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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0/12 20:34:31
Name 마음속의빛
Subject [일반] 낯부끄러운 실수... 여학생들 보는 앞에서 땅바닥을 뒹굴다.
일 끝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한참  남았길래 다음 정류장까지  운동겸  걸어가서  버스를 타려고 걸었습니다.
한참 걷고 있었는데 오늘 따라 버스 기사님이 속도를 내셨는지 제 뒤로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발견했습니다.



다음 정류장에 여고가 둘 있어 여학생들이 길가에 많이 있었는데, 저를 지나친 버스는 그 여학생들 덕에 한참 정차해 있을 듯 보였습니다.

전력으로 질주를 하며 정차된 버스와 가까워지고 있었고, 저는 조금이라도 확실하게 버스를 타기 위해
사람이 붐비는 정류장 인도가 아닌 인도에서 살짝 내려온 지점(자동차 제일 바깥차선의 선 밖으로 인도와 차도의 경계부근)에서
전력을 다해 달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시간이 살짝 느리게 가는가 싶더니 제 몸이 반바퀴쯤 빙그르 돌며 땅바닥에 쿵하고 내리찍었습니다.

뭔가 단단한 것에 배와 갈비뼈 사이를 부딪혔는지 숨이 턱 막히고, 전력질주의 부작용까지 뒤늦게 찾아와
숨도 제대로 못쉬고 땅바닥에서 한참을 굴렀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알고 봤더니 제가 타려던 버스 뒤에 택시가 정차해 있었는데
여학생(충격탓에 눈을 뜨지 못해 못봤지만 여고생쯤 된 거 같은 앳된 목소리로 '죄송해요. 죄송해요'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이
택시값 계산을 하고 뒷문을 확 여는 순간 버스를 타려고 뛰던 제 몸과 살짝 열린 택시 문 모서리 부분이 제대로 부딪쳤나봅니다.

어떻게든 일어나보려고(할수만 있다면 일어나서 아직 정차되어 있었을 버스를 타려고)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제대로 바디블로우에 카운터를 맞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답니다.

하필 여고생들이 지켜보고 있었을 그 현장에서 땅바닥에 뻣어서 몸을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을(숨 쉬기 어려워서 몸을 많이 뒤척였습니다.)
제 모습을 생각해보니 참 민망할 뿐이네요.

살아생전 처음으로 택시 뒷문 모서리에 부딪혔습니다.

다행히 택시에 손상이 간 건 없었습니다만, 이 사고로 손님 내려주던 기사님도, 내리던 여고생도, 부딪힌 저도 모두 놀랐네요.

택시 기사님은 오늘 수입이 이것 밖에 없다며 치료비에 쓰고 대신 교통사고가 아닌 개인적인 사고로 넘어가달라고 얘기하시더군요.


아마도 개인택시 자격요건(무사고 5년) 때문인 거 같아 뭔가 씁쓸했습니다.


배와 갈비뼈 쪽 타박상은 시간이 지나 그럭저럭 회복된 것 같아 괜찮다며 사양하려고 했는데,
생각치 못하게 새끼 손가락이 퉁퉁 붓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최초 택시 뒷문 모서리와 제 몸이 충돌할 때, 새끼 손가락과 갈비뼈, 배 쪽에 충격이 왔고,
땅바닥에 쓰러지면서 팔꿈치와 허벅지도 조금 다쳤네요.

새끼 손가락이 좀 걱정되던 터라 가진 돈이 없어 죄송하지만 이 돈으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봐야겠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기사님은 서로 운이 없었다며, 너무 마음 쓰지 말고 치료받고 푹 쉬라는 말을 남기고 병원 앞에 저를 내려두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연락처 주고 가시더군요.

병원에 갔더니, 하필 퇴근시간에 일어났던 사고였던지라 낮 진료는 이미 끝났고, 남은 건 야간진료....

대충 진료 가격을 물어보니, 야간 진료 + ct 촬영 + 입원 + 부목 등등해서 기본 10만원은 생각하셔야 한다길래
이런 식으로 돈 쓰는 건 아깝다는 생각에 근처 약국에서 압박붕대와 먹는 소염진통제를 사서 집에 왔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몸이 나아지기를....



한참동안 땅바닥에 뒹굴었을 저를 얼마나 많은 여학생들이 쳐다봤을지 생각해보면, 자다가도 이불킥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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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삽시다
16/10/12 20:38
수정 아이콘
ㅠㅠ 하아 봉변을 당하셨네요
마음속의빛
16/10/12 20:46
수정 아이콘
이런 식으로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걸 처음 겪었네요. 차 조심하세요.

너무 버스 타려는 욕심에 무리를 한 거 같아요.
어리버리
16/10/12 20:38
수정 아이콘
뼈쪽에 문제 생겼을 수도 있으니까 최소한 X레이는 찍어보셔야 할거 같네요. 인대가 늘어난거라면 압박붕대와 소염제만으로도 가능하겠지만요.
마음속의빛
16/10/12 20:45
수정 아이콘
기사님께 5만원 받았는데 기본 진료비가 10만원이라길래 검사를 못했네요. 자고 일어나서 몸 상태를 체크해볼께요.
Break Away
16/10/12 20:46
수정 아이콘
엑스레이든 엠알아이든 씨티든 진료를 다 받으시고 영수증 첨부해서 택시 기사님으로 보내세요 저같으면 그럽니다. 개문사고는 운전자측의 과실이 많습니다. 명백히 가해자가 택시기사님이란 말이죠. 택시기사가 맘에 안들었으면 경찰 신고하는 강수가 있긴합니다. 가치관 따라 선택을.... 여학생 보는앞에서 뒹구는건 사실 문제의 핵심은 아니죠. 사실 중요치 않죠. 탹시기사님 불쌍하시면 본인이 치료비 후유증을 온전히 떠안으시면 됩니다. 본인이 더 소중하면 제가 제시한 방안을 검토
마음속의빛
16/10/13 07:27
수정 아이콘
조언 감사합니다.
16/10/12 21:01
수정 아이콘
으아~ 진짜 아프셨겠어요... ㅠㅠ
마음속의빛
16/10/13 07:27
수정 아이콘
사실 당시에는 많이 아팠... (그나저나 pgr21 에서 자음 이모티콘화는 조심하세요)
16/10/12 21:17
수정 아이콘
자전거 클릿(페달에 신발을 탈착하는...) 처음 사용하면 좌빠링3 우빠링3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클릿 입문하고 도심 한복판에서 클빠링을 했는데 아픈 것보단 쪽팔림에 후딱 일어나서 도망쳤죠.
자빠진 것도 창피한데 자빠진 상태에서도 페달에서 발이 안 빠져서 버둥버둥거리기까지...
마음속의빛
16/10/14 10:06
수정 아이콘
도심 한복판이라니...
넘어진 순간 뒷차 때문에 무서울 것 같네요.
16/10/12 21:48
수정 아이콘
어이구야, 많이 아프셨겠네요. 그렇게 다치면 아픈것 보다는 쪽팔린게 먼저 와서 나중에 많이 아프죠.
마음속의빛
16/10/14 10:08
수정 아이콘
네 새벽부터 괴롭더군요.
진통제 약효가 떨어지는 새벽이 힘들더군요.
16/10/12 22:43
수정 아이콘
몸개그한 것도 아니고 사고로 뒹굴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웃었을 여고생은 없었을 것 같네요.
그러니 이불킥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별 탈 없이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마음속의빛
16/10/14 10: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시작버튼
16/10/12 23:01
수정 아이콘
아픈거보다 창피한게 더 문제일때가 있죠..
저도 집앞에 나가다가 이쁜 여자 둘이 지나가는거에 정신 팔리는 바람에
슬리퍼 앞쪽이 땅에 걸려 슬리퍼가 찢어짐과 동시에 수직으로 자빠져서 입술이 터져셔서 피가 줄줄...
게다가 슬리퍼도 찢어져서 맨발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갔는데
너무 창피하더라구요.
근데 좀 가라앉고 생각해보니 앞니 안나간게 그래도 다행이다 싶더군요.
마음속의빛
16/10/14 10:13
수정 아이콘
으아~ 저는 그래도 겉모습은 비교적 멀쩡했는데..

피 흘리며 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으으~
스즈무라 아이리
16/10/12 23:10
수정 아이콘
아프셨겟습니다 ㅠㅠ
마음속의빛
16/10/14 10:14
수정 아이콘
솔직히 무서웠어요.

제 아버지도 이런 식으로 내부출혈로 돌아가신 터라...
애플민트
16/10/13 00:06
수정 아이콘
저도 아는 샘이 넘어져서 다쳤는데 그거보고 파쿠르를 배워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파쿠르하시는분 계시면 새로 가입할때 서로 할인이 된다고 하네요. 지금 다니는 헬스장이 기한이 내년 7월까지라서 그거 끝나면 파쿠를 배워볼까 하는데 이유가 낙법 때문이에요. 저런 경우 낙법을 배우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넘어진 그 여자샘은 요가를 엄청 열심히 오래 하셨는데 넘어질때 요가수련이 아무 도움이 안되셨나봐요. 뼈가 부러져서 수술하고 1년은 뼈에 철사를 감고 있어야 된대요. 충격... 근데 이 사건은 여학생이 문을 열어서다친건데 여학생은 아무 배상책임이 없나요? 그리고 혹시 만약을 위해 꼭 병원가보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속의빛
16/10/14 10:2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그런데 네이버에서도 이 닉네임 사용하시나요?

어디선가 많이 본... 혹시 조조전?
16/10/13 01:33
수정 아이콘
그런데, 승객이 갑자기 연 문에 다친건데 왜 기사가 배상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도의적으로 배려해주시는건지..
택시문짝에 내릴때 보이던 오토바이조심 스티커가 새삼 이런사고때문에 붙어있구나 싶네요
16/10/13 09:23
수정 아이콘
어 그러게요.. 문 여는 사람이 어떻게 여는지는 택시기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인데
왜 택시기사가 보상을 해주는거죠? 이런게 기사 책임이면 대놓고 저지를 수도 있는건데..
마음속의빛
16/10/14 10:2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승객이 타고 내릴 때까지가 기사님의 책무로 되어 있는 거 같아요.


승객이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다면 내부 블랙박스 등으로
소송하지 않을까 싶네요.
16/10/13 02:58
수정 아이콘
이건 이불킥하고 상관없죠. 그거보고 웃을 사람도 없었을거고.. 창피함이 문제가 아니고 심하게 다친게 아닌지 제대로 꼭 검사해보세요.
저도 그렇게 달릴 때 있었는데, 택시 조심해야겠네요.
마음속의빛
16/10/14 10:24
수정 아이콘
네 너무 다급하다보니 다른 차를 신경못썼네요.

부딪힐 때 느낌은 생각만 해도 으~
스윗앤솔티
16/10/13 06:32
수정 아이콘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뛰면 안되요... 위험해요..
마음속의빛
16/10/14 10:27
수정 아이콘
네 앞으로는 조심할께요.
오오와다나나
16/10/13 09:22
수정 아이콘
조금은 케이스가 다르지만 얼마전에 회사 동료를 퇴근때 방향이 같아서 가는길에 내려주다가

동료가 내리려는 순간에 1초도 안되는 순간의 차이로 자전거가 스쳐지나간적이 있는데

조금만 타이밍 안맞았으면 문도 박살나고 동료도 다치고 자전거 탄사람도 다쳤을테죠
마음속의빛
16/10/14 10:35
수정 아이콘
어이쿠 아찔한 상황이었네요.

대개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수리비 문제가 복잡해지니
원만한 합의도 어렵다는 다른 어려움이 있을텐데~

다행이네요.
Courage0
16/10/13 10:13
수정 아이콘
진짜 조심하셔야 되요.
자전거 타다 열리는 택시문을 못보고 그냥 부딪혀서 그대로 몸만 붕떠서 택시문을 넘어가서 떨어진 적이 있는데....
다행이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정말 무섭더라고요.
마음속의빛
16/10/14 11:11
수정 아이콘
택시문을 넘어가다니...

큰일날 뻔 하셨네요. 무서~
-안군-
16/10/13 12:51
수정 아이콘
아니 그렇게 크게 다치셨는데도, 아픈것보다 쪽팔림이 더 크시다니;;;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마음속의빛
16/10/14 11:35
수정 아이콘
이틀 지나니 좀 괜찮아지는 거 같네요.
(아직 진통제 효과 떨어지지 않아서 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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