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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9/24 17:32:23
Name cluefake
Subject [일반] 독서가 부담되면, 한 걸음씩만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잡다한 지식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가끔 "오..근데 그런 건 어디서 읽었어?" 하고 들으면
대충 책에서 읽었어 하고 넘기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이건 그렇게 대단한 책에서 읽은 게 아닌데...'

일반적인 사람과의 대화를 할 때, 좀 더 구체적으로 책 이름을 말하자면, '앗 시리즈'나, '만화 중국 고전' 정도에 들어가는 지식 정도면 웬만한 대화에선 크게 문제가 없고, 오히려 '잡 지식인' 대우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대화하면서 '맹상군, 그는 누구인가.' 정도로 깊게 파고들지는 않는 경우가 대다수고, 맹상군은 전국사군자고~ 출생했을 때~ 그의 참모 풍환이 어쩌고 저쩌고~ 계명구도 일화가~ 이 정도 수준으로 이야기를 할 텐데 이정도면 만화 중국 고전 정도 읽으면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과학 쪽은, 뭐 대화하면서 엄청 자세하게 파고들어갈 일 없을 거고,  어떠어떠한 독버섯/독뱀이 있다드라, 어떤 신기한 기생 나무가 있는데 케이블 죄다 망가뜨려놓는다더라. 어떤 괴짜 과학자가 이런 사람이 있었다더라 이 정도는 저학년용 책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좀 더 고등한? 책이 필요없다는 거냐? 그건 절대 아니고 그런 건 더 깊은 맛이 있..이게 아닌가. 그런 책도 읽으면 재밌고, 많은 도움을 줍니다. 다만 주변에 책 추천하면서 이걸 느꼈다는거죠.

아무리 낮은 레벨의 책이라도 부담스러워서 못 읽는 거보다는 백 배 낫습니다. 내가 활자가 부담스러운데 책을 읽어보고는 싶다는 말을 들으면 우선 저런 저학년 책, 혹은 아예 만화책부터 추천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이라는 반응이 돌아올 때가 많아요. 그러면 '그럼 여기 나온 내용 알고는 계심?'으로 응수하는데 보통 전부 모릅니다;;; 이건 너무 짜잔한 거 아니냐며 꾸시렁대면서 읽고 나서는 애기들 책? 같았는데 읽고 나서 뭔가 많이 늘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내가 책과는 담쌓은 사람인데 책 읽는 건 너무 부담스럽지만 읽어보고는 싶다는 분이 있거나 하시다면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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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14년차
19/09/24 17:36
수정 아이콘
사실 지식 습득을 위한 거라면 꼭 활자책만이 답도 아니죠. 저만 하더라도 잡식의 상다수가 만화를 보고 얻은 거니까요.
전 독서가 부담되는 사람은 굳이 책을 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인 사람입니다. 공부를 위한 거라면 공부를 하면 되는 거고, 단순한 지식습득은 인터넷이 더 좋다고 보거든요.
cluefake
19/09/24 17:39
수정 아이콘
부담이 있으면 그렇죠. 부담이 없으면..'얻을 생각을 못했던 지식' 얻는 속도는 책이 제일 빠르다고 봅니다.
솔로14년차
19/09/24 17:47
수정 아이콘
네. 전 책을 좋아하거든요. 책 보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야 책을 통해서 많은 걸 얻을 수 있죠.
근데 싫어하는 사람이 굳이 애써가며 얻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cluefake
19/09/24 17:50
수정 아이콘
뭐 아주 볼 생각이 없다 라면 상관없다고 봅니다.
기억의파편
19/09/24 17:50
수정 아이콘
`책`을 읽는다. 라고 하니 부담되기 마련이죠.
`재미있을라고` 책을 읽는다. 가 되어야 하는데요.
cluefake
19/09/24 17:51
수정 아이콘
사실 그렇지요. 재미있기 위해 읽어야.
책도 취미입니다.
本田 仁美
19/09/24 17:53
수정 아이콘
어떤 책을 읽어야 하냐는 사람들에게 늘 말합니다.
재미있는 것을 찾아 읽으라고 하지만 그 재미를 위해 무언가 찾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몇 없습니다.
19/09/24 18:00
수정 아이콘
전 만화읽는것도 추천하는 편입니다.

어렸을때 독서교육을 전 좀 세게 받은편이라

전 고전-> 소설류->장르소설이나 라이트 노벨->>만화책 이렇게 좀 이런 테크로 책을 읽어나갔는데 보통 제주변 책많이 읽은 사람들은 저거 역테크로 많이들 읽었더군요
cluefake
19/09/24 18:03
수정 아이콘
저도 Yureka님과 같은 테크인데
라이트노벨도 읽기 어려워하는 사촌동생 보고 충격받고
그냥 무엇이든 읽는 게 아닌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Chasingthegoals
19/09/24 18:03
수정 아이콘
만화책도 명작보면 확실히 각인이 됩니다.
카이지는 현실 돈 문제 관련해서 가장 좋은 지침서였고, 베르세르크는 뭔가 철학이 담겨져있죠.
솔로몬의악몽
19/09/24 18:08
수정 아이콘
전 책을 엄청 싫어하지만 힙스터이기 때문에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크크크크 그것도 유행하는 책을 다 읽으려면 힘드니까 사람들이 이름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클래식만 골라 읽는 악질입죠 아니면 엄청 두꺼워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거나요
남에게 있어보이는 것, 그 책 읽어봤다고 은근슬쩍 유식한체 할 수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
카롱카롱
19/09/24 18:10
수정 아이콘
사실 책을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피에르 바야르 "읽지않는 책에 대해 말하는 법" 강력 추천합니다
강미나
19/09/24 18:18
수정 아이콘
사실 앗! 시리즈나 만화 중국 고전 정도 읽고 활용할 정도면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쪽분야 끝판왕 중 하나가 김영사에서 나오는 서울대 선정 50대 고전 만화인데 이거 읽고 이해하고 나름 설명할 수 있으면 일반인 레벨은 벗어난거죠.

저도 책 처음 읽는 사람들에겐 거의 무조건 만화 추천합니다. 특히 역사만화 책 중에 명저 정말 많습니다.
세오유즈키
19/09/24 18:43
수정 아이콘
저도 삼국지는 만화로만 봤습니다.삼국지랑 초한지 읽고싶은데 길이가 길이인만큼 결심하기까지가 힘드네요.
cluefake
19/09/24 19:01
수정 아이콘
그러면 요약이 많이 된 짧은 만화부터 시작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초한지가 대충 좀 얇은 책 두권 정도 길이일 겁니다.
야부키 나코
19/09/24 19:13
수정 아이콘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가 없었다면
전 평생 삼국지를 모르고 살았을겁니다. 크크크
초딩, 중딩때 학교 도서관에 살면서 읽었죠
집에갈때 10권씩 빌려가고...
19/09/25 02:31
수정 아이콘
김영사 서울대고전 50 이건 정말 성인에게도 추천합니다. 저서의 시대적 배경과 당시의 맥락 현재의 의의 뭐 하나 빠뜨림없이 구성되어 있어요. 그냥 성인용이라 봐도 무방해요
집으로돌아가야해
19/09/24 18:24
수정 아이콘
앗! 시리즈가 뭔가요?
제가 알고 있는 앗!은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 밖에 없는데..
cluefake
19/09/24 18:27
수정 아이콘
앗 시리즈를 쳐보시면 바로 나옵니다. 학습도서 시리즈입니다.
벙아니고진자야
19/09/24 18:50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 보니 전체 150권 중고가 기준 25만원 정도 하네요
cluefake
19/09/24 18:57
수정 아이콘
예를 든거고 그 책이 굳이 앗 시리즈일 필요는 없습니다. 또 130번 이후대는 많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퀴즈류가 쓸데없어서;;;; 한국 역사 쪽도 별 가치 없다고 보고.
구밀복검
19/09/24 18:58
수정 아이콘
데드리프트 1rm 100kg면 한국 남성 상위 1%죠. 여성까지 포함하고 이러면 그냥 한국인 평균 0.5% 수준.
말인즉슨 독서도 별 힘 안 쓰고 데드 100kg 레벨만 꾸준히 수련 해도 상위 1%는 너끈히 되는 셈.
다이아라고 해봐야 마스터 챌린저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닌 씹허접이지만 그래도 상위 1%는 되는 것과 비슷하지요.
cluefake
19/09/24 19:05
수정 아이콘
헬스는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부터가 이 상식인데 독서는 의외로 내가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난이도부터 가 아니라 이왕 가능한 한 수준있는 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수준있는 책 1년 한두권보다 재밌게 저난도 열권 스무권이 분야도 다양하고 얻는 내용도 많은데..
i_terran
19/09/24 20:08
수정 아이콘
저는 관심사에 대해서는 유투브도 좋다고 봅니다. 썰을 잘푸시는 분들도 많고요. 어떤 의미에서는 책보다 최신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자나요.
19/09/24 20:17
수정 아이콘
사실 꺼라위키만 봐도...
cluefake
19/09/24 20:18
수정 아이콘
삼국지, 2차대전..
19/09/24 20:22
수정 아이콘
오디오북이 괜찮더라고요. 노래듣는게 지루해서 듣기시작했는데 막 집중할필요도없고 좀이 쑤시지도 않고 좋습니다.
Bemanner
19/09/24 20:30
수정 아이콘
다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고 저는 중간에 껴서 거의 듣기만 하는데 암만 생각해도 둘다 로마인이야기만 읽고 로마 얘기하는거 같은데.. / 둘다 똑같은 유튜브 채널만 본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입문서 한 권만 읽어도 일상 대화에 지장이 없는 건 분명한데 뭔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 상황을 접하고 나서는 제 부족함은 최대한 온라인에서만 배출하고 현실에서는 최대한 조용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cluefake
19/09/24 20:33
수정 아이콘
로마인 이야기 크크크크크크 나나미의 폐해;;;;
입문서도 그래서 좀 좋아야;;;
아리아라
19/09/24 21:17
수정 아이콘
확실히 책도 꾸준히 읽어야 책 읽는 실력도 늘어납니다.
전에는 완독이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필요한 부분만 읽고 그만둬도 안 읽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되더라구요.
독서에 대한 부담감부터 내려 놓을 수 있어야 독서가 좀 더 친숙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도 어렸을 때 만화책이라도 읽으라는 부모님의 당부에 열심히 만화책과 소설책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나중에 도움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어떤 책이든 '활자'로 된 것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 같아요.
cluefake
19/09/24 21:24
수정 아이콘
요즘 베스트셀러에 라노베 올라온다고 한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라노베 조차도 못 읽는 사촌동생을 목격하고는
그래 그런거라도 읽는 게 어디냐..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RookieKid
19/09/25 09:52
수정 아이콘
조금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저는 소설책이나 시집은 나름 읽는편이긴 한데
비문학류는 완전 재미를 못느끼는편입니다.
그게 또 다른가봐요
충동가입
19/09/25 10:09
수정 아이콘
잡지식류 정보의 습득은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많이 했었는데, 어느새 활자보다는 영상으로 다 바뀐 느낌입니다. 그래도 모 게시판의 소 vs 말 같은 논쟁은 읽는 재미가 꿀이었었는데요...
처음과마지막
19/09/26 01: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튜브 영상 하고 사색하면서 책으로 읽는거하고 좀 깊이가 다르기는 한것 같습니다

점점 젊은층들은 유튜브를 가까이하고 책은 멀리하겠지만요

요즘 사람들 똑똑한척 하지만 삶의 철학이나 깊이가 떨어지는 기분은 들어요

솔직히 일대일로 만나서 대화 나누다보면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너무 적어서 힘들기는 합니다

물론 그런경우가 대부분이라서요 상대 수준에 맞추기는 하지만요

독서 동오회라도 한번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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