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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29 16:22:58
Name 라울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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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LFP] 바르셀로나, '골게터'가 없다.


오늘 새벽(한국시간), 리가 꼴지 사라고사의 의외의 선전에 레알 마드리드는 고전하는 듯 했지만, 올 시즌 내내 보여주었던 '막강한 후반 뒷심'으로 3-1의 역전승을 거둔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비야레알에게 또다시 '원정 발목'을 잡히며, 이로써 두 팀의 승점차는 7점으로 벌어졌다. 여태까지 보여준 두팀이 보여준 퍼포먼스를 감안해 볼 때 비록 리가의 반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사실상 우승 경쟁은 많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상당히 기울었다고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경기력 자체가 나빠진 것은 아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특유의 화려한 숏패스로 여러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었다. 문제는 이것을 확실하게 마무리해 줄 수 있는 '스코어러'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 지난 엘 클라시코에서도 수비수인 푸욜, 아비달, 알베스의 골이 없었다면 승리는 레알에게 넘어갔을 것이다. '진정한 강팀은 엉망인 경기력에도 골을 넣어 이기는 팀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쨌든 축구는 골을 넣어야 하는 경기이다. 따라서 '골게터 부재'의 주요 원인인 다비드 비야와 페드로의 부상은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지난 10-11시즌 후반기에 찾아온 비야와 페드로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바르셀로나는 전반기와 같은 '막강함'을 보여주진 못했던 역사가 있다. 물론 '우승하는 팀'들 만이 보여주는 '꾸역 본능'을 계속해서 시전하며 더블의 위업을 달성했지만(그리고 운명과도 같이 비야와 페드로는 챔스 결승전에서 화려하게 '복귀(?)' 한다).



어쨌든 한 경기만 놓쳐도 승점차가 벌어지는 현 프리메라 리가의 우승경쟁에서 '꾸역 본능'만으로 우승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러한 바르셀로나의 공격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수비수 영입'을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여름 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든 금액을 투입하여 산체스와 파브레가스를 영입하여 공격쪽에 날카로움을 보강했다. 산체스와 파브레가스는 금방 팀내 적응하며 지금까지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선수가 과르디올라가 '원했던 수준'만큼의 활약, 즉 지난 시즌 초반에 비야와 페드로가 보여주었던 활약만큼을(더 멀리가면 예전에 앙리와 에투가 보여주었던) 해주고 있는가라고 한다면 대답은 'NO!'이다.



산체스의 경우는 부상으로 인해 활약의 맥이 자꾸 끊기다는 것이 아쉽다. 시즌 2R 레알 소시에다드 전에서 장기 부상을 당한 후 복귀해 컨디션을 한참 끌어올리고 있던 도중에 다시 레알 마드리드 전에서 어깨탈구의 부상을 당했다. 물론 예상보단 큰 부상이 아니라서 비야레알전 벤치 스타트를 할 수 있었지만, 앞서 말했듯 한 경기도 놓칠 수 없는 현 바르셀로나의 상황에서는 지금과 같이 몇 차례 맥이 끊기는 것조차 상당히 아쉽다. 파브레가스는 아직도 본인에게 최적화 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False nine'이라 불리우는 공격적인 롤을 맡으며 순간적인 이선침투에 이은 득점과 도움을 상당히 많이 기록했지만(14골 11도움), 역시 '전문 공격수'가 아닌지라 밀집된 상대 진영으로 침투했을 시에 '볼 키핑'에 대한 약점도 두드러지게 보인다. 즉 탁월한 센스와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가 리가에서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른다.



흥미롭게도 현재의 이러한 바르셀로나의 상황은 10-11 시즌 이맘 때쯤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의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도 주포였던 곤살로 이과인의 장기 부상과 카림 벤제마의 계속된 부진으로 인하여 호날두 의존도가 매우 높던 상황이었으며, 호날두의 득점포가 가동되지 않았던 알메리아, 오사수나, 데포르티보전 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하며 바르셀로나의 고공 승점 행진을 지켜만 봐야 했다.



물론 바르셀로나에게도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리오넬 메시가 건재하고, 산체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했다. 페드로는 지난 엘 클라시코에서 보여주었듯, 꽤나 오랜기간 부상으로 인해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전 감각에 전혀 문제가 없어보였으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다비드 비야가 '나이에 맞지않은(?)' 빠른 회복으로 가벼운 훈련을 시작하며 조기 복귀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모든 상황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웃어주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스트라이커 두명(곤살로 이과인, 카림 벤제마)을 여유롭게 로테이션으로 돌리고 있으며, 전력 외로 분류되던 하밋 알틴탑과 그라네로의 최근의 좋은 활약 또한 시즌 후반까지 계속되는 빡빡한 일정에 분명히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목할만한 점은 전반기에 부진했던 카카와 외질이 동시에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선수 모두 그 동안 엘 클라시코에서 부진한 활약으로 일관했었지만, 지난 주중에 보여준 뛰어난 활약을 지난 사라고사 홈 경기까지 이어나간 점으로 보아 앞으로의 경기력 또한 계속해서 올라올 것이라 예상된다.



그 동안의 언행과 재계약에 대한 태도 등을 보았을 때, 이번 시즌이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는 과르디올라가 '골게터'의 부재라는 악재를 견뎌내고 다시한번 리가 우승하며 마지막 '정점'을 찍을 수 있을지는 올 시즌 프리메라 리가를 지켜보는 주요한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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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9 16:28
수정 아이콘
어제 바르셀로나가 비야레얄과의 무승부로 리그는 사실상 레알 우승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죠.
No21.오승환
12/01/29 16:32
수정 아이콘
바르샤 팬들도 걱정하고 인정할정도로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 메시 의존증...

메시가 혹여 부상이라도 당하면 바르샤의 장기집권에 빨간불 들어올지경..
12/01/29 16:35
수정 아이콘
어떻게 보면 펩이 자초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전술이 메시에게 집중 되도록 짰는데, 정작 메시가 부진할 경우의 카드가 없죠.. 레알도 호날두의 득점력이 높기는 하지만 이과인이나 벤제마 등등도 잘 넣어주죠. 반대로 바르샤는 메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큽니다.. 생각보다 양쪽 윙포들 득점이 안 터져주고 있는 것도 문제죠. 엘클은 다 좋은 결과로 마무리 했는데 정작 리그 우승 놓치면 과연 어떻게 될지...
김민규
12/01/29 16:36
수정 아이콘
진짜 무리뉴는 우승하고도 감독에서 짤릴지도모르겠네요....
바르샤는 운이없는건가...
올해는 작년과는 뭔가 다른듯
12/01/29 16:41
수정 아이콘
파브레가스가 욕좀 먹던데 미들진에서 플레이하면 상대 압박에 답이없고 톱으로 나와야 쓸만하다고 하더라구요..
Go_TheMarine
12/01/29 16:43
수정 아이콘
승점 7점자면 정말 힘들어지겠는데요.
바르샤가 엘클라시코를 이긴다 해도 레알이 바르샤보다 2패는 더해야하는데 과연...
레알은 지금 전력이 남아돈다고 해도 될 상황이니...
스쿼드 자체가 바르샤보다 두꺼우니까요.
몽키.D.루피
12/01/29 16:43
수정 아이콘
레알이 리그 먹고 남은 리그 엘클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챔스 엘클에서 다 털리면 과연 무리뉴는 어떻게 될까요??
긴토키
12/01/29 16:50
수정 아이콘
음 과르디올라가 추구하는 좀더 아름다운 패싱축구 시스템 덕에 파브레가스가 점점 계륵화 되가는것 같네요 스텟은 화룡점정인데 플레이는 뭔가 음? 작년 말루다 보는 느낌이랄까
페드로 비야는 부상아니면 부진이고 산체스는 나오기만하면 잘하는데 부상 달고다니고.....
리그 우승은 레알이 할 것 같습니다만 확실히 무링요는 이번시즌으로 관둘것 같네요 언론이랑 마드리드 수뇌부가 맘에 안들어하는거보면
과르디올라도 동기부여를 찾기위해 EPL로 간다는 소문이 돌고 재계약 할 것만 같았던 맨시티와 만치니는 이리저리 조금씩 트러블 나면서 재계약 보류중.......... 왠지 다음 시즌 잉글랜드무대에서 과르디올라 퍼거슨 무링요를 모두 볼 수 있을 듯한 예감이 듭니다
운체풍신
12/01/29 17:05
수정 아이콘
신계 두팀과 허수아비 인간계 18개팀으로 양극화가 극명한 라리가에서 7점차는 극복이 불가능해보이네요.
바르샤, 레알 앞에 나머지 팀들은 허수아비들이나 마찬가지인데 바르샤가 레알을 2차전에서 이긴다고 해도
4점이나 차이나는데 레알이 실수를 두번이나 할지 의문이네요
애패는 엄마
12/01/29 17:06
수정 아이콘
이브라히모비치때부터 그랬는데 비야랑 파브레가스가 완성시켜줄 주 알았는데. 잘하는 선수인데 펩이 부여한 롤과는 맞지 않으니 서로 아쉽네요. 펩이 갈땐 가더라도 화룡점정은 찍어줬으면 좋겠는데.
라울리스타님 글은 참 좋은 거 같습니다. LFP를 나름 챙겨보긴 하지만 제대로 된 글을 접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단비같은 글.
Darkmental
12/01/29 17:13
수정 아이콘
파브레가스=에투 같은 느낌이 많이 나죠 흐흐
이번시즌 유독 힘들어하는것도 체력문제가 가장큰데... 차라리 챔스를 내주더라도 리그에집중하면서
클월안나가는걸 바랬건만.... 어쩃든 마드리드도 몇번은 무너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2월 까지 7점차를 유지한다면 그래도 우승의 가능성은 남아있을것 같네요
헤나투
12/01/29 17:21
수정 아이콘
세삼 에투가 아쉬워지는 순간이네요. 아직도 에투만큼 바르샤에 어울리는 공격수를 찾을수가 없네요... 루니라면 어울릴지? 아님 아게로?
12/01/29 17:26
수정 아이콘
바르샤는 아데바요르 영입이나 다시 한 번 노려보는게 어떨까 하네요.
릴리러쉬.
12/01/29 17:37
수정 아이콘
리그 우승은 사실상 물건너 갔네요.
비야의 부재가 참 아쉽습니다.
하나키 구리코
12/01/29 17:37
수정 아이콘
지금같은 극 메시중심의 축구라면 누가 오든 부여되는 역할은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베스트11으로의 단판승부라면 어떤팀을 상대로 데려다놔도 압살이 가능하지만 결국 그 축에서 누가 나가게되면 그 자리 베꾸는게 너무 어렵죠.
All Zero
12/01/29 17:44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st 하나 영입하면 좋을 것 같은데 펩의 구상은 다른 것 같아요
구밀복검
12/01/29 17:46
수정 아이콘
세스크의 문제.
1. 시야의 문제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고수와 하수의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는, 시야입니다. 시야가 확보된 상태면, 미리 준비와 대처를 할 수 있고,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 뭔지 재고 따져볼 수 있으므로, 시야가 확보된 이와 확보되지 않은 이의 격차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고수가 교전 상황을 예측하고 위치 잡고 기다렸다 덮치면, 갑자기 안개속에서 상대 병력과 맞닥뜨린 하수는 진형도 못 갖추고 컨싸움할 정신도 못차렸다가 두들겨 맞기 마련입니다. 즉, 시야의 차이가 바로 전황 판단력의 차이로 드러나는 것이고, 이는 실력 차이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전 맵에 시야가 확보되어 있는 상태를 우리는 <맵핵>이라고 하며, 마치 맵 전체를 밝혀놓은 것처럼 정확한 전황 판단을 하는 플레이를 두고 <맵핵성 플레이>라고 합니다.

축구 경기에서도, 시야의 부족함이 부정확한 판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합니다. 가령, 이런 경우가 종종 있지요. "아, 지금은 앞으로 줄 타이밍이 아니라 한 번 뒤로 뺏어야 하는데." "아...앞의 선수만 보다가 측면에서 침투하는 거 놓쳤네. 지금은 찔러줬으면 완벽한 득점 찬스였는데." "지금은 상대가 전방에서 압박을 강하게 하니까 바로 질러주기보다는 사이드를 한 번 거쳐가면서 플레이하면 좋을 거 같은데." "지금 저 포지션에 위치해서 볼 받아주면 상대방이 패스 루트 견제하기에 굉장히 껄끄러워질 것 같은데."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봅시다 일개 축구팬이자 아마추어에 불과한 우리의 눈엔 뻔히 보이는 것이, 축구 선수들에게는 왜 잘 보이지 않을까요? 간단합니다. 우리는 전체 경기장을 중계 카메라를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에서 상황에 가장 적합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에 비해, 선수들의 시계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정확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만약, 시야를 넓게 가져가는 데에 도통해 있어서 시청자가 보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 경기장을 조망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전황을 정확히 분석하여 경기를 손쉽게 압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즉, 제한된 시야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에서 군계일학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챠비나 피를로, 알론소 같은 유형의 선수가 하나 있으면, 그야말로 맵핵을 달고 스타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안데르손을 데리고 하는 건 미니맵 가리고 스타하는 것과 같고 말이지요. 즉, 축구 경기에서도, 시야에 기인한 전황 판단 능력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스크는, 공을 잡으면 너무 쉽게 전진하려고 합니다. 챠비나 인혜, 메시가 공을 잡으면 전후좌우로 볼을 돌리며 경기장을 폭넓게 쓰면서 전진하는 반면, 세스크는 원투 패스로 치고 들어가든지 앞으로 길게 찔러주지요. 사이드 활용? 횡적인 빌드업? 그런 거 없습니다. ;

물론 이러한 공격들이 팀의 매커니즘과 잘 맞물리면 엄청나게 위력적이라는 점에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지요. 팀에 <차이>를 제공해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세스크가 넓은 시야를 통해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패스를 주는 것이 아니란 데에 있습니다. 가령 세스크가 전진 패스를 찔러줄 때, 패스를 받아줘야 할 선수가 뛰어들어가는 타이밍이 엄청 늦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이건 미드필더로서의 능력 부족입니다. 구체적으로, 경기장 전체를 눈으로 읽어 우군과 적군의 배치 현황을 재빨리 파악한 뒤, 지금이 앞으로 줄 타이밍인지, 뒤로 굳힐 타이밍인지, 사이드로 벌릴 타이밍인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스크는 맵핵을 쓸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시야에 있어, 챠비보다 안데르손에 가깝다는 이야기지요.

이 때문에, 좀 찬스 비스무리한 게 보인다고 바로바로 전진하려 하지 말고, 고난을 인내하며 어려운 길을 착실하게 밟아 나가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다. 막상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진 패스 숫자를 보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챠비가, 오히려 적극적인 전진 성향을 보여주곤 하는 세스크에 비해 2배 가량 많습니다. (챠비는 경기당 2.6개, 메시가 2.2개, 세스크는 1.3개. 어제 경기에서 챠비는 4개, 메시는 1개, 세스크는 0개)



2. 사이드 커버링 및 압박의 문제
중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드필더라면, 수비 시에 사이드를 커버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지요. 사이드요원만으로 사이드 수비를 할 것이라면 중원 미드필더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특히나

세스크는 현재 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자신이 먼저 압박 하러 가야하는지, 다른 선수와 함께 가야 하는지, 다른 선수가 압박할 때 빈자리를 때워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상황에 맞는 수비 위치는 어디인지에 대해 아직 즉각적인 판단을 정확하게 내릴 정도는 되지 않지요.



3. 후방으로부터의 볼운반 문제
중원 지역에 있는 미드필더라면, 수비수들로부터 볼을 받아서 이를 전방까지 운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바르샤에서는 챠비와 부스케츠가 이를 주도적으로 하며, 이니에스타가 보조를 해주지요.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저 수비수 근처로 내려와 준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상대방은 압박하기 어렵지만 우군은 패스 주기 좋은 위치를 탁월한 포지셔닝과 무브먼트를 통해 선점하여, 볼을 <끌어당겨> 주고, 안정적인 터치와 영리한 연계에 의해서 볼의 흐름을 끊어먹지 않으면서 조직적인 탈압박을 수행해야 하지요. 그런데, 세스크는 후방으로 볼을 받아주려 내려오는 빈도도 낮으며, 내려올 때의 포지셔닝과 무브먼트도 부족하고, 볼을 받았을 때 흐름을 끊어먹지 않는 능력도 결여되어 있습니다. 이는 특히나 상대방이 전방 압박을 강하게 가할 때 드러나는 문제인데, 후방에서 같이 볼을 받아줄 세스크가 투명인간이 되다보니 다른 미드필더들 역시 패스루트를 확보하지 못하고 전방 압박에 절절매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4.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술적 용도의 문제
3-4-3에서나 4-3-3에서나 용도가 정말 애매합니다.

3-4-3은 사이드백이 없기 때문에, 중원에 있는 미드필더들이 사이드를 커버해야 합니다. 세스크가 3-4-3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되는 일반적인 경우, 인혜가 왼쪽 커버를, 세스크가 오른쪽 커버를 맡는데 - 이는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챠비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 위에서 논했듯, 세스크는 사이드 커버링에 대한 관념이 없고, 상황에 적절한 템포를 잡는 능력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세스크 주변의 선수들은 공격 시엔 고립되고, 수비 시엔 두들겨 맞으며, 세스크는 혼자 급하게 전진 할 따름입니다.

4-3-3에서는 정말 아무 특징 없는 스윙맨일 뿐이지요. 인혜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으며, 티아구나 케이타보다 절대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중미로서의 사이드 커버링도 부족하고, 특유의 공격적인 패스와 전방 침투는 제한 됩니다.

간혹 4-3-3에서 포워드 라인으로 나오고, 메시가 중앙과 오른쪽 사이에 걸쳐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개인의 활약 자체는 좋은 편이지만 팀 전체 차원에서 측면 빌드업이 약화됩니다.


5. 총평.
물론, 세스크 때문에 바르샤가 부진하고 있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모든 책임을 세스크에게 전가하는 식의 단견은 분명히 경계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선수 한 명이 못한다고 휘둘릴 정도라면 그건 클럽의 역량이 그만큼 부실하단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 몫을 해주고 있느냐/아니냐를 냉정하게 따져보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맞지요. 농담 삼아 이야기하자면, 도대체 메디아푼타인 건지, 크루이프 때부터 찾아헤매던 타워형 포워드인 건지...(180의 신장, 헤딩골 5회, 34슈팅 14득점;;)

그렇다고 해서 세스크가 쓸모가 없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어쨌거나 현재 바르샤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로, 팀에 <차이>를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일타일격의 재능이 있기도 하고 말이지요. 스코어러 기질도 특출난 편입니다. 그렇다면 세스크의 기량과 용도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객관적인 판단을 내린 뒤, 그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현재 세스크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합니다.
1) 돌발적인 찬스 메이킹
2) 침투에 이은 득점

현재 세스크에게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이러합니다.
1) 횡적이고 점진적인 빌드업
2) 수비 시의 사이드 커버링
3) 후방에서의 볼운반



***** 여기서부터는 분석이 아닌, 희망사항의 차원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다음과 같은 포메이션을 제안합니다.


--------------------메시--------------------
인혜-------------세스크-----------산체스
-----------부스케츠------챠비--------------
아비달-----푸욜------피케-----알베스

뭐 꼭 이 형태가 아니더라도 좋습니다. 요는, 세스크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이끌어내고,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은 요구하지 않는 식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12/01/29 17:51
수정 아이콘
올 시즌 바르셀로나의 리그 경기를 거의 못봤는데, 챔스에서의 강력한 모습만 본 입장에서 대체 어떻게 약팀과 비기고 가끔은 지기까지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결말이 너무 뻔해서 내려가는 중계권료를 반등시키려는 음모가 아닐까 할 정도로.... 이제 가끔 챙겨봐야겠네요.
그늘진청춘
12/01/29 18:49
수정 아이콘
아스날을 혼자 먹여살린다는 소리를 듣던 세스크가 바르셀로나에서는 기여도가 낮은 가보네요.
아스날과 바르셀로나가 그정도 차이가 나는 팀이였나...
포프의대모험
12/01/29 19:32
수정 아이콘
팀수준이나 기량 문제랑은 좀 다른게, 벵교수가 아예 그냥 세스크를 중심으로 팀 자체를 리빌딩한게 아스날이라서요.
메시가 다른팀가서 바르샤에 있을때만큼 활약을 못한다고 해서 바르샤<다른팀이 아니듯요.
포프의대모험
12/01/29 19:31
수정 아이콘
즐라탄은 얼른 잊고 장신 공격수 하나 구해다가 크로스좀 빵빵 올렸으면 좋겠어요
수비수를 땡겨가는 메시의 어그로는 말그대로 장사지만 9백 10백 서는 수비진을 뚫을려면 머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시포요
12/01/29 19: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봤습니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역시나....챔스 AC밀란 수비관련 글도 라울리스타님 글이였군요...추천 누르고 갑니다.
텔레파시
12/01/29 19:56
수정 아이콘
아스날이 다른건 몰라도 원톱은 자부심이 있죠. 후후..
거기에 미친스피드 월콧도 있고하지만 백패스 하려고 수비믿기엔 신뢰가 안가서..
바르샤는 다들 잘하는데다가 아스날스타일하고는 꽤 다르고..
근데 세스크 레벨에 적응기간이 꽤 길긴 하네요. [m]
리리릭하
12/01/29 20:43
수정 아이콘
오히려 세스크는 제 몫을 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역시 문제는 골게터인데, 미들을 6명, 수비를 4명 데리고 하는 축구이다 보니 ;;
정말로 진심으로 라르손이 그립습니다.
라리사리켈메v
12/01/29 22:06
수정 아이콘
프로토를 할 때 맹신하는 법칙중 하나가,
라리가 인간계 끝판 대장격인 4팀 ( 발렌시아, AT마드리드, 세비아, 비야레얄 ) 의 홈 + 레알 or 바르샤는 무조건 올인입니다.

이유인 즉슨,
꼴에 인간계 탑이라고, 홈이라고 어줍잖게 라인 올렸다가,
하위권 팀에 비해서 더 탈탈탈 털리곤 하거든요.

그래요 어제도,
프로토를 했습니다.
비야레알이 최근 홈에서의 폼이 조금 올라왔다고 해도,
내가 비록 레알 빠순이라고 해도,
바르샤가 무를 캘 줄 몰랐습니다.

.........내 돈 내놔 꾸레야.............................메시 발톱 정도면 손실 메꿔질텐데,
낭만토스
12/01/29 22:10
수정 아이콘
메시가 골을 노리면 뭔가 흐름이 답답해지고
메시가 연계를 도와주면 득점이 좀 답답해지죠

화룡점정이 필요합니다. 우주최강팀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려면요(물론 지금도 우주최강은 맞지만요 크크)
에투같은 선수 말이죠.
12/01/30 00:28
수정 아이콘
스쿼드가 후덜덜 하면서도 한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게 단점인 듯...

그럴일은 없겠지만, 메시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웃으며안녕
12/01/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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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어느정도 했던 결과가 아닌가 싶기도 하죠. 스페인만 봐도 알 수 있고요.
바르샤식 패싱게임의 최고정점은 메시인데 메시가 막혀버린다면?
그래도 메시가 대단한게 패스웍도 상당해서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역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긴 한데
바르샤식 패싱게임이 가둬놓고 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유의 공간이 적게 나오고 골운이 안따라주면 무를 캘 가능성이 좀 있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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