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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25 23:17:33
Name 유유히
Subject [일반] 인간적으로 참 매력있던 사람, YS에 대한 짧은 이야기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1993년 8월 12일, YS는 기습적으로 금융실명제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극소수의 참모 외에 극비에 부쳐졌던지라 김영삼의 측근 중에서도 사전에 그 사실을 모르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안이 벙벙한 사람들 앞에서 YS는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놀랬제?"

이를 두고 심리학 박사 정혜신은 "못된 장난을 친 소년이 뒤를 돌아보며 하는 말 같다"고 평한 바 있습니다.



제가 YS를 좋아했던 이유는 참 재밌는 양반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매력이 넘칩니다. 그것은 이명박도 김무성도, 심지어 김대중도 갖지 못한 장점입니다. 마치 명절에 가족들이 모일 때 한마디로 좌중을 웃기는 유쾌한 할아버지, 다른 말로 하자면 좀 모자라지만 착한(..) 할아버지를 보는 듯 했습니다. 아마 저보다 어리거나 동갑인, 친한 친구였다면 "미친놈 크크" 하며 꿀밤을 날렸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감정은 절대 증오는 아니었을 겁니다.

YS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의식 과잉"입니다. 쉽게 말하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천동설적인 견해입니다. 숱한 에피소드들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이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내 기에 눌려 죽었다"는 말을 매우 진지하게(..)하는가 하면, 1999년에 IMF불러왔다고 화난 민간인(71세 노인)에게 페인트 든 계란을 맞고서는 "김대중 정권이 나를 위협(..)으로 여겨 제거하려고 한다"는 말을 역시 매우 진지하게 하는 한편으로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을 매우 성토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야당으로서 조용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우리 나라는 IMF의 직격탄으로 칼바람을 맞고 있던 시기였으며, 그 원흉으로 여겨지던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증오가 하늘을 찌르고 있던 상황이어서 어느 누구도 그를 위해 나서지 않았는데 YS는 그것을 음모론으로 접근한 겁니다. 김대중 정권 때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며 인터뷰하던 도중에 "나는 참 무섭게 싸웠다. 그래서 박정희가 죽지 않았냐" 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써놓으면 농담처럼 보이는데, 절대 농담이 아닙니다. YS는 농담을 잘 못합니다. 그가 웃기는 것은 그가 매우 진지할 때뿐입니다.

이런 자의식 과잉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성장과정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는 민주화운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하기 전까지 인생에서 실패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우선 경남의 멸치어장을 꽉 잡고 있던 부친의 경제력이 엄청났습니다. 민주화 운동기에는 이를 두고 "민주멸치"라고도 했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민주화 운동 자금이 펑펑 쏟아져 나왔습니다.

1993년, YS가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큰절하고 대통령 당선증을 내밀며 "이걸 따는 데 40년이 걸렸습니다." 라고 하자 아버지가 한 말이 압권입니다. "너는 앞으로 부정 같은 것 하지 마라. 돈 필요하면 내가 멸치 잡아 댈 테니까" 라고 합니다. 대통령이 된 64세의 아들에게 84세의 아버지가 하는 말이 "돈 걱정 하지 마라"입니다. 얼마나 금지옥엽으로 컸을까 짐작할 만 합니다.

어쨌든 이런 김영삼의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1.나는 무조건 맞다.
2.내가 만약 틀린 것 같다면, 1번을 읽어 본다.

언뜻 독불장군 같고 언뜻 단점인 것 같지만, 이게 민주화 투사로서는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뒤도 안 돌아보고 맹렬히 민주화를 위해 싸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명언을 말했죠.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곧, "너희가 어찌 지랄하건 나는 옳다." 입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봤을 때 민주화 투사 김영삼의 길은 옳았습니다. 어찌 보면 오재원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편일 때 참 좋은 사람.

그래서 끝까지 YH여공들의 편에 서서 박정희에 맞서다 의원직 제명을 당하게 되죠.


1979년 10월. 의원직 제명 직후의 김영삼. 제가 참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너희들이 틀렸고 내가 맞다고 맹렬히 삿대질하던 정치계의 코페르니쿠스, 여의도의 갈릴레오가 의기소침해져 "내가 틀렸나...?"고개를 갸우뚱하는 장면. 하지만 좌절도 잠시. 그는 끝까지 뜻을 꺾지 않았고, 결국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척결이라는 큰 기념비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런 김영삼은 크게 두 가지, 작게 한 가지의 죄를 범했습니다.

큰 죄 첫째는 3당 합당. 이 빌어먹을 사건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가 아직까지 더럽게 꼬여 있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는 명언을 남기기는 했고 결국 노태우를 법정에 세우면서 성공한 것 같기는 하였으나, 호랑이를 잡고 나서는 호랑이 탈을 쓴 늑대가 호랑이 노릇을 하고 있잖아요. 부마항쟁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으로 야당색이 강했던 부산 경남지역을 통째로 민정당에 먹여준 것, 이 부분은 아직까지 화딱지가 나고 부아가 치미는 부분입니다.

둘째로 IMF 때 안일한 판단으로 국가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은 것. 이것은 애초에 식견이 부족한 양반으로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감안은 합니다. 그래도 씻을 수 없는 죄입니다.

작은 죄는 서울의 봄 당시 김대중과의 대립각으로 노태우에 정권을 넘겨준 것인데, 이것은 김대중의 잘못도 있고 무엇보다 노태우를 찍었던 국민의 잘못이 무엇보다 크다 보기 때문에 작은 죄라고 봅니다. 뭐,나중에는 나라도 양보했어야 한다며 후회하기도 했구요.



어쨌든 그도 갔습니다. 나를 따르라며 독재라는 풍차에 돌격하던 유쾌한 돈키호테.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남기고 떠나 보내야겠죠.
잘 가세요.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당신 참 좋아했어요. 큰 잘못 몇 가지만 아니었더라도, 정말 더 좋아할 만한 사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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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쏠
15/11/25 23:24
수정 아이콘
그 멸치 손주도 좀 잡아다 주지 그러셨어요. ㅜㅜ. Ys 생가는 정말 시골 구석에 초라하게 지어져 있었는데, 재력이 상당했었나봐요. 여튼 ys는 저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 중 하나입니다. 편히 쉬시길.
15/11/26 22:30
수정 아이콘
그 생가 주변땅이랑 상도동 땅 합쳐서 50억이요.. 2008년대쯤 시세던가?
15/11/25 23:25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공과 과를 나누어 평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하심군
15/11/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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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가져다주는 결단력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사람이었죠. 앞으로는 시스템상으로도 이런 사람은 안나올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고...
iAndroid
15/11/25 23:27
수정 아이콘
DJ가 당선되는데 이인제의 공이 젤 컸지만, 그 다음으로 YS가 김대중 비자금 사건에 중립을 지킨 것 또한 만만찮게 기여한 게 사실이죠.
검찰이 대선기간 동안 DJ를 비자금 수사로 계속 흔들었으면 정말 어찌 될지 모를 뻔 하긴 했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5/11/26 00:09
수정 아이콘
나름 둘 사이에는 '나 다음엔 너'라는 연대감이 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Sgt. Hammer
15/11/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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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게 "죽어도 내가 먼저 하고 그 다음이 너" 였던게 ㅠㅠ
15/11/2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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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되네요 흐흐
절름발이이리
15/11/26 11:12
수정 아이콘
그렇다기보단 이회창을 싫어해서..
렌 브라이트
15/11/2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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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제도 하나회싹쓸이도 총독부 철거도 그렇고 이분이 했던 일을 보면

[내가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는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옳게 바꿔버린다]라는 패기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했을 때도 있지만 나쁜 방향으로 쏠린 경우도 적지 않게 있기도 했죠.
그런 것 까지 평할 깜냥은 없으니 이쯤에서 줄이고.

지금 와 머리 좀 커서 돌이켜 보면 정말 DJ와도 MH와도 다른 친근함이 있는 분이에요.

한동안 잊고 살았었는데 갑자기 이런 소식이 들려서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비가오면 센치해져서 그런걸까.
안녕히 가세요.
15/11/25 23:33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론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통령 유머집이 존재하는 사람이니까요.
어렸을 때는 멋 모르고 재밌게 읽었는데 커서 생각해보니 그런 유머집은 배우 최불암씨와 김영삼 전 대통령, 그리고 만득이 밖에 못 봤네요.
그럴 정도로 재미있고 화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여러 면에서 드는 사람입니다.
Sgt. Hammer
15/11/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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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정이랑 스타크래프트도 있습니다? 크크
Eye of Beholder
15/11/2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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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때 청와대 이야기 들어보니 아침에 조깅하고 나서 피곤해서 오전내내 잤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현철이가 나댔다고 하는 믿거나 말거나..
예루리
15/11/2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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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은 명석한 타입의 리더는 아닌데,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을 잘 챙겨줬다고 하더군요. 반대로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엔 본인이 매우 명석하고, 자신의 식견으로 답이 안나올 경우에 주위 의견을 듣는 사람이라 상대적으로 식솔들 입장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만 못했다고 하구요.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후 TV 인터뷰 하는 장면을 보고 이사람의 국가 발전과 관련된 비전은 역대 대통령중 원탑이라고 생각해서 김대중 전 대통령 쪽을 좀 더 좋아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도 말씀하신 세 가지 과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민주화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고 그가 집권했을 때 당시에 다른 누구도 선뜻 하기 힘들었을 금융실명제나 하나회 척결이나, 자신과 스타일이 명확히 다른 이회창 임명으로 정치적 성과를 낸 걸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평가합니다.
Go2Universe
15/11/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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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같았던 군대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더군요. 근데 그게 추억이라 한들 군대의 거지같음이 합리화되면 안되겠죠.

다른 대통령들 보다 나은 점이 있다고는 하나 IMF를 제대로 경험한 사람으로 쉬이 그를 괜찮은 사람이었다 말할 수가 없네요. 멍청하면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똑똑한 사람 쓰면 된다고 할게 아니라요.
담배피는씨
15/11/25 23:52
수정 아이콘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의 과제를 어느정도 완수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권력이 군사권력을 제압하고 자본권력을 마지막으로 이긴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가장자리
15/11/25 23:54
수정 아이콘
참 재밌는(...) 사람이긴 합니다. 욕도 많이 했고 IMF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도 보긴 했지만, 마냥 나쁜 감정만 있진 않습니다 그려. 휴우....
절름발이이리
15/11/26 00:02
수정 아이콘
현재 새누리에서 직접적인 민정당계라 할만한 변변한 세력은 없죠. 친박도 박근혜 개인의 위력에 견인되는 집단이지 민정당과는 사실상 무관. 이런 상황만 보자면 오히려 TK를 민주화 세력으로 가져온 것이다 라고 말하는게 차라리 맞을 겁니다.
물론 그런 거 다 부질없고 결국 3당합당은 지역구도 고착화 시킨 야합이 맞습니다만.
15/11/26 00:08
수정 아이콘
IMF는 뭐... 금융실명제 하면서 외화가 전부 해외로 유출되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죠.
Loosened
15/11/26 00:13
수정 아이콘
IMF로 인해 그 당시 어릴때 집이 너무나도 힘들었던 기억으로 인해 전두환보다 더 최악의 대통령으로 생각하네요.
IMF로 인해서 자살자가 전두환에 의해 희생된자들 보다 몇십배는 많죠. 경제적고통으로 인한 삶의폐해는 비교조차 불가능하구요
MC_윤선생
15/11/26 18:46
수정 아이콘
ᆢ그정도로 많았나요? 전두환은 518이랑 삼청교육대도 있는데ᆢ?
15/11/26 00:17
수정 아이콘
IMF는 곪고 곪았던 것이 터진 것이라고 어찌어찌 변명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3당 합당으로 그 좁디 좁은 나라에 지역구도를 고착화 시킨 것은 역사에 남을 법한 죄라고 불려야 할 만큼 큰 업보입니다. 3당 합당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대통령이 못되었다라는 정치공학적 분석은 반대로 말하면 김영삼이라는 인물은 그저 인생의 목표가 "대통령되기"였다는 것 부터 출발해 봐야 할 것이긴 합니다만...

그냥 어떻게 보면 "나는 대통령이 되어야만 해"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미치도록 노력했던 금수저 중의 한 사람 정도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그의 인간적인 매력은 배제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과거 그의 추종자들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한국을 망치고 있는가를 보면 과연 김영삼이 매력적이어서 사람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추대한 것인지, 아니면 [다루기 쉬운, 그러나 대중적으로 매력이 있는 단순한 대통령바라기]로서 그를 대통령으로 심은 것인지--물론, 그들의 상상을 벗어날 정도로 순수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는 한번 쯤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5/11/26 00:29
수정 아이콘
사실 지역구도가 어느 정도 시작된 것은 60년대부터 있었고,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은 87년 대선이지 3당 합당이 아닙니다. 87년 대선에서 DJ는 4자구도 승리론을 가지고 대선에 임했고 그 시나리오가 호남 압승- 서울, 경기 승리를 통해 이기는 것인데, 김종필이 충청을, 김영삼이 영남을 먹는 게 전제가 되어 있습니다. 3당 합당으로 고착화되었다고 하기엔 호남에서 김영삼이 유세하다 쫓겨나기도 하고, 최종 득표에서 노태우보다도(무려 노태우보다도) 김영삼이 적게 득표했습니다.
15/11/2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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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대선은 결과론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죠. 물론 김대중의 4자필승론 때문에 야권이 분열된 것과 대선 직전에 있었던 KAL기 테러로 인해 기존 여당 소속의 노태우가 김영삼보다 득표율이 높았던 것으로 봐야하지 싶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구도는 존재했고(박정희가 임기당시 이미 만들었던 구도에서 계승되었다고 봐야겠죠), 어찌보면 당연히 존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합당 전까지만 하더라도 PK=김영삼(통일민주당) TK=노태우(민주정의당), 호남=김대중(평화민주당)의 세력구도라고 볼 수 있었죠. (정치인의 지역기반이라는 것도 넓게 보면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네요). 제말은, 이 합당만으로 호남이 고립되버렸고, 그것이 고착화 되버린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세력구도로 나뉘었다]에서 [고착화를 통해 갈등이 심화되었다]로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15/11/26 01:01
수정 아이콘
KAL 테러 이전에, 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이래로도 YS의 야당은 호남에서 총선 때 마다 민정당에게 계속 패했습니다.
그러므로 KAL 테러 등 북한 이슈로 인해 노태우가 김영삼보다 득표율이 높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지역구 살림꾼을 뽑는 총선과 No.1 을 가리는 대선은 분명 추세가 다르겠지만, YS 자체가 호남에선 인기가 영 없었다고 봐야겠죠.
3당 합당으로 고착화가 더해진 것은 사실이겠지만 갈등은 심화 될 때로 심화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5/11/26 01:08
수정 아이콘
결과론적으로 해석한다는 게 무슨 말씀인가요? 최종 득표에 대한 언질을 두고 하는 얘기인가요? 칼기 테러라고 하지만, 노태우는 당장 광주에서 학살을 벌인 주동자입니다. 그에게 ys보다 표를 더 준다? 당장 내 가족, 내 이웃을 죽인 사람에게 표를 더 준다? YS는 5.18항쟁을 두고 외신과 기자회견도 했고 강력한 정부 비난도 한 사람인데요?
DJ가 생각한 4자필승론에서 가장 큰 경쟁상대는 YS이고 호남에서 압승을 해야 했죠. 그 4자필승론 자체가 87년 대선에서 단순히 세력구도로 나뉘었다 수준이 아니라 고착화를 통해 갈등이 심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력구도는 87년 이전에 이미 나뉘어져 있었던 것이고, 이를 민주화세력 간의 경쟁에서조차 득표전략으로, 대선전략으로, 정치공학으로 삼음으로써 지역구도가 고착화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결과적으로 3당합당으로 호남이 고립된 건 맞지만, (적어도 책임의 경중을 따질 때는) 애초에 지역구도를 누가 주도적으로 먼저 이용했냐를 먼저 봐야죠, 그것도 같은 민주화세력을 상대로. 그게 DJ였다는 겁니다. 자신은 지역구도를 대선에서 유리하게 이용하고서 상대가 그걸 이용하니, 나는 세력구도를 점한 것이지만, 넌 우릴 지역주의 틀 속에 고립시켰다고 비난하는 게 어불성설같은데요. YS는 87년 대선 광주 유세 중 DJ지지파들의 영향으로 유세도 못 하고 날아오는 것들을 피해 도망치듯 피하죠. 결국 92대선에서도 똑같은 꼴을 당하리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고 해야 할 겁니다. 너네는 돌을 날리고 날 비난하지만, 난 그런 걸 다 수용하면서 그에 대비한 특별한 전략 없이 대통령이 되겠어.. 라고 어떤 정치인에게 기대할 수 있을까요. 지역구도가 고착화되는데 양김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굳이 책임의 경중을 따진다면 먼저 이용한 사람을 비난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ps. 물론 3당합당은 지역주의와는 별개로 YS의 죄과가 됩니다.
15/11/26 04:15
수정 아이콘
첫번째 문단에 대한 반론으로, 칼기테러 때문에 노태우에게 사람들이 투표한 것이 이해가 안되신다면, 그 칼기를 테러한 사람이 지상파 방송에 나와 "내가 테러범이다. 잘 살고 있다"를 방송함에도 재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 이해가 가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http://interactive.vop.co.kr/chart/20150223/)

말씀하신 바대로, DJ의 최대 흑역사는 13대 대선이라고 저 역시 생각합니다. 4자 필승론이 완전히 빗나갔고, 야권은 당연히 분열되었죠. 그 여파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YS의 3당합당만큼이나 DJ의 13대대선은 흑역사로 봐야될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지금뭐하고있니
15/11/2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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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단에 답을 하고 싶은데 링크 글이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것이고, 칼기 테러한 사람은 글에 안 나오는 것 같은데 왜 링크를 걸어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15/11/2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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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월달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지지율의 변화를 보고 싶었으나 도표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나마 지지율 추이를 달별로 정리해 놓은 링크를 참고로 덧붙인 겁니다. 김현희의 MBC방송은 2013년 1월15일입니다. 링크글에 가보시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의 추이를 2013년 3월(임기 이후)부터 밖에 보실 수 없습니다만, (물론 임기초반 기대심리가 있다고는 하나)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커녕 계속 올라가다 윤창중사건 이후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죠.
지금뭐하고있니
15/11/26 07:29
수정 아이콘
아니 87년 대선 직전 칼기 폭파한 사건과 그 이후 25년 이상이 지난(당시에 아무런 정치활동도 하지 않았던) 지금의 대통령의 지지율이 무슨 상관이 있나요? 저로서는 진짜 이해하기 어려운 연관관계네요. 대통령 임기 초반에 지지율 상승하는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김현희가 박근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이미 한국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용서받고(그러니 한국땅에 사는 거겠죠) 살고 있는 사람이 잘 산다고 하는 게 대통령 지지율과 무슨 상관있나요?

그리고 칼기 테러 때문에 노태우에게 투표한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 한 적이 없죠. 5.18 항쟁을 무력으로 살상해가며 탄압한 주동자가 그 땅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며 항쟁을 뒷받침한 사람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거죠. 칼기로 인해 소위 북풍도 영향이 있었을 거고, 부정선거로 돈을 뿌렸으니 득표를 하는 게 완전 이해가 안 간다 하긴 어렵지만, 저 결과 자체가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거 아닙니까.
15/11/26 12:41
수정 아이콘
넵 그렇습니다.
독수리의습격
15/11/26 00:19
수정 아이콘
3당합당은 큰 죄악이지만, 그래도 민주화 투사들이 줄줄이 수구세력에 굴복하여 호랑이 젖이나 빠는 신세(by 노무현)가 됐을 때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진짜 호랑이를 잡은건 이 사람밖에 없죠.

개인적으로 지역감정이라는 나름 독특한 한국 정치의 지형을 잠시 후순위로 돌린다면 노태우-김영삼의 완충정권(?)의 역할은 한국 정치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보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 정치학계에서도 진지하게 두 정권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는 걸로 알고 있구요. 군부 독재를 겪었던 나라 대다수가 민주화 이후 잔존 군부 세력의 쿠데타를 막지 못하고 지속적인 정치적 불안정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 노태우의 유화정책, 그리고 민주화 투사가 직접 그 군부세력의 심장으로 들어가서 군사정권의 후예들을 모조리 숙청시킨 업적은 나름 평화적인 민주화 작업이라 볼 수 있죠. 실제로 군부는 이 두 정권이 수권하는 와중에 민주화 세력에 대한 비토를 거론하기도 했고, 그게 현실화 됐을 경우 우리나라가 남미처럼 다시 독재정권으로 후퇴하지 말란 법은 없었으니까요. 세계정치사를 뒤져봐도 민주화 투사가 기존 군부 세력을 한 방에 뿌리뽑은 사례는 거의 없다시피하지 않나 싶은데.....

지역감정의 경우, 단순히 김영삼의 3당합당만의 문제는 아닌게 지역감정 자체가 특정 계파의 수장이 마치 제후마냥 특정 지역의 이익을 대표하는 한국정치의 후진적 토양에 기반하고 있죠. 즉, 미국처럼 확고한 이념을 가진 정당이 인물론을 내세운게 아니라 몇몇 인물을 중심으로 특정 이념을 가진 세력들이 모인, 선후가 뒤바뀐 기형적인 정치풍토가 한국의 지역감정을 낳는다 보고 있습니다. 3김으로 대표되는 구세대 정치인들은 그 점을 적극 이용했구요.
for4ndroid
15/11/26 01:07
수정 아이콘
두번째 문단. 공감합니다.

그리고 식민지배-내전-군부독재를 다 겪은 이 나라에서
과거사 청산이 아직 많이 부족하고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YS가 아니었으면 과거사 청산이라는 과업의 진행이 이 정도까지 올 수 있긴 했을까. 하는 생각을 요 며칠 자주 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5/11/26 00:23
수정 아이콘
오재원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의도는 알겠는데, 표현 자체는 틀렸네요. 오재원은 온갖 민폐를 다 끼친 캐릭이고(이번에 이미지 많이 회복했다지만) 김영삼은 그런 사람이 아니죠. 적어도 그 자신 세대에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결과나 과정에서 모두 누구보다 훌륭히 수행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DJ를 더 좋아합니다만, 세 번째 과는 DJ가 더 크게 짊어져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런 의미에서 '작은' 과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포포탄
15/11/26 00:26
수정 아이콘
돈키호테..라는 표현이 참 적절하네요.
가만히 손을 잡으
15/11/26 00:26
수정 아이콘
가장 좋은 대통령은 아닐지 모르지만 가장 통쾌하고 제 성격에는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니언갈릭파스타
15/11/26 00:27
수정 아이콘
사자필승론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내세운 것 아닌가요?

본문에
작은 죄는 서울의 봄 당시 김대중과의 대립각으로 노태우에 정권을 넘겨준 것인데, 이것은 김대중의 잘못도 있고 무엇보다 노태우를 찍었던 국민의 잘못이 무엇보다 크다 보기 때문에 작은 죄라고 봅니다. 뭐,나중에는 나라도 양보했어야 한다며 후회하기도 했구요.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김대중과의 대립각이라기 보단 김영삼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일반적인 배신 아니었나 싶습니다.
덕분에 김영삼 대통령은 화해하기 직전까지 김대중 대통령을 일컬어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사람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죠.
15/11/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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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견입니다만 3당 합당은 분명 야합이지만 그 후 그가 민정계와의 사투 끝에 대권을 잡았다는 것을 볼 때 호랑이 굴에 뛰어가야 호랑이를 잡을수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재평가 해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YS 이후 독재정권이 들어선 적은 없잖아요. MB나 현 대통령을 독재정권이라 말씀하신다면 그건 또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구요. 결국 민정계의 세력을 많이 쳐 냈다는 점에서 평가 받아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결국 상도동계를 메인스트림으로 한 민주세력이 지금 새누리당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크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3당합당이 PK를 민정당에게 들어다 바친 꼴이 됬다고 보는건 조금 무리가 있는 해석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이 양반이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을 싹 막아준게 아니라 수사를 했고(물론 다른 정치적 상황이 수사를 하게끔 했지만) 오히려 DJ의 비자금 수사는 중단 한 것으로 볼 때 나름 자기가 생각해온 곤조는 지키려고 한 인물로 보입니다.
영원한초보
15/11/2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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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의미있는 민주세력은 누가있나요?
이재오 같은 사람이 새누리당에 있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5/11/2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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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새누리당이 표방하고 있는 가치가 군사독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적어도 민간정부에 대한 인식은 갖고 있는 정당이란 말이죠.
즉, 민정당이 상도동계 민주세력을 민정계열로 흡수해서 만든 당이 새누리당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거죠.
물론 독재정권의 잔재 세력들이 존재 하고 있음은 분명하고 현 대통령도 그러한 논란에서 자유롭긴 힘들겠지만, YS를 민정당의 졸개가
된 왕년의 민주투사라고 보는것은 지나치게 한쪽편에서만 본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원한초보
15/11/26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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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를 그렇게 볼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저야 IMF직격탄을 맞은 사람이 아니라 YS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해줘도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3당합당에 대한 평가에서 상도동계를 메인스트림으로 한 민주세력이 지금 새누리당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크다는 것은
누가 어떠한 일을 한것을 보고 이야기하신건지 궁금합니다.
15/11/2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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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상도동계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새누리당에서 물러났습니다. 이건 오해하실 수 있겠네요.
김영삼이 3당합당으로 민자당에 들어가서 노태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철언을 쳐 내서 야인으로 만들고, 김종필을 쳐 내서 DJ와 또다른 야합을 하게 만들고, 자신의 입지를 넓혀 대통령 후보-당선의 테크를 탄 것이죠. 이후엔 아시다시피 한나라당 9룡(중의 일부)이라는 YS의 부하들이 당내에 폭넓게 있었고 이후에도 김무성,이재오,김문수,이명박 등 YS가 픽업 한 인물들이 새누리당을 구성했습니다. 이에 반할만 한 인물들은 현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연대인데 이들이 과연 지금 새누리당의 주류입니까? 나아가서 새누리당이 헌법질서와 정당정치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까? PK를 민정당에다 들어다 바쳤다는것은 지나친 것이란 말입니다. 민주주의의 척도를 이야기 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지고 조금 달라질 수 있을지언정, 새누리당도 엄연히 민주주의의 원칙 하에서 운용되고 있는 정당이란 이야기입니다.
결국 3당 합당의 결과물로 나타난 것은 김영삼을 위시한 민주계열이 군부계열에 대해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PK가 군부독재세력에게 지지를 보내게 된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민주주의는 갖고 있는 '집권 여당이 된 정당' 에게 지지를 보내게 된 것 뿐입니다. 지금 야당 입장에서 서서 야당의 대권 탈환을 위해 쳐다보면 YS가 만든 정치지형이 꽤나 불만족 스러울 수 있겠지만, 군부 독재와 민주 세력으로 나눠놓고 이야기를 본다면 또 다른 시각에서 평가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오히려 전 IMF 에 대해 완벽한 문민정부의 실책이라고 평가합니다. IMF가 오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만, 그 대응 역시 미비하고 좋지 못했습니다.
세인트
15/11/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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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과 거의 같으시네요. 리플 추천하고 싶습니다.
15/11/2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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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과가 같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은 이 사람이죠.
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유린한 독재자들이 아니라요.
Judas Pain
15/11/2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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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은 보기 드물게 승부욕이 강하고 정치와 민주주의를 마치 스포츠처럼 생각했던 사람이지만 자의식과잉이라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스포츠스타는 다 자의식과잉이겠지요.

자의식과잉인 사람은 사람을 잘 쓰기 정말 어렵고(언제나 내가 중심이고 언제나 내가 옳으므로) YS의 유별난 강점 중 하나는 용인술입니다.

1.삼당합당은 흑화지만 민자당이 신한국당/새누리당으로 가는 와중에 공화당계와 민정당계 주류들은 탈당(공화당계)하거나 짤려(민정당계)나가고 나머지는 민주당 김영삼 계파에 포섭되었는데, 당 내부의 힘에서 군부세력이 민주세력에 흡수된 것이지 민주세력이 군부세력에 흡수된 것이라 생각지는 않습니다. 광주 5.18을 폭동이 아니라 민주화운동으로 정리하고 국가차원에서 기념하도록 만든 일은 신한국당 시대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민주주의 정치에도 여와 야는 있는 것이고 경남이 야도 였던 것은 군사독재/전체주의 정권에서 야도인 것이지 민주정치 하에서도 야도여야 하는 당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애초에 김영삼 자체가 자유주의 정치인이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시대가 엄혹해서 그런 리버럴이 야당이 됐지만 그는 생전에 빨갱이 논란에 휩쌓인 일이 없을 정도로 자유주의 노선이 선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주류는 보통 군사정권과 거리가 있었고 지금은 박근혜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해서 새누리당에서 친박 같은 비민주계가 파워를 보여주고 있지만 유신공주의 퇴임 이후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개헌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친박은 박근혜 없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물론 정화조를 굴려도 드럽긴 하고 지금처럼 역류할 땐 특히 그렇지만 김영삼은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는 약속은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문민정부 이후 한국은 군부가 정치개입하고 군권을 이용해 독재하는 시대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소수파의 당내 투쟁 일반론을 둘러봐도 동남아/중동/아프리카/남미 같은 군정의 세계사를 둘러봐도 대단한 일입니다.


2. IMF. 대응적/정치적 책임이지만 김영삼이 져야 할 것입니다.

3. 민주당 내부 경선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서 당을 깨고 평민당 만든 건 김대중 선생의 배신입니다. 아니면 거짓말이든가 아니면 선생 말처럼 단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든가.

다 지난 일이지만 이 건이 없었다면 YS가 단일화 계획을 접고 삼당합당으로 흑화해서 똥통을 끌어안고 또 이후 DJ를 불신하며 각을 세우고 살지 않았겠지요. 과거에 YS가 경선에 승복하고 DJ의 대통령 선거를 군말없이 전폭적으로 도왔던 걸 생각하면 너무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김영삼이 양보해야 했다고 말 할 수는 있겠지만 김영삼 본인이 아니고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글링아빠
15/11/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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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기에 동감해요.
15/11/2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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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죄는 글쎄요.. 암만 봐도 김대중씨가 잘못이라면 잘못이지 김영삼씨에게 잘못이라고 하기엔...
15/11/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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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에게는 큰 잘못 김영삼에게는 작은 잘못 아니겠습니까
펠릭스
15/11/26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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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y come easy go.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정치개혁이었는데 (그 전까지는 선거가 한번 벌어지면 경제성장률이 달라졌습니다. 조단위었지요.) 너무 한번에 이루니 아무도 그 성과를 평가하지 않지요.

김영삼 대통령의 제1 업적은 바로 군사독재 정권이 지배하던 한반도에 군부정치를 종식시킨거였는데( 자 고개를 들어 남미를 보라) 너무 한방에 이루어서 진짜 과소평가 받는 겁니다. 30년 군사독재입니다. 한 세대를 지배했어요. 일제시대와 비슷한 기간입니다. 진짜 저거 하나로 최소 3당합당고 IMF의 죄는 갈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솔로11년차
15/11/2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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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서거 이후부터 다시 생각하게, 저 개인적으로 '재평가'하게 된 것이 3당합당입니다. 삼당합당에 대해서는 어린시절부터 참 오랜시간 고민한 주제인데 쉽지 않네요.

일단 약간의 오해를 수정하자면, 87년당시만하더라도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지역감정이 고착화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만큼 고착된 건 전남정도였는데, 전남의 경우는 5.18의 결과라고 봐야겠죠. 그 전까지 우리나라는 중선거구제였고, 하나의 선거구에서 2등까지 당선되었기 때문에 지역별 1당독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호남의 경우는 평민당이 1등을 휩쓸었습니다만 그래도 전북은 민정당의 득표가 조금은 있었고, 충청도와 PK는 민정당의 입김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반면 TK 역시 김영삼과 김종필의 영향력이 좀 있었죠. 선거가 1위만 당선되는 형태로 바뀐 상황에서 호남은 1위를 완전히 몰아주는 형태가 됐지만, 다른 셋은 각자의 홈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해야했던 겁니다. 곧바로 삼당합당이 있었으므로 가정일 뿐이지만, 삼당합당처럼 한번에 이뤄지지는 않았더라도 점진적으로 합당 및 후보단일화 등의 과정을 통해 하나로 뭉쳤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뛰쳐나갔던 공화계가 돌고돌아 한나라당으로 들어간 것처럼요. 정치역학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1등만 당선된다는건 궁극적으로는 양대세력을 남긴다고 보거든요. 결국 삼당합당을 만들어냈던 근본적인 원인은 지역패권주의라고 봅니다. 평민당이 호남을 휩쓸면서 표가 갈리면 안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 거죠. 그 때부터 시작해서 이인제의 탈당으로 인한 김대중의 당선으로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흩어지면 우리가 진다'라는 인식요.

원인이야 그렇다치고, 결과적으로 김대중이나 김영삼이 87년에 당선되었다면, 혹은, 삼당합당 없이 92년에 당선되었다면 과연 쿠데타가 없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쿠데타는 세 번 일어났죠. 5.16과 친위쿠데타, 그리고 하극상. 이 중에서 친위쿠데타는 이미 정권을 잡고 있던 군부가 유신체제로의 개헌을 위해 일으킨 겁니다. 일반적으로 박정희의 세번째 대선에서 온갓 부정행위에도 불구하고 겨우 이기자 친위쿠데타를 통해 대통령선거를 없앴다고 평가하는데요. 만약에 김대중이, 혹은 김영삼이 후보가 되어 당선이 되었다면 어땠을까요? 혹시 저 때의 친위쿠데타는 대선에서 질 것을 감안하고 만들어졌던 시나리오 아니었을까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의심은 87년과 92년 선거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러한 쿠데타위협은 하나회 숙청을 통해 해소되었던 건데, 김영삼이 야당지도자였던 체로 대통령이 됐다면 과연 쿠데타가 없었을까하는 의문에는 확신이 안서더군요.

IMF야 본래 김영삼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었고, 후보단일화는 둘 다 책임이야 있지만 제1책임은 김대중에서 확연히 기울어지니. 삼당합당만 다시 생각해 볼래요. 사실 어릴때 좋아헀던 정치인이고, 삼당합당으로 인해 상처를 줬던 정치인이라 그간 더 박하게 평가했던 것 같은데, 가시고 나니 또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네요.
klemens2
15/11/26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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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김영삼 두 민주화 영웅들에 대해서, 깊게 파고 들면 들수록,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서, 더 나아가면, 정의라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 되고, 존재는 하는가 싶어지는게, 그냥 슬픕니다.

댓글들의, IMF, 삼당합당 쉴드를 보면, 앞으로는 새누리나 그 후예가 아닌 당에 투표나 하고, 정치는 관심 끊고 살아야겠네요. 속이 뒤틀립니다.
15/11/26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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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도 김영삼도 너무나 큰 과오가 있죠. 13대 대선은 DJ의 흑역사이고 3당합당은 김영삼의 흑역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에 분들이 말씀하신 것 같이 분명히 공도 있는 사람들이죠. 무엇보다 이들은 분단 이후 현대 한국사의 1세대 정치인으로 봐야될 만큼 구세대 정치인들입니다. 냉정히 비판할 점은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5/11/2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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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서울의봄과 87년을 헷갈리신것 같습니다
15/11/2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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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3당합당은 쉴드꺼리가 안된다고봅니다 까일건 대차게 까여야죠
15/11/2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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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 같은 경운 적어도 ys이후 대통령들은 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강했다고 봅니다.
그걸 직접적으로 표현할 것이냐 아니면 다르게 표현할 것인가 아니면 표현하지 않고 진행시킬 것인가의 차이는 있겠죠.
근성러너
15/11/2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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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ys는 그 돈많고 잘나가는사람이 굳이 정권에 반기를들고 민주화운동을 한걸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그의 곤조(?)가 그것을 참을수 없었던걸까요..
15/11/2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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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때 빡쳐서요. 원래 돈많은 경남사람들의 코스라고 일컬어지던 자유당(이승만의) 소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사오입 개헌때 빡쳐서 동지들 10명과 함께 탈퇴해버리죠.
근성러너
15/11/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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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팟캐스트 '이이제이' 김영삼 특집때 들은기억이나는데 깜빡했네요 흐흐 답변감사합니다!
15/11/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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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대중 때와 달리 언론에서 너무 띄워(?)주는거같아서 개인적으로 요즘 다소 불편하더군요.
IMF, 무엇보다도 3당 합당이라는 엄청난 정치적 과오가 있는 사람인데(하긴 띄워주는쪽은 이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겠지만)...
15/11/2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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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경향이 있긴 하죠. 후계자라고 김무성이 매번 상주처럼 행세하고 있고.. 지가 뭔 관계인거지..

그걸 떠나서 보면.. YS가 재평가 받았듯이 그리고 본문처럼 LH 신민당사 사건과 YS 의원제명사건. 그리고 이어진 부마항쟁과 김재규 탕탕탕.

에서 민주화운동이 재조명받은 것처럼 오래살다보면 김재규도 재조명 받게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프루미
15/11/2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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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도 그렇고 부산경남이 야권성향이 강했었다는 걸 아는 사람도 지금은 별로 없네요. 현재 지역구도가 극복하기 너무 힘들다는걸 볼때 아무리 김영삼이 뭐 호랑이굴에 가서 호랑이를 잡든 김영삼이 야당으로 남아서 부산경남이 완전히 새누리화되는걸 막았다면 참좋았겠다싶어요. 어차피 노태우가 6월항쟁으로 629선언했고 대통령도 야권분열로 했는데 김영삼이 삼당합당 안했다고 군독재가 계속됐을까요. 아이엠에프에 책임도 크겠지만 그 책임은 김영삼에게만 있다고 보진않지만 삼당합당은 부산경남 민주세력의 수장으로서 김영삼이 저지른 한국사에 던진 똥같은 짓이라고 봅니다.
15/11/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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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전 좀 궁금한게..아무리 그 지역의 리더가 노선을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꿨다고..그 지역 성형 전체가 그런식으로 바뀔 수가 있나 하는 점입니다.
어떻게 그리 된건지 참 의아해요.그냥 원래 그런 성향(반 전라도 정서)가 있어서 지금처럼 굳어진건지...아님 리더 보고 같이 변경이 된건지 등등..
암튼 현재는 경북 경남 다 새누리 텃밭이 됐다고 봅니다.(예전에 경남에서 어떻게 항쟁같은게 있었는지 미스터리하기까지 한...)
독수리의습격
15/11/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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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금도 유효하죠. 기본적으로 한국정치가 정당 중심이 아니라 인물-계파 중심의 수장정치라 더한 면이 있습니다. 정당은 그냥 간판수준이었고.....그나마 가장 비슷한 나라가 일본인데 그래도 일본은 특정 인물 중심으로 정당이 쪼개진 역사가 거의 없는데 반해 한국은 뭐.......민주주의 국가에서 한국만큼 정당의 역사가 걸레(?)가 된 나라가 거의 없죠. 그나마 현대사의 사기유닛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이젠 정당 중심으로 고착화 되는 분위기지만요. 박근혜가 이런 구시대적 정치의 마지막 수혜자라 봅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노무현과 문재인이고요.
또니 소프라노
15/11/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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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도 YS를 그렇게 싫어하진 않고 YS가 그동안 자기가 이룬것에 비해 과때문에 너무 저평가 받아서 지금 좀 역으로 고평가 되는건 이해가 됩니다만 3당합당 재평가는 정말 아닌거 같습니다... 3당합당으로 민주화세력이 독재세력을 꺽었다고 평가한다면 이승만이 친일파들 다 숙청했다고 봐도 될거 같네요-_-; 이승만은 엄청난 반일주의자였습니다. 오히려 맞서싸우던 야당이 친일 성향이 강했구요 한일수교자체도 박정희때 넘어와서야 됐죠. 단순히 친일숙청 독재숙청이 대표하는 몇몇인간들 나가고 한것으로 끝난게 아니죠 그들이 다시 자라날 토양을 자기가 유리하다는 이유로 그냥 내버려둬서 지금 나라꼴이 말이 아니잖아요 물론 이걸 전부다 YS가 3당합당안했으면 이럴일은 없었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만. 큰 역할을 한건 부인할수가 없는 사실입니다.
Judas Pain
15/11/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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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를 뿌리뽑고, 전두환과 노태우를 구속하고 법정에 세워 반란죄로 처벌하고, 광주 518을 민주운동으로 복권하고 국가에서 연례로 기념하게 만들어서 한국에서 군부정치를 종식시킨 김영삼을 이승만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과합니다. 이승만은 일제의 지배를 종식시킨 적이 없습니다.

꼭 삼당합당을 해야지만 군부정치를 종식시킬 수 있었는지는 소위 말하는 역사적 가정의 문제고 삼당합당에 대한 별 의미없는 재평가라 생각합니다. 결과의 윤리인 정치에서 말 할 수 있는 건 김영삼은 더러운 삼당합당을 했고 당내 권력다툼에서 승리했고 자신의 약속대로 군정을 종식시켰다는 것 뿐입니다. 또한 그 결과로 더러운 새누리당이 남았지만 그건 하나의 더러운 민주정당일 뿐이겠지요.
15/11/2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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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새누리당이 군사독재 시대를 철저히 비판하고 계승을 말하지 않는다면 3당 합당이 의미가 있겠지만
새누리당의 현실은 정반대로 군사독재를 미화하고. 김영삼의 민주주의는 뒷방 노인네급으로 격하되어 있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이 계승하자고 하는 가치로 볼때 3당 합당으로 통째로 군사독재 세력에 다 내어준게 현재로는 맞다고 봐야죠
15/11/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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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민주화투쟁 열심히 한 것까지만 잘 쳐주면 됩니다... 87년도 김대중의 과오가 훨씬 큰 건이니..
딱 거기까지만 생각해주면 충분하죠...

남미 생각해서 재 쿠데타가 없었다고 3당합당까지 재평가 하자는 건
허구헌날 박정희 재평가를 외치는 놈들이 하는 그래도 남미나 다른 독재국가들보다는 나았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죠...
그런 식으로 남미생각해서야 다시 국민들을 싹 쓸어버리는 형태로 종신집권시도를 하지 않은 전두환도 재평가 받아야할겁니다...
15/11/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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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죄는 빼도 되고 큰죄는 좀 더 까일만 하다고 된다고 생각합니다.
솔로11년차
15/11/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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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간 이 시대의 정치적 문제의 핵심을 삼당합당으로 봤는데, 그러다보니 모든 책임을 삼당합당으로 몰고, 다시 김영삼으로 몰았었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로까지 볼 수 없겠다'는 형태의 댓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실드로 보일 수 있다는 걸 간과했네요. 실제로 실드나 다름없는 것 같고. 원인들이야 존재했었으나 결국 그걸 실행한 건 삼당합당이었으니까요. 그저 원인들을 되짚어 본 것만으로 실드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다만 여기에 덧붙이면. 정치가, 또 지지자가 보기싫으니 안보겠다는 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으나 부끄러운 말이죠. 스스로 남들과는 다른 뛰어난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남들보다 멍청해질 뿐입니다. 정치에 관심을 끊은 채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정말 멍청한거죠.
솔로11년차
15/11/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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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덧붙여서. 이른바 PK가 특별할 정도로 야권성향이 강했냐면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야권성향이 강했던 거라면 삼당합당에도 불구하고 야권성향이 강했겠죠. 실제로 현재도 PK는 TK에 비해 야권성향이 어느정도는 강하구요.
PK는 야권성향도 좀 강했지만 그게 지역패권주의와 맞물려서 크게 타올랐다고 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호남이 그런 것처럼요. 다수의 사람들은 야권성향이 아니라 지역패권성향이었던 거고, 그 지역패권자가 야당인물이었던 거죠.
지금 야당인 새정연에서 '호남당'이라고 부를만한 사람들이 괜히 여당이나 다름없다는 소릴들을까요.
프루미
15/11/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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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11년차//삼당합당은 현재 영호남 구도를 고착화시킨 문제도 있지만 6월항쟁때 확실히 드러났듯이 다수의 국민들이 군사독재세력을 반대했고, 대선에서 당선되었지만 강한 힘을 얻기는 어려웠을텐데 삼당합당으로 인해서 날개잃은 군사독재세력에 부활의 날개를 달아준 셈이었던게 김영삼의 최대과오인것같아요. 결과적으로 현재 새누리당으로 군사독재정권의 잔재가 이어지고 있구요. 군부정치를 청산했을지언정 그 잔재세력에 숨통을 이어붙여주고 더러운 꼬리표도 떼준셈이고 결과적으로 그 세력을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먹은거죠. 불법세력의 합법화를 결정적으로 도와줬달까. 그래서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 콘크리트층을 확실히 결성시킨게 김영삼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솔로11년차
15/11/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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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쭉 그렇게 생각해왔고 동의합니다. 다만, 현재까지 잔재가 이어진 원인을 온전히 김영삼으로 볼 수 있느냐는 거죠.
게다가 6월항쟁때 다수의 국민들이 군사독재세력에 반대했으나, 다수의 국민은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13대대선당시 노태우와 김종필의 표합산은 1011만표고, 양김은 1245만표죠. 13대총선은 민정당과 공화당이 973만표, 민주당과 평민당이 846만표구요.

전 그간 이 문제에 있어 삼당합당이 가장 큰 기여를 했고, 그러니 김영삼이 이 상황을 초래한 원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간 다른 요인들은 생각하지않고, 남탓하듯이 김영삼에게만 책임을 돌린 건 무책임하지 않았나하는 반성인겁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한다는 말을 그냥 헛소리로 치부하고 사실상 제 평생을 살았는데, 진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삼당합당이 없었다면 양김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를 고민해봤던거죠. 의외로, 모르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5/11/26 22:46
수정 아이콘
그렇죠. 심리학같은데 조사에서도 인터뷰같은데에서는 좀 더 진보적인 대답을 하기 마련이래잖아요.
그러나 투표결과 보면 모든 악재를 뒤집어 쓴 이회창이 충분히 될 수도 있었던게 되는거죠.

사람의 기억은 매스미디어를 통하거나 사건 분위기를 기억하고 전해듣지만, 막상 투표라는 결과를 보면 상상보다 더 보수적인 면이 많이 보입니다.
15/11/27 13:35
수정 아이콘
서울의 봄은 10.26부터 5.18사이의 기간을 일컫습니다. 본문에서는 6월항쟁 이후의 시기를 서울의 봄으로 오기하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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