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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2/20 02:46:22
Name The_ReD
Subject [일반] 귀염둥이 ReD와 함께하는 유럽 자전거여행 - 독일1편
안녕하세요 red입니다
오늘은 3번째 이야기입니다

독일은 상, 하로 나누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자전거를 제일 많이 탄 나라다 보니
2편으로는 부족하네요
지금 생각으로는 브레멘-베를린, 베를린-프라하 해서 세편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데
네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음...
빨리 쓰려고 했는데.... 제탓이 아닙니다....
이게 다 lol때문입니다....
베이가를 샀거든요 연습해야되서....아흑ㅠ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번 글올릴때마다 질문해서 죄송한데
전편 링크는 어찌거나요....죄송해요ㅠㅡ



-------------------------------------------------------------------------------------------------------------------------



독일 루트입니다


드디어 독일로 출발했다.
네덜란드에 꼴랑 1주일 있었다고 네덜란드에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었는데
독일에 관한 정보는 단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래도 걱정은 전~혀 되지 않았다
아마도 네덜란드가 워낙에 자전거길도 잘되어있고 영어도 잘통했기 때문이지 싶다.


자전거를 어느정도 달리다가 국경지역에 도착하자 행인한테 길으 물어봤다.

- 아저씨 독일가려면 어느쪽으로 가요?
- 이 길 따라가면 다리가 나와요. 그 다리 건너편이 독일이에요

다리를 건너면 독일이란다.
육로로 국경을 넘어본 적이 없었던 나는 왠지 모를 큰 기대를 하게 되었다.
10분쯤 달렸을까?

정말 다리라고 부르기도 뭐한 다리가 나왔다
길이는 10m남짓?
정말 설마 이거일까 싶었다.
그래서 그냥 지나갔다.
그런데... 그런데 이게 국경이었다...


정말 단 하나의 표시도 없었는데..
아니 국경이라면 국경 검문소와 군인은 아니라고 쳐도


"어서오세요 여기부터 독일입니다"
내지는
"네덜란드에서 다음에 다시 만나요"
이런 푯말이라도 써있어야 되는거 아니었나


진짜 청계천에 놓여있는 다리랑 비슷한 길이의 허접한 다리였다.
사실 처음으로 넘는 국경인데 사진을 못찍은게 슬펐다ㅠㅜ



이런길을 따라가니


이런 도시가 나왔다.
4대강이 다되면 우리도 이렇게 동네 한복판에서 요트 탈수있나... 라는 허접한 생각도 해봤다;;


요건 뭔찬가요? 자동차 대국 독일답게 요런 빈티지한 차도 많았다


국경을 건너는 기분이 신나서였을까 처음으로 90km를 탔다
근데 생각보다 별로 힘들지도 않아서 좋았다능!


그렇게 독일에서의 첫 캠핑!


이런 캠핑장입니다. 9월이 넘으면 텐트치고 자는 사람이 없다. 다 캐러밴만..ㅠㅜ


부러웠다... 나도 늙어서 이렇게 살수 있을까나


자전거에 옷이랑 신발도 말려놓고~


참 이동네 사람들 캠핑장에 캐러밴 가지고 와서 저렇게 쉬는게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놀러가봐야 다 호텔이고 그런 곳인데
저기는 캠핑장은 진짜 물좋고 공기 좋은데 있더라..
진짜 부러웠습니다. 여행후로 제 인생목표중 하나가 캐러밴 구입이 되었더랬다..7000천정도 하던데...하아...
쨌든 또 하루가 지나간다...


다음날은 처음으로 나오는 독일의 네임드 도시 브레멘을 목표로 달렸다.
다행이 날은 좋고 길도 좋고 무엇보다 도로 주변의 공기와 풍경이 너무 좋다!


이런길 달리구


이런 비포장 산길도 나온다. 그래서 여행용 자전거는 로드보단 MTB가 나은 것 같다.


길은 네덜란드보다도 더 잘되있는 것 같다. 표지판이 갈림길마다 있다.


이때가 9월이었는데 보통 6시쯤 되면 일몰이 됬다
그래서 보통 4시, 늦어도 5시 되기 전에 캠핑장 찾아서 들어가곤 했는데
요 다음날은 5시가 다되어가는데 캠핑장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날은 어둑어둑 해지는데 브레멘은 도대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는 상황..
난감한 나머지 여기저기 막 물어보다가 겨우 한군데 찾아서 그쪽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길이 완전 오르막 내리막... 헥헥 힘들어 죽을뻔 했다.

거기다가
제 앞에 갑자기 같은방향으로 달리는 독일 라이더가 똭!
딱보기에도 좋아보이는 로드 싸이클을 똭!
나는 미친듯이 페달을 밟는데 걔는 여유있게 똭!......ㅠㅜ


쨌든 잘 찾아서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이 캠핑장 진짜 규모가 엄청난데 주인이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하더라....
정말 단 한마디도!

......
바디랭귀지로 해결한다.

- 슉슉슉 휙휙(성인한명 자전거하나 텐트하나 하루에 얼마에요?)
- 쫙쫙(10유로)

이런식으로 해결된다.... 영어? 그런거 필요없다..흐흐


텐트 잘 치고나니 또 맥주가 땡기더라.
독일에서 최대한 많은 맥주를 먹고가야 왠지 한국에서 자랑할게 있을꺼 같단 생각이 든것도 있지만...
어쨋든 다시 아저씨한테 갔다

- 휙휙휙 "비어! 비어!" (맥주 팔아요?)
- ..........Ah! 끄덕뜨덕.... 슉슉슉 파닥파닥(아 오케이 가있으면 갖다줄께요)


친절한 아저씨 가져다 주신단다
텐트에 가서 뒹굴뒹굴 기다리고 있으니 아저씨가
맥주 두병을 룰루랄라 가지고 온다.



핵벡! 엄청 많이 먹던데 한국에서도 유명한 맥준가?..흠..


쩄든 나는 두병을 마실 생각이 없는데 이아저씨가 두병을 갖다주길래
속으로 이아저씨 장사 잘한다고 생각을 했다...

- 휙휙휙 촥!(얼마에요?)
- 절레절레 팍팍~!(에이~ 아냐아냐 그냥 마셔~)
- 오! 당케 쉔!

두병 그냥 준단다.
아무리 맥주가 싸도 그렇지.. 시골 인심이 좋긴 좋나보다
공짜라 그런지 더 맛나더라...


그렇게 20분쯤 있었을까 아저씨가 또 온다
아저씨가 맥주병을 들고있길래 아까 준 병따개를 달라는건줄 알았다.
아저씨가 맥주병은 한손에 하나씩 들고오더니 손을 쓱 내민다


-...........으쓱?(뭐 어쩌라구요?)
-............으쓱!(?)
-..........슉슉?(따달라고?)


병따개를 줬는데도 걍 병만 내밀고 있어서
따달라는 얘긴줄 알았다...
또 속으로 '뭐 이런 이상한 아저씨가... 설마 이러다가 막 사주고..그런....'
이라는 이상한 생각을 했지만...
따줬다. 따준것도 이상한건가;;


그래도 아저씨가 안간다.
뭐 어쩌라구요 아저씨..ㅠㅜ
나머지 한병도 따...드렸다..;;
왜 안가요 아저씨...ㅠㅜ....


그렇게 한 5분을 서로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것도 그냥 먹으라는 거였다.
생각해보니 간단한데 둘다 5분간 뻘짓을;;
뭐 약간은 오해가 있었지만 참 감사했다. 이것이 시골인심인가!



얘는 도르트문더다. 엄청 크다;;


사실 얘는 마시다 마시다 나중에 좀 버렸다.
맥주 4병은 좀 많더라;;


맥주를 마시면서 캠핑장을 둘러보는데
여기는 캠핑장이 아니고
거의 '별장'이다.

사람들이 아예 캐러반에 증축? 베란다 확장? 이런걸 해서
눌러 산다. 집집마다 주소도 있다;;



자기집(or 차?)앞 잔디는 자기가 깎는다... 캠핑장 주인은 땅만 빌려주나...;
참 신기한 동네라는 생각이 또 들었다는..


그렇게 또 하루가 가고 주섬주섬 짐싸는데
아저씨가 또온다
아 아저씨 왜자꾸오는거지...흠....
오더니 먼저 말(?)을 건다


- 쉭쉭쉭 팍팍 휙?(지금 가는거냐?)
- 끄덕끄덕
- 음.......


이러더니 그냥 간다. 이아저씨 뭐여 도대체;;
짐을 다 싸고 출발하려는데 아저씨가 또오신다.



오시더니 맥주 핵벡 세병과 병따개를 내민다.
내가 어제 잘 먹는게 신기한건지 어쩐건지 또 맥주를 세병이나 준다.

이동네 인심은 진짜 쩌는거같다...
캠핑장 10유로라 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맥주를 7병이나.
이 맥주 중간중간에 요긴하게 잘 마셨다.
아 독일 경찰아저씨들한테 음주라이딩 걸릴까봐 살짝 조마조마도 했다..흐흐


쩌는 시골 맥주인심덕분에
아주아주 기분좋은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진짜 얼마 안가서 브레멘이 나온다..

어.. 이거 뭐야 생각보다 너무 빠른데...;;
살짝 당황했다.


브레멘 표지판!


알고보니 어제 내가 달린 루트는 이랬다....


....................................


브레멘에서 7km떨어져있는 도시까지 갔는데 난 그걸 모르고 캠핑장을 가려고
브레멘 반대로 꺾어서 15km를 달렸다.... 아니 뭐 이런.....-_-
살~짝 기분이 잡칠뻔 했으나 날씨가 좋아서 괜찮았다.


그렇게 브레멘 시내를 향해서 슉슉 자전거를 밟고 있다가
잠깐 공원에 쉬려고 내렸다.


바로 여기! 저 좋은 날씨가 보이는가!흣흣흣


그런데 참 사람좋아보이는 노부부가 있어서
좋은 마음에 인사를 건넸다

- 날씨 참 좋네요
- 아... 네.. 자전거 여행중인가봐요?
- 네! 브레멘에 처음 왔어요. 여기 시내 중심가가 어디에요?
- 음 여기가 브레멘 남쪽이니까 저쪽으로 쭉 가면 나와요
- 아 네! 여기 유스호스텔 있나요?
- 네 그것도 중심가 가면 있어요


뭔가 딱딱 맞아떨어졌다!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 그런데.. 여기 뭐 아는 사람 있어서 온거에요?
- 아뇨 그건 아니고 그냥 돌아다니려고요
- 아하.. 그럼 내가 오늘 하루 브레멘 가이드 투어 해줄까요?
- 어? 진짜요? 오~ 저야 좋죠!
- 아 그래요? 그럼 지금 12시니까.. 내가 3시까지 거기 유스호스텔로 갈께요 그때봐요~
- 네 감사합니다 그때 뵈요~


만난지 3분된 생면부지의 동양인 자전거 여행객...에게 거리낌없이 가이드투어를 해준단다.
이렇게 친절을 배푸는척 하면서 여행자를 낚는거 아닌가.. 라는 걱정도 했으나
그냥 자기가 좋아서 하는거니 걱정 말라는 말과 함께 가셨다.
ㅠㅜ 여긴 참 감사한 사람이 많다..


그렇게 시작한 가이드 투어!
유명한 관광지들 외에도
아주머니가 좋아하신다는 뭐랄까 인사동거리 같은 분위기?의 거리도 가보고
관광지도에는 안나온다는 고층건물에 올라가서 브레멘 시내를 내려다 볼수도 있었다.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해줬다.



브레멘 중앙광장. 시청과 성당!


브레멘의 상징인 열쇠문양. 세상을 여는 열쇠라고 브레멘 사람들은 생각한단다.


시청앞에 위치한 브레멘의 상징! 브레멘 음악대 동상!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콜렛 브랜드 HACHEZ의 본점(?)입니다. 브레멘 로컬브랜드였더군요


베르더 브레멘의 홈구장입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즐겁게 보냈습니다.
마지막 헤어지기전엔 맥주를 먹어봐야 한다며 브레멘 지역 맥주를 사주더군요
그 맥주가 바로 Beck's! 진짜 유명한데 브레멘 로컬 맥주인지는 몰랐다는... 사진은 못찍었지만
정말 맛났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헤어지기 전에 대화를 하는데


- 아 정말 신세 많이 졌어요.. 저녁이라도 사드릴께요
- 아니야 집에서 할아버지가 기다려서 가봐야해
- 아 그래요? 그럼 어쩌죠 고마워서ㅜㅠ
- 괜찮아 괜찮아.. 대신!
- 대신 뭐요?





  "니가 한국에 돌아간 이후에 너같은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은 나처럼 해줘야해.
  니가 그렇게 하고, 너한테 신세를 진 사람이 또 자기 나라를 찾아온 여행객에게 그렇게 하고
  그 여행객은 또 그렇게 하고... 그렇게 그런 일이 반복되면 세상에 모든 여행자가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정말 생각도 못한 얘기를 듣고 그 뒤로도 한참 생각했다.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세상에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혹시나 한국에 돌아가서 그런 여행객이 있다면 반드시 도와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저 말을 가슴속에 새기면서 브레멘 시내여행을 마무리했다.





....물론 아직 그런 여행객을 만나진 못했다... 서울엔 나처럼 대책없는 외국 여행자는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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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0 03:12
수정 아이콘
췩췩췩 훽훽(너무 부러워요)
도이치란트 슉슉 픽(독일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12/02/20 03:39
수정 아이콘
꽉꽉꽉 픽 슈익슈익(언제 올라오나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어요.)
파닥파닥 쉭쉭(파닥파닥 쉭쉭)
12/02/20 04:50
수정 아이콘
귀여운 모습 보고시퍼요
갓의날개
12/02/20 08:48
수정 아이콘
red님 연재빨리올려주세요 현기증난단말이에용 ㅠㅠ


그라고 예산은 어느정도들었는지 여쭤볼수있을까요..?ㅜㅜ
PoeticWolf
12/02/20 09:15
수정 아이콘
하아.............. 세상에서 요즘 레드님하고 린이 제일 부럽습니다.....
예산은 총 얼마 정도 들었나요?
냉면처럼
12/02/20 09:24
수정 아이콘
자, 이제 귀염둥이를 보여주시죠 는 농담이고
정말 부럽네요ㅜ 예전 유럽여행 때 독일 3일 정도 있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ㅜ

신혼여행은 독일로! 는 꿈ㅜ
김치찌개
12/02/20 09:52
수정 아이콘
우와~

이번에는 독일이군요!

글 잘 봤습니다^^

독일 프로축구는 관중이 엄청 많던데 말이죠

독일 소시지 먹고싶어요..+_+
방과후티타임
12/02/20 10:36
수정 아이콘
멋지고, 부럽네요, 정말......
분홍돌고래
12/02/20 10:39
수정 아이콘
Red님 여행기 정말 재미있어요! 글 속에서 묻어나는 위트에 미소지으며 읽게되네요. 대학시절 갔던 여행 생각도 나구요.
전 한 달간의 유럽 여행 일정 중에 독일에서만 10일을 머물렀거든요. 그만큼 좋은 기억만 가득한 곳이었어요. 맥주와 소시지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구요. 캬아!!
다음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m]
12/02/20 10:59
수정 아이콘
빨리 올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12/02/20 12:11
수정 아이콘
저 자전거 여행이요. 영어를 못하는데 스마트폰 구글 번역기능 하나 믿고 가도 됩니까? 노트북,우비,자전거,군복,군화,자전거용 운동복 그런것 준비하고 속옷,양말같은것은 신용카드로 편의점에서 그때 그때 사고요. 그리고 유럽은 선진국이라서 와이파이 잘 터지겠죠?
12/02/20 16:49
수정 아이콘
와이파이는 거의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크크.
안드로이드면 Sendic이라고 문장 사전이랑 오프라인사전이라고 영어 -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어 번역해주는 앱이 있습니다.

왠만해선 바디랭귀지로 다 되긴 하는데 이거 두 개만 있으면 언어로 불편할 일은 거의 없을거예요. 길가의 간판도 읽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흐흐.
12/02/20 17:48
수정 아이콘
잘 보고 있습니다. 사진해상도를 좀 높여주시면 좋을듯~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on&divpage=6&sn=on&ss=off&sc=off&keyword=The_Re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5353

이게 저번 글 주소인데 그냥 본문에 붙여넣기 하면 될듯합니다.
watervlue
12/02/21 14:57
수정 아이콘
어제 바빠서 글 올라온거 못 보고 혹시나해서 보니 이미 올라와 있었네요. 머리가 복잡하고 힘빠지는 일이 있었는데 여행 글 읽으면서 비우게 되네요. 처음 글 올라왔을때 귀염둥이라고 쓴 제목을 보고 김구라 버젼(뭐야 이건.?-..-) 으로 딱 이런 표정 였는데 글을 읽을 수록 괜히 귀염둥이가 아니었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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