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병사 월급 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글입니다. (아무래도 Pgr은 여초사이트니까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는 잘 모를것 같아서요?)
여러분들이 알다시피 군대에 가면 밥도 주고 옷도 주고 재워줍니다.(의식주 제공) 거기에 월급까지 주죠.
의식주를 제공해주는데도 불구하고 왜 월급이 부족해서 집에서 돈을 타다 쓸까요? 이제부터 군인의 소비생활을 살펴보죠.
1. PX
군대생활의 꽃 냉동식품을 파는곳입니다. PX 물건은 면세물건이라서 엄청 싸다는건 정말 옛말이고, 사실 별로 안 쌉니다.
이것저것 맛있어보이는 냉동 서너개 집으면 만원 훌쩍 넘어가고 꽉꽈자(군대에서는 된소리를 강하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어요.)
도 비싸고 봉지과자도 비싸고 그냥 다 비싸요. 그나마 면세주류가 저렴하고 좋다는데 이건 병사하고는 상관없는 이야기
이 냉동식품의 조리법은, 별거 없고 가운데에 크게 구멍 뚫어서 그냥 전자렌지에 돌립니다. 만두같은 경우 뜨거운물을 조금
부운 후 전자렌지에 돌리기도 하는데 어쨋든 제대로 조리해 먹지도 못하고 그냥 전자렌지로 돌려먹습니다. 밖에서 냉동 같은거
잘 안먹잖아요, 사회에 있을때 왠만하면 먹을일 없는 냉동, 600빵 이런것조차 군인월급으로는 양껏 먹기 버겁습니다.
+ 내무실 추진, 당직실 추진
나는 돈을 모아서 나올거기 때문에 강한 의지로 모두 다 참아내겠어라고 생각해도 군대생활은 단체생활입니다.
단체생활에서 저런 회식에 "너희들끼리 먹어 난 빠질거야" 하면 인간관계 많이 틀어지겠죠? 안그래도 군대는 계급도 있고
싫으나 좋으나 2년동안 한 지붕아래서 같이 살아야 할 사람들인데요.
추진비는 부대마다 다를텐데, 저희부대를 기준으로 소대 추진시 이병 열외, 일병 5,000원~ 1,0000원 상병 2,0000원 안팎
병장 2,0000 +a정도 부담했습니다. 당직추진시 간부포함 사다리타서 로또 맞으면 공짜로 먹을 수 있지만 잭팟 터지면
2,0000원 크리티컬 터지기도 했습니다.(그나마 대당은 추진같은거 잘 안했어요.)
2. 전화
저 입대할즈음에는 본인 월급통장에서 쓴 만큼 빠져나가는 카드가 있었습니다. 이걸 본인월급통장이 아니라 집에서
부담할 수 있게끔 선택 할 수 있었고, 그것도 아니면 내 돈 안쓰는 1541콜렉트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습니다.
저는 현역시절 나라와 결혼했기 때문에 애인같은거 없었지만 애인 있는 친구들은 전화를 달고 살더라구요.
데이터를 쓰는것도 아니고 공중전화로 통화만해도 보통 1만원 이상씩은 씁니다. 애인 없는 친구들도 짬
날때마다 친구들에게 전화 많이 하더라구요.
월급이 부족하지 않으려면 전화하는것도 꾹 참거나 아니면 1541로 친구들 삥을 뜯거나 전화비 부모님 부담
같은 방법을 써야겠네요. 흐흐흐
3. 휴가
정기휴가시 휴가비 나옵니다. 딱 차비만큼 -_ -; 그외에 포상휴가시 TMO라고 차표를 제공해주는데, 이거
안주는 부대도 있고 외박시에는 안줍니다. 부대가 집 근처면 몰라도 장거리일시 왕복 차비로만 월급 반이
날아갑니다. 크크
일단 집에 도착했습니다. 친구들 만나서 술도 먹고 재미나게 놀아야죠? 그런데 그것도 다 돈입니다.
'군인이 돈이 어딨어 얻어먹는거지' 이것도 한두 번이지, 몇 번 얻어먹으면 미안해서라도 더치하자고 합니다.
이것저것 하고픈건 참 많은데 자금이 부족해요. 별 수 있나요? 집에서 용돈 받아야죠.
4. 면회
부모님이 면회오면 그나마 좀 괜찮아요. 맛있는거 얻어먹고 항상 그렇듯 용돈도 받고.....
그런데 만약 친한 친구 or 애인이 면회온다면? "에이 군인이 돈이 어딨어, 내가 살께" 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자비들여서 먼거리를 찾아와준 친구에게 내가 먹을것까지 사달라고 하기 미안하잖아요. 한편으로는 비참하기도 하고
5. 외출, 외박
부대에서 외출을 보내줬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어요. 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재밌게 놀아야되는데 나가서 노는 게
다 돈입니다. "난 돈없으니까 그냥 피시방에서 짱 박혀 있어야지 크크" PC방에서 만원쓰는것도 군인에게는 작은 돈이 아니에요.
외출이 아니라 외박이다. 그럼 모텔비 추가됩니다.
정기적으로 외출을 나가는 주계병들은 돈을 어떻게 관리하나 참 모르겠어요.
6. 담배
군대에서 연초를 안줍니다. 사서 펴야되는데 사회랑 가격이 똑같아요.
헤비스모커들은 담배값 = 월급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입대하는 친구들에게 100만원정도 모아서 통장에 넣어두고 가라고 합니다. 집에 손벌리기 싫으면요.
한달에 20만원씩 집에서 용돈 타 쓰던 부유한집 후임이 있었습니다. 많이 쓰는 친구이긴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한심하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한달에 20만원도 안주는 나라가 더 한심합니다.
제가 나온 부대는 선물문화가 있는 기괴한 부대였습니다. 저도 돈이 부족해서 부끄럽지만 2년동안 총 30만원 정도
집에서 타 썼어요. + 휴가나와서 친구들한테 많이 얻어 먹었구요.
PS. 나는 30만원 모아나왔다, 100만원 모아나왔다. 충분히 돈 모아서 나올 수 있다고 얘기하시는분들
제가 봤을때 정말 대단하신분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노력했으면 30만원, 100만원이 아니라
300만원, 1000만원 모아서 가지고 나와야 하잖아요.
+ 군대 보상혜택 이런거 쓸데없는거 하지 말고 월급부터 많이 줬으면 좋겠어요. 월급이 최고의 복지입니다.
군대에서 열심히 돈 모아서 나오면 1년 등록금 정도는 낼 수 있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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