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1/27 19:36:49
Name Serapium
Subject [일반] 미드 샐베이션 후기(스포다수)
오랜만에 미드에 미쳐서 한 열흘간 미친듯이 몰아봐서 오늘 시즌2까지 완결했습니다.

소재가 SF라서 흥미를 끌었고, 넷플릭스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면서도... 1화를 본 이상 멈출수는 없었습니다 흐흐...

그리고 이제 후기를 올려서, 다른 분들이 혹시나 저처럼 이 미드를 시작할까봐, 후기를 씁니다.



[여기서부터 스포 다수 있습니다]




일단 대략의 시놉시스는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이 발견되고, 그걸 막기위해 주인공들이 몸부림치는 흔하디흔한 지구멸망 스토리라인입니다.

그 와중에 벌어지는 테러리즘, 권력암투, 생존권다툼, 로맨스 등등 혼란스런 사회상을 보여준다고 알려진 대부분의 소재를 비빔밥처럼 버무리...는 것이 제작사의 의도였던 것 같습니다.

우선 하나만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하자면, 이거 보지마세요. 적어도 시즌3가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이게사네]급 반전을 일으키지 않는 한 보지마세요.

여러분은 크흣...xx가 당하다니, 하지만 그 녀석은 우리 사천왕중 최약체... 드립을 잘 아시죠? 이 드라마는 딱 그꼴입니다. 저놈이 흑막인줄 알앗는데 짜잔~ 그녀석은 사실 허수아비였습니다, 가 드라마 내내 반복됩니다. 한두번이야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게 반복되니 짜증이나구요, 거기다가 최초로 당한 빌런(?)이 미 국방부장관이었으니 파워밸런스가 망가지고, 이를 극복하는 극중 장치는 개연성이 몹시 떨어집니다. 가령 미국 정부의 보안은 허술하기 그지 없어서 고작 21조 정도 사유재산을 가진 흑막 빌런에게 대통령을 둘이나 잃는다던지 하는 식이지요.

게다가 캐릭터들 일관성이 없습니다.
다리우스는 토니스타크나 일론머스크 같은 느낌의 과학자인데, 마지막엔 갑자기 어떤 깨달음을 얻어 소행성이 벌새..(..)라고 믿게 됩니다. 뭐... 음파고문에 당해서 머리가 이상해졌다..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환장할 부분은 소행성이 진짜 벌새(..)였다는게 시즌2마지막에 밝혀집니다.
우리의 그레이스 the 양다리 전문가는 다리우스와 해리스 사이를 오가며 민폐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그녀는 세상의 절반을 확실하게 구하는 대신 낮은 확률로 전체를 구하고자 애쓰는 도덕성의 여신입니다. 어? 근데 그녀가 자기 정적이자 연적이 해리스를 겨누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쏴버립니다. 그러더니 죄책감에 못이겨 자기가 죽인 여자의 남동생을 꼬시고(?!) 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수준으로 그녀의 뒤처리를 해주던 전직 CIA요원 아버지를 대신 감옥에 가게 만듭니다. 이제 정신차리고 임신한 딸만을 위해 살겠다더니, 그 딸과 자신을 구해주기위해 결혼해주겠다는 해리스를 두고 다리우스랑 잡니다. 훌륭해요, 미드 작가진. 이제 한류를 거의 깨우친 것 같네요.
남주인 리엄은 MIT천재(인것치고는 별로 하는 일이 없지만)인데다 잘생겨서 같이 일하는 여자는 다 넘어옵니다. 질리언만을 너무나 사랑하긴 하지만 섹시한 해커가 손짓하니 다리우스를 배신하고 넘어가...는가 했더니 또 다시 질리언 찾으러 넘어옵니다. 그 섹시한 해커는 찔러도 피눈물도 안날것 같은 실력파 꽃뱀인줄 알았는데 남주에게 홀딱 넘어가 나중에는 대놓고 넌 질리언을 사랑해 난 너를 사랑할게 모드인 순정파 한마리 양이 되고 맙니다.
여주 질리언은 남주가 힘들때마다 도움을 주기는 커녕 멘탈 부스러뜨리기에 여념이 없죠. 한 번쯤 그럴 수도 있겠지만 틈만나면 허튼짓과 멍청한 짓을 합니다. 급기야는 지구 전체를 작살내는 계획에 일등공신이 되고, 질질 짜고 참회하며 리엄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시즌2까지로보면 최종 흑막인 사이비교주 아저씨는 집단자살주의에 미친 사람인줄 알았더니, 다른 사람들은 다 죽이고 새로운 세상에서 신이 되겠다는 멍청한 소릴 합니다. 아니.... 아예 세상을 파괴하고자 하는 미친 사람이면 또 모르겠는데, 새로운 세상에서 신처럼 새출발을 하겠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에요? 그 새로운 세상이라는건 잿더미가 된 지구이고, 아무리 대비를 잘했다 한들 지금보다 풍요로운 세상일리가 없습니다. 막말로 이건 마치 미국의 대저택을 버리고 한국의 어느 단칸방에 비상식량 움켜쥐고 들어간 후 난 이제 이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다라고 선언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풍요로운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이지만 우주는 거의 나오지도 않고, 그나마도 CG티가 팍팍 나죠. 액션씬? 주인공 앞에서는 프로 암살자도 꽃병으로 뒤통수맞고 쓰러집니다. 언제나 그렇듯 주연급은 총을 맞아도 잘 죽지도 않고, 죽는다해도 할일을 할만큼은 시간을 가진후 죽게됩니다. 또 요즘 한국 트렌드를 고려한 건지 은근히 기대하는 어떤 상품화는 아예 없어요. 배우들 연기는 그나마 못하지는 않지만 케릭터 자체가 대부분 왔다갔다 하다보니 그게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일단 보기시작한 것, 끝까지 봤더니 맙소사... 소행성은 사실 소행성이 아니래요! 그래서 지구에 안떨어지고 지구 대기권 안쪽(..) 정지궤도(....)에 머무른다네요?! 애초에 소행성 내부가 철이 되었다는걸 몰랐다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궤도계산을 하려면 질량을 알아야하고 저 정도 거리면 부피도 알고 있을테니 혜성 혹은 소행성임을 가정해서 질량을 구했겠죠. 그렇게 구한 질량으로 궤도를 예측할테니 단박에 소행성인지 혜성인지 알수 있습니다.

소행성 재난물로는 대표적으로 아마겟돈이나 딥임팩트가 있습니다. 그런 진부한 스토리를 뛰어넘고자 하는 의도는 좋았지만 진부한게 진부한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죠. 저야 한번 보기 시작했으니 시즌3가 나오면 호기심 해결차 보겠지만, 99%확률로 망할게 뻔한 시즌3가 흥하지 않는 이상 여러분은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애초에 시작을 하지 마시길...


ps 저만 그런걸까요? 넷플릭스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드라마/영화들은 죄다 용두사미인듯합니다. 자기가 감당치 못할 스토리라인을 벌리고, 그러다 흐지부지 마무리를 내는 방식이요. 그래서 지금 IO라는 영화도 트레일러는 재밌어 보이는데 보지않고 있는 중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박민하
19/01/27 19:49
수정 아이콘
소행성이 ufo라는 걸로 시즌이 마무리되는데... 여기서 대체 어떻게 전개해낼지 차기시즌을...

넷플 sf가 용두사미도 많고 그마저도 안되는 것들도 태반이지만 sf애호가인 저에게는 그런 작품들이라도 보게 해줘서 좋네요 크크

넷플작 중에는 익스팬션이 sf최고봉 같은데 아마존에 넘기더니 한두달전부턴 아예 사라졌더군요. 아마존프라임에 있으려나..
Serapium
19/01/27 21:09
수정 아이콘
아.. 그건 또 맞는 말씀이시죠. 저도 sf 애호가라서 컨텐츠를 수급할 곳이 많지가 않...ㅠㅠ

익스팬션은 시즌 1까지 재밌게 봤는데 점점 또 용두사미가 되가는 것 같아서 이후 보다말았습니다. 뒷부분까지 볼만한가요?
박민하
19/01/27 23:44
수정 아이콘
아 크크 샐베이션이 명사형이다보니 익스팬스도 명사형으로..

시즌2 초반보단 후반평이 좋고 시즌3도 시즌 2보다 평이 좋으니 용두사미정도는 아닌걸로!
Serapium
19/01/28 02:00
수정 아이콘
오 시즌 3까지 나왔군요. 다시 챙겨봐야겠네요 흐흐
지존보
19/01/27 19:49
수정 아이콘
왜..난 제목을 마스터 베이션으로 읽었는가...
내가뭐랬
19/01/27 20:07
수정 아이콘
저도..
Serapium
19/01/27 21:09
수정 아이콘
이분들...일상생활...가능하신지요...크크크크
오자히르
19/01/27 22:21
수정 아이콘
IO봤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용두사미입니다.. 넷플 제작 콘텐츠를 보면서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라 뭔개 다행이네요... 진짜 대부분의 것들이 용두사미라 슬슬 보기갚꺼려집니다.
Serapium
19/01/28 02:03
수정 아이콘
sf장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성공한게 있긴한지 궁금하네요. 죄다 앞부분에 시선 끌어놓고 흐지부지 마무리짓는지라...
욕심쟁이
19/01/27 23:01
수정 아이콘
지금 시즌1을 보고 있는 중인데 시즌2를 볼까 망설여지는군요
Serapium
19/01/28 02:0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시즌1초반부는 보면서 간만에 볼만한 sf미드라고 생각했었어요. 뒤로갈수록 말이 안돼서 그렇지...
19/01/27 23:48
수정 아이콘
추천영화에 샐베이션 있길래 볼까말까했는데 안보길 잘했네요 흐흐 후기 감사합니다.
최근에 IO봤는데 강력하게 비추에요. 영상미도 없고, 생각보다 별 스토리도 없고...
Serapium
19/01/28 02:02
수정 아이콘
저도 감사합니다. 역시나 io도 용두사미군요.
프로미스나인규리
19/01/28 06:38
수정 아이콘
이거 소재가 흥미롭고 여주가 예전에 이뻣던 걸로 기억해서 시즌1 에피 3까지 봤는데 더 이상 안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을 아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크크 그리고 워킹 데드 쥔공 부인 나오길래 콜로니도 한 편 봤는데 이건 어떨지... 혹시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보셨나요? 넷플릭스에서 그냥 안전빵으로 브레이킹 배드나 기묘한 이야기 등등 보면 될텐데 청개구리 심보가 있는지 자꾸 다른게 땡기네요 흐
Serapium
19/01/28 09:43
수정 아이콘
여주가 그럭저럭 이쁜편이긴 하지만 그거만 믿고 보기엔 발암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로스트인스페이스는 어디선가 '원작에 비하면 훌륭하다고 할 순없지만 그냥저냥 볼만함'이라는 평가를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흐흐
인생은이지선다
19/01/28 10:03
수정 아이콘
스포섞인 후기





보다가 중간에 손을 놨습니다. 문제해결하는 과정이나 캐릭터가 너무 유치해서... 특히 그 무슨 무한동력마냥 되는 엔진개발 할 때 몇 만개 노가다로 끼워맞추기하다가 세기의 아이디어라도 떠올린거 마냥 인공지능한테 알고리즘 만들어서 우선순위대로 해보라고하고 바로 해결되는 장면에서
[아니 이게 무슨?]
이라는 생각과 함께 몰입도가 확 깨지더군요.
그리고 여자주인공인지 모르겠는데 소설쓰는 캐릭터가 토론하면서 문화도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뭐... 너무나도 당연한걸 특별한거 마냥 말하고 주변의 반응도 십년전에 읽던 이 세계물 마냥 주변인들을 바보처럼 만들어서 몰입이 진짜 안됩니다.
아 하이라이트는 미국이 세계멸망에서 벗어날려고 하는데 돈 아끼는 모습... 기억엔 1조~2조 단위 쯤인거 같았는데 사대강보다 안쓰는걸 어떻게든 이유를 같다 붙이는데.. 어휴
Serapium
19/01/28 14:16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요...크크크크 천재 수준이 천재가 아닌... 사실 천문학과 학부생 수준이면 시뮬레이션 돌려보는것정도는 할수있을테니 얘만 먼저 발견할 당위성도 없구요. 질리언(소설쓰는 여주)도 사실 낙하산에 전문성도 떨어지죠. 소재[만]좋았다 수준...
퀀텀리프
19/02/01 20:46
수정 아이콘
이거 너무 진지빨고 무게잡지 않은게 장점인것 같고요.. SF들이 존재, 신, 인간, 역사등등.. 철학적 태세에 들어가면, 그래서 어쨌다고 하게 되잖아요.
떡밥을 던지고 풀어내는 과정이 경쾌하게 전개되니까 화질좋은 SF만화 보는 기분이었네요.
캐릭터들 잘 생겨서 싼티나지 않고요. 폭력적인 부분이나 섹드립을 모두 가볍게 표현해서 부담이 없었고요.
SF + 정치 스릴러류인데 SF 마니아로서는 호호호 였습니다. 삼각관계는 그냥 미국식 프리섹스 풍토가 아닌가 하고 넘어갔습니다.
SF 좋아하시는분 추천합니다. 구정 하루 이틀정도 순삭할수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891 [일반] 어처구니없음 참기 lv99.txt (feat 손석희) [31] 차오루15401 19/01/28 15401 78
79890 [일반] 2018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39] chilling9554 19/01/27 9554 22
79888 [일반] 미드 샐베이션 후기(스포다수) [18] Serapium10984 19/01/27 10984 0
79887 [일반] 가짜뉴스 판명으로 글삭제 [78] 삭제됨19777 19/01/27 19777 8
79886 [일반] 할말이 안나오는 시의원들의 해외연수 [38] 오프 더 레코드10813 19/01/27 10813 4
79885 [일반] 한국, 블룸버그 혁신지수 6년 연속 1위 [55] 어강됴리11233 19/01/27 11233 1
79884 [일반] 회사생활은 스트레스입니다. [61] 교육공무원14020 19/01/27 14020 1
79883 [일반] [넷플릭스] 킹덤 떡밥을 통한 차후 스토리예상 (스포주의) [34] 아자씨14034 19/01/27 14034 3
79881 [일반] (pic)생애 첫 유학 생활시작. 오사카 거주 3주차 생존신고겸 이것저것.(feat. Beer) [17] 삭제됨8480 19/01/26 8480 9
79880 [일반] [긴급토론회] 워마드를 해부한다 [104] 한이연16849 19/01/26 16849 39
79878 [일반] "손석희 사장, 견인차 들이받은 뒤 그냥 가…3㎞ 추격" [112] 율리우스카이사르21215 19/01/26 21215 10
79877 [일반] 현직에서 생각해보는 이번 교육부의 고교취업 활성화 방안 [13] 아유8336 19/01/26 8336 11
79876 [일반] 진선미 "성차별·성희롱, 여가부 직권 조사하는 법률 개정 추진" [141] Practice14279 19/01/26 14279 10
79875 [일반] 셧다운을 볼모로한 트럼프의 도박은 실패한것같습니다. [26] 키토9845 19/01/26 9845 1
79874 [일반] 혼란 속에서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이 두 명이 되어버렸습니다. [51] Misaki Mei12535 19/01/26 12535 1
79873 [일반] 결혼이 스트레스인 이유 [113] 매일푸쉬업14503 19/01/26 14503 14
79872 [일반] 고졸취업자 하락, 정부의 해결책은 9급 고졸채용?! [165] 사진첩13768 19/01/26 13768 4
79871 [일반] 한국은 정말 아시아 축구의 최강국인가? [38] 시간10314 19/01/26 10314 7
79870 [일반] 어쩌면 독일전 승리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그리워 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77] bifrost11379 19/01/26 11379 0
79869 [일반] [라이온킹 인터내셔널] 완벽하지 않아서 더욱 완벽해지는 뮤지컬.. [27] Restar9321 19/01/25 9321 6
79868 [일반] 선관위원 임명에 대응해 릴레이 단식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110] 츠라빈스카야11109 19/01/25 11109 7
79866 [일반] 20대 백수의 생애 첫 입사 면접 후기 [13] M246827 19/01/25 6827 6
79865 [일반] 성희롱은 정말 피해자의 말만으로 인정되는가? -> 어렵습니다. [111] 삭제됨12595 19/01/25 12595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