돌이지요
19/12/16 11:25
수정 아이콘
이건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죠, 반려견은 가족입니다. 저도 오래 전에 키우던 아이를 보냈는데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가족 전체가 그 상처로 이후 반려견을 키울 엄두를 못내다 안락사를 기다리는 유기견이 있다고 해서 몇달 전에 입양했습니다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도 벌써부터 걱정이고 슬퍼질 때가 있습니다,

아마 한동안은 많이 힘드실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단순한 소일거리라도 찾아서 그것에 매진하는게 도움이 되더군요
모쪼록 기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테디라는 아이는 어딘가에서 뛰놀며 나중에 올 가족들을 기다라고 있을 겁니다
CapitalismHO
19/12/16 11:40
수정 아이콘
저희집도 비슷한 나이의 개가 있는데 롤로코스터처럼 아프다 안아프다 합니다. 아플때는 이게 정말 죽음의 예행연습같아서 견디기 힘드네요. 피할수 없는 이별이라는 점에서 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혜리
19/12/16 12:59
수정 아이콘
하 지금 우리 마크가 만으로 9살인데 주기적으로 발작을 합니다.
어제도 밤에 발작을 20~30초 정도 하고 돌아오는데, 할 수 있는게 안아 주는거랑 주물러 주는 것 밖에 없었어요.
요즘 소형견은 15년 이상 산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후.
좋은 곳 갔을꺼예요. 힘내세요. 토닥토닥.
치토스
19/12/16 13:24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반년전 저희 야옹이도 무지개다리 건넜는데..아직도 가끔 생각나고 울컥하고 그러네요. 테디 라는 아이가 부디 저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길 바라겠습니다.
Fairy.marie
19/12/16 13:38
수정 아이콘
떠나면 잘해준 기억은 하나도 생각이 안나고, 못해줬던 것들만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저희 와이프가 기르던 강아지는, 저희 결혼식 2주 앞두고 하늘나라 갔는데, 벌써 그게 7년전이네요...
제가 어렸을 때 기르던 강아지는 저 대학교 간 후에 떠났으니, 그건 벌써 15년 정도 된듯 하는데도요..

결혼 하고, 다시 강아지 못기르겠지 했는데, 어찌어찌 살다보니 강아지가 네마리가 되어있습니다..
얘들 다 떠나 보낸 후 생각하면 막막하고 그런데, 지금 당장은 아이들 있으니까 항상 행복하고 좋아서, 미래는 잊고 사는거 같아요.

지금처럼 힘들고 슬플 때는 계속 울기도 하고, 생각 나면 생각 하고 가족이랑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야기 하시고 해서 풀어내셔야 해요.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을꺼라 생각하고 힘내세요. 토닥토닥.
-안군-
19/12/16 13:51
수정 아이콘
반려동물이 먼저 가면 저승가는 무지개다리에서 주인이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요...
집나간 우리 냥이들은 절 보면 일단 공격할거 같아요.. ㅠㅠ
19/12/16 16: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하루 종일 멍하니 있다 보니 벌써 4시네요. 글을 잘 안 올리다 보니 오타도 많고 교정받았던 게 같이 들어와서 가독성이 떨어졌던점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댓글을 읽고 나서 회사에서 눈물을 조금 흘리긴 했지만 많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테디가 부디 좋은 친구를 사귀었으면, 그 곳에서는 부디 평안히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께 보내드렸더니 많이 위로가 되셨나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챠모 롯소
19/12/16 16:19
수정 아이콘
에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요
저도 저희집 강아지를 보낸지 벌써 1년이 되어가네요.. 종교나 미신은 잘 믿지않지만,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있던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는 말은 굳게 믿고있습니다. 테디가 좋은 곳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지내길 진심으로 바라요.
그리드세이버
19/12/16 17:30
수정 아이콘
저도 작년10월 15년을 함께한 은비를 보내고 한달은 집에올때마다 울었던거 같아요.
가끔 생각날때마다 여자친구한태 보내려고 촬영했던 은비 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글썽거려요.
글쓴님도 힘내셔요ㅜ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771 [일반] [촉한사영] 제갈량과 후계자들 (6) -끝- [26] 글곰9220 19/12/17 9220 45
83770 [일반] [팝송] 카밀라 카베요 새 앨범 "Romance" [7] 김치찌개6587 19/12/17 6587 0
83769 [일반] 프로 격투 선수와 다수의 일반인이 붙으면 어떻게 될까? [52] 가스불을깜빡했다10938 19/12/17 10938 2
83768 [일반] 진짜 사람이 사람을 만드는거 같습니다. [20] 김아무개14225 19/12/16 14225 7
83767 [일반] [삼국지]하늘은 현인을 가엽게 여기니 -1- [2] Sinister7422 19/12/16 7422 5
83766 [정치]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평결받은 강간 피고인 '징역 3년' [226] 사악군30728 19/12/16 30728 0
83764 [일반] [단상] 진정한 미국의 시대가 이제부터 시작하는거라면? [43] aurelius13614 19/12/16 13614 15
83763 [일반] (삼국지) [촉한사영] 제갈량과 후계자들 (5) [29] 글곰9052 19/12/16 9052 22
83762 [정치] [부동산]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왔습니다. [307] 회색사과21896 19/12/16 21896 0
83760 [일반] 동아시안컵을 통해 본 벤투 감독이 황인범을 중용하는 이유? [22] 개념은?8919 19/12/16 8919 2
83759 [일반] 환경문제의 기술적 해결책 [30] 헤물렌7017 19/12/16 7017 4
83758 [일반] 우리 사랑스런 테디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19] BPeep10399 19/12/16 10399 9
83757 [일반] 다크나이트 마지막 장면까진 아니고 조커의 마지막 장면 더빙입니다! [3] 유머게시판7877 19/12/16 7877 2
83756 [일반] 대형마트의 종이박스가 내년에도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89] VictoryFood12349 19/12/16 12349 2
83753 [일반] [11] 메리크리스마스, 제제 [4] 꿀꿀꾸잉7393 19/12/15 7393 16
83752 [일반] (그알)전북대 이윤희씨 실종사건 [47] 청자켓23497 19/12/15 23497 0
83751 [일반] 미드 '더 보이즈' 재미있네요. [35] OrBef13639 19/12/15 13639 2
83750 [정치] 20대 남성의 지지율 원래 낮았나 [266] 삭제됨21167 19/12/15 21167 0
83749 [일반] (삼국지) [촉한사영] 제갈량과 후계자들 (4) [16] 글곰9861 19/12/15 9861 25
83747 [일반] [11] 크리스마스이브&결혼기념일 [6] 해맑은 전사7356 19/12/14 7356 9
83746 [일반] 한국(KOREA)형 커피모델(3) [6] 성상우6600 19/12/14 6600 2
83745 [정치] 청와대에서는 20대 남자 현상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있는가? [266] kien18768 19/12/14 18768 0
83743 [일반] [11] 한번도 성탄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남자 [12] 공부맨7240 19/12/14 7240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