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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08 23:18:06
Name 은장식
Subject [일반] [초한지]항우가 왜 망했는지를 보여주는 그의 최후 (수정됨)
항우의 오강까지의 도주와, 그 후의 죽음. 사마천씨가 좀 쓸데없이 잘 쓰는(...) 바람에 항우의 이미지가 미화되는 부작용도 있지만, 굉장히 처절하고 장엄한 장면입니다.
최후의 28인, 그중 2명이 더 죽어서 26명이 남았던 사람들은 항우의 최후의 충신들이자, 항우로서도 매우 아껴서 오추와 함께 배에 떠나보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대가 장자(長者) 임을 알겠다. 나는 이 말을 5년 동안 타고 다니면서 이르는 곳에는 대적할 사람이 없었고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었다. 내가 차마 죽일 수 없어 그대에게 이 말을 맡기겠다.」

애지중지해온 애마를 뱃사공에게 맡기면서, 패왕은 이 고마운 사람들을...

「항우가 이어서 그 부하들에게 모두 말을 버리고 걷도록 하고 손에는 짧은 무기만을 들고 한군과 접전하게 했다.」 

그대로 사지로 데리고 가서 같이 죽었습니다.(...

바로 직전에 오추를 굳이 챙기는 모습까지 대비되어 사람에게는 참으로 한결같이 매정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강까지의 고행길은 진짜로 순전히 자기 자존심 때문이었다는 거죠. 뭐 이들은 처음부터 항우와 지옥까지 따라갈 셈이 아니었겠느냐...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끝까지 자기한테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할 줄 몰랐던 항우가 진 건 역시 하늘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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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8 23:28
수정 아이콘
요즘 초한지가 흥하네요. 저런 이상한 캐릭터에 강하게 매료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긴 합니다.... 뭐 저 시점에 되어서 항우가 저 사람들한테 딱하니 보답할 방법이 없기도 하고요. 쓰다보니 항우를 쉴드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고, 그냥 저기까지 따라간 사람들 입장에 이입이 좀 돼요.
ioi(아이오아이)
19/03/08 23:34
수정 아이콘
저기까지 따라간 사람 입장에선 죽는 건 이미 각오한 일이죠

오히려 자기랑 같이 죽어주는 주군을 모셨다는 걸로 만족했을 겁니다.

속된 말로 주군을 위해 자살 돌격도 자주하는 시대였으니까요
강미나
19/03/08 23:55
수정 아이콘
저때까지 남아있던 사람들이면 충성도로 보면 항우의 최측근에다 무예로 보면 왠만한 장수급이었던 게 관영의 5천 기병을 상대로 항우가 28기를 7명씩 나눠서 사방으로 보냈는데 두 명 빼고는 다 포위망을 뚫은데다 그래놓고 또 항우를 찾아서 돌아왔거든요 덜덜덜덜;; 종리매랑 항백까지 도망간 마당에 저 정도 실력이면 탈영기회가 수도 없었을텐데 마지막까지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보낸다고 떠날리가 없죠. 말이야 뭐 사람이 아니니까....
19/03/08 23:56
수정 아이콘
항우는 마치 여자같이 감성적일때가 많고 논공행상을 할때는 아까워하며 베풀줄 모른다고 했죠.
대장군으론 그만한 인물이 없었을텐데 군주는 좀.. 항량이 죽지 않고 그대로 함양에 입성했다면 더 훌륭한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첼시
19/03/09 00:08
수정 아이콘
항우나 그 측근들이나 대업이 실패한 상황에서 가장 본인들에게 어울리는 최후를 찾아 사지로 들어간 느낌이네요.
300이었나요?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 같은 느낌
초짜장
19/03/09 00:11
수정 아이콘
항우팬이 어찌나 많은지 삼국지 게임 관련 사이트에서도 항우 신격화가 엄청나죠. 뭐 관우만 하겠습니까만은..
파이몬
19/03/09 00:28
수정 아이콘
고나우!
Hastalavista
19/03/09 00:23
수정 아이콘
羽 자에 뭐가 있나?
이름이든 자든 붙이면 근민체 올라가는 타이틀 효과가 있는 것 같군요.
19/03/09 15:55
수정 아이콘
근민체+오만
스트라스부르
19/03/09 00:26
수정 아이콘
저 정도로 하고도 옆에 남아있는 26명이었으면
떠나는 게 더 치욕이죠.

함께 남아 죽기만을 바랬을 겁니다.
Lord Be Goja
19/03/09 00:44
수정 아이콘
최후의 돌격씬만 보면 망한 이유를 알기보다는... 어떻게 망했냐 xx놈아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군요.
19/03/09 01:22
수정 아이콘
그 동안 도망칠 기회도 수없이 많았을텐데 최후의 최후까지 항우 곁에 남은 부하들에겐 오히려 항우와 같이 최후를 맞이하는게 영광(?)이었을 겁니다.
항우가 직접 도망치라고 말해도 말 듣지 않았을 가능성이 아주 커요.
19/03/09 02:09
수정 아이콘
저였으면 아무리 늦어도 사면초가때 한으로 갔죠

저기 까지 간거면 뭐....
유정연
19/03/09 02:46
수정 아이콘
군사적 능력에 비해 다른 부분이 너무 모자랐던게 흠이죠.
윗분 말씀대로 친족들이 일찍 죽지 않았더라면..
19/03/10 17:01
수정 아이콘
항백 : 그래서 오래살아드렸습니다
lonelydragon
19/03/09 08:12
수정 아이콘
최후의 26명에 대해선 본문보단 댓글 의견이 맞다고 봅니다. 살고 싶었으면 진작 항우 곁을 떠났겠죠. 항우도 그런 충신들의 마음을 알았을테구요.
항량이 살아 있었다면 그 밑에서 역대 최고의 장군이 되었을거 같습니다. 한신의 자리에 항우가 있지 않았을까...
一言 蓋世
19/03/09 08:51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본문 쓰신 분 말씀이 맞구나 싶다가, 댓글들 읽어보니 댓글들이 맞구나 싶네요.
생각해보니, 저보다 훨씬 뒤였던 고구려 무슨 왕이었던가 순장을 처음으로 금지하자, 전왕을 모시던 사람이 전왕의 무덤에 가서 자살을 많이 했다죠?
그걸 생각해보면 당시는 생각이 지금과 아주 많이 달랐을 것 같습니다.
19/03/09 08:56
수정 아이콘
순장의 풍습이 있던 시절이라 주인 따라 죽는걸 명예로 여겼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다른 시대의 사람을 굳이 이 시대의 잣대로 엄격하게 평가해서 폄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19/03/09 10:0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봤습니다.
글 많이 써주세요.
남광주보라
19/03/09 10:36
수정 아이콘
충신들이라서 끝까지 남은 거지요.
최근으로 보자면, sky캐슬에서도 조선생이 끝까지 김주영 옆을 지키다가 같이 감빵생활
지옥에서온강광배
19/03/09 21:13
수정 아이콘
본문윽 내용은 지금 관점으론 맞는말인데, 댓글들의 내용처럼 그시대관점으론 그게 충신의 덕목이니 맞는거라 봅니다.
퀀텀리프
19/03/10 08:50
수정 아이콘
희노애락을 같이한 동지들이 자기의 정체성인데 혼자서 살아남는게 치욕일듯
미카엘
19/03/10 09:55
수정 아이콘
저도 전체적인 구도로 보면 삼국지보다 초한지가 더 재밌더라고요.
꽃돌이예요
19/03/10 20:37
수정 아이콘
약간 현대적으로 따지면 전대머리랑 장세동 같은건가요?진짜 전두환 싫지만 아랫사람들이 전두환 대하는거 보면 진짜 난놈은 난놈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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