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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26 10:44:38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당보다 인물일까요?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정당 체제 중심의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상당히 이상하게
들리는 말 중 하나로 저는 '당보다 인물을 보고 뽑아야지.' 였습니다.

사실 이말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인물이 좋으면 정치 잘하겠죠. 단 여기에는 한가지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정당 시스템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야 한다는 전제 말이죠. 엄밀히 말해 유력자 정당- 한마디로 유력자의 정치 클럽 형태
의 정당- 체제에서는 당 보지 말고 인물 보면 됩니다.

실제로 정당 정치가 유명무실하다는 평가였던 군부 독재 시대에는 한국에서도 이 명제는 잘 통용되었습니다.
특히 여당 실세를 뽑으면 지역 개발은 그냥 되었던 것이니까요.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도 그럴 까요? 이에 대한 의문은 사실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2000년
총선에서 양쪽 모두 인적 쇄신을 강조하며 현역 의원의 30%를 갈았습니다. 이 때 등장하신 분들이 현재도 여야에서 공히
욕을 먹고 계신 의원 나리들이죠.(뭐 찬양 받는 사람도 있지만요.)
현재 보면 이 때 인적 쇄신으로 새로운 정치 신인은 등장했을 지 모르겠지만 정당 자체는 1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비해 별로 선진화되지 못했습니다.
정책을 재대로 발굴해내지 못하고, 이를 선거에 적용시키지 못합니다. 또한 정당 체제는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그결과 의회는 언제나 구태의 반복이었고 한국 정치는 3류라는 소리나 들었죠.

아마 윤여준 전 장관인가 그 분의 평가- 인적 쇄신에 대한 부정론-에 대해 제가 찬성하는 이유도 같은 이유 입니다.

그럼 30%라는 의원을 갈았으나 왜 정치는 재대로 안되고 의원은 자질을 의심 받으며 정당은 개판일까요?
바로 당 자체의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보다는 그냥 사람만 바꾸면 되지 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뭐 이 사실을 정치인들이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국민들에게 인물론 혹은 인적 쇄신 론이 먹히니까 그것 가지고
쇼 한 것 뿐입니다.

이 처럼 정당은 중요합니다. 백날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 집어 놓아 봤자 당이 개판이면 다 개판되는 겁니다.
선거도 마찬가지 입니다. 보다 선진적으로 운영되며 의견 수렴과 정책 발굴, 그리고 실현에 열심인 당을 지지하는게 백날 잘난 인물
에게 투표하는게 공익에 이익일 것입니다. (지역구 콩고물을 원하신다면 여전히 여야 중진에 투표하시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이 핵심으로 여기는 정책 중심으로 투표가 진행된다면 적어도 그 정책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에 대한 보상과 처벌이 확실하게
당에게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물은 상당히 지역구 이외의 처벌이 힘듭니다. 그냥 개인이니 정책 수립이나 기타 공익적 행위의
통과에 실패하도 자신은 열심히 노력했으나 주변이 도와주지 않았다 한마디면 책임을 면피해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은 쉽게
그 잘못이나 실패를 명확히 유권자가 파악할 수 있지만 개별 인재는 파악이 힘듭니다. 지금 같이 바쁜 시대에 의원 하나하나에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이처럼 당 중심의 투표는 효율적입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당보지 말고 인물 보세요 라는 말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사실 그 인물이 얼마나 대단한지 재대로 알 수 있는 유권자
가 얼마 있겠습니까? 시간 남아 돌아 일일히 파고 들지 않으면 말이죠.
저는 이 말이 오히려 기득권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현재 (우리 당은) 개판이지만 저는 도덕적이며 능력있습니다.
저를 뽑아주세요.'라는 말로 말이죠.

개인적인 주장이지만 인물 보는 것 보다 당을 보고 투표하는게 더 확실한 의사 표현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자 적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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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2/01/26 10:4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는 무소속 후보에 조금 더 마음이 기우는 편입니다. 당도 보고 인물도 보려면 이게 가장 낫지 않나 싶더군요.
12/01/26 10:55
수정 아이콘
읽어볼만한 내용이네요.
사실 정당이 중요합니다.
인물은 그 다음 문제인데 아직도 대한민국 정치가 후진적이다보니 정당보단 인물에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죠.
물론 전 정당에 투표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정당을 지지하진 않고 어느 특정 정당을 싫어하긴 합니다.
Je ne sais quoi
12/01/26 10:58
수정 아이콘
그래서 시스템이 중요한 것이죠. 정당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수도 있습니다만 이런 분야에서 전 정말로 노무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합니다(물론 전 팬이긴 하지만). 시스템을 손 대서 사회 전반을 서서히 바꿔나가려고 했거든요. 조금이나마 전보다 나아지기도 했었구요. 물론 지금이야 다시 다 개판으로 돌아갔지만 -_-;
12/01/26 11:00
수정 아이콘
저는 늘 당은상관없이 투표했습니다. 합치고갈리지고 당의 정책이 일관된것도아니고요
그리고 늘 대통령이되고나면 임기말에는 당과 상관없는길로가더군요... 연임제라도 되야 당이 대통령에게 힘을실어주기다라도할텐데요
거북거북
12/01/26 11:01
수정 아이콘
전 지역구 의원을 뽑는데 인물보다 당을 보라는건 이해가 안 감.
특히나 '지금 같이 바쁜 시대에 의원 하나하나에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이런 문장을 보면... 아 요즘은 정책 상관 안 하고 우선 선거에서 이기려고 정당들끼리 서로 합치는 마당에...라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12/01/26 11:02
수정 아이콘
그건 그렇고 드디어 한나라당이란 당명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모양입니다.
http://media.paran.com/news/view.kth?dir=2&dirnews=255403&year=2012&rtlog=TA
결국 새창당은 안하고 이름만 바꿔갈기로 한 모양이네요.
shadowtaki
12/01/26 11:0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는 어느 특정 정당은 단 한 번도 표를 준 적이 없습니다.
12/01/26 11:17
수정 아이콘
당보다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죄송합니다.
12/01/26 11:18
수정 아이콘
저는 소수정당과 다수정당을 좀 다르게 봤습니다. 한나라, 민주쯤되면 개인의 의견을 당에서 조종하고, 방향을 틀게하는 권력이 있다고 봤구요. 소수정당은 반면에 비교적 당의 압력이 적다고 보아서 사람 위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거대정당의 정책이 맘에들때는 사람이 별로라도 정당위주로, 소수정당의 정책이 맘에 들때는 그 사람의 공약위주로 보았습니다.
12/01/26 11:37
수정 아이콘
인물보단 당을 선택해야죠. 당의 결정에 반발할 수 있다면 모를까, 결국 당의 결정에 따라간다면, 인물보다는 당을 선택해야죠.

게다가, 의원들이 국정운영보다는 지역구 관리에 더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도 도출하구요.
소선거구제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와도 같은 이유로, 인물보다는 당이라 생각합니다.
영원한초보
12/01/26 11:40
수정 아이콘
정치를 제도적인 면으로 바라보는 눈이 있다면 당을 보고 찍는게 맞겠죠.
그런데 대중은 제도에대한 고찰이 별로 없습니다.
MB의 정치는 MB보다 한나라당에 더 큰 책임이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고요.
보수정권이 어떠한 실정을 해도 계속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개인적으로 MB대신 박근혜였다면 이 정도로 개판은 아니였을꺼라는 생각도 들고요.
대한민국은 정당정치를 표방하니 이상적으로 당을 보고 뽑는게 맞지만
언제 제대로 된 정당이 있었고 정상적인 정당정치가 있었나요?
그리고 정당 정책을 들어보면 이론 상 나쁜 정책이 별로 없습니다.(이번 정권 제외)
대중은 바람직한 정당정치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듭니다.
그나마 보통 사람들의 능력으로 파악 가능한게 인물이거든요. 이 또한 많이 속아왔지만
정당의 정책을 평가하는 도구자체는 소유하기도 어렵습니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업적, 도덕성, 말하는 방식(김어준은 에티튜드라고 하더군요)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jagddoga
12/01/26 12:14
수정 아이콘
저는 기초단체장 선거는 인물 보고 뽑지만
대선 총선은 당을 보고 결정한 적이 많은거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시장, 구청장 뽑는일에 정당정치가 들어가는거 자체가 회의적이라서요
12/01/26 12:17
수정 아이콘
지방의회와 지자체장 선거는 당연히 인물을 보고 뽑아야 하는거고,
국회의원은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당이라도 우리 동네의 사업에 예산을 잘 끌어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원 개개인의 능력차가 크니까요.
어설픈 초재선 여당의원보다는 잔뼈굵고 인지도 높은 야당의원이 훨씬 도움이 되죠.
절름발이이리
12/01/26 14:11
수정 아이콘
인물과 당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를 떠나서(전 당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만), 사람보다 당이 더 파악하기 쉽기 때문에 당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더 자신의 생각대로일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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